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벽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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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okkoma
작품등록일 :
2023.11.21 15:32
최근연재일 :
2024.01.3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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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글자수 :
1,186,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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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3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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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우리들의 벽사일기를 끝마치며

DUMMY

드디어 길고도 긴 여정이 끝이 났네요.


독자님들 모두 즐거우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유치하고 재주 없는 한낱 촌부(村夫)의 유흥거리이자 한풀이라 여겨주시고 그동안 독자님들께서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면 저는 무척이나 기쁘고 행복할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들의 벽사일기> 이 글을 쓰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번뇌에 휩싸였는지 모릅니다.


제게 있어 글을 쓴다는 것이 그렇게 쉽게 내린 결정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남들에게 평가를 받는다는 것만큼 세상에서 두렵고 무서운 일이 어디 또 있을까요.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자왈: "불환인지불기지, 환부지인야."


공자께서 이르시길,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자기가 남을 알지 못함을 걱정하여라.’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제 수행이 짧고 배움이 부족하여 공자께서 이르신 것을 깨닫지 못하여 다른 이들의 평가와 손가락질이 한없이 두렵기만 합니다. 그것은 제가 아직 배움이 많이 부족한 탓에 남들에게 미움 받을 용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문예 창작이 전공도 아니며, 또 그렇다고 정식으로 글을 쓰는 법을 배운 적도 없습니다. 그래서 제 글은 날 것 그대로이며 초보가 써내려간 거친 느낌이 가득합니다.


그러한 연유로 제 소설은 흔히들 말하는 웹소설의 형식이 아니지요. 그 점은 그 누구보다도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렇게 펜을 잡게 된 데에는 나름의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루하루 살다보면 문득 문득 어떤 이미지가 그려지고, 낯선 인물들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잔상처럼 제 머릿 속을 스쳐지나 갈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한 순간들은 제가 깨어있는 순간일 때도 있었고, 제 꿈 속일 때도 있었습니다. 때로는 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실제로 본 것 같은 이미지가 뇌리에 남아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떠올린 기억 한 조각이 제가 이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시발점이 된 것은 바로 제 어린시절에 있었던 어떤 각인된 이미지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는 경기도 수원에서 나고 자란 수원 토박이 출신입니다.


그 옛날, 수원의 팔달문(남문) 시장에 가면 다리가 한쪽 없으신 분들이 검정 고무를 다리에 끼고 바닥을 기어다니면서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스피커로 귓청이 떠나가라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대며 리어카를 질질 끌고 시장바닥을 기어다니는 그 분들의 모습을 보며 어린 시절의 저는 무섭다는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부모님의 등 뒤에 숨어서 그 모습을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흘끗대곤 했었지요.


그런데 또 어느 날, 우연히 남문시장을 아버지와 구경하는 도중에 어떤 젊은 여자 하나가 왼쪽 팔이 없이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어린 시절의 저에게는 그 모습이 다리가 없어 검정고무를 끼고 바닥을 기어 다니는 아저씨들에게 느낀 무서운 감정보다는 슬픈 감정이 더 크게 들었습니다.


저렇게나 예쁜 얼굴을 하고 착해 보이는 여자가 도대체 어떤 기구한 슬픈 사연이 있어서 왼팔 한 쪽이 없을까하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나이가 들어 어느새 어른이 되어 버린 저는 지금도 종종 그때 그 왼팔 한쪽이 없던 여자가 생각이 나곤 합니다.


맞습니다.


그 여자가 제 소설 속 주인공인 수희의 모티프가 된 것이지요.


모든 것은 다 인과 관계에 의해 묶인 실타래처럼 굴러가기에 이 글이 제 손을 거쳐 태어난 것도 다 어떤 깊은 뜻이 있어서라고 믿습니다.


제 기억 속의 그 분 역시 지금 어디선가 열심히 이 험난한 인생을 살아가고 계시겠지요.


마지막 탈고를 하면서 저는 무척이나 마음이 헛헛하고 슬픈 감정이 들었습니다.


휘몰아치는 슬픈 마음에 한동안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죠. ‘아... 이제는 정말 떠나 보내야하는 구나...’ 하면서 제 소설 속 인물들과 하나둘씩 이별을 맞이 하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별은 참으로 힘드네요.


독자님들께서 눈치 채셨는지 모르겠으나 제가 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된 내용은 ‘복수’였습니다.


저에게도 진정한 복수가 무엇인지 늘 고민하면서 살던 젊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각 챕터에는 복수에 눈먼, 그리고 복수에 모든 것을 건 사람들과 귀신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저마다의 사연과 저마다의 해결책을 찾게 되지요.


독자님들 역시 ‘복수’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실 수 있는 기회가 되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 적겠습니다.


드라마 <환혼>에 나온 대사 중에 제가 좋아하는 글귀가 있습니다.


“악은 이토록 거침없이 자신의 길을 가는데, 어째서 선은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가?”


라는 대사입니다.


우리들 인생이 그런 것 같습니다.


선(善)의 길은 항상 외롭고 힘들고, 악(惡)의 길은 쉽고도 편합니다. 그래서 선(善)의 길을 걸어야한다고 말하기가 쉽지 않은 세상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어디선가 수희와 수희의 주변사람들처럼 세상을 위해 싸우는 의인(義人)들이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의 이야기를 ‘나’의 벽사일기가 아닌 ‘우리’들의 벽사일기라고 정했습니다.


독자님들 모두 선(善)하게 주변 사람들을 알뜰히 챙기며 행복하게 하루하루 소중히 하는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제 작품이 여러분께 그런 마음이 들게 하는 작은 기회가 되었다면 저 역시 무척이나 기쁠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수희와 함께 떠난 우리들의 벽사 여행에 동행해주신 독자님들께 정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 하루도 선하게 그리고 힘차게 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 kkokkoma 꼬꼬마 드림-


작가의말

우리들의 벽사일기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건강하시고,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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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의 벽사일기를 끝마치며 24.01.31 16 2 7쪽
221 외전3-221(완). 등교(登校)- 엄마와 딸 사이 (2) 24.01.31 13 1 11쪽
220 외전3-220. 등교(登校)- 엄마와 딸 사이 (1) 24.01.31 12 1 11쪽
219 외전3-219. 등교(登校)- 아버지의 은장도 (2) 24.01.30 12 1 11쪽
218 외전3-218. 등교(登校)- 아버지의 은장도 (1) 24.01.30 11 1 12쪽
217 외전3-217. 등교(登校)- 현대문방구 아줌마 (2) 24.01.29 10 1 12쪽
216 외전3-216. 등교(登校)- 현대문방구 아줌마 (1) 24.01.29 13 1 12쪽
215 외전3-215. 등교(登校)- 친구라는 존재 (2) 24.01.28 10 1 12쪽
214 외전3-214. 등교(登校)- 친구라는 존재 (1) 24.01.28 15 1 12쪽
213 외전3-213. 등교(登校)- 학교괴담 13개의 계단 (2) 24.01.27 14 1 12쪽
212 외전3-212. 등교(登校)- 학교괴담 13개의 계단 (1) 24.01.27 11 1 11쪽
211 외전3-211. 등교(登校)- 무당의 딸 (2) 24.01.26 13 1 11쪽
210 외전3-210. 등교(登校)- 무당의 딸 (1) 24.01.26 11 1 11쪽
209 외전2-209(완). 출가(出家)- 출가(出家) (3) 24.01.25 15 1 14쪽
208 외전2-208. 출가(出家)- 출가(出家) (2) 24.01.25 10 1 12쪽
207 외전2-207. 출가(出家)- 출가(出家) (1) 24.01.24 13 1 12쪽
206 외전2-206. 출가(出家)- 천불천탑(千佛千塔) (3) 24.01.24 15 1 11쪽
205 외전2-205. 출가(出家)- 천불천탑(千佛千塔) (2) 24.01.23 15 1 12쪽
204 외전2-204. 출가(出家)- 천불천탑(千佛千塔) (1) 24.01.23 11 1 12쪽
203 외전2-203. 출가(出家)- 춘향이 놀이 (2) 24.01.22 14 1 11쪽
202 외전2-202. 출가(出家)- 춘향이 놀이 (1) 24.01.22 15 1 11쪽
201 외전2-201. 출가(出家)- 민주화 운동 (2) 24.01.21 14 1 12쪽
200 외전2-200. 출가(出家)- 민주화 운동 (1) 24.01.21 15 1 12쪽
199 외전2-199. 출가(出家)- 안반데기 꼭대기 마을 (3) 24.01.20 17 1 11쪽
198 외전2-198. 출가(出家)- 안반데기 꼭대기 마을 (2) 24.01.20 19 1 12쪽
197 외전2-197. 출가(出家)- 안반데기 꼭대기 마을 (1) 24.01.19 17 1 11쪽
196 외전1-196(완). 신병(神病)- 여래아(黎崍阿) (4) 24.01.19 18 1 17쪽
195 외전1-195. 신병(神病)- 여래아(黎崍阿) (3) 24.01.18 20 1 12쪽
194 외전1-194. 신병(神病)- 여래아(黎崍阿) (2) 24.01.18 1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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