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난 날개, 그리고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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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고시포
작품등록일 :
2023.12.02 19:02
최근연재일 :
2024.09.15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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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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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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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유수아와 이세현

DUMMY

“네가 세현이구나!”


수아는 그날의 악몽을 하은에게만 털어놓았다.

다만 세현이에 대해서라면 알려준 이가 한 명 더 있었는데 그게 지호다.

같은 팀이자 하은의 소꿉친구인 동시에 라이벌.

입이 가벼워 보이긴 하지만 실제론 비밀에 대해서라면 잘 지켜주는 입 무거운 친구.

마치 이세현이란 이름을 미리 알던 사람처럼 말한 것도 속삭여 말했고.


“날 알아?”


옛날부터 들어본 사람이란 느낌으로 말하자 세현은 질문했다.


“이름은 들어봤어!”


수아가 자신들을 보며 소꿉친구를 떠올려 세현이라는 친구가 있었다고 말한 게 다였기에 사실상 지호가 알고 있는 건 이름 말곤 없었다.


“그걸 안다고 말하진 않아.”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가로젓는 하은과 무슨 문제냐며 벙쪄있는 지호.

자신에겐 없었던 지금 상황이 세현을 미소짓게 만들었다.


“세현아!”


하은의 한숨 이후 잠시 정적이 흘렀는데 이는 지호가 세현을 부르며 깨지게 됐다.


“나랑 대련할래?”


친구들과의 대련은 단순히 경쟁을 넘어 서로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수단이기에 학교에서도 주기적으로 수업 시간을 빌려 대련을 진행할 정도다.

마침 점심 이후가 대련으로 잡혀있기에 그걸 이용할 목적으로 지호는 말했겠지만,


“안돼.”


언제 일어났는지 수아가 둘 사이를 비집고 튀어나왔다.

자기 걸 뺏길까 이건 내 거라며 세현을 있는 힘껏 끌어안았다.


“내가 먼저야.”


수아는 남다른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딱 한 번 본 마법을 그대로 재현하지를 않나.

남들은 어렵다고 난리 치는 합성마법을 장난감 다루듯 써재끼질 않나.

오죽하면 마수 몇 마리 정도는 손쉽게 죽여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가디언의 졸업 기준이 혼자서 마수 한 마리 토벌이니 허허.


“어,응···.”


그런 천재에 말수도 적은 사람이 자기 걸 뺏길까 진심으로 화를 내고 있는데 어떡해?

저걸 뺏으면 아까부터 따갑게 찔러오는 살기가 현실이 될지도 모르는데 그냥 얌전히 양보해야지.


“하하···”


그런 상황 중심에 앉은 물건1호 취급은 그저 허탈할 뿐이었다.


‘내 의사는?’




매주 수요일. 가디언에선 점심 이후의 시간을 전부 대련이라는 과목으로 묶어놓는다.

같은 학년끼리 모아두고 원하는 상대와 대련을 시키는 시간을 학교에서 마련한다.

서로 실력 확인도 하고 자연스레 경쟁심도 유도하고자 만든 시간이 수아에겐 그저 자습에 불과했다.


“수아는 어떻게 할래?”


서로 실력이 비슷하다면 도움이 되는 게 대련이지만, 쟤는 어··· 조금 과해. 어.


하은과 지호의 경우 자주 수아와 대련하였지만, 수아가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는 장면이 연출됐다.

그렇다고 저 둘이 약한 것이냐? 그렇다기에 둘 다 상위권이다.

뭣하면 학년 중 수아 다음가는 실력자라고 할 수도 있고


“오늘은 선생님이 못 봐줄 것 같은데.”


학교 측에서도 대안을 냈었다.

다른 학년과 대련시켜봅시다!

일단 2학년은 별다른 성과가 없었고 3학년조차 마법 몇 번 끄적이면 쓸려나갔다.


이러니 대련은 시간이 비는 선생님과 붙여놓자는 결론 내려지게 됐다.


“시간 비시는 선생님도 없으셔서.”


기본적으로 두 반을 통솔해야 하는 담임들은 불가능하다.

그 외 선생님들도 일이 생겨버리면 손이 묶이니 불가능하고

예외로 담임이지만 노아가 마지막에 수아를 봐준 적도 있지만, 하필 오늘 담임 중 한 명이 사고를 당해 반 3개를 묶어 통솔하게 됐다.


노아의 말을 들은 수아는 고개를 가로젓더니 세현을 가리켰다.


“전 세현이 있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노아는 서로 친해 보이니 괜찮겠지, 하며 대충 넘어갔었다.


“그래? 알았어.”


대련 상대가 결정된 수아를 뒤로하고 노아는 흩어져있는 학생들 모두에게 들릴 정도로 말했다.


“상대 정했으면 와서 알려줘.”


한 10분 정도가 흘렀을 무렵 노아는 자신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반경 100m 내 학생들을 모두 치웠다.

대련은 학교 내에 있는 훈련장에서 진행하는데 그 크기가 워낙 커서 4번의 대련이 동시에 진행돼도 문제없을 정도다.


“처음은 신우랑···”


이름이 호명된 학생은 나와 모두가 보는 앞에서 대련을 시작했고 끝나면 다음으로 이어졌다.

대련은 길어봤자 10분을 넘기지 못했다.

이제 슬슬 적응한 학생들 덕에 대련은 빠르게 진행됐다.


“다음은··· 지호랑 하은이, 준비됐어?”


노아의 불음에 2층 관중석에 있던 둘은 대답과 함께 노아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네.”


대련의 규칙은 간단하다.

마나로 이어진 마나석이 먼저 파괴된 쪽이 패배.


경기장엔 필드라는 마법이 펼쳐져 있는데 이 마법이 재밌는 게 입는 피해를 모두 이어진 마나석으로 흘려보낸다는 것이다.

마나를 담을 수 있는 보라색 수정인 마나석에 저장된 마나가 많으면 많을수록 실컷 싸울 수 있다는 말이다.

참 형편 좋은 마법이다.


“너희는 다른 애들이랑은 대련할 생각 없어?”


다양한 전술을 확인할 기회니 이를 잘 활용하면 텐데 둘은 변함없이 서로를 지목했다.


이상하리만큼 날마다 성장하는 모습이 부정할 수 없게 만드는 둘이다.


“20분까지야. 그 이상은 안 돼.”


대부분이 무승부로 끝날 정도로 실력이 비슷한 둘의 대련은 항상 길어졌다.

처음엔 제한 시간도 안 걸어놓다가 30분을 넘는 일이 밥을 먹듯이 일어나니 할 수 없이 걸게 됐다.


“네.”


둘의 대답 이후 노아는 필드를 벗어나 관중석으로 올라갔다.


노아가 이동하는 동안 둘은 자세를 취했다.

오른발과 팔을 뒤로 빼 왼쪽 무릎을 굽혀 무게중심을 앞쪽으로 기울인 지호.

반면 하은은 양손을 앞으로 내밀곤 전신을 일자로 세웠다.


“그럼 준비···”


지호는 오른손, 하은은 두 손이 모인. 일자로 된 무언갈 잡은 형태 손을 오므린 둘.

노아의 준비 신호와 함께 불이 피어올랐다.


“시작!”


챙!


처음 자리에서 단순히 팔을 올렸다 내린 하은과 몇 m는 떨어진 거리를 단숨에 줄여 오른쪽 아래에서 위로 대각선으로 달려드는 지호의 검.

시작과 동시에 둘의 검이 부딪힌다.


검 전체가 타오르고 있는 은빛의 롱소드.

거추장스러운 장식들이 일절 없는 검이 지호의 검.


반면, 하은이 들고 있는 검은 너무나도 이질적이었다.

손잡이며 날이며 검 전체가 불처럼 일렁이는 것이

절삭력이라곤 일절 느껴지지 않는 마치 불이 검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은 검이었다.


그럼에도 두 검은 금속음을 내뱉는다.


마법 한번 없이 단지 검만이 공기를 가르고 상대를 향했다.

페이크 없이 정직한 움직임들로 서로의 검을 받아내고 있다.


“대단해.”


둘의 검이 부딪힐 때면 관중석 높이까지 불똥이 튀어 올라 대련의 화려함을 더했다.

그 덕에 눈앞의 대련은 마치 합 맞춰 하나의 곡을 춤추는 듯 보이는 착각을 심을 정도로 화려해졌다.


세현의 둘의 대련에서 눈을 떼질 못했다.

남들 대련을 신나게 구경하던 어릴 때의 버릇 같은 모습.

그 모습에 수아도 세현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어릴 때랑 똑같네.’




라이벌이라는 게 가끔은 성장 속도가 어긋나 한쪽이 빨라지면 한쪽은 뒤쫓다가 추월하고 또 그걸 뒤쫓는 맛이 있는데

어떻게 된 게 이 둘은 너무 일정하게 성장했다.


지호의 종족인 인간은 개인만의 무기를 소환할 수 있는 종족.

그 형태가 검이나 도끼가 될 수 있고 방패가 될 수도 있는 어떻게 보면 싸울 수단을 하나 가지고 태어나는 종족.


종족의 특성을 살려 지호가 검을 갈고 닦을 때면 하은은 디비르라는 종족의 특성을 살렸다.


마음대로 꺼내고 숨길 수 있는 검은 날개로 공중에서의 기동성을 살릴 수도 있고 전면전을 피하거나,

인간보다 기본적으로 마법을 잘 사용할 수 있는 디비르와 세리아의 특성을 살려 검과 마법을 동시에 다룰 수 있도록 연습했다.


오직 서로를 이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디비르?’


다들 아무렇지 않게 보고 있으니 이세현도 당연하다는 듯 있어선 안 될 상황이 펼쳐짐에도 인지하질 못했었다.


“김하은··· 디비르라고 하지 않았어?”


무기를 소환하는 건 마법관 다른 인간만의 기술.

설명을 들어도 세리아나 디비르는 소환할 수 없었다.

날개가 없는 인간만의 특권과도 같은 걸 지금 디비르인 하은이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지호의 검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마법이래.”


수아의 설명에 따르면 불을 극한으로 압축해 이렇게 저렇게 하면 만들어지는 하은의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마법이란다.

마법이 상식 밖의 기술인 건 맞지만, 결국에 그 기적이 종족의 벽을 허물기에 이르렀다.


인간 중에도 바람을 잘 이용해 비행하는 방법을 찾았다나 뭐라나

사용하기엔 극악으로 어려운 난이도를 자랑하지만.


지호와 하은의 대련은 길어질수록 마법의 빈도가 늘어갔다.

검을 5분만 휘둘러도 지칠텐데 그걸 10분이 넘도록 하고 있으니 체력을 아끼고자 선택한 마법.

그렇다고 마법을 크고 화려하게 상대를 찍어버린다기보단 보조하는 역할로 사용했다.

연막을 펼치거나 밟으면 터지도록 해서 땅에 심어두는 정도?


디비르의 경우 불, 바람, 대지, 디버프나 걸 수 있는 어둠 속성만을 사용할 수 있다.

그중 하은은 불, 해봤자 어둠을 사용하니 물과 같은 카운터 속성을 꺼내 든다면 결과가 달라질까도 싶지만

지호는 죽어도 검으로 승부를 봐야겠단다.


‘끝날 기미가 안 보이네.’


늘어가는 학생의 실력에 맞춰 마나석에 저장된 마나를 늘려나간 노아.

가뜩이나 길었던 둘의 대련은 이제 와선 무승부란 결말만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그만!”


20분간 이어진 둘의 공방은 결국 노아의 무승부 선언에 끝을 맞이했다.


“시간 빠듯하니까 어서 진행하자. 다음은─”


하은과 지호가 유독 길었지. 다들 어지간해선 5분 내로 승부가 결정 났다.

1시간 정도 지난 지금 드디어 마지막 순서가 찾아왔다.


“수아랑 세현이 내려오자.”


모든 학생 때려 부순 수아와 정체불명 전학생.

노아의 불음에 둘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살살해줘.”


이곳에서 수아만이 알고 있는 세현에 관한 진실 하나.

수아도 알고 있는 비밀에 세현은 자신이 약자인 걸 열심히 어필해보았지만


“수아?”


수아는 대답 없이 그전 환한 미소를 보일 뿐이었다.

수아야 좋다고 지은 미소겠지만, 세현에게 그 미소가 웬만한 흉기보다 더한 압박감을 만들었고

그런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노아는 대련을 재촉했다.


“준비”


대련 시작 직전이 돼서야 수아는 입을 열었다.


“이제 마법 쓸 수 있는 거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한 가지 사실을 확신했다.


‘아, 봐줄 생각 없구나?’


지금 수아한테 살살이라는 단어는 없는 존재다.


“시작!”


결국 대련은 시작했다.


기본 마법사인 둘, 시작과 동시에 눈치싸움을 하는 그런 전개 따윈 없이 수아는 날아올랐다.

세리아인 수아의 백색 날개. 수아의 날개는 끝으로 갈수록 푸른색이 돋보였다.


세리아와 디비르의 날개엔 가장 자신과 적합한 마법 속성이 색으로 드러나기에 감추면서 심리전에 들어가기 마련이지만,

가족보다도 자신을 잘 아는 인물이 세현이기에 그런 겉치레 따윈 필요 없다.


“이거 기권은 없겠지?”


수아가 날아오른 동시에 수많은 마법진이 세현을 노려본다.


“봐줄 거죠?”


반복된 세현의 질문에 수아는 오늘 중 가장 화려한 미소로 대답했다.


“아니!”


대련이란 이름의 쇼가 펼쳐진다.


작가의말

전투씬 시작!!! 이미 했던가?


무튼 읽어주셔서 감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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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이세현 (5) 24.08.20 9 0 13쪽
22 이세현 (4) 24.08.14 8 0 12쪽
21 이세현 (3) 24.08.09 7 0 12쪽
20 이세현 (2) 24.08.06 13 0 12쪽
19 악몽 (2) 24.05.04 9 0 10쪽
18 악몽 24.04.15 11 0 13쪽
17 재앙(3) 24.04.13 7 0 10쪽
16 재앙(2) 24.03.30 8 0 12쪽
15 재앙(1) 24.03.18 9 0 11쪽
14 합숙 24.03.12 16 0 13쪽
13 추억 24.03.03 18 0 12쪽
12 이세현 24.02.28 13 0 14쪽
11 중간고사(6) 24.02.23 14 0 10쪽
10 중간고사(5) 24.02.15 23 0 11쪽
9 중간고사(4) 24.02.11 20 0 11쪽
8 중간고사(3) 24.01.21 18 0 11쪽
7 중간고사(2) 24.01.12 22 0 12쪽
6 중간고사 (1) 24.01.01 23 0 11쪽
5 대련 23.12.25 21 0 12쪽
» 유수아와 이세현 23.12.16 20 0 11쪽
3 재회(2) 23.12.11 21 0 11쪽
2 재회 23.12.02 2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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