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보이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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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나리
작품등록일 :
2024.04.29 22:56
최근연재일 :
2024.09.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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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7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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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곡산 마을 가는 길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고 생각만 하다가 소재만 모아두고 잊혀 간 게 너무 많네요. 이번에 글을 끝까지 남겨놔서 이야기 풀이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자 합니다.




DUMMY

칠흑처럼 어두운 밤길이었지만 유지의 안내를 받아 곡산 마을로 향했다. 계속 같은 자리를 도는 것처럼 느껴졌다. 정말 제대로 가는 길이 맞느냐고 유지에게 물으니 걱정 말라고 가슴을 탕탕 치는 게 믿음이 썩 생기지 않았다. 그래도 유일한 가는 방법이니 믿고 따라가긴 해야 했다.


“유지. 우리 많이 걸었는데 마을이 보이지 않네”


“으으응. 그러니깐 우린 잘 가고 있어! 걱정하지 마!”


“유지 말은 믿는데, 내 발걸음이 무거워서 더 이상 못 가겠어. 쓰러지기 전에 갔으면 해”


“나만 믿어! 금방 도착하니깐!”


금방 도착한다는 말은 몇 번이나 들었을까? 얼마나 걸었을까 분명 잘못됐다는 느낌이 팍팍 들었다. 분명 버스정류장에서 곡산 마을까지는 멀지 않는 거리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걸었는데 보이지 않는다면 둘 중 하나이다. 처음에 내가 길을 잘못 들어서서 가야 할 마을이 더 멀어진 상황이거나 유지가 잘못된 길을 안내하거나 말이다.


“유지. 우리 제대로 가고 있는 게 맞지? 내가 1시간 전에 나뭇가지 꺾은 나무를 또 보게 되네”


귀가 뾰족 올라 깜짝 놀라면서 땀을 뻘뻘 흘리는 유지였다. 거짓말하고 있음을 들키자 그제야 입을 열었다.


“히이히익! 도진 미안해. 사실 나도 길 잃었어”


“아니. 유지 가슴 당당하게 치던 자신감은 어디 가고...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해?”


“도진. 미안해. 평소와 다르게 여기 헤매는 숲을 못 빠져나가고 있어. 분명 빠져나가는 샛길로 가고 있는데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고 있어. 나도 모르겠어. 흑흑”


“그래. 나도 울어보자. 너무 힘들었어. 진즉 말해주지. 흑흑”


괜히 서로 민망함과 서글픔이 얼싸안아 울었다. 누구의 잘못이라 하기 전에 여기 빠져나갈 수 있을까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서로 다독거리며 조금 힘내서 더 걸어보자고 했는데 도착한 곳은 유지랑 첫 만났던 장소로 오고야 말았다.


유지와 경악을 하며 그 자리에 뻗어버렸다.


너무 힘들었다. 이제 도저히 움직일 힘이 나지 않았다. 가방에 유일하게 남은 빵을 둘로 나눠 유지에게 줬다.


“유지. 마을까지 못 가서 아쉽게 되었지만 그래도 노력해 준 보상으로 빵을 줄게. 대신 빵도 하나 밖에 없어서 나눠 먹자”


“도진. 너무 착해. 고마워. 약속을 못 지켰어 미안해. 오늘은 왜 이렇지?”


“휴... 많이 걸었고 이제는 꼼짝달싹 못하겠어. 그런데 유지가 ‘언령’에 대해서 이야기했잖아? 밤도 긴데 그거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을까?”


“응. 가능해. 대신 옛날이야기도 하고 재미도 없을 수 있는데 괜찮아?”


“난 좋아. ‘언령’에 대해 궁금한 게 많거든”


도진은 유지의 이야기를 듣는데 입이 벌어지지 않았다.


“난 원래 꼬리가 없었던 게 아니야. 꼬리가 8개나 가지고 있었던 시절이 있었고 묘령족의 우두머리로 화려한 삶을 보낸 적도 있었지. 다들 꼬리 8개에 우월적인 존재로 우러러보았고 내 말 한마디면 기에 눌러 기절하는 어린 묘령족들도 있었지. 아. 화려했던 나의 과거... 그립다.”


“그렇구나. 근데 지금은 꼬리 없는 묘령이잖아. 왜 그래?”


“도진 말이 맞아. 화려했던 묘령족 우두머리 시간은 어떤 사건으로 인해 끝나게 되었지”


“유지. 그게 ‘언령’과 관계가 있구나?”


“그래. 긴 시간 동안 이제 인간 하나만 잡아먹으면 이제 꼬리 9개로 우화등선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어. 선조들의 도움이었을까? 때마침 눈앞에는 손쉬운 먹잇감이 보였지. 10살쯤 되는 남자아이였어. 숲속 길을 헤매게 만들었고 더 깊게 들어오도록 유도했었어. 그리고 서늘한 바람을 불게 해서 몸과 정신을 멀게 만들었지. 맛있게 요리된 상태였기에 잡아 먹으로 다가는 순간 어떠한 존재로 가로막혔지”


지금까지 유지가 꺼낸 이야기가 신서엽 MC의 경험담과 비슷했다. 그리고 그 존재가 할아버지 가능성이 컸다. 그러면 ‘언령’은 남긴 건 할아버지 가능성이 컸다. 만약 내가 지금의 글이 보이는 능력도 할아버지가 ‘언령’을 통해 새겨진 게 아닐까?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유지를 막은 존재가 뭐야?”


“할아버지 인간 한 명이었어. 그런데 일반적인 인간의 힘이 아니었어. 분명히 이질적이고 강한 힘으로 나를 막아섰는데 쉽지 않은 상대였어. 꼬리 8개의 묘령족은 선인에 가까운 힘을 쓸 수가 있었는데 그 인간은 쉽게 막았었어. 그리고 묘술을 부릴 듯 ‘언령’의 힘으로 속박하였고 추가로 인간을 먹지 못하게 구속 ‘언령’까지 각인해버렸어. 지금에 이러서는 이런 나약한 묘령이 되었지 뭐. 인간은 ‘언령’의 한계가 있었는데 분명 인간의 그 이상을 사용했어. 그렇지 않으면 내가 질 수가 없거든. 지금도 풀리지 않고 금제가 된 것을 보면 강력한 그 무엇가가 있기 때문인 것 같아”


“그렇구나. 지금은 유지는 그 인간에게 복수하고 싶지 않아?”


“음. 아니 괜찮아. 금제를 풀려고 노력했으나 되지 않는 것을 보면 그 존재를 거스르는 건 위험하다고 본능적으로 느껴졌거든. 그리고 묘령족은 토벌 대상이 되었지. 꼬리 없는 것은 묘령족도 아니라면서 무시당해서 난 살 수 있었어. 구사일생이라 볼 수 있지. 어쩌면 산 속 깊숙이 숨어있는 묘령족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유일하게 남은 묘령족이라 볼 수 있어”


도대체 누가 토벌을 했는지 궁금했지만 유지는 그것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았다. 어찌 보면 동족들의 끔찍한 학살을 당한 일인데 그것을 말해달라고 하는 건 내가 물어도 좀 그랬다. 유지는 선인이 되지 못해서 아쉽고 만약에 선인이 되었다면 토벌도 막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후회가 든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구나. 난 착한? 묘령을 만나서 다행인거네?”


“그치그치. 도진은 똑똑한걸. 옛날이었으면 한 입 거리였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유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래동화인 구미호가 생각났다. 분명 구미호는 인간이 되기 위해 심장만 빼먹었다고 했는데 유사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그래도 지금은 순딩순딩해 보이는 어린 소녀라서 다행이었다. 가끔 간사하게 웃는 것을 보면 소름 낄 치 때가 있지만 말이다. 유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숲속에 햇살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가 있던 바로 뒤로 곡산 마을이 보였다.


“우와. 바로 뒤에 있었는데 계속 헤맸었네!”


“도진. 유지도 무척 화가 나! 한 평생 이런 일은 처음이고 정말 농락당한 기분이야!”


이렇게까지 길을 찾지 못하게 만든 것은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았다. 마을 입구를 바라보니 음산한 기운으로 소름 끼쳤다.


“도진. 저기 들어가지 마. 아니 들어가면 위험해!”


간곡하게 말하는 유지 말에 깜짝 놀랐다. 아니 몸까지 떨면서 들어가는 것을 말리고 있었다.


“유지. 왜 그래? 저 마을에 들어가지 말라는 이유가 있는 거야? 혹시 이유라도 알려줄 수 있어?”


“.................... 토벌. 그리고 흡혈귀”




완결이 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휴~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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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곡산 마을 가는 길 24.06.07 29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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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아니 형이 거기서 왜 나와요 24.05.17 38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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