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충에 물렸더니 최강헌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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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엽의숲
작품등록일 :
2023.11.08 15:01
최근연재일 :
2024.01.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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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01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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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지는 부산

DUMMY

“제 생각엔 상황통제실이 있을 것 같은데요.”

“통제실···?”

“CCTV가 저렇게 많이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실험실 내부 상황은 면밀히 녹화되어 왔을 겁니다.”

“상황통제실에서 녹화영상을 찾으려고요?”

“당장 증거가 필요하니까,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겠죠.”

“통제실에 관리자가 남아있을까요?”

“모르죠, 그건. 확인해보기 전까지.”


아이요트의 말에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우린 시간이 촉박하잖아요? 그놈에게 우리 정보가 먼저 들어가면, 증거를 소각할 수도 있고─작정하고 이 지하세계를 폭파시킬지도 모르겠죠.”

“아이요트님, 제가 부산으로 가겠습니다.”


“···백야씨가요?”

“제가 최상위관리자인지 뭔지 그 놈을 찾아낼 테니, 아이요트님은 상황 통제실에서 증거를 찾아와 주십시오.”

“괜찮겠어요?”

“나머지는 이어장치를 통해 연락하죠. 시간이 촉발할 테니까요.”


내가 밖으로 나가려 했을 때였다.

덥썩.

아이요트가 내 팔뚝을 잡았다.


“지하세계 밖에 경찰들이 와 있다고 말했었죠?”

“그런데요?”

“경찰에게 회사용 차 키를 맡겼어요. 가서 제 이름을 말하고 받으시면 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건 시간적 한계가 있으니까요.”


아이요트는 이번일을 위해 철저히 준비를 해 놓은 모양이다.


“뭣보다, 나가는 길은 아십니까?”

“통풍구.”

“아.”

“통풍구로 되돌아가면 될 겁니다.”


다행이었다.

내가 찾은 길이 결코 헛고생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럼, 백야씨에게 다음을 맡기겠습니다. 부디, 몸조심하세요.”


다시 통풍구를 통해 빠져나왔다.

여전히 득실대는 벌레들이 보였지만, 이들은 통로에 밀집해 있을 뿐이었다.


“희한하네.”


방사성독으로 인해 접근을 못했던 것 같다.

실패한 실험체 정도였을까?


그건 그렇고.


“저 건물안은 쥐 죽은 듯 조용하네.”


관객들이 머무는 호텔.

성현호씨가 있는 관리자호텔과 같은 건물이다.

여전히 궁금한 마음은 들었지만.

시간이 없으니 접기로 하자.


이후.

아이요트가 말했던 대로─지하세계 입구 쪽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에게 컴퍼니용 차 키를 전달받을 수 있었다.

고민할 것도 없었다.

엑셀을 밟고 부산으로 향했다.


.

.


[촬영장소는 부산 광안리입니다. 촬영시작 시간은 오전 8시. 12시 30분 전에 긴급연락이 전달되지 않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주십시오. 이 외, 필요한 정보가 있으면 곧바로 전달 드리겠습니다. 저는 CCTV SD카드가 확보되는 대로 출발하겠습니다.]


아이요트에게 건네받은 이어장치를 통해, 원활한 소통이 가능했다.

남은 건─.


“그래서 그 연예인이 누굽니까?”

[노트에 인적사항이 없습니다. 추측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상위 관리자가 누군지 알아내는 게 우선일 텐데?

대충, 대형스타라고 했으니─이번 드라마의 주연급 배우일까?


부아아앙──!

차는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비밀임무를 수행 중이라, 재해 벨을 울리는 건 무리였지만, 다행히 새벽시간이라 구간 막힘은 없었다.

그렇게.

약 1시간이 안 돼, 남해에서 부산 광안리까지 도착하는 게 가능했다.


현재 시간은, 새벽 5시쯤.


“첫 촬영이 시작되는 동안 대기해야 합니까?”

[촬영준비시간이 있을 테니, 근처에서 대기하십시오.]

“알겠습니다. 아이요트님은 진전이 있습니까?”

[통제실을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군요. 중간에 잠깐 통신이 끊길 수도 있으니, 유념해주십시오.]

“네, 단서가 될만한 게 있으면 바로 말씀해주세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촬영이 정확히 어디서 시작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그러자.

나보다도 일찍 자리잡고 있던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연예인의 팬덤으로 보였다.


학생일까?

무언가 손으로 들고 있었다.

아주 정성스럽게 만든 그것은─.


플래카드.


【우리 생헌이 보러 부산까지 왔다】

【도생헌 주연의 드라마! 가을나무 잎사귀! 많관부!】


‘도생헌···?’

그는 단순한 연기자가 아닌 것 같다.

아이돌.

그래, 아이돌 인 것 같다.


‘아이돌이란 말은 없었는데?’


짧은 시간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영화나 드라마를 모두 섭렵한 슈퍼스타라고 들었다.

그럼 여기서 생각해보자.

최소한.

남자주연으로 나오는 저 ‘도생헌’이라는 아이돌은, 용의선상에서 제외되는 거다.


‘혹시 모르니까 물어나 보자.’


최대한 의심을 사지 않도록, 평범한 행인처럼 학생들에게 접근했다.


“여기서 무슨 촬영 있어요?”

- ···? 네, 그런데요?


낯선 이의 등장이 반갑지 않은 지, 말투에서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

그러나.

개의치 않고 다시 물었다.


“가을나무 잎사귀라는 드라마에, 누구누구 출연하는데요?”

- 우리 생헌 오빠요!

- 생헌 오빠는 이클립스의 리더예요!


갑자기 기색이 바뀌었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조금 더 질문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상대배우는 누군데요?”

- 신유라 언니요. 유라언니는 생헌 오빠보다 5살이나 많아요.

“5살이나?”

- 네. 종종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했는데···? 신유라 배우를 모르세요?

“음··· 신유라.”


모르겠다.

TV를 안 본지 하도 오래돼서.


잠깐.

그럼 도생헌인가 뭔가 하는 그 아이돌보단, 신유라 배우가 더 유력한 용의선상 후보 같다.


“짧은 시간내에 스타덤에 오른, 그 배우 말하는 거죠?”

- 네! 신유라 언니를 아세요?


알 리가 없지.

그냥 던져본 말이니까.


“신유라 배우, 나이 꽤 젊지 않아요?”

- 이제 27살정도 됐다고 아는데?

- 왜요?


27살이라?

고작 그 나이에, 지하세계 최상위 관리자가 될 수 있었다고?

어딘가 찜찜한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 아저씨도 촬영하는 거 구경하러 왔어요?

“···아저씨?”

- 네. 아저씨.

“···”


신유라 배우에게는 ‘언니’라는 호칭을 쓰면서, 왜 동년배인 내게는 ‘아저씨’라고 하는 건데?

거참 기분 상하네.


“여기 3박 4일인가, 계속 촬영했다고 들었는데. 학생들, 설마 죽치고 있던 거 아니지? 학교도 안 가고? 그럼 못 써.”

- 네? 오늘은 토요일인데요?

- 저희 어제 학교 갔는데요?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이른 시간부터 돌아다니면 부모님이 걱정하시지. 학생이면 공부하는데 더 집중할 것이지 말야. 나중에 뭐가 되려고.”

- 아저씨가 뭔데요?

- 아저씨는 뭐하세요? 여자친구도 없이, 혼자.

- 맞아. 이른 새벽부터 광안리 주변을 어슬렁거리면서 청승맞게 시리.


상한 기분을 조금이라도 해소해보려고 꼰대질을 시전했다만. 단단히 잘못된 선택이었다.


“크흠.


나는 결국, 학생들에게 백기를 들어야만 했다.


- 뭐야 저 꼰대.

- 극혐.


오히려 기죽은 건 나였고.


.

.


시간이 흘러.

어느새 촬영장비를 들고 속속들이 모이고 있던 스태프들이 보였다.

그리고─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던 오늘의 여주인공.


- 꺄아! 신유라 언니다!

- 언니, 언니!


촬영지 근처에 아까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팬 층이 꽤 두터웠던 모양이다.


‘정말, 저 여자가 최상위 관리자라고?’


전혀, 독충과 관련 없을 것 같은 외모.

그녀는 레이스가 달린 흰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무척 고급스러운 인상의 미인이었다.


몰려 있던 사람들이 그녀를 보며 열광하는 모습을 보니,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그녀의 아름다움을 말이다.


절대 아니다.

저 배우는.

만약 맞다고 해도,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이거, 의심을 하는 것조차 죄책감이 드는데...’


마음이 약해졌다.

강렬한 외모 때문에도 접근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 이후.

이클립스인가 뭔가 하는 그룹의 멤버였던 아이돌 ‘도생헌’이라는 남자도 보였다.


훤칠한 키에 조막만한 얼굴.

두 사람이 함께 있으니, 그야말로 선남선녀가 따로 없었다.


‘끄응···’


촬영이 시작되는 건 앞으로 한 시간 후. 내가 할 수 있는 걸, 아직 찾지 못했다.


‘무작정 심증만으로 행동할 수는 없겠고.’


아이요트와 통신이 되지 않은 것도, 1시간이나 지났다.

더 많은 단서는 듣지 못했다.

여전히 의심만 가지고 추측할 뿐이다.


다만 한 가지.

노트에 쓰여 있던, 과거 영화 촬영지.

마지막으로 전달받은 단서였다.


장소는 ‘온양’

온양이 촬영지였던 영화가 뭐였더라?


‘이럴 땐 검색.’


스마트폰을 이용해 열심히 검색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다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슬쩍 고개를 드니, 멀리서 ‘롤스가이스’가 보였다.


기본 5억이 넘는 차의 브랜드였다.

부를 과시하며 내린 누군가─.

놀랍게도,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노파(老婆)였다.


한눈에 봐도 명품으로 휘감겨 있던 그녀. 그리고 인자하고 선한 미소.


그런데 어째서일까?

지금까지.

가장 이상한 느낌이 드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저기, 학생들.”

- 뭔데요, 아저씨? 또 시비 털려고요?

- 이 아저씨. 아까부터 계속 우리랑 같이 있던 거 알아?

- 왜 안 가시는데요?

“···저기 저, 여자분 말야.”

- 응?

- 미진 아줌마요?

“미진 아줌마?”

- 미진 아줌마 몰라요? 제 작년부터 엄청 유명해졌었는데.

- 맞아! 나이가 육십 몇 살이라고 했는데, 갑자기 엄청 유명해져서─!

- 응. 책도 냈었잖아. 청년들이여 꿈을 가져라 어쩌고.

- 육십대에도 꿈을 이룬 자신을 보라면서.

- 나 그 책 읽어봤어. 원래 저 아줌마 집이 되게 가난했다고 들었는데?

- 집이 가난했는데, 육십대에 시작한 사업이 빵 터지면서 오랫동안 꿈이었던 배우를 시작했다고 그랬었지, 아마?


짧은 시간 안에 대 배우가 된 인물.

유력하다.


“작년에 온양에서 촬영했던 영화, 이름이 뭐였지?”

- 마녀를 막는 부적!

- 맞아! 그거 엄청 재밌었는데.

- 그 스폰서가, 미진 아줌마라 던데?

- 진짜? 와 근데 무슨 사업을 했길래 그렇게 갑자기 부자가 됐대?

- 몰라, 그건. 무슨 독충 관련한 사업이라고 했는데.

- 벌레? 와 벌레 진짜 싫어.


‘독충···’


확신이 강해지고 있었다.

나는 주저없이 이동했다. 촬영지에서 멀찍이 떨어진, 인적이 드문 곳으로.


“아이요트. 아이요트님 제 말 들리십니까?”

[···]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아니라면, 굳이 말을 아끼고 있던 걸까?

뭐가 됐든, 상황을 전달해야 할 것 같았다.


“최상위 관리자로 의심 가는 인물을 찾은 것 같습니다.”

[···]

“이름은 ‘미진’ 이고, 하위 관리자들이 말했던 내용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듣고 있을까?


“이제부터 어떻게 할까요?”

[최대한 정체를 숨기십시오.]

“제 정체를 말입니까?”

[예. 의심 가는 행동을 하면, 그 여자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요.]

“증거는요?”

[통제실을 찾긴 했는데─증거는 이미, 전부 소각 상태였습니다. 통제실을 관리하고 있던 누군가가 통제실을 폭파시키고 어디론가 사라진 것 같네요. 아무래도 숨어있던 하위관리자가 더 있던 모양입니다.]

“증거를 찾아내지 못하면 심증만 가지고 행동해야 할 텐데, 괜찮습니까?”

[당연히 괜찮을 리 없죠. 허나, 한 가지 재밌는 방법이 떠올랐습니다만.]

“···재밌는 거라니?”


수상쩍었다.


[독 페로몬이요.]

“···?”

[풀카에게 알아낸 정보 중 하나가. 지하세계 실험체들이 주사기 형태의 독 페로몬을 투여하고 있단 사실 아니었습니까?]

“그게 왜요?”

[최상위 관리자의 몸속에도 벌레가 존재하고 있지 않냐는 추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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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어둠 24.01.13 29 3 10쪽
51 마야의 신 카마소츠 24.01.12 26 2 12쪽
50 연예기획사 24.01.11 24 3 12쪽
49 정식 임명 24.01.08 27 3 12쪽
48 충돌 24.01.06 25 3 12쪽
47 최상위 관리자의 정체 (2) 24.01.05 23 3 12쪽
46 최상위 관리자의 정체 (1) 24.01.04 26 3 12쪽
» 촬영지는 부산 24.01.01 30 3 12쪽
44 연구 노트 23.12.30 31 3 11쪽
43 최상위 관리자를 찾아라 23.12.29 37 3 12쪽
42 최종 결과 23.12.28 30 3 11쪽
41 비구조화 집단 발타즈 23.12.27 27 3 12쪽
40 결승전 23.12.26 29 3 12쪽
39 전쟁선포 23.12.25 30 3 12쪽
38 위협 23.12.23 28 3 12쪽
37 부당거래 (2) 23.12.22 26 3 12쪽
36 부당거래 (1) 23.12.21 29 3 12쪽
35 도마뱀 인간 23.12.20 32 3 12쪽
34 트릭스터(Trickster) 23.12.19 34 3 12쪽
33 VS 자신(自身) 23.12.18 37 3 12쪽
32 헌터요원 23.12.17 36 3 12쪽
31 비밀 임무 23.12.16 4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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