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난 날개, 그리고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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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고시포
작품등록일 :
2023.12.0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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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5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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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3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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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2)

DUMMY

『그래서 지하에 있다고?』


『어, 이모가 들어가라는데 어떡해.』


게이트 발생 당시 세현은 대피하는 인파와 떨어지려 했다.


“이세현!”


그런 세현을 채영이 막아 세웠다.


“애들이랑 같이 들어가 있어.”


세현은 망설였다. 채영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건 아니지만, 하늘에 펼쳐진 광경이 위험하다는 사실이 전실을 찔러왔다.


“네가 강하다는 건 알아. 하지만 위험해. 지금 널 잃을 순 없어.”


세현은 채영을 넘어 인파에 섞여들었다.


“고마워.”


『얼마나 걸리는데.』


훈련장의 지하는 대피소처럼 침낭이나 식량 등이 배치되어있었다.

세현은 수아와 함께 바닥에 앉아 대기하고 있었다. 다만 파트너인 라이와 현 상황을 주고받고 있었다.


『한 3분? 그런데 나랑 하연이 뿐이야. 게이트는?』


게이트가 발생한 지 15분. 밖의 상황이 전혀 전달되지 않는 상황에 세현은 라이에게 알렸다.


『나왔어. 한 마리야.』


밖이 보이는 것처럼 세현은 현 상황을 라이에게 그대로 전달했다.

채영이 결계를 펼치고 있다는 것과 결계가 완성되기 전 레나가 거대한 무언가에 돌진해 마법을 펼쳤다는 것.

지하에선 절대로 알 수 없는 내용들이 세현에게서 나왔다.


『서둘러. 잡혔다.』


세현에게 들은 라이는 함께 달리던 하연에게 이를 알렸다. 그리고 말을 추가했다.


“레나가 위험한 것 같던데? 먼저 간다?”


하연은 고개를 끄덕였고 라이는 속도를 높였다.




다시 현재. 레나를 무사히 구한 라이는 떨어지는 충격에 발생한 흙먼지를 휘저으며 나타났다.


“레나!”


라이의 어깨엔 레나가 걸려있었는데 이를 본 노아는 바로 달려왔다.


“고마워. 언니.”


레나의 상태를 확인한 노아는 바로 허리 숙여 감사함을 표했다.


“이것 가지고 뭘.”


“내가 구했거든?”


하연은 가슴 펴 노아의 감사를 받았다. 정작 구한 건 라이인데.


“그나저나 저거 어떡할 거야?”


레나를 노아에게 건넨 라이는 하늘에 있는 용을 한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


솔직히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제 온 저 둘이 전성기였더라면 문제야 없겠지만, 지금의 뇌제는 마법을 잃었다.


“결계는 얼마나 버틸 것 같아?”


하연은 뒤돌더니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하연의 말에 채영은 입을 열었다.


“방금 같은 공격이라면 8번, 아니 10번은 막을 수 있을 거야.”


“그래? 한 번 해볼까.”


채영의 대답을 들은 하연은 게이트에서 입는 검은 갑옷형 부대 복의 오른쪽 허벅지쪽에 달린 주머니에서 손바닥에 꽉 차게 들어오는 둥글고 평평한 물체를 꺼내 들었다.


“잠시만 하연아. 넌······”


하연은 마법을 사용할 수 없다.

한때 최고라 불렸더라도 지금 상태로 용을 상대하는 건 무리가 아닌가.

채영은 당장이라도 용을 향해 달려들 것처럼 행동하는 하연을 불러세웠다.


“나 아직 대장이다?”


그런 채영의 심정을 아는지 하연은 고개 돌려 환히 웃어주었다. 동시에 손에 들고 있던 물체를 그대로 떨어뜨렸다.


“저런 건 옛날에 좀 나오지. 먼저 간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용은 결계를 뚫어내려 불을 뿜어내고 있었다.

라이는 허리를 비튼다던가 간단히 다리를 찢는 등 간단히 몸을 풀더니 그대로 흙먼지를 일으키며 도약했다.


“선생님들 노아를 지켜줘요. 순간이동만 생기면 승산은 있어요.”


하연은 손을 뻗었다. 마나의 발산. 마법을 사용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행위.

하연이 떨어뜨린 물체는 그녀의 마나에 반응했다.


“기동 6번.”


하연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물체는 사방으로 흩어졌다.

얇은 판들로 분해된 물체가 공중 곳곳에 자리 잡았다.


“번개?”


하연이 들고 온 물건의 움직임이 멈추자 하연의 몸에서 번개가 흘러나왔다.

닿아도 아무렇지 않은 그저 형태만이 존재한 듯 보이는 번개.

노아는 물론 이 자리에 있는 모두는 그 번개가 어떤 걸 의미하는 알고 있었다.


‘천이. 더는 마법을 못 쓴다고 들었는데?’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하연. 하지만 계약마법은 일반 마법과는 다르다.

다른 개념을 만들기엔 형태가 비슷했기에 마법이란 단어로 묶어놓았을 뿐.


“계약마법은 사용할 수 있어요. 저희도 준비하죠.”


만든 발판들을 밟으며 용을 향하는 하연을 뒤로하고 채영은 선생들을 모았다.


“노아, 순간이동은 아직 못하려나?”


순간이동만 생긴다면 학생들의 대피는 물론 용의 토벌 또한 불가능이 아니게 된다.

그렇기에 노아의 회복이 최우선이라 여긴 채영은 물었다.


“조금 회복됐어요. 학교까지는 무리겠지만, 10km까지는 가능할 것 같아요.”


“그래? 그럼 서쪽으로 열어줘. 3게이트에서 오고 있으니까 가장 안전할 거야. 저희는 게이트가 열리는 대로 학생들부터 대피시키죠.”


채영은 훈련장 위 모두를 데리고 지하로 향했다.




“아직 멀었어?”


어그로 담당인 하연은 용이 휘두르는 꼬리나 내뿜는 화염을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시선을 끌었다.

공격할 수단이 도착하지 않아 할 수 있는 거라곤 라이가 수월하게 공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여기서 거기까지 50km는 떨어져 있거든요?? 조금 있으면 도착할 거에요."


이어마이크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무언가 이쪽으로 오고 있다는 말.


“그러네. 보인다.”


마법을 잃은 이하연, 보통은 이 이상을 나아가려 하지 않을 것이다.

마수의 토벌을 이어나가려 하지 않을 거다. 무기를 잃었으니까.

평생을 마법만 사용했던 그녀는 최고에 올랐다. 하지만 마법의 본질에 닿은 건 과거의 명성을 모두 잃은 현재였다.

마법의 본질, 마법이란 결과값을 불러내는 근본이자 기본, 하연은 마나에 손을 뻗었다.


『라이』


거대한 철제 물체가 뜬금없이 용의 머리를 가격한다.

어디서 날아온 지도 모를 물건에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한 용의 눈에 저 멀리 나무를 밀어내며 떨어져 있는 철제상자가 눈에 들어왔다.

정확하게 반으로 벌어져 텅 빈 내부를 보이는 상자가.


『이제 선수교체”


마나 검술. 과거 번개를 자유자재로 다루던 그녀가 붙인 지금까지완 다른 전투방식.

마나를 뻗어 이어진 물체를 움직이는 가장 기초적인 마나 활용을 전투에 대입시켰다.

마나로 이어져 있다 해도 그건 얇은 설탕 실로 물건을 움직이는 것과 같다.

조금만 흔들어도 금방 끊어지는 보통은 휘두른다는 시도는커녕 생각조차 하지 않을 방법을 그녀는 도전했다.


사악―


완벽에 이른 그녀의 이론이 만들어낸 결과. 그녀는


□□□□□□□!!!!!!!!!!


다시 정상에 올랐다.


그녀와 이어진 수백의 날붙이는 뚫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용의 피부를 찢어발겼다.




“넘어지지 않도록 천천히!”


노아의 순간이동은 생성되었고 채영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대피가 시작됐다.

넘어지기라도 하면 대피가 지연될 게 뻔하니 상황이 시급해도 학생들이 절대로 달리지 않도록 주의하며 대피는 진행되었다.


“레나 선생님은 먼저 보내야 하지 않을까요?”


몇몇 선생들이 부상당한 레나의 안전을 확보하려 순간이동으로 먼저 이동시켜야 하지 않을까? 의문을 보였지만 이를 레나 본인이 거부했다.


“노아랑 멀어지면 효율이 떨어져.”


마나를 공유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계약마법.

공유중인 둘이 떨어진다면 효율이 떨어지기에 레나는 지금도 노아의 곁을 지켰다.


“나 말고 쟤나 좀 보내줘요.”


노아의 어깨에 몸을 맡긴 채 말하는 레나의 손이 가리킨 곳엔 가만히 멈춰선 아무것도 없는 천장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세현이 있었다.


“이세현? 왜 안 가고 있지?”


레나의 말을 듣고 선생 몇 명이 세현을 향했는데 이를 채영이 막았다.


“제가 가볼게요. 선생님들은 남은 학생들을 마저 통제해주세요.”


채영은 곧장 세현에게 달려갔다.


“걱정돼?”


세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 둘이면 마인도 여유롭게 상대할 텐데 고작 마수 한 마리가 상대이니.


“처음 봤긴 하지만 마수니까요.”


“세현아!”


가만히 있던 세현을 발견한 건 선생들 뿐이 아니었다. 세현을 찾던 수아는 뒤에서 멈춰 선 세현을 발견했고 곧장 무리에서 이탈해 세현을 향했다.


“여기서 뭐 해? 빨리 가자.”


그리고 세현의 팔을 잡아당겼다.


“응.”


거의 끌려가듯 세현의 발은 떨어졌다.

점점 순간이동과 가까워졌고 대부분이 빠져나갔다.

세현과 수아를 제외한 모든 학생이 순간이동에 성공하자 라이의 목소리가 머리에 울렸다.


『도망쳐!!!』


콰광! 쿠우우웅!


건물 전체에 울리는 굉음. 그 진동으로 넘어지는 이도 있었다.


“천장이···” “무너진다!!!”


대피소로 꾸민 만큼 두껍게 설계된 이곳 천장에 금이 갔다.

분명 검을 받은 하연에게 주도권이 넘어갔었다.

빠르진 않더라도 검에 베여 쓰러지는 미래로 흘러갔어야 했는데


“도망쳐, 빨리 들어가!!!!”


그런데 그 미래가 틀어졌다.


용이 마나를 가진 짐승이 마법을 쓰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반전됐고 채영의 결계가 허무하게 무너졌다.

결계를 뚫은 용이 내뿜은 화염과 벼락, 세차게 부는 바람에 이은 우수수 떨어지는 얼음 파편. 이는 결계를 뚫어 모두가 있는 이곳으로 이어졌다.


“레나!?”


결국 무너져내린 천장을 레나가 달려들어 받아냈다. 붉은 선혈이 천장을 받아냈다.


“뭐 하고 있어!? 빨리 가!”


한계까지 도달한 신체가 비명을 지른다. 당장에 기절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감각을 잃어가고 있다.

만약 여기서 공격이 추가된다면


“세현아”


무너지겠지.


‘안돼.’

“세현아!”


아무리 잡아당겨도 세현인 움직이지 않았다.


‘안돼.’


이 상황에 세현을 둘 순 없다. 잃을 수 없다. 하지만 어렴풋이 한 생각이 머릿속을 울린다.

세현이는 순간이동하지 않을 거다.


“먼저 가.”


이 이상 세현을 잡지 않았다. 세현은 강하니까.


내가 약하니까.


‘한심해.’


두 번의 공격으로 레나는 피를 토해냈다.

끝이다. 레나의 마법으로 천장을 받치던 피가 물방울이 되어 떨어지기 시작한다.


‘몸이 안 움직여. 안 되는데. 노아를 지켜야―’


레나의 마법이 아닌 핏방울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더는 천장을 받아낼 수 없는 액체더미로.


“어서 가세요.”


이제 떨어질 일만 남은 그때 세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힘을 다해 떨어지던 자신을 붙잡고는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내 마법!?’


세현이 마인의 마법을.

흡혈귀에서 파생된 종족이 아니라면 사용할 수 없는 혈마법을 펼쳤다.

아래에서 본다면 하늘을 나는 걸 포기하고 혈마법에 모든 힘을 쏟고 있는 걸로 보이겠지.


“너, 네가 어떻게?”


“나중에 알려줄게요.”


세현은 노아와 채영에게 레나를 맡겼다.

이미 다른 선생님들은 대피를 마친 상황이었다.

이제 이곳엔 세현을 포함해 네 명만이 남았다.


“되도록이면 널 보내고 싶지 않았는데.”


채영은 순간이동에서 등 돌린 세현에게 혼잣말하듯 말했다.


“다녀올게요.”


“잠시만!”


노아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나섰다.

계약자인 자신조차 세현을 이길 순 없었지만, 지금은 말이 다르다.

전 세계를 뒤져도 저 둘 이상의 전력은 없을 텐데 그 둘을 압도하는 괴물을 상대하겠다고 한다.


“네가 강한 건 알지만, 이건 다르잖아.”


세현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세현을 막으려는 노아를 저지한 건 레나였다.


“가자.”


세현과 가까워지자 알았다.

자신이 착각하고 있었다는 걸. 마인인 자신도 괴물이라는 착각.

마인의 본능이 외쳐댔다. 당장에 도망가라고.

하늘에 있는 것조차 가짜. 진짜는······


이녀석이다.


“조심해. 세현아.”


세현은 날개를 펼쳤다. 지금껏 한 번도 펼치지 않았던 세현의 날개.

세현의 날개는 수아와 같이 푸른빛을 담고 있었다.


작가의말

교수님 살려주세요. 과제가, 과제가 으앙아아ㅏ아아ㅏㅏ아ㅏ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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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끝나가는 여름방학 24.09.15 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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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교단 (1) 24.08.28 5 0 12쪽
24 별장 24.08.25 10 0 15쪽
23 이세현 (5) 24.08.20 9 0 13쪽
22 이세현 (4) 24.08.14 9 0 12쪽
21 이세현 (3) 24.08.09 7 0 12쪽
20 이세현 (2) 24.08.06 14 0 12쪽
19 악몽 (2) 24.05.04 9 0 10쪽
18 악몽 24.04.15 12 0 13쪽
17 재앙(3) 24.04.13 7 0 10쪽
» 재앙(2) 24.03.30 9 0 12쪽
15 재앙(1) 24.03.18 10 0 11쪽
14 합숙 24.03.12 16 0 13쪽
13 추억 24.03.03 18 0 12쪽
12 이세현 24.02.28 14 0 14쪽
11 중간고사(6) 24.02.23 14 0 10쪽
10 중간고사(5) 24.02.15 23 0 11쪽
9 중간고사(4) 24.02.11 21 0 11쪽
8 중간고사(3) 24.01.21 19 0 11쪽
7 중간고사(2) 24.01.12 22 0 12쪽
6 중간고사 (1) 24.01.01 23 0 11쪽
5 대련 23.12.25 22 0 12쪽
4 유수아와 이세현 23.12.16 20 0 11쪽
3 재회(2) 23.12.11 21 0 11쪽
2 재회 23.12.02 25 0 11쪽
1 프롤로그 23.12.02 72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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