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무사가 회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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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3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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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1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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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회자정리 거자필반 (1권 完)

DUMMY

一.




천하를 위해 힘쓰고자 한다.


그 말을 듣기 무섭게 홍무기의 전신에 전율이 돋았다.


‘너는······.’


홍무기는 조휘의 목소리에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미 한 번 천하를 위해 힘써본 자의 목소리였기 때문에.


“내가 말했다. 천마 곁의 교인들은 죽어도 죽지 않는다고.”


“······.”


“그 누구 앞에서도 무릎 꿇지 않을 강한 힘이. 그 누구 앞에서도 절망하지 않을 진실한 정심이. 나를 보면 절로 생겨날 수 있도록.”


조휘가 덤덤히 말했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


“그것을 위해서라도 내게는 많은 힘이 필요하다. 나와 함께 천하를 위해 힘써줄 협객들이 필요하다.”


덤덤한 목소리여서 더 진실되게 느껴졌다. 목소리를 높이고 열과 성을 다했다면, 오히려 홍무기의 마음에 깊숙이 들어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휘는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홍무기는 조휘에게 일전에 말한 적이 있었다. 자신은 조휘보다 먼저 풍전강호를 사랑한 강호인이라고. 그 사실에 변함은 없었다.


그렇기에 홍무기는 조휘의 말에 전율을 느꼈다.


“한 사람의 강자가 천하를 바꿀 수는 없다. 천하제일인이 천하를 뒤엎을 수도 없다. 이유인즉, 천하는 힘의 논리만으로 돌아가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야.”


“······.”


“그러나 한 사람의 협객은 천하를 바꿀 수 있다. 먼 옛날 전국시대의 형가가 그러했고, 내가 그리고 네가 존경해 마지않는 시대의 어른들이 그러했다.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이 천하 아래 살아 숨 쉴 수 있다.”


그 어떠한 말보다 홍무기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조휘의 눈빛이었다. 반짝이는 샛별을 박은 듯한 두 눈동자는 무척이나 맑고 투명했다. 삿됨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고 오로지 진심뿐이었다.


홍무기는 조휘의 저 눈이 좋았다. 강호의 다른 말은 지옥이라지만, 조휘의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지옥에서도 길을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무림맹으로 향하는 것은 그러한 연유다. 혼자 위할 수 있는 천하였다면, 홀로 강호를 독보했을 거다.”


“······너는.”


홍무기가 탄식을 터트렸다.


“할 말이 없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


“칭찬으로 들으마.”


잠시 조휘를 노려보던 홍무기가 머리를 벅벅 긁었다.


“제길. 물렸네. 물렸어. 네놈 말에 동의를 안하면 협의 개방이라는 이름에 먹칠하는 거고, 동의하자니 너무 큰 세상으로 들어가 버릴 것만 같다고.”


“사나이라면 큰 세상에서 놀아야지.”


“거지가 뭔 사나이냐.”


홍무기가 킬킬 웃었다.


“거지는 그냥 거지다. 난 앞으로도 거지처럼 살거야.”


“······.”


“근데······ 이왕 거지처럼 사는 거 더 좋은 세상에서 사는 게 좋지 않겠냐.”


“······!”


“이렇게 말하는 나도 진짜 미친 거 같다.”


홍무기가 환하게 웃었다.


“네가 세상을 바꾸는 건 미친놈들이라며. 그럼 협객들도 미친자들이냐?”


“그렇다면?”


“네 기준이면 나도 협객으로 쳐주나.”


조휘가 마주 보며 웃었다.


“당연히.”




二.




용문석굴의 귀악종 종파 토벌 이후 칠 일이 지났다. 사흘이 지나고 정신을 차린 공심은 내상이 거의 다 나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공심은 조휘가 내상을 치료해줬다는 것을 듣고는 다시 한번 크게 놀라더니 감사 인사를 전하고 빠르게 숭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다시 사흘이 지나 조휘와 홍무기는 소림의 초대를 받았다. 하루 정도는 낙양 성도에서 머물며 깨끗하게 씻고 여유를 즐기다가 둘은 숭산을 올랐다.



용문석굴에서 함께 싸웠던 열여덟의 금강나한과 공심을 비롯해 방장인 각몽, 총 스무 명이 산문에서 둘을 맞이했다.


“환대해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각몽이 둘을 향해 반장을 취했다.


“아닙니다. 방장대사께서 반겨주시는데 이만한 환대가 또 어딨겠습니까.”


조휘가 포권을 취하며 말했다.


“일전에는 격조했습니다. 오늘은 대사님과 제대로 담소를 나눠볼 생각으로 찾아왔으니 부디 박대하지만 말아주십시오.”


“박대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각몽이 한 발자국 비키자 열여덟의 금강나한들과 공심이 일제히 반장을 취했다. 동시에 그들의 덤덤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천하를 위해 고생하신 분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과한 예는 아니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마음에 와닿는 인사였다. 조휘는 그들에게 마주 포권하며 말했다.


“여러분이 도와주신 덕에 큰 희생이 없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원체 덕 없는 놈이라 마귀들의 손에 사라진 안타까운 생명들을 위해줄 재간이 없습니다. 스님들께서 그들을 위해 제를 올려주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조휘의 말을 받은 것은 공심이었다.


“불자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일세. 아직 제가 끝나지 않았으니, 한 번 들러주게.”


“알겠습니다.”


“이만 들어가실까요.”



방장실은 조휘와 홍무기를 포함 총원 스물둘을 모두 포용할 정도는 되었지만, 번잡스럽다는 핑계를 대며 금강나한들이 자리를 피해줬다.


그 덕에 방장실에는 각몽, 공심, 조휘, 홍무기만이 남았다.


“어디서부터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남의 안정은 곧 소림의 안정. 제 앞마당도 신경 쓰지 못한 어리석은 땡중들을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분 덕에 우리 소림도 경각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각몽이 허허허 웃었다.


“빈도의 내상을 다스려준 것이 도우라고 들었네. 그것이 사실인가?”


조휘는 부정하지 않았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빈도를 대신해서 집법사자를 홀로 상대한 것도 도우라고 들었네. 그것도 사실인가?”


“그렇습니다.”


공심이 각몽을 바라봤다.


“이상입니다. 더 이상의 논공은 필요가 없을 듯합니다. 이제 행상을 할 차례인 것 같습니다.”


“허허허.”


각몽이 인자하게 웃었다.


“이미 그들의 손에 본사의 제자 하나가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겁 없이 소림의 제자를 건드리는 마귀들은 두 분이 아니었다면 더 힘을 키웠겠지요. 그들이 어느 날 갑자기 준동했다면 본사의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소림을 대신해서 그들을 막아준 것. 그것이 가장 큰 공입니다.”


“······.”


“또한 귀악종의 집법사자를 직접 사살했다고 들었습니다. 불자로서 목숨을 거둔 것을 잘했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나, 강호를 살아가는 강호인으로서는 무척이나 고생하셨다고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각몽은 그리 말하며 ‘땡중이지, 땡중이야.’라고 중얼거렸다.


“그것이 두 번째 공입니다. 마지막으로 마귀들의 손에서 본사의 제자들을 구해주신 은혜는 소림을 이끄는 방장으로서 꼭 갚고 넘어가야 할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말을 마친 각몽이 싱긋 웃으며 조휘를 바라봤다.


“그래서 제 개인 재량으로 도우께 소림의 보물을 하나 내어드리고자 합니다.”


“대사님?”


“공심은 ‘그것’을 꺼내거라.”


공심은 조휘를 바라보며 작게 웃었다. 그러고는 품에서 목갑 하나를 꺼냈다. 그것이 등장한 순간 방 안의 공기가 절로 청아해지는 것만 같았다.


“대환단입니다.”


홍무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대, 대, 대대, 대환단?!”


각몽과 공심은 빙그레 웃고만 있었다. 그들의 깊은 눈은 조휘를 바라봤다. 웃지도 않고 놀라지도 않은 조휘가 목갑에 손을 얹었다.


“방장.”


조휘와 각몽 사이에는 오십이 넘는 나이차가 있었다. 또한 소림을 이끄는 방장이라는 위치는 누구에게 함부로 불릴 만한 위치는 아니었다. 그렇기에 조휘의 호칭에 눈살을 찌푸릴 만했지만, 각몽과 공심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는 것인가.’


조휘는 속으로 생각하며 말했다.


“말씀하십시오.”


“제가 알기로 소림의 방장이라는 사람에겐 일생에 딱 한 번 대환단을 움직일 기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방장께서는 이미 그 기회를 한 번 쓰실 걸로 압니다.”


“그렇습니다.”


“천하제일기재. 후기지수의 나이지만 그 배분이 이미 소림의 일대제자라 육룡사봉(六龍四鳳)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천재 무승에게 대환단을 주셨던 것으로 압니다.”


“그러합니다.”


“제게 이것을 내어주기 위해서 방장께서는 어떤 것을 포기하셨습니까.”


“그것이 필요한 질문일까요.”


“적어도 제게는.”


각몽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


“불자인 제게 무엇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또한 소림의 다른 분들도 불자십니다. 그들에게 제 어떤 것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그저 전대의 사부님들과 사형들께 회초리나 조금 맞았습니다.”


“허.”


“그러나 한 가지 다짐하긴 했습니다.”


“무엇을 말입니까?”


“혹시라도 도우께서 엇나간다면 그대로 방장 직에서 내려와 사지근맥을 파하고 참회동으로 직접 들어가겠다는 다짐을 하고 왔지요.”


조휘가 눈을 얇게 뜨고 각몽을 바라봤다.


“굉장히 부담되는 말씀입니다만.”


각몽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혹여나 그러지 않으시겠지만, 도우께서는 백도에서 흑도로 이적하실 생각이 있으신지요?”


조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필요하다면 그럴 생각입니다.”


백도를 지탱하는 가장 큰 기둥으로써 조휘의 당찬 말을 들었으면 무어라 다그칠 법도 했지만 각몽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기껍다는 식으로 환하게 웃는 것이 아니겠는가.


조휘는 다른 게 아니라 각몽의 이런 모습이 사람의 품격을 만든다고 생각했다. 어른이 달리 있는 것이 아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혼내지 아니하고 상대를 이해하는 자세에서 조휘는 저 승려와는 많은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소림의 방장 직에 오르기까지 참으로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역사에 길이 남을 협객을 만나본 적도 있고 그 자신의 욕망이 하늘에 닿아 오히려 위대해 보이는 별을 만난 적도 있지요.”


“무성십존(武星十尊)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각몽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모두 천하에 이른 천하인(天下人)입니다. 천하제일에 이르기 위한 욕망이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협의든. 그들 모두가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각몽이 검지로 눈가를 두들겼다.


“눈입니다. 그들의 눈은 항상 천하로 향해 있습니다. 아마 그들은 무성십존이라 칭송받지 않았을 시절에도 그 눈만큼은 천하를 향해 있었을 것입니다.”


“······.”


“도우의 눈이 그러합니다. 언제 어디에 있든 도우의 눈은 항상 천하로 향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면 됩니다.”


“······.”


“저는 제 안목을 믿습니다.”


조휘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 말씀하시면, 감사히 받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방장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각몽이 허허 웃었다.


“조금 피해가 가면 어떻겠습니까. 천하가 이롭기만 하다면.”


그러고는 한쪽 눈을 찡긋거리며 장난스럽게 말하는 각몽이었다.


“너무 많은 피해가 가지는 않도록 해주십시오. 사진근맥을 파하는 건 무척이나 아플 것 같으니까요. 진정한 불자는 고통도 감내해낼 수 있겠지만, 저는 땡중이라 아픈 게 싫습니다.”


조휘가 껄껄 웃었다.


“기왕 받는 김에 좀 더 받아도 되겠습니까?”


“말씀하시지요.”


“거지에게도 뭐 하나 내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친우를 생각하는 그 마음이 기꺼워서 뭐라도 하나 더 내어드려야겠습니다.”


“그 말씀은······?”


“대환단 두 개까지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후개에게도 무언가 쥐여주기라도 해야지요. 아니 그러면 세인들이 소림을 비웃을 것입니다.”


홍무기가 어색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정말 괜찮습니다, 대사님.”


조휘가 냉큼 말했다.


“그러면 저 주십시오. 가뜩이나 내공이 부족해서 아쉽던 상황인데, 거지새끼가 주제도 모르고 안 받겠다고 하면 저라도 받아야지요.”


“야!”


공심과 각몽은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을 보고 빙긋 웃었다.


‘무림의 홍복이야.’


‘멋있는 사내들과 인연을 쌓아서 참으로 기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대환단을 챙긴 조휘는 두 승려와 담소를 나눴다.


“소림 방장께서 끌여주시는 차도 다 마셔보고. 아마 후기지수 중에는 제가 처음이지 아닐까 싶습니다.”


“허허허. 무성십존 중에서도 제가 끌인 차를 마셔본 분은 딱 한 분밖에 안 계십니다. 제 사부 되시는 권신(拳神) 그분뿐입니다.”


“어디 가서 자랑해도 되겠습니까?”


“허허허. 누가 믿어주기라도 하겠습니까?”


“안 믿으면 어쩔 겁니까. 실제로 마셔봤는데요.”


“그렇습니까?”


각몽은 조휘와 대화를 나누며 어린 청년답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이 먹은 노강호들과 대화하는 것보다 이 사내와 대화하는 것이 더 즐겁게 느껴졌다.


‘이런 젊은이가 다 있나.’


반대로 조휘는 각몽과 담소를 나누며 참 많은 깨달음을 얻고 있었다. 불심에 대한 말을 들을 때는, 자신의 마음가짐을 돌아볼 수 있었고 각몽의 강호담을 들을 때에는 과거로 돌아가서 그와 함께 강호를 주유했다.


‘힘들기도 했지만, 힘들기만 하지는 않았다.’


두 노소, 아니 두 노강호들은 밤이 깊어지고 날이 밝을 때까지 담소를 나눴다.


그건 두 사람의 일생에 있어서 절대로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허허허. 시간이 부족한 것이 참으로 아쉽습니다. 더 많은 담소를 나눌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인데 말입니다. 지금은 이런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도우가 본사의 제자였다면······.”


“때려죽여도 안 할 겁니다. 머리 밀기는 싫어서요.”


각몽은 산문 앞까지 조휘를 배웅 나갔다. 아쉬움이 뚝뚝 떨어지는 눈가를 보며 조휘가 방긋 웃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그러나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을 위한 준비가 아니겠습니까?”


“그렇지요.”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 하였습니다. 잘 아시는 분이 왜 그러십니까.”


“허허허. 소림의 방장에게 회자정리를 말하는 후기지수는 아마 도우 뿐일 것입니다.”


“자랑스러워 해도 되겠습니다.”


홍무기는 한 발자국 멀리 떨어져서 죽이 잘 맞는 두 노소를 바라봤다.


‘뭐가 저렇게 죽이 잘 맞아?’


마치 오래 전에 떨어졌다 다시 만난 친구처럼 둘은 대화를 나눴다.


“도우. 다음에는 어디서 볼 수 있겠습니까?”


“인연이 닿는다면 어디서든 볼 수 있겠지요.”


각몽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요. 우문에 현답이었습니다.”


조휘가 각몽에게 포권을 취했다.


“주신 대환단은 좋은 곳에 쓰겠습니다.”


“좋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다음에는 무림맹에서 뵙게 될 거 같습니다. 뒷배가 없는지라 밑바닥부터 기어 올라갈 것이니, 방장께서는 어느 날 갑자기 저를 보게 되시더라도 놀라시면 안 됩니다.”


“올라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럼.”


“살펴가십시오.”


홍무기 역시 각몽을 향해 포권했다.


.

.

.

.

.



두 사람이 떠나간 뒤, 각몽은 허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 그래, 그런 것이지.”


떠나갔지만 돌아올 이들은 돌아온다.


“명각아······. 이놈아. 그곳은 따듯하더냐?”


보내줄 이는 보내줘야 했다.


“우리 내세에는 볕 좋은 곳에서 다시 만나자꾸나. 곡차(穀茶, 술)나 한잔 걸치면서. 승려답지 않게······. 그저 불자가 아닌 한 사람의 스승과 한 사람의 제자로서. 그렇게.”


각몽 또한 마음에 별을 쌓았다. 일찍이 떠나간 제자를 떠올리며, 한동안 조심스레.


이처럼 강호인들은 마음에 별을 쌓으며 살아간다. 각몽에게 대환단을 건네받으며 그의 부채와 마음가짐을 전달받은 조휘.


대환단을 먹고 운기를 시작한 그의 마음에 금빛으로 빛나는 별 두 개가 떠올랐다.


명각을 생각하는 각몽의 별과, 각몽의 부름에 답한 명각의 별이었다.


오늘도 조휘는 마음에 별을 쌓았다.


그리고······


오랜만에 각몽은 마음에 별을 쌓았다.


두 노강호들은 마음에 별을 쌓는다.

그 무엇보다 소담하지만 빛나는 별을.







1권 – 회귀한 맹주.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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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타초경사 (1) +3 23.09.11 2,506 4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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