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죽이기 (Kill the 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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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CE
작품등록일 :
2024.01.08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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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9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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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저주는 무엇보다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3)

DUMMY

"...무슨 일이십니까?"


자신의 옆을 지나가다 그 자리에서 우뚝 멈춰 선 나의 뒤에서 나즈막한 왕실 기사의-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미묘한 기류가 흐른다.

이 남자는 도대체 누구인가?


"하나, 여쭤볼 것이 있는데요."


혹시나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일까. 우연히 견장을 두고 온 것인지도 모르잖아?

내가 착각했기를, 그저 이 남자의 사소한 실수이기를 속으로 간절히 바라며 견장에 대해 물어보려 입을 떼는 그 순간이었다.


"브라운, 그냥 두 년 다 잡아!"


갑자기 내 등 뒤에서 또 다른 누군가가 크게 소리를 질렀다. 화들짝 놀라 그곳을 돌아본 나는 비슷하게 견장이 달려 있지 않은 왕실 기사단 제복을 입은 남자가 수풀 뒤에서 뛰어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제서야 나는 내가 실수를 했음을 깨달았다. 적을 앞에 두고 등을 돌리다니.


"읏-"


차가운 날붙이가 내 목을 스치듯 그어졌다. 너무나도 차갑고 소름 끼치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뒤이어 펄펄 끓는 듯한 열감이 따라왔다.


"젠장! 빗나갔어."

"뭐 하는 거야?"


그 자리를 박차고 뛰어올라 남자에게서 멀어지며 꽃밭 앞에서 놀란 듯 꼼짝도 하지 않는 그녀를 보호라도 하듯 막아섰다.

화끈거리는 목 부근을 손으로 쓰다듬어보니 끈적한 액체가 손바닥에 묻어 나왔다. 다행히도 직전에 몸을 간신히 비튼 탓에 치명상은 피한 것 같았다.


호흡을 가다듬는다. 내 상태를 자세히 되돌아본다. 칼날에 베인 목이 저릿하게 아프기는 하지만 싸울 수 없는 정도는 아니다.


"괘, 괜찮으세요?! 목이···"

"일단은 괜찮아요··· 혹시 가지고 있는 칼은 없지요?"

"그··· 네, 없어요. 죄송해요."


여성이 호신용으로 지니고 다니는 작은 단검이 있다고 들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보았지만, 그저 꽃을 보러 나오는 밤 산책에까지 그런 것을 챙기기는 쉽지 않았을 거다. 더군다나 이곳은 젠탈리온의 왕성이다. 젠탈리온에서 이곳보다 안전한 곳은 없을 터.

당연히 나 역시도 지닌 무기는 없다. 하다못해 조금 전까지 사용했던 연습용 목검이나 가검이라도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런 걸 가지고 나올 수는 없다. 훈련이 끝나면 즉각 반납하게 되어 있다.


"계획이랑은 좀 다르지만··· 기껏해야 여자 둘이야. 시간 끌면 안 돼. 빨리 끝내."

"알고 있다고."


뒤늦게 나타난 사내도 똑같이 날카로운 단검을 손에 단단히 쥐고 있었다.

이제 와서야 하는 말이지만 이 두 명은 결코 왕실 기사는 아니겠지. 애초에 견장도 없으니까.

그렇다면 도대체 누구지? 젠탈리온의 왕성 한가운데까지 들어와서 여자 둘을 죽이려 한다고?


"...몸을 드러내지 말고 제 뒤에 계세요. 상대는 두 명이고 모두 칼을 들고 있어요."


그녀는 내 뒤에서 꼼짝도 못한 채 긴장한 듯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잠깐의 대화를 나누었지만 우리는 서로의 이름도 모른다. 당연하지만 신분도 모른다. 그녀는 나를 왕실 기사거나 왕실 기사와 관련된 사람이라 생각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뭐, 사실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어찌 됐든 우리 둘 다 살아서 돌아가기만 하면 되니까. 이 두 남자를 잡아 버릴 수 있으면 더 좋고.


상대는 나에게 더 이상의 시간을 주지 않았다. 두 남자는 앞을 막아서는 나를 먼저 처리하려는지 곧장 나를 향해 앞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플레어!"


상대의 실력을 모르는 이상 무기도 없는 상태에서 두 명을 상대하는 것은 무모할 뿐이다.

나를 향해 달려오는 길목에서 폭발한 불덩어리는 잠깐동안 상대의 시야를 가로막았다. 동시에 이 폭발은 상대를 향한 나의 시야도 가로막는다. 다만 이 짧은 틈으로 나는 선공권을 가져올 수 있게 된다.

이런 종류의 범위 마법 공격을 대처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산개하게 된다. 나는 그 허점을 노린다.


"으어억···!"


폭발의 불꽃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애써 우회하지 않았다. 폭발이 시야를 가림과 동시에 폭발을 뚫고 들어가 상대의 오른 손목을 노리며 발로 강하게 후려갈겼다.

고통스럽다는 비명과 함께 단검이 허공으로 떨어진다. 단검을 낚아채고 상대의 목을 겨냥하는 순간, 옆에서 다른 한 남자가 나를 향해 뛰어왔다.


"브라운, 멍청한 자식···! 칼이 없다면 마법을 써! 저쪽도 마법을 쓴다."

"이렇게 소란을 피웠다간··· 지원 병력이 금방 온다고."

"그럼 어떡할 거야? 이대로 도망이라도 갈 거야? 애초에 이 상황에서 도망을 갈 수 있을 것 같아? 시간이 없어. 처음부터 죽을 각오는 했잖아."

"젠장, 젠장··· 분명 이 시간에는 경호 없이 혼자라고 했었잖아···"


다시 상대와 살짝 거리를 두고 대치했다. 구도는 아까와 비슷했지만 상황은 훨씬 좋다. 두 명 중 한 명은 비무장 상태고 나에게는 이제 무기가 있다.

거기에 꽤 소란스러운 내 폭발 마법으로 왕실 기사단이든 왕도 경비대든, 금세 지원 병력이 도착할 거다. 버티기만 하면 우리의 승리다.


그때 브라운이라고 불린 남자는 품속에서 은은한 파란색을 띄는 주먹보다 조금 더 큰 정도의 수정을 꺼내 들었다.

수정인가? 긴장한 채 자세히 보니 그것은 뭉툭하게 세공된 마법석이었다.


"던져!"


그 순간 머릿속에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다.

마법석은 단순히 마나를 담고 있는 수정이기도 하지만 거기에 마법을 새겨 넣으면 비록 일회성이긴 하나 마법을 쓰지 못 하는 사람도 마법석의 마나를 빌려 강력한 마법을 전개할 수 있다.

틀림없이 저 남자가 던지려는 마법석에는 어떤 마법이 새겨져 있을 거다.


"아차···"


나 혼자라면 어떻게든 피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 등 뒤의 이 여자는 도저히 전투력이라고는 있어 보이지 않는다.

정신력은 강한지 눈빛은 여전히 또렷했다. 다만 훈련이 된 육체는 아니었다. 훈련 없이는 직접적인 생명의 위협을 받을 때에 본능적으로 온몸이 경직된다. 따라서 그녀가 제 발로 피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었다.


-콰직!


마법석이 바닥에 던져지며 조각조각 깨져나가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소리가 뒤따라왔다.


머릿속이 하얗게 된다. 내가 아는 마법이라고는 화염계 폭발 마법 하나가 전부다. 이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마법 따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알고 있는 것을 넘어서서 무언가··· 본능의 영역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 마치 나 스스로가 이것을 막아 낼 수 있다는 듯이 몸속에서 마나가 시릴 정도로 차갑게 정렬된다. 머리가 순식간에 냉정하게 식는다.


"......"


하아, 하고 내뱉은 한숨이 하얀 입김이 되어 공중으로 흩어졌다.

주변은 온통 새파란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렇게나 아름답게 피었던 보름꽃의 꽃잎까지도 모두 하얗게 얼어붙어 바스라졌다. 얼어붙은 주변이 보름달 빛을 받아 산란하며 무서울 정도로 차가운 빛을 냈다.

다만 그 냉기는 내 손끝에서부터 내 등 뒤에 있는 그녀까지의 범위는 부채꼴 모양으로 피해 갔다.

피해 갔다고 할까, 나는 이 마법을 막아 내었다.


만약 우리가 저 마법에 그대로 적중했다면 어떻게 됐을지는 별로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고, 지금은 그럴 여유도 없었다. 넋이 나간 듯 그 자리에 멈춰 서있는 두 남자를 향해 손의 단검을 다잡고 뛰어들었다.


"으, 으아악···! 제스퍼! 도와줘!"


브라운이라고 불린 무방비의 남자에게 다가가니 허우적거리며 손을 휘둘렀다. 한 번, 두 번, 눈먼 공격이 이어지고 그 틈새를 따라 상대의 명치 쪽을 강하게 올려차니 단말마의 비명을 내지르곤 바닥에 곧장 고꾸라졌다.

순간 이 남자를 죽여야 되나 고민했으나, 어찌 됐든 젠탈리온의 왕성까지 들어와서 사람을 죽이려 했다는 건 중죄 중에서도 중죄다. 거기에 그 배후라든지, 잠입한 방법 같은 것을 신문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것을 결정하는 건 내가 아니다.


"죄송해요."


비록 나를 죽이려고는 했었지만 이상하게 화가 나지는 않았다. 오히려 나의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며 바닥에 엎어져 있는 그의 정강이를 향해 단검을 반대로 잡아 들고 칼등을 휘둘렀다.

기사단이든 경비대든 누군가가 이 사람을 정식으로 잡아가기 전까지 도망쳐서는 곤란하다.


"젠장, 젠장···"


제스퍼라는 남자는 자신의 동료가 전투 불능이 되었다는 것을 보고 아마 이 임무가 실패라는 것을 느낀 것 같았다. 그의 눈이 고민하듯 나와 내 뒤의 그녀 사이에서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냅다 왕성의 서문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곧 다른 사람들이 올 테니 이 사람을 넘겨 주세요! 저는 마저 쫓아갈게요."

"그, 그치만···"

"괜찮아요. 당분간은 일어서지 못할 거예요."

"그게 아니라··· 당신은 괜찮으시겠어요?"

"당연하죠."


걱정 섞인 그녀의 말에 긴 말하지 않고 안심할 수 있도록 웃어 보였다.


"꽃밭이 망가져서 유감이에요. 다음 보름달이 뜨면 꼭 다시 뵈어요."

"...네! 부디 조심하세요.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해요."


끝까지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는 않았지만 이 짧은 시간만에 무언가 깊은 친구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은 것은 비록 나뿐만은 아니었을 거다.

그녀의 걱정 섞인 갈색 눈동자를 마지막으로 나는 몸을 돌려 도망간 남자를 쫓아 뛰기 시작했다.


'...분명 서문은 사용하지 않는 문인데.'


자신을 추적을 방해하려는 듯 건물이나 벽의 모서리를 끼고 돌며 도망치는 그였지만 왕성의 서문을 향해 뛰고 있음은 명확했다.

다만 왕성의 서문은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문이다. 특별한 목적이 있을 때에만 개방하고 평소에는 굳게 잠겨 있다. 당연하지만 통행로로도 사용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다른 조력자가 숨어 있을 수도 있다. 조금 전에도 한 명이 매복해 있었던 걸 봐서 다른 누군가가 더 있지 말라는 법은 없다.

급하게 쫓기보다는 주변을 유심히 경계하며 차분히 상대를 쫓아갔지만 금세 서문이 보이는 곳까지 도착했다. 이제는 숨을 수 있는 건물이나 풀숲도 없다.

그다지 서문이 열려 있다거나 한 것 같지는 않았다. 동료도 없고, 서문도 굳게 잠겨 있는데 어떻게 할 셈이지?


남자는 왕성 내벽 앞에 서서 뒤를 쫓는 나를 슬쩍 돌아보았다. 그리고 반짝, 품에서 꺼내 드는 수정에 달빛이 비쳤다.


-쿠구궁!


"...우와."


마법석 하나에서 이 정도의 위력이라니.

아무리 돌로 단단하게 쌓아 올린 내벽이 아닌 성문을 노렸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커다란 성문에 순식간에 폭발로 구멍이 생겼다.

마법석이 부서지는 순간, 폭발하듯 전개되는 마나의 흐름이 꽤 떨어진 나에게까지도 느껴졌다. 마법석 하나로 이 정도나 가능하다는 건가. 그 위력에 진심으로 감탄했다.


그렇지만 멍하니 감탄하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나는 성문을 빠져나가는 상대를 향해 마법을 던져 넣었다.


-퍼펑!


"네 녀석만 마법을 쓸 거라고는 생각하지 마라! 보아하니 기껏해야 어중이떠중이 호위 같은데."


내 마법이 직격했지만 상대는 멀쩡했다. 자세히 보니 주변으로 일렁거리는 반투명 돔이 펼쳐져 있었다.


"마법석에 의존하길래 마법은 쓸 줄 모르는 줄 알았는걸."

"의존? 마법에 대해 전혀 모르는 녀석이군. 마법석에 몇 레벨의 마법이 새겨져 있었는지 안다면 까무러쳤을 거다."

"미안, 그런 건 모르겠어. 난 우리 경비대가 그쪽을 잡으러 올 때까지 발만 묶어두면 되니까 별로 관심도 없고."


넌 잡히면 무조건 사형이야, 사형.

내가 젠탈리온의 법을 잘 알지는 못 하지만 사형을 간신히 면한다 해도 분명 평생 감옥에서 나오지 못할 거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녀석들은 다른 곳도 아닌 왕성을 습격했으니까. 간단하게 봐줄 수 있을 리는 없다.


천천히 앞으로 다가가며 남자와 거리를 좁혔다. 남자는 한 걸음, 두 걸음 뒷걸음치며 부서진 성문의 틈까지 다가갔다.


"플레어!"


화염구가 날아가 남자를 직격했다. 그러나 아까의 마법으로 다시 막아 냈는지 통하지 않았다. 확실히 멀리서 마법으로만 싸우는 것은 불리해 보인다.


불꽃의 폭발이 걷힌 후, 남자가 내벽 서문을 빠져나가는 것이 보였다. 이대로라면 놓치게 된다. 그를 따라 서둘러 틈새를 넘는 그 순간이었다.

후욱, 마나의 파동이 피부를 덮쳐온다.


"죽어라!"


마나의 형태는 칼날. 마나는 휘몰아치는 바람이 되어 마치 예리한 칼날처럼 공간을 절단한다.

정말로 방심했다. 미리 성문을 빠져나가 사각에서 순식간에 준비한 마법이라 예기치 못한 습격이었다. 공격을 피해 몸을 비틀었지만 마법이 내 오른쪽 옆구리를 강하게 파고드는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아흑···"


살이 찢겨나가는 통증이 너무나 생생하게 느껴졌다. 상처 위로 불타오르는 것 같은 열감이 느껴졌다.

몸을 추스르지 못해 바닥으로 넘어지는 틈을 타 남자가 나를 향해 단검을 잡고 뛰어오는 것이 보였다.

사거리가 짧은 단검은 일단 상대에게 파고들 수만 있다면 오히려 쉽사리 대처하기 어려운 강력한 무기가 된다.

남자의 접근을 저지하기 위해 급히 마법을 바닥으로 던져넣었다. 폭발과 함께 흙바닥의 먼지가 시야를 가렸다.


"하아···"


그 틈을 타서 뒤로 물러나 재정비했다.

옆구리에 손을 짚으니 검붉은 피가 생각보다 더 많이 묻어나왔다. 한발 늦게 저릿한 통증이 뒤따라온다. 흥건한 피가 옷을 타고 빠르게 번져나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치명상은 아닌 듯했다. 몸을 가눌 수는 있다. 당장 움직일 수만 있다면 이 정도의 상처는 나중에라도 치료하면 된다.


흙먼지가 걷히며 나와 대치하는 상대의 인영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뛰어들었다.

조금 전의 마법으로 내가 치명상을 입었다고 생각했는지 오히려 자신에게 뛰어오는 나를 보고 그는 적잖이 당황한 듯했다.

만약 상대방이 그 다음 마법을 준비하고 있었다면 거리를 유지하지 않고 달라붙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판단이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의 마법은 없을 거라고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마법은 더 쓰지 않는 거야?"

"크윽···!"

"당연히 더 쓰지 못하겠지. 가지고 있는 마법석의 마나, 다 사용했지? 그 정도로 마나를 낭비하면 순식간이니까!"


남자는 평정심을 잃었는지 뛰어오는 나를 향해 단검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좀 더 일찍 눈치챘어야 했다. 마치 마법에 능숙한 듯 말했지만 사실 이 녀석은 자신의 힘으로 마법을 쓰는 것이 아니었다.

마법이 새겨져서 깨뜨리는 것으로 한 번에 발동시키는 마법석도 있었지만, 추가로 단순하게 마나를 공급하는 용도의 마법석도 가지고 있었다. 모르긴 해도 스스로의 마나 레벨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마법사는 아닐 거다.

내 옆구리를 찢은 바람 마법. 거기에서 눈치챌 수 있었다. 자신의 마나로 마법을 쓰는 마법사는 그런 식으로 마나를 주변에 흩뿌리며 마법을 쓰지 않는다.

거기에 발동된 마법에 비해 흩뿌려진 마나의 양이 터무니없이 많았다. 비효율적이었다. 틀림없이 그 마법 한 번으로 마법석의 남은 마나를 전부 소모했을 거다.


"우, 우쭐대지 마라···!"


휘두르는 칼날을 내가 거리를 내주지 않고 계속해서 피하자 이를 악물며 단검을 아래로 쥐고 내 배를 향해 찔러 들어온다.

짧은 무기를 잡고 그렇게 뛰어드는 것은 뒤가 없는, 일종의 너 죽고 나 죽자다. 여유를 완전히 잃은 것이다.

나는 끝까지 남자의 동선을 지켜보다가 몸을 그 바깥쪽으로 돌렸다. 순식간에 상대의 몸이 노출된다. 나는 그대로 그의 턱을 강하게 올려찼다.


퍽,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남자의 눈이 뒤집히더니 단검이 손에서 떨어지고, 그대로 몸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작가의말

뉴페이스가 등장하는 장면은 항상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분위기가 새로워지니까요. 쓰기에도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목요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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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08. 게일포트 (3) 24.05.09 8 0 11쪽
35 #08. 게일포트 (2) 24.05.06 5 0 12쪽
34 #08. 게일포트 (1) 24.05.02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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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07. 산맥의 오아시스 (4) 24.04.25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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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06. 죽음의 꼬리를 삼키다 (2) 24.04.01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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