치트키 들고 무한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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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흔캐
작품등록일 :
2023.07.09 00:40
최근연재일 :
2024.03.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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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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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에게 가는 방법

DUMMY

검 역시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크고 많군."


무영은 토할 것 같은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저런 것들이 매영강의 바로 앞에 둥지를 틀고 있었단 말이야···?"


검과 희는 미련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검이 먼저 말했다.


"돌아가서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이능자나, 미끼 역할을 할 수 있는 이능자를 요청하는 게 좋겠소. 청경의 힘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이면 최고겠지만, 그런 것까지 바랄 순 없겠지."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제가 벌레를 좀 많이 싫어한다는 걸 말한 적 있던가요?"

"반응을 보니 알겠군."


그들은 왔던 길을 거슬러 매영강으로 돌아왔다. 도토리처럼 생긴 조명탄은 병사에게 그대로 돌려주었다.

무영은 여관으로 돌아갔고, 그들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은 여뢰가 그들을 성으로 불렀다.


"그래, 보니까 어때? 해치울 수 있겠어?"

"가능은 하겠더군. 다만 역귀들을 한 곳에 모을 수 있는 미끼 역할이 필요하오."


여뢰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가능하다고? 어떻게?"


검은 청경을 들어 보였다.


"이 칼은 한 번을 휘둘러서 역귀 몇만 마리를 죽일 수 있소."

"그 칼, 역시 이능을 담은 칼인가?"

"그렇게 생각하시는 게 편하다면 그렇게 하시오. 다만 너무 먼 거리에 있는 역귀들은 죽일 수 없소. 게다가 하레에 있는 역귀들은 땅 밑에서 생활하는 것 같더군.

그러니 그들이 전부 땅 위로 올라와 있을 때, 한 곳에 모여있을 때 써야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소."

"연속으로는 쓸 수 없는 능력인가?"

"다시 사용하려면 짧게는 하루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오."


여뢰는 생각에 잠긴 듯 책상을 톡톡 두드렸다.


"그래서 미끼 역할이 필요하다고 한 거군. 그것도 역귀 전부가 땅 속에서 튀어나와 도시의 한곳에 모일 만큼 긴 시간을 끌 수 있는 미끼가."

"날 수 있는 이능자와 큰 소리를 내는 이능자가 함께 있다면 가능할 것 같은데."


여뢰는 고개를 저었다.


"거기에 있는 두꺼비 형태의 역귀를 봤겠지? 그 놈의 도약력은 상상을 초월해. 높은 허공에 있어도 금방 잡아먹히고 말 거다."

"그렇다면 가능한 다른 이능자가 있소?"

"혹시 네가 두꺼비 모습의 역귀만 먼저 처치해 줄 수는 없는 건가?"

"청경은 먼 거리에서 쓸 수 있는 능력이 아니오. 나 역시 역귀들이 모인 한복판까지 들어가서 청경을 써야 하지.

자칫 미끼 역할을 한 자마저 휘말려들 수 있소. 그렇기 때문에 그를 데리고 빠져나올 수단 역시 필요한 것이고."

"긴 시간을 끌어줄 미끼 역할에 그를 안전하게 빼올 수 있는 수단까지라···."


여뢰는 침통한 표정으로 깊은 생각에 잠겼다.

잠시 후,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어떤?"

"하나는 사형수를 이용하는 거다. 적당한 사형수들을 하레에 몰아넣고 역귀들이 그들을 잡아먹는 동안 네 능력을 쓰는 거지."

"사람 몇 명을 가지고는 그 많은 역귀들을 전부 이끌어낼 수 없을 텐데."

"시간을 꽤 벌어줄 수 있는 이능을 가진 사형수들을 몇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살아날 가망이 없는 상태에서 협조해 줄지는 의문이야."


검은 단여의 수도, 천강의 상전에서 만났던 죽극이라는 사내를 떠올렸다.

그는 사형수임에도 움직임을 멈추는 이능을 가지고 있어, 구속구를 차는 조건으로 나라에 봉사하고 있었다.


"두 번째는?"

"혼자서 미끼 역할을 하고 빠져나오기까지 가능한 사내가 한 명 있다."

"그 사람도 사형수인가?"

"아니, 단여의 장군인 대부사 중 한 명이다. 다만 그 사람은 무곡을 상대하는 최중요 인원이라 함부로 빼올 수가 없어."

"무곡이 무엇이지?"

"무곡을 모르나? 500년 전인가, 금무나찰이라는 무리가 혼조에서 일어났던 건 아나?"


검은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본 적 있소."

"그 놈들이 혼조의 옆, 단여의 밑에 무곡이라는 작은 나라를 세우고 단여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있는 상황이다."

"무력으로 세계를 일통하기 위해서인가?"

"그래.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역귀를 전투에 이용한다고도 하더군."

"역귀를 길들여서 부린다고요?"


희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여뢰는 남자 행세를 하고 있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


"역귀들을 그저 전투에 끌어들인 건지, 길들여 조종하는 건지는 모른다. 그런 소문이 있는 것뿐이야."


검이 여뢰에게 말했다.


"그 대부사의 이능이 무엇이기에?"

"그는 깨달음을 얻은 이능자다. 어떤 무기로도 그에게 상처를 입힐 수 없는, 공기 중에 녹아드는 이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군."

"과연···. 그를 데려올 수 있는 방법이 있나?"

"방법이라면 있다."


여뢰는 검을 쳐다보며 말했다.


"할머니가 보내신 너를 믿고, 내가 무곡과 맞닿은 전선으로 그 대신 가는 거다. 네가 그와 함께 하레로 가는 거지."


희가 놀라며 물었다.


"그 사람 대신 당신이 간다구요?"

"그래. 내 권한으로만 가능한 일은 아니고, 나도 단여의 상층부에 보고를 해야겠지만. 목적이 확실하니 아마 가능할 거다."


검이 조용히 물었다.


"상층부에 확답을 받고, 그가 이쪽으로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예상대로 된다면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을 거다. 대부사들은 나라에서 연락과 이동에 필요한 수단을 보장받으니까."

"그렇다면 그렇게 해 주시오."


여뢰는 대답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검에게 다가왔다. 그녀가 걸을 때마다 온 성이 쿵쿵 울렸다.

그녀가 검이 앉은 의자를 꽉 움켜쥐고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건 최후의 수단이다. 그것도 네가 가진 칼이 정말로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게 확실해지면 말이야.

나는 첫 번째 방법을 쓸 거다. 사형수들을 미끼로 써먹고, 네가 역귀를 다 죽이지 못하더라도 너 한 명 정도 빼올 수 있는 이능자 정도는 매영강에도 있으니까."


검 역시 그런 여뢰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렇게 하시오. 다만 하레에서는, 청경을 쓸 기회가 한 번밖에 없다고 생각하시오.

청경은 강한 땅울림을 동반하는 능력이라, 역귀들 때문에 이미 지반이 불안정해진 하레의 화산이 폭발할 수도 있소."


"흥, 그 두꺼비 놈이 펄쩍펄쩍 뛰어대는데도 폭발하지 않고 버틴 화산이야. 한 번 정도는 버텨줄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 청경이라는 칼로 최소한 두꺼비 역귀와 지네 역귀만이라도 물리쳐줄 수 있으면, 나머지 잔당은 우리가 소탕하면 되니까."


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그렇게 해 주시오. 모든 준비가 끝날 때까지 얼마나 걸리겠소?"

"최대한 빠르게 준비해 주지. 일 주일, 길어도 이 주일이면 된다."

"알겠소."


검과 희는 성에서 나왔다. 여뢰가 준비해준 예의 여관으로 돌아가며 희가 넌지시 물었다.


"사형수들이 말을 잘 들어줄까요?"

"믿는 구석이 있는 것 같았소."

"사형수라고는 해도 산 목숨을 미끼로 쓰는 데 아무런 주저함이 없는 사람이더라구요."

"많은 사람의 목숨을 짊어지는 책임은 생각보다 무겁소. 그 정도의 중압감을 견디고 있는 사람에게는 사형수 몇의 목숨이 가진 무게 따위는 하찮을 수도 있겠지."


*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다. 비록 쫓기는 몸일지라도, 매영강에서는 걱정하지 말라는 여뢰의 말을 믿고 두 사람은 매영강에서 몸을 쉬고 있었다.

검은 무술을 알려달라고 조르는 무영에게 검술과 격투술을 알려주고 있었고, 희는 매일 온천에 몸을 담그거나 검과 무영의 수련을 구경하는 것밖에 할 일이 없었다.

그녀는 그 날도 무영을 가르치고 있는 검을 찾아갔다.


"수련은 잘 돼요?"


그녀는 웃통을 벗고 땀을 흘리며 목검을 허공에 휘두르는 무영을 보며 물었다.


"기본기가 있어서 가르치기 수월하군. 다만 빠르게 강해지는 방법 같은 건 없으니, 근육을 키우고 기초 검술을 닦게 하는 중이오."

"어차피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서 뛰다가 목검 천 번 내리치기, 천 번 휘두르기잖아요? 봐주고 있을 이유가 있어요?"

"자세가 잘못되면 바로잡아주고 사이사이에 대련을 하기 위함이오."


그리고 검은 희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비록 남자 옷이었지만 제법 멋들어진 옷을 입고 있었다.


"어디에 가시오?"

"제 칼은 금랑에 빼앗겼잖아요? 칼이나 구경하러 간답니다."

"칼을 살 돈은 없으실 텐데. 그리고 그 옷은 어디서 구했소?"

"여관 아주머니랑 친해지니까 부군이 입던 옷이라면서 주던데요? 제 도복은 너무 여자 옷 같다면서."


그 말을 듣자 이야기를 들으며 수련을 하고 있던 무영이 희에게 달려들어 옷을 잡아당겼다.


"뭐야? 그럼 돌아가신 내 아버지가 입던 옷이잖아! 다시 벗어! 내놔!"


희는 그런 무영과 장난스럽게 손을 얽으며 외쳤다.


"동네 사람들 나와서 이것 좀 봐요! 어린 놈이 벌써부터 처녀 옷을 벗기려 한다!"


무영은 얼굴이 새빨개진 채 희에게서 멀어졌다. 어린 그의 눈에서 분을 이기지 못한 눈물이 흘렀다.


"우리 아버지가 입으셨던 옷이잖아. 내가 물려받아서 입을 거라고."

"걱정 마. 거리 좀 구경하다 올 텐데, 여자 옷을 입고 가면 내 미모가 너무 눈에 띄잖니? 먼지 한 톨 안 묻힐게."


그렇게 말하고 몸을 돌린 그녀는 검에게 말했다.


"요즘 혼자 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다 보면 자꾸 시선이 느껴진단 말이죠? 무영이 한 말처럼 얘는 아닌 것 같고··· 누군가 있는 것 같아요. 조심하세요."

"그렇다면 아마 당신을 노리고 있는 거요. 당신은 남자 행세를 하고 있지 않소? 그것을 약점 삼아 당신을 겁박할 수도 있소."


희는 태연하게 말했다.


"혼자 있는데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길래, 밖에 나가서 혼자 있으면 모습을 드러낼까 하고 나가는 거기도 한데요."


검은 청경을 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다면 같이 가겠소."


희는 그런 검에게 손사래를 쳤다.


"저도 제 한 몸 정도는 지킬 수 있어요."

"하지만 당신은 변변한 무기도 없지 않소."

"매혹의 이능자니까 어떻게든 되지 않겠어요?"

"혹 여자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시오?"

"이 여관 아주머니도 제 매력에 푹 빠진 게 안 보이세요?"


희는 자신이 입은 남자 의복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검은 혼잣말처럼 말했다.


"내가 봐온 매혹의 이능자들은 대부분 추녀에 가까운 모습이었는데."


희는 호탕하게 웃으며 검의 어깨를 두드렸다.


"칭찬도 할 줄 아는 사람이었네요. 다녀올게요."


그리고 그녀는 길을 나섰다.

어디를 가나 여뢰가 있는 큰 성이 보였고, 많은 사람들이 저잣거리를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때는 해가 거의 져가는 무렵이었다.

그녀가 무기와 갑옷을 파는 상점을 기웃거리고 있자 곧 누군가 그녀의 옆으로 다가왔다.

키가 작고 시궁쥐와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잡배였다.


"아가씨, 찾는 물건이 있으신가?"

"어, 저는 남자인데요?"

"하하, 그래 그래. 어쨌든 말이야."

"쓸 만한 칼을 하나 찾고 있긴 한데."

"칼을 주로 만들던 하레가 무너져버려서 값이 많이 올랐는데, 돈은 있으신가?"

"돈은 없지만, 구경은 공짜잖아요?"


잡배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사실 내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데 말이야··· 그것도 쉽게 말이지."


희는 짐짓 놀라는 척하며 말했다.


"오, 정말요? 뭔데요?"

"키키킥, 따라와 보면 알아. 자아, 바로 앞이니까 같이 가자구."


희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그를 따라갔다. 그는 희를 데리고 도시의 외곽을 향해 골목을 몇 번 돌아갔다. 그러는 사이 해가 져 밤이 되었다.

마지막 골목을 돌아들자 곧 붉은 등이 켜진 거리가 보였다.

기와집이 대부분이었고, 안에서는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소리와 음악 연주하는 소리,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벌거벗다시피 한 옷을 입은 여자들이 밖에 의자를 내놓고 앉아있는 집도 있었고, 여자를 옆에 끼고 집으로 들어가는 사내들도 있었다.

매영강의 환락가, 유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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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200년 전, 대공습 24.03.05 11 0 14쪽
56 개곰 24.03.04 6 0 14쪽
55 미친 낙하 24.03.03 12 0 12쪽
54 그만 놀라고 싶은 여자 24.03.02 16 0 11쪽
53 대륙을 가로질러 24.03.01 16 0 12쪽
52 다시, 그곳을 향해 24.02.29 13 0 11쪽
51 열받게 생긴 놈 24.02.28 12 0 13쪽
50 기운찬 여행 24.02.27 12 0 12쪽
49 목적 24.02.26 12 0 12쪽
48 바다 위에서 24.02.25 12 0 13쪽
47 24.02.24 12 0 15쪽
46 대형 상단과 함께 24.02.23 17 0 12쪽
45 둘째와 넷째 24.02.22 16 0 12쪽
44 현산의 여자 24.02.21 16 0 13쪽
43 수도에서 24.02.20 17 0 11쪽
42 두 사람의 싸움 24.02.19 20 0 12쪽
41 문제의 사람 24.02.18 14 0 12쪽
40 한나 24.02.17 18 0 15쪽
39 무의 시험 24.02.16 23 0 13쪽
38 우연한 만남 24.02.15 19 0 12쪽
37 유랑하는 자들 24.02.14 18 0 12쪽
36 위기···? 24.02.13 20 0 11쪽
35 산 넘어 산 24.02.12 18 0 12쪽
34 숨어들다 24.02.11 18 0 12쪽
33 은랑 24.02.10 19 0 12쪽
32 사승부 24.02.09 21 0 12쪽
31 각오 24.02.08 17 0 12쪽
30 결의 24.02.07 17 0 14쪽
29 정체 24.02.06 16 0 12쪽
» 괴물에게 가는 방법 24.02.05 2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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