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무사가 회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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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3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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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5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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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감도(鳥瞰圖) (2)

DUMMY

一.





조휘는 백경채의 배를 타고 장강을 달렸다. 안경에서 물줄기를 타고 하루 정도를 더 가니 강소성과 이어지는 화현이 나왔다. 강 한복판에서 배를 벗어난 조휘는 등평도수를 펼쳐 강을 건너왔다.


마치 신선이 강림한 듯, 강을 건너는 그의 모습에 그날의 어업을 준비하던 어부들이 깜짝 놀랐다.



조휘는 그 길로 달려 강소성을 가로질렀다. 중간에 무림맹의 강소지부에 들러 상황을 들을까 했지만, 그를 따라붙은 개방도 덕분에 절강으로 달릴 수 있었다.


[전검대와 천성맹의 전쟁부가 불과 하루 전에 만났습니다. 정확한 위치는 태호(太湖)입니다. 맹의 강소지부가 있는 태주와 조금 떨어진 위치입니다.]


남경에서 태호까지. 말로 달려도 족히 하루는 더 걸릴 거리였다. 태호 바로 위의 소주가 바로 사혈문의 본거지였으니, 전검대의 상황은 무척 안 좋다고 할 수 있었다.


[보타암을 공격하는 모종의 무리가 있다는 보고입니다. 적게 잡아도 초절정의 극을 돌파했으며, 심각할 경우, 조화경의 경지를 거니는 고수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저 측은 혈린아일 것이다. 그 휘하의 수하들과 전쟁부의 인물 몇몇이 그를 따르고 있을 터.


[다행히 전날, 강소지부에서 머무르는 창천호검이 움직였다고 합니다. 창천호검을 비롯한 남궁가의 고수 몇몇이 태주를 향해 출발했다는 보고를 받았으니, 지금쯤이면 이미 맹측에 함류했을 것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장로. 이번 일은 톡톡히 사례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제가 따로 부탁드렸던 일은 어찌 되었습니까?]


[전검대의 신입 오인 중, 검귀 추성태를 제외한 나머지 사인은 정강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아마도 수가 틀리면 곧바로 배를 타고 도주할 계획으로 판명됩니다.]


[충분히 도움 될 정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신입 쪽에 서신 하나만 보내주실 수 있으십니까?]


[당연히 가능합니다. 어떤 내용을 보내드리면 되겠습니까?]


[강을 건너 소주로 합류하라고 하십시오. 그곳에 있다간 사혈문의 목표가 될 것이니, 최대한 본대와 가까이 붙어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 말씀은?]


[예. 저는 곧바로 소주로 향할 것입니다. 천성맹과의 대담 결과를 전해야 하고, 최대한 빨리 강소성의 일을 마무리 지어야합니다.]


불현듯 빨라진 조휘의 속도에 선풍개 장로는 무척 당황스러웠다.


[보타암. 그곳이 멸문하는 순간.]


조휘의 눈이 스산하게 빛났다.


[마교가 튀어나올 겁니다.]







二.




조휘를 제외한 신입 전검대 오인은 죽을 맛이었다. 하루에 한 번 꼴로 전해지는 최전방의 소식에, 개방에서 전해오는 맹의 지시까지.


실제 실무에 뛰어든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무척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속시원하게 전투를 했으면 모를까, 이런 보급 역할을 처음 해보는 그들로서는 무엇을 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


그나마 경험이 많은 추성태가 어린 동기들을 잘 이끌고 있어서 다행이지, 그들 내부는 무척 불안한 상황이었다.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도무지 알 수를 있어야지요.”


“그러게나 말이다.”


강백과 기운해는 떨떠름한 듯 말을 했다.


“경거망동하지 말고 가만히들 있거라. 명이 떨어지는 그 순간 우리가 움직여야만 하니까. 전쟁에서 보급대의 역할은 본대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절대 방심하지 말도록.”


이미 정사대전을 겪어온 추성태는 보급대의 중요성을 무척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마음 한 켠에도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사건의 전말은 들어서 알고 있으나, 보급대의 역할을 하는 그들로서는 최전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었다. 전적으로 전검대의 인원이 부족한 탓이리라.


본디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였다. 최전방에서 활약하는 본대로부터 보급대대에게 전해지는 정보가 풍부하면 풍부할수록 그 전장에서의 승리 확률이 올라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전검대는 무척 큰 손해를 보고 있었다. 신입들을 제외한 모두가 전방으로 떠났기에, 그들 사이를 이어줄 정보력이 부족했다.


그나마 개방이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지만, 개방 역시도 일손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었다.


중원이 오죽 넓던가. 당장에 본대가 떠난 태주만 하더라도 그들이 위치한 정강에서 말로 족히 반나절은 달려야 할 거리였다.


“급보입니다!”


멀리서 개방의 복장을 한 거지 하나가 달려왔다. 가까워지는 속도가 엄청났다. 신법의 수준을 보아 장로급임이 분명했다.


추성태는 곧바로 달려나가 그를 맞이했다. 서신을 받은 그가 젊은 동기들을 둘러보고는 나지막이 말했다.


“우리도 강을 건넌다. 목적지는······ 본대가 향한 소주다.”


“······!”


“이유라도 설명해주십시오.”


침착한 표정의 남궁린이 나서서 물었다. 추성태는 그를 잠시 바라보고는 한숨을 쉬었다.


“린아. 내 전쟁을 겪어본 선배로서 네게 한 마디만 하마.”


“예에.”


갑자기 바뀐 추성태의 목소리에 남궁린이 주춤했다.


“의문을 가지지 말거라.”


“······!”


추성태가 남궁린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명이 내려오면 그대로 따르면 된다. 우리는 생각하는 이들이 아니야. 그게 싫었으면 애초에 맹이라는 거대한 울타리로 들어왔으면 안 되었지.”


추성태의 눈에 엄기가 깃들었다.


“이건 장난이 아니다. 린아. 자칫 잘못하면 모두의 목이 날아가는 진짜란 말이다. 네가 이유가 궁금하면 홀로 가면서 생각하거라. 명이 내려온 것에 직접적으로 의문을 표하고 들어줄 정도로 현장은 녹록지 않다.”


남궁린은 충격받은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추성태도 내심 그를 이해했다.


‘나 역시도 그런 시절이 있었으니······.’


추성태가 서신의 말미에 적힌 이름을 떠올리며 한숨을 쉬었다.


‘자네는 대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인가.’


개방이 전한 서신은 조휘에게서 출발한 서신이었다.


그곳에 적힌 것은 단 한 문장이었다.


‘소주로 가서 사혈문의 본거지를 쳐라.’


추성태는 어린 동기들을 바라보고는 저 멀리서 달려올 조휘를 생각한다.


“가자.”


“······.”


동기들이 말없이 추성태의 뒤를 따랐다. 그들도 추성태의 말을 듣고 느끼는 바가 큰 것이다.


전검대 신입들이 처한 상황은 진짜였다. 잘못하다간 목이 날아갈 정도로 심각한 상황. 추성태는 부디, 이번의 싸움이 이들에게 큰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랐다.







三.





소주. 사치와 향락의 도시다. 강소성의 명소인 태호를 마주 본 소주는 무척 화려했다. 그곳에 자리잡은 사혈문의 총단 역시도.


그러나 사혈문주는 갑자기 들이닥친 천성맹의 전쟁부에 똥줄이 타들어 가고 있었다.


제아무리 흑도 무림에서 굴러먹은 세월이 오래되었다지만, 무성십존으로 불리는 흑제에게 개길 정도는 아니었다.


하물며 전쟁부다. 천성맹이 전쟁부를 보냈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겠는가. 협조하지 않으면 그대로 축출하겠다는 뜻이다.


때문에 사혈문주는 심기가 무척 불편했다. 아무리 같은 흑도로 묶인다고 해도 그렇지, 천성맹은 그들의 상급자가 아닌데 말이다. 너무 자연스럽게 천하의 흑도들을 제 휘하의 부하들마냥 부리고 있다.


그것이 흑제라는 사내의 위엄이라면 위엄이었겠지만, 노강호인 사혈문주에게는 그저 단점으로만 다가왔다.


‘이 자식들이.’


며칠 전, 사혈문에 당도한 전쟁부와 함께 무림맹의 전검대를 막으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복창이 뒤집어지는 줄 알았다.


전쟁부도 무시무시한 놈들이지만, 무림맹의 전검대는 악명이 더 했다. 그야말로 사마의 천적인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풀 한 포기 조차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남궁진천만 물러난다면 다시 강소를 장악할 수 있을 줄 알았거늘! 이게 웬 봉변이냔 말이냐!’


과거, 조휘라는 놈이 미친 척하고 황익루주의 목을 자른 뒤로, 모든 것이 어그러졌다. 남궁진천을 꼬드겨서 강소성을 그의 아래로 굴려버린 것이 조휘다. 그 탓에 사혈문주가 계획중이던 모든 것이 어그러졌으니 조휘를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허허허. 문주. 태호가 주는 위압감이 무척 대단합니다, 그려. 이런 곳을 보고 자라는 사혈문도들은 어찌나 대단하겠습니까. 문주께서 협조를 해주셔서 어찌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하하······.”


사혈문주는 이것조차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전쟁부주도 아니고 부주도 아니다. 그들의 총관이라는 놈이 문주와 맞먹는 것이 무척 어이가 없었던 것이다.


자고로, 협조를 요청한다면 수장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옳은 수순이 아니냔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단체를 이끄는 수장이 지니는 격이라는 것이 있지, 고작 총관이 맞이할 정도로 사혈문의 이름이 모자라단 말인가.


사혈문주는 몰래 한숨을 쉬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태호는 강소의 명물이지요. 이 아름다움에 반해서 강소를 찾으시는 대인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려.”


“그나저나 승부가 오래도 안납니다. 전검대를 받아내는 사혈문이 참으로 대단한 것 같습니다.”


기루 아래의 너른 공터에서는 전검대 다섯과 사혈문도 수십이 겨루고 있었다.


‘전검대는 전력을 다하지 않는 것인가.’


총관이 그들을 내려보다가 나지막이 말했다.


“관총(貫銃). 가서 저놈들을 밟아주고 오거라.”


“충!”


관총이라고 불린 자가 벌떡 일어났다. 그러자 사혈문주는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거짓말처럼 그가 일어나자마자 천성맹 전쟁부의 모두가 기운을 피워내기 시작한 것이다.


‘저자가 선두군.’


관총이 기세를 꺾어 두면 전쟁부가 개입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들의 가공할 군기는 사혈문주에게 거스를 수 없는 위엄이 되었다.


“어디, 오랜만에 무림맹의 검날이 잘 세워져 있는지 볼까.”


관총은 그리 말하며 기루의 오층에서 뛰어내렸다. 천근추를 섞어 순식간에 하강한 관총이 땅에 도달했음에도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의 경공술이 경지에 올랐음을 알 수 있었다. 그가 위로 손을 뻗자 수하들이 거대한 도끼를 아래로 내던졌다.


얼핏 보아도 백근은 거뜬히 나갈 것 같은 중병기였다. 그런데도 관총은 그 중병기를 한 손으로 번쩍 든 것이다.


후우우웅!


관총이 도끼를 머리 위로 휘휘 돌리자 돌풍이 불었다. 그가 전검대를 향해 도끼를 겨눴다.


처억.


“와라, 애송이들.”


관총의 등 뒤로 갈색의 아지랑이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그가 자랑하는 적웅강심공(赤熊姜心功)이 발현된 것이다.


그의 거대한 양날부 위로 부기(斧氣)가 흐르기 시작했다. 고체도 아니고 액체도 아닌 것이 끈적한 부기는 그 자체로도 엄청난 위압감을 선사했다.


전검대의 대원들 역시, 강호에서 이름을 꽤나 날린 이들이었다. 당연히 절정고수의 반열에 오른지도 오래 되었고 별호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쉽사리 움직일 수 없었다. 거대한 도끼를 든 사내는 그들 다섯으로도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강자였기 때문이다.


‘읽히지 않는다.’


절정의 극을 달리는 요주(曜珠)의 이마에 식은땀이 한 줄기 흘렀고.


콰앙!


관총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하하하!”


그는 거대한 도끼를 제 손다루듯이 쉽게 휘둘렀다. 육중한 병장기와 육중한 몸에 어울리지 않게 잽싼 경공술이었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그가 도끼를 휘둘렀다. 대충 휘두른 것 같지만, 좌하단에서 우상단. 좌상단에서 우하단으로 휘둘러지는 일련의 참격은 태산참부(泰山斬斧)의 이초식(二招式), 교악참(交岳斬)이었다.


‘乂’ 형태로 날아간 참격이 전검대의 오인을 휩쓰는 그 순간.


차아아앙!


발검소리와 함께 참격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툭.


관총의 일격을 가르며 등장한 그는 소영기였다.


“다친 곳은.”


“없습니다!”


“그럼 됐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뒤로 가서 지켜보거라. 지금부터는······.”


소영기가 관총을 향해 검을 겨눴다.


“어른들의 싸움이다.”


관총이 코웃음을 쳤다.


“저거 웃기는 놈이군.”


커다래진 그의 콧구멍에서 콧김이 뿜어졌다.


“저 떨거지 다섯보다 네놈의 목 하나가 더 귀중하겠구나.”


“오랜만이다, 전경부(戰輕斧).”


“으음?”


관총의 아미가 꿈틀거렸다.


“누구지?”


“저번 정사대전의 말미에 한 번 봤었다. 아마 네놈은 날 기억도 못 하겠지.”


관총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쉽게도 떨거지들에게는 관심이 없어서 말이야.”


그가 도끼를 어깨에 걸쳤다. 오른쪽 발을 앞으로 내밀고 무게중심을 실은 자세는 그의 기수식과도 같았다.


순식간에 기세가 뒤바뀐 관총. 그가 소영기에게 물었다.


“이름이 뭐지?”


“전검대의 소영기다.”


관총의 입이 주욱 찢어졌다.


“소영기. 기억하마.”


콰아아아앙!


거센 진각과 함께 관총의 신형이 사라졌다. 순식간에 소영기의 좌측에서 나타난 그가 도끼를 휘둘렀다.


전장의 가벼운 도끼라는 그의 별호처럼. 관총이 휘두르는 도끼에는 무게가 없는 것 같았다. 역발산기개세를 타고난 천성 무인인 것이다.


그는 가볍게 휘둘렀지만, 일격으로부터 파생된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순식간에 아래에서 위로 휘둘러진 도끼는 소영기로서는 막아낼 재간이 없었다.


무위가 비슷하고 내공이 비슷하면 결국 외공 싸움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무식함을 뛰어넘어 경이로울 정도로 대단한 그의 완력을 정면으로 받아내는 것은 미친 짓이었다.


그러나 소영기는 부드러움의 무공을 익힌 대가였다. 전쟁터를 구르고 구른 무인들의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무당파의 도인보다도 사량발천근(四兩撥千斤)을 잘 활용할 줄 아는 소영기는 관총의 도끼를 흘려내고는 곧바로 검을 찔러 들어갔다.


순식간에 쏘아진 일검은 얼핏 보기엔 암기술과도 같았다. 검기가 잔뜩 둘러쳐진 일검 앞에서, 관총은 바람 앞 촛불처럼 위태로웠다.


그러나 관총은 당황하지 않았다. 중병기를 쓰는 무인에게 직선으로 달려온다는 것은 일격을 흘릴 실력이 있다는 것이다. 거센 힘을 흘려내는 순간 선택할 최적의 수는 빈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찌르기임을 아는 관총이다.


이미 그의 좌수는 허리춤에서 뽑혀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가공할 경력이 그의 좌수에 모였고.


“흐읍!”


거센 들숨과 진각과 함께 곧게 질러졌다.


투콰아아앙!


검과 손이 마주침과 동시에 관총의 신형이 십 장은 밀려났다.


공격해온 소영기 역시도 피차일반이었다. 관총보다 반 보 정도 앞선 그가 작게 웃었다.


“이번 합은 내 승리다.”


“흐흐. 백도의 샌님인 줄 알았건만. 사용하는 무공은 나보다도 비겁한 것 같은데. 네놈이 그러고도 백도의 무인인가?”


소영기가 어깨를 으쓱였다.


“아쉽게도 대주님이 이런 부분은 일제 안 건들이셔서 말이야.”


표정을 싹 굳힌 그가 관총에게 말했다.


“살아남는게 정의다. 흑도 나부랭이에게 내 정의를 모욕받을 정도로 헛살지 않았음을 안다. 주둥아리 놀리지 마라. 죽닥치고 들어와.”


관총이 소영기를 보며 씨익 웃었다.


“마음에 드는군.”


둘이 다시 부딪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열합을 교환한 둘은 서로를 미친 듯이 갉아먹기 시작했다.


전투가 가열되면 가열될수록 선혈이 낭자했다. 누구에게서 비롯된 것인지 알 수 없었으나, 누구 하나 크게 다르지 않음을 지켜보는 이들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쯧.”


총관이 혀를 찼다.


“확실히······ 요즘 전검대의 아해들이 잘 싸운단 말입니다.”


그가 발이 쳐진 기루의 한 곳을 바라봤다.


“부주님. 어찌할까요?”


“위에서 명이 내려왔다.”


“······!”


총관의 눈이 반짝였다.


“‘누군가’가 찾아오기 전까지 우리는 놈들의 발을 최대한 끈다. 뭐······ 죽일 수 있다면 죽여도 좋겠지. 우리 앞길을 막는 놈들이니까 말이야.”


“그 말씀은.”


“애들 풀어라.”


천성맹의 전쟁부주는 혁련무강이 등장하기 전까지 흑도 제일 고수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 그가 혁련무강의 성품과 무공에 반해 자처해서 휘하로 들어간 것이다.


사람들에게는 잊혀졌지만, 정사대전을 직접 겪은 백도의 어른들에게, 전쟁부주의 이름은 아직까지도 악몽이었다.


“오랜만에.”


천성맹 소속 전쟁부의 부주.

탈혼귀검(奪魂鬼劍), 관구백위(毌丘百位)가 몸을 일으켰다.


쩔그럭.


그의 다리에 매달린 쇠사슬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백도 애송이들 칼맛이나 보자 꾸나.”


관구백위가 기루의 창가에 올라섰다. 순간 그의 허리춤을 찔러 들어오는 강대한 기세에 그의 아미가 꿈틀거렸다.


멀리서 기골이 장대한 노인 하나가 몸을 일으켰다.


“으음?”


관구백위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여어.”


참악도, 하후진이 관구백위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관구야. 애들 노는 데에 끼지 말고 우리끼리 놀자고.”


“하후 그놈인가?”


관구백위가 몸을 날렸다.


“좋다.”


그의 나지막한 음성이 천둥이 되어 전장을 누볐다.


“거기로 가마.”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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