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난 날개, 그리고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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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고시포
작품등록일 :
2023.12.0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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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5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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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2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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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2)

DUMMY

“으아아아아아!!!!!”


오늘도 교실의 문이 열리고 지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방금까지 시험인데도 지호는 넘치는 힘을 마음껏 내보였다.


“시험 어려웠어!!”


필기시험이 끝나 모두가 돌아가려는데 교실에 튀어와선 불평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처음엔 하은에게 달려갔는데 언제나처럼 무시당하자 세현에게 달려갔다.

어깨에 손을 올려 마구 흔들었다.


“!@#$%!%”


얼마나 세게도 흔들어대는지 이세현에게선 사람이 아닌 짐승? 몰라 뭔 소리가 튀어나왔다.


“어려웠지!? 나만 어려웠던 거 아니지!?”


공감을 바라는 건지 아니면 위로를 바라는 건지 사람 하나를 조이스틱마냥 신나게 흔들어놓고는 코앞에서 우렁차게 소리 지르고 있다.

세상이 돌아가는 경험에서 돌아온 세현은 한 가지 행동을 해버렸다.

지호에게 기만으로 다가갈 한 행동을


“글쎄······?”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듯 뺨을 긁으며 먼 산을 보고 있다.


“설마 너마저···”


이건 누가 봐도 공감한다는 놈의 행동이 아니다.


“할 만하지 않았나?”


지호는 무너졌다.

그대로 바닥에 녹아버린 지호는 어린아이가 바닥에 누워 떼쓰듯 양팔 양다리를 열심히 휘젓기 시작했다.


“어려웠잖아!! 왜 너희는 하나같이 범생인 건데!! 마법도 잘 쓰면서!! 불공평해 아아아아앙!!!!”


처음이야 그러려니 넘어갔지만, 1,2분도 아니고 5분이 넘도록 고래고래 소리 지르니 하은이 일어났다.


“이제 그만하─”


일어나 지호를 진정시키려는데 하은보다 먼저 푸른 마법진이 지호의 위에 그려졌다.


“켁!”


그 속에선 얼굴 정돈 충분히 뭉개고 남을 얼음덩이가 떨어졌고 주위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수아?”


눈앞에서 얼음 밑으로 사람이 생매장되자 시선은 자연스레 수아를 향했다.

세현의 의문에도 답하지 않고 수아는 그저 지정석으로 걸어와 앉았다.


“뭐 하는 거야!?”


자신을 짓누른 얼음을 던져버리곤 수아를 향해 불만을 내질렀다.


“뭐 하는 거야!?”


자신을 향한 분노에 수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받아쳤다.


“내꺼.”


지호가 세현 근처에서 알짱거리는 게 아니 꼽았나 보다.

짐승도 자기 영역에 들어오면 불같이 화내는데 수아라고 다르겠나.

이때 쓸 표현이 아니지 않냐고? 말이 그렇단 거지. 말이

남의 떡이 더 좋아 보인다고 달려들면 지호꼴이 난다는 거지. 조금 다른가? 아무튼


‘나 물건 아닌데?’

가구 취급이나 받는 당사자는 찍소리도 못하고 있고


“내 거? 이러고 있네.”


일어나 옷에 붙은 먼지를 대충 털어내던 지호는 그만 급발진을 밟아버렸다.


“둘이 사귀는 것도 아니잖아! 세현이는 공공재거든?”


‘아니 난 내 건데?’


괜히 이 같잖은 말싸움에 끼어들기 싫어 속으로만 생각하고 그러려니 넘어갔으면 좋았을걸


“그럼 사귈래.”


평소엔 걸리지도 않던 지호의 덫에 대어가 낚여버렸다.

덫을 깐 사람은 물론 주위 구경꾼들까지 수아의 말 한마디에 모두 ‘?’가 떠올랐다.


“왜?”


대담한 건지 단순한 건지 함정 한 번에 당당히 고백 박아버린 수아.

지금 수아는 세현의 무릎 위에 있다.

면전에다 대고 진행한 공개고백 덕에 세현은 그대로 뇌가 고장 나버렸다.


“ㅁ,머,어?”


말도 더듬기 시작했고 얼굴도 붉게 잘 달궈진 것이 알맞게 익어버린 이세현 완성!

이런 느낌으로 한 놈을 완벽하게 기능 고장 시켰고 그동안 앉아서 구경만 하던 하은은 가방에서 팝콘을 꺼냈다.

왜 저게 저기 있는 건진 물어보지 말도록 하자.


“사.귈.래!”


처음이 어렵지 두 번이 어렵냐 수아는 아주 발버둥을 치고 앉았다.


제대로 맛이 간 세현은 입만 뻐끔거리고 있고 그런 세현을 있는 힘껏 흔들고 있는 수아와

뭘 하기도 애매한 상황에 놓인 지호.

그리고 이들을 음미 중인 유일한 승자 김하은.


이 상황에 진도가 더 나가긴 만무했고 결국 정말 어정쩡한 결말을 맞이했다.




필기시험 당일, 실기까지 하루도 남지 않은 상황.

넷은 그 남은 시간을 지호네에서 보내기로 했다.

넓은 훈련장이야 학교를 이용해도 좋지만, 이왕이면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자유롭게 훈련한다면 그거야말로 최고가 아닐까?

이런저런 것들을 포함해 최종적으로 지호네가 채택됐다.


이제 훈련만을 진행하면 되는 상황, 지호가 입을 열었다.


“누구부터 할래?”


가장 재미,가 아니라 효과적인 훈련은 아무래도 대련일 것이다.

혼자 아무리 검을 휘두른들 마법을 사용한들 실전경험 한번이 제대로 된 자극을 주기도 하니까.


이번 실기시험은 팀으로 진행된다.

팀끼리의 대련, 단 한 번의 팀전으로 시험 자체가 끝나버리는 다소 극단적인 방식이 들어왔다.


처음엔 전운이 동시에 맞붙자는 의견으로 시작됐지만, 학생들 한명한명의 실력을 제대로 확인하기 힘들 거라느니 흔히 있는 버스타는 족속들이 있을 거라느니 등 여러 반발로 인해

한 번이었던 경기를 세 번으로 쪼개곤 각 팀원은 한 번씩만 출전할 수 있도록 수정됐다.

여전히 머릿수의 이점을 지우진 못했지만, 그나마 모든 의견을 사로잡은 방식이다.


“처음이 나하고 지호였지?”


팀이 네 명뿐이라 누구를 언제 내보낼까 하며 나름 고민했다.

둘 아니면 하나가 다여서 수아가 대충 짠 걸로 마무리하긴 했지만.


“응. 다음이 나고 그다음이 세현이.”


하은의 질문에 수아가 대답했고 그 말을 들은 지호가 말했다.


“그럼 우리 둘이서 합 맞추는 게 중요하겠네.”


동시에 출전하는 자신들이 팀으로 대련을 진행해보자는 의견.

말을 들어보면 수아와 세현은 틈만 나면 대련하는 모양이니 가장 색다른 방법이었다.

처음부터 전략이란 걸 생각하지 않던 팀이니 그러자 하면서 수긍했다.


애초에 훈련이고 자시고 대련하고 싶어서 모인 집단─이란 건 비밀로 하는 게 좋겠지?


“마나석 준비 끝났어!”


보통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대련은 마나석을 사용하면서까지 하지는 않지만,

수아가 개입한 이상 뭔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면 지호가 서둘러 준비했다.


필드는 마나를 꽤 잡아먹는 마법이지만, 지호 훈련장엔 이 필드를 펼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상관없다.

한번 쓸 때마다 마나석이 들어가니 몇 만원은 가볍게 깨지긴 하지만.


설치가 끝난 지호는 필드를 작동시킨 후 모두가 있는 중앙으로 달려왔다.


“너도 수아처럼 마법 위조로 하지?”


알고 지냈는지는 한 달이 넘어가지만, 둘에겐 세현에 대한 정보가 적었다.

대련하는 모습도 학교 대련 시간 때 수아와 했던 그때뿐이고


“응.”


그래서 대련을 시작하기 전에 세현은 자신의 마법에 대해 설명했다.

이왕 대련하는 거 정보도 비슷하게 가지고 있다면 더 효율은 모르겠고 재밌을 거라 생각했을 거다.


“하아··· 힘들겠네.”


무기를 사용한 근접전을 선호하는 하은과 지호이기에 마법을 극한으로 단련한 둘은 쥐약이나 다름없다.

마법사니 근접에서 약할 순 있겠지만, 한 번 틀어지면 긴 사거리를 이용한 공격을 퍼붓는다.


그런 녀석이 둘씩이나 있으니

사실 날아오는 마법에서 몸뚱어리 지키는 일종의 디팬스게임이 되지 않을까?


“살살해줘.”


두 팀은 서로 반대편으로 걸어갔고 어깨를 돌리거나 몸을 비트는 등 가볍게 몸을 풀었다.


‘다가오지 못하게만 하면 되려나?’


지호네와는 반대로 세현은 다소 가벼운 생각을 하고 있었다.

검이 닿지 않도록 거리를 벌린다면 나머진 마법으로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

그런 세현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수아가 세현에게 다가와 말했다.


“조심해.”


방심하지 말라는 수아의 눈은 진심이었다.

그 한 마디 이후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 준비했다.


적어도 20m 떨어진 지호와 하은.

허공에 떠오른 숫자가 줄어든다.

2에서 1로 이제 1초만 있으면 대련이 시작한다.


삐!


“아깝다.”


시작과 동시에 지호의 검이 뺨을 스쳤다.

간신히 반응했기에 시작과 동시에 끝난다는 허무한 결말을 피할 수 있었다.


“조심하라니까.”


하늘에서 수아의 목소리가 내려왔다.

어느샌가 수아는 날개를 펼쳐 날고 있었다.


‘어쩐지 처음부터 날개 펼치더라.’


지호가 빠르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솔직히 이 정도라 생각하진 못했다.


“이제 1대 1이네?”


하늘을 날 수 있는 건 수아만이 아니지,

수아의 앞엔 불타는 검을 겨누고 있는 하은이 있었다.

수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재밌겠다.’


세현과의 거리를 단숨에 줄인 지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검을 휘둘렀다.

반면 하늘에서 만난 하은과 수아는 당장에 움직임을 멈춘 채 눈치싸움에 들어갔다.


‘왜 이렇게 안 맞아!?’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검을 휘둘렀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휘두른 것도 아닌 세현의 몸, 머리 등을 노려 베고 또 베었다.

선호하지는 않지만 때로는 찌른다는 선택지로 세현을 몰아붙였다.


그런데 맞질 않는다.


뒷걸음질 한 번에 가로로 베어낸 검을 피했고 좌우로 몸을 비틀어가며 수직으로 내려찍은 검을 허무하게 만들었다.


‘말이 돼!?’


세현은 수아와 같은 전투방식.

마법을 사용한 원거리 사냥.

이들의 공통점은 움직임이 둔하다는 것.


보통 이렇게 눈앞에서 검을 휘둘러대면 한 번 정도는 맞기 마련이다.

그마저도 세현에겐 소용없다. 세현은 모든 공격을 깔끔하게 피해냈다.


마법사가 마법도 사용하지 않았는데 지호의 모든 공격이 닿지 않는다.


“후, 흡! 윽!”


결국 호흡이며 팔이며 여러모로 한계에 다다른 지호의 몸은 굳어졌고 세현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수직으로 달려든 검을 옆으로 피하곤 손으로 검의 옆면을 밀어 균형을 무너뜨렸다.


“휴.”


균형이 무너진 지호가 균형을 바로잡는 사이 세현은 거리를 벌렸다.


‘계속 병원에 있었다면서!? 이게 말이 돼?’


결국 지호는 얻어낸 주도권을 완전히 잃었다.


그런 지호의 모습은 하은의 눈에도 들어갔다.

무기도 마법도 사용하지 않고 지호의 모든 공격을 흘려 결국엔 틈을 만들어버린다.

나라면 할 수 있을까? 불가능에 가까운 답변을 내놓을 뿐인 질문이 떠올랐다.

할 말을 잃었다.


“대단하지?”


수아는 그런 세현을 자랑했다.

지금껏 당당히 말했던 세현에 관한 모든 말들이 사실임을 증명할 수 있어 기쁜 것일까 수아의 미소가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네. 정말로.”


충격이 머리를 울린다.

자극이라도 받은 것인가 검을 쥔 하은의 손에 멋대로 힘이 들어갔다.


‘일단 집중하자. 말려들지 마.’


하은의 검, 불로 이뤄진 그녀의 검에 화력이 더해졌다.

그런 모습에 수아는 마법진을 띄워냈다.

전에 세현이 전학 오자마자 대련했던 그 날처럼 또다시 이곳 전체가 수아의 푸른 마법진에 둘러싸인다.


‘마법이 발동되기 전에!’


바로 달려든 하은은 수아보다 높은 위치에서 검을 내려찍었다,

단번에 수아의 마나석이 부서질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쥐어 짜내 내려찍었다.


퍽!!!


불길은 어느샌가 나타난 얼음덩어리에 막혀 분산됐고 수아에게 닿지 못했다.


“이번엔 내 차례.”


쉴 틈 없이 들려온 섬뜩한 소리.

수아에게서 단숨에 떨어진 하은의 주위엔 이미 완성된 얼음 조각들이, 뾰족한 끝이 자신을 향하는 얼믕 화살들이 완성되어 있었다.


한편 세현에게서 떨어져버린 지호는 적어도 주도권을 뺏기는 일을 피하고자 마법을 난발했다.

그저 둥근 화염 덩어리를 닥치는 대로 쏘아붙였다.


위력따윈 중요하지 않다.

수아 말속 세현이라면 어차피 소용없을 테니까.

지금은 그런 것들보다 시야를 가리고 다시 파고들 틈을 만들어내는 것.

지금 할 수 있는 최선


“다행이다.”


눈앞이 불덩이로 가득 찼음에도 세현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소를 보였다.


“마법을 지우는 마법. 정말일까?”


하은과 집에서 대련할 때 물어봤다.

세현이 사용한 이해되지 않던 그 마법이 실존하는 것일까?

지호의 질문에 수아와 오래 알고 지낸 하은도 그저 모른다고 답했다.


‘정말이구나. 마법을 지우는 마법.’


세현을 밀어붙이기 위해 펼친 수십의 불덩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발버둥은 세현의 손짓 한 번에 전멸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셨나요? 더 받아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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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끝나가는 여름방학 24.09.15 2 0 13쪽
26 교단 (2) 24.09.06 5 0 12쪽
25 교단 (1) 24.08.28 5 0 12쪽
24 별장 24.08.25 9 0 15쪽
23 이세현 (5) 24.08.20 9 0 13쪽
22 이세현 (4) 24.08.14 8 0 12쪽
21 이세현 (3) 24.08.09 7 0 12쪽
20 이세현 (2) 24.08.06 13 0 12쪽
19 악몽 (2) 24.05.04 9 0 10쪽
18 악몽 24.04.15 11 0 13쪽
17 재앙(3) 24.04.13 7 0 10쪽
16 재앙(2) 24.03.30 8 0 12쪽
15 재앙(1) 24.03.18 9 0 11쪽
14 합숙 24.03.12 16 0 13쪽
13 추억 24.03.03 18 0 12쪽
12 이세현 24.02.28 13 0 14쪽
11 중간고사(6) 24.02.23 14 0 10쪽
10 중간고사(5) 24.02.15 23 0 11쪽
9 중간고사(4) 24.02.11 20 0 11쪽
8 중간고사(3) 24.01.21 18 0 11쪽
» 중간고사(2) 24.01.12 22 0 12쪽
6 중간고사 (1) 24.01.01 23 0 11쪽
5 대련 23.12.25 21 0 12쪽
4 유수아와 이세현 23.12.16 19 0 11쪽
3 재회(2) 23.12.11 21 0 11쪽
2 재회 23.12.02 25 0 11쪽
1 프롤로그 23.12.02 71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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