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과 검정의 경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공모전참가작

비트맨
작품등록일 :
2024.05.08 12:39
최근연재일 :
2024.09.13 09:34
연재수 :
89 회
조회수 :
4,604
추천수 :
72
글자수 :
481,400

작성
24.06.05 00:05
조회
59
추천
2
글자
14쪽

EP - 친구들 02

DUMMY



맨해튼의 3번가에 키다리 빌딩 숲 사이에 작은 2층건물이 자리 잡고있다.


아일랜드계 식당인가?


초록 초록한 아일랜드 펍 같은 외관이다.


얼마나 오래된 식당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역사가 느껴진다.


맨해튼의 이 금싸라기 땅에 건물을 올려서 얻는 이득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진 역사와 전통이 있는 모양이다.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식당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신뢰가 느껴진다.


입구에서 안내를 받고 2층 계단으로 올라갔다.


손잡이 부분의 낡았지만 튼실해 보이는 나무가 묘한 냄새와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집은 맛있겠다] 라는 생각과 함께 가게를 고른 안목에 짭퉁 주성치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갔다.





작은 방에 4개의 테이블이 있는 곳으로 안내받았다.


복도를 지나오며 손님들이 꽤 있었는데 이 방은 모든 테이블이 비어 있었다.


혹시 날 위해서? 궁금한 걸 못참는 나는 굳이 물어볼 필요 없지만 여기 다 예약해서 비운거냐고 물어보려 했다.


하지만 그때 전화가 와서 제이는 잠깐 기다려 달라며 손짓을 하고 전화를 받았다.


전화는 금방 끝났고 자신이 부른 친구가 곧 도착 한다고 했다.




“친구는 한명이야?”




우르르 오타쿠들이 몰려올 것을 상상했었다.


하지만 이 식당에 들어오고 부터는 어떤 사람이 오게 될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내 머릿속에 제이 창 이라는 사람에 대한 선입견이 잘못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부른건 한명인데, 그 친구가 또 자기 친구를 한명 불렀다고 하네.”




그때 또각 또각 하는 하이힐이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직원분의 안내를 받으며 한 여자가 방으로 들어왔다.


금발의 백인 여성이고 누가봐도 밝음이 묻어나는 미인 이었다.


그리고 걸치고 있는 옷들이 예사롭지 않았다.


브랜드들을 잘 아는건 아니었지만 우선 천연소재로 만든 옷을 입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부유층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제이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반갑게 맞이했지만 그녀는 신경도 쓰지 않고 내 앞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악수를 청하는 것도 아니고 마음대로 내 손을 덥석 잡더니 조물거리며 말했다.




“진짜 너무 만나보고 싶었어!! 반가워!! 레온!!”



“아.. 네..”



“한번 안아봐도 될까?”



“네??”



“내가 너무 팬이라서 그래~”



나의 허락 같은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자기 마음대로 나를 꼭 끌어안았다.


그냥 유럽식 인사 하듯이 형식적인 허그도 아니고 갑자기??


그리고 무슨 팬?? 내가 무슨 연애인도 아니고..


제이 녀석의 등장도 나를 놀라게 했지만 이녀석의 친구도 정상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비슷하네~ 보통 사람이랑?”



“네???”



“아니야, 아니야~ 혼잣말이야. 호호호호.”



‘뭐지.. 엄청 말랑 폭신한 토끼 인형이라도 생각했냐?’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내가 또 여자한테 좀 약하다.


기억에 남을만한 첫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4인 테이블에 나와 제이가 마주 앉아 있었다.


제이가 자기 옆자리 의자를 빼서 방금 온 친구를 안내하려고 했지만 그녀는 내 옆자리로 왔다.



“나 여기 앉아도 되지?”



“야, 남자친구 앞인데 너무 하는거 아니야?”



‘남자친구?’



“소개가 늦었네~ 여기는 내 여자친구 세레나. 이쪽은 내 베프가 될 레온.”



“야, 뭘 니 맘대로.. 아.. 안녕하세요~”



“세레나도 NYU 다니고 있어. 3학년이고 역사 전공이야.”



제이가 세레나를 소개해주고 담당 서버가 팔에 린넨 천을 걸치고 들어왔다.


정말 제대로 격식을 갖춰 서비스를 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제이가 아닌 세레나가 말했다.




“제가 아까 부탁드린거 준비해주세요.


한명 더 올거니까 식사는 그때 시작해주시고 지금은 식전주로 부터 주세요.”



“와인리스트는 이쪽입니다.”



“아까 버틀러가 전화로 와인리스트도 드렸을거에요.


그대로 식사랑 맞춰 차례대로 부탁드려요.”



“네, 알겠습니다.”



제이가 약간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세레나에게 물었다.



“뭐야, 내가 예약 잡은건데 와인리스트는 또 무슨소리야?”



“귀한 손님을 만난다는데, 소홀히 접대 할수가 있나~


전화해서 제이창이 잡은 예약에 추가 오더를 좀 부탁했지~ 코스도 주문해뒀어.


거기 맞춰서 와인도 준비해 달라고 했고.


옆자리들도 다 비워달라고 했어.”




“야~ 오늘은 내가 밥 사야 하는거야! 부탁할 것도 있고.”




“누가 사는게 뭐가 중요하니!! 오늘 이 시간이 즐거우면 그만이지!!”




같이 있었던 시간이 길지 않지만 세레나가 어떤 성격인지 알 것 같았다.


어디에서 건 다른사람의 눈치를 볼 필요 없는 공주님이다.


그냥 예쁜척하는 공주병이 아니라 왕의 자질을 가진 공주님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주도권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 것 같지 않았다.


어쩌면 밉상이 될수도 있지만 타고난 미모와 애교로 그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지 않고 있었다.


여자친구라.. 제이가 쉽지않은 선택을 한것 같다.


그리고 현실에도 이런 사람이 정말로 존재한다는 사실에 신기하기도 했다.





서버가 아닌, 이 식당의 소믈리에가 따로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을 한병 들고 왔다.


뭐라뭐라 설명을 한참 하더니 병을 개봉하고 조금 따라서 세레나에게 줬다.


그 사람도 여기서 세레나가 왕이라고 판단한것 같다.


옳은 판단이다.


세레나가 고개를 끄덕거리자 우리에게도 와인을 따라줬다.


와인을 잘 모르지만 정말 맛있었다.


술이 한 잔 들어가고 제이의 일장연설이 시작되려 했다.


역시나 성급하다 성급해.


나도 물론 그렇지만 이 녀석도 풋내기이다.


나 같으면 식사 맛있게 하고 배부른 상태에서 2차로 어디 가자고 해서 조용하게 이야기를 시작 할것 같다.


하지만 몇시간 전과 달리 나도 모르는 사이 이 녀석에 대한 호감도가 많이 올라갔다.


한번 무슨 소리 하는지 들어나 보자.




“월터 아이작슨이라는 작가 알아? 그 사람이 내 롤모델이야.


스티븐 잡스, 일론 머스크 평전 쓴 그 사람 알아?”




“응. 읽어 본적은 없는데 들어는 봤어.”




“그 사람이 위대한 작가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잡아낸 것 이라고 생각해.


시대가 변하면 철학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겠지.


우리 삶이 그렇게 바뀌는거야.


예술가는 민감해야 한다고 생각해.


히스테릭하고 날카로워야 한다는게 아니고,


시대가 원하는 메시지,


시대 정신이라고 할 만한 것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먼저 캐치해야 하는거야.


예술가라면 말이야.


그리고 그 메시지를 담아서 작품을 만들어야지.


회화, 글, 영상 어떤것이 되었거나 그게 없으면 속 없는 만두지.


월터 아이작슨은 그 시대정신을 담은 아이돌을 찾은거야.


그 사람의 삶을 보여주면서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은유처럼 돌려서 은은하게 사람들에게 녹여낸거야.


그 아이돌을 우상화 하는게 아니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면서 개연성과 당위성을 부여해.


이렇게 해야만 합니다!! 하고 선동하는게 아니고 이런 방법도 있어~ 하고 툭 던져 주는거지.


강하게 마음을 때린건 아니지만 그책을 읽고 그 사람을 이해하고 나면 그 메시지가 마음속에서 조그만한 싹이 나는거야.


올바른 시대정신을 담은 것이 맞다면 살면서 겪는 많은 일들이 양분이 되서 싹이 자라고 점점 나무가 되겠지.


나도 그렇게 내 작품을 만들고 싶어.


다큐멘터리라고 했지만 삶을 녹여내는 브이로그 유튜브 같은거야.


난 니가 지금의 시대를 대변할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해.


너의 삶을 옆에서 같이 하고 싶고, 그걸 다른 사람들과도 공유하고 싶어.


특별히 부담스러워 할 필요 없고 그냥 네 옆에 내 자리를 좀 내어주면 그걸로 충분해.


촬영도 편집도 내가 알아서 할거고 네 채널 관리를 내가대신 해주는 거라 너도 편할거고


어쩌고 저쩌고.. .. .. .. .. .. ..”





그의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요즘 SNS는 누구나 해야한다.


예전에는 일부의 사람들이 컨텐츠의 생산자가 되고 나머지는 소비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SNS의 기록이 곧 그 사람이 되었다.


그것이 신분증이고 자격증이다.


누군가를 만나도 취업을 해도 친구를 만나고 결혼 정보회사에서도 SNS의 기록들을 참고한다.


정말로 은둔형 외톨이가 되려는 것이 아니고 사회 생활을 할 생각이 있다면 삶의 대부분을 기록하고 업로드 한다.


누가 보고, 안 보고의 문제가 아니라 기록의 문제로 바뀌었다.


나노렌즈를 통해서 내가 보는 모든것을 특별한 장비 없이 촬영이 가능하다.


그리고 단추같은 카메라 몇개를 더 부착해서 내 주변 전방위의 360도 촬영이 가능하고


그걸 AI에게 맡겨 손쉽게 편집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자료들은 SNS에 업로드 해 두었다가 나중에 전뇌화를 통해서 클라우드에 업로드하고 AI복제 인격을 만드는데도 사용된다.





그래서 나를 촬영하고 공유하는 것이 특별히 부담스럽지는 않다.


오히려 누군가 대신 해준다는 대행 업체들도 있어서 그걸 무료로 해준다면 나름 이득이다.


나에게 중요한건 촬영과 컨텐츠가 문제가 아니다.


바로 이 사람.


이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이 문제이다.


가족과 연인 뿐만 아니고 친구나 동료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것은 신경쓰이고 거슬리는 것 이상의 문제이다.


나라는 존재가 앞으로 형성되어 가는 과정에서 지대한 영향을 주고 받는다.


만약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나의 전기작가가 되어서 나의 삶의 대부분을 공유해야 한다.


이 사람을 아직 잘 모르는데.. 과연 그런 선택을 이렇게 생각없이 진행해도 될까?





아직 제이라는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치고, 그래도 생각이 글러먹은 놈은 아니라고 치자.


그래도 나에게 이렇게 접근하는 방식만 봐도 세상물정도 잘 모르는 것 같고,


사람을 다루고 설득하고 하는 모든 것이 어설픈 풋내기 인것은 확실하다.


이런 녀석에게 일을 맡겨도 될까? 하는 불안감도 들었다.


그녀석의 타령 운율의 랩을 한귀로 흘리면서 위와 같은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 친구가 입을 다물고 방 입구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 오기로 했다던 세레나의 친구가 온 모양이다.


고개를 돌려 누가 왔는지 쳐다봤다.





“으악!! 깜짝이야!!!!”





돌아보다가 정말 깜짝 놀라서 의자에서 떨어져 넘어지고 말았다.


태어나서 이렇게 놀란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깜짝 놀랐다.


입구에 언제 왔는지 소리도 없이 그녀가 서 있었다.


그녀가 누구냐고?


검은머리 여자.


내가 그렇게 보고 싶던 그녀가 그곳에 서 있었다.






세레나가 “사와짱~~~~!!” 하며 반갑게 달려가 검은머리 여자를 꼭 끌어 안았다.


그녀도 옅은 미소를 띄며 세레나를 살짝 안았다.


둘이 친한 사이인건 확실한 것 같다.


제이도 일어나서 손을 흔드는 것을 보니 오늘 처음 본 사이는 아니고 원래 알고 지내던 사이인것 같았다.


나는 또 얼굴이 달아오르고 눈가에 피가 몰리는 것이 느껴졌다.


다만 다행인 것은 이 곳의 인테리어가 조명이 굉장히 어둡다는 것이었다.


마치 촛불로 조명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어둡고 창문도 없는 방이었다.


그래서 나의 얼굴과 표정이 많이 가려질 것 같았다.


자리에서 일어서서 어쩔줄 몰라하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세레나가 그녀를 테이블로 데리고 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자기가 제이의 옆자리로 가며 그녀에게 내 옆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제이가 그녀를 소개 해줬다.




“이쪽은 세레나가 가장 좋아하는 쿠로사와.


세레나랑 같은 전공이고 3년째 단짝이야.


이쪽은 내 친구 레온.”





이제 나의 소개 멘트는 베프 예정자에서 친구로 바뀌어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딴것을 신경쓸 상황은 아니었다.


그녀는 늘 그렇게 사람을 뚫어져라 보는 건지 오늘도 내 눈이 뚫릴 정도로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강한 눈빛에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안절부절 하고 있었다.


그때 세레나가 말했다.




“원래 오늘 사와랑 나랑 약속이 있었거든.


그런데 제이가 너랑 식사 잡혔다고 올거냐고 해서 우리 사와짱에게 바람 맞힐수는 없으니까 같이 오자고 했어~


괜찮지? 괜찮지?”




“네, 그럼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레온 비트만이라고 합니다.”




“넌 내가 무섭니?”




“네???!!?? 네니오~ 아니, 아니오!! 전혀 아닌데요?”




“그런데 왜 볼때마다 그렇게 소스라치게 놀라는 건데?”




아마도 [경계] 갤러리에서 마주쳤을 때를 기억하는 모양이다.


하긴 그렇게 큰 소리를 질렀으니 기억에 남을 법도 하지.


점점 더 귀가 빨개지고 머리가 펑 터질 것 만 같았다.


여기서 대답 잘해야 하는데..




“너무 예뻐서 놀란거에요!!!”




아.. 이 미친.. 뭐라는거야..


내 주둥이를 찢어버리고 싶은 대답이 나가버렸다.


내 머리가 시키지 않은 일을 내 몸들이 할때가 아주 가끔 있었지만


그런 경험들 중에 최악 중에 최악 중에 최악이다.





“어머, 어머!! 뭐야~ 뭐야~ 너네 구면이야?


레온, 나 왔을 때랑 태도가 많이 다르다!!”





세레나의 오두방정이 그나마 꽁꽁 얼어버릴 것 같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를 녹여줬다.


정말 다행이다.


이 멤버들 상성이 나쁘지 않다.


하여간 그렇게 그녀의 얼굴을 다시 볼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는 심지어 내 옆자리에 앉아있다.



작가의말

늘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파랑과 검정의 경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1 EP - 디센트럴랜드 03 24.06.17 51 1 12쪽
30 EP - 디센트럴랜드 02 24.06.14 55 2 12쪽
29 EP - 디센트럴랜드 01 24.06.14 48 2 12쪽
28 EP - 전쟁의 서막 10 24.06.13 48 2 11쪽
27 EP - 전쟁의 서막 09 24.06.13 53 1 13쪽
26 EP - 전쟁의 서막 08 24.06.12 49 1 12쪽
25 EP - 전쟁의 서막 07 24.06.12 53 0 12쪽
24 EP - 전쟁의 서막 06 24.06.11 54 1 12쪽
23 EP - 전쟁의 서막 05 24.06.11 53 1 12쪽
22 EP - 전쟁의 서막 04 24.06.10 48 1 11쪽
21 EP - 전쟁의 서막 03 24.06.10 56 2 12쪽
20 EP - 전쟁의 서막 02 24.06.08 52 2 12쪽
19 EP - 전쟁의 서막 01 +1 24.06.08 44 2 12쪽
18 EP - 친구들 07 24.06.07 62 1 12쪽
17 EP - 친구들 06 24.06.07 47 1 13쪽
16 EP - 친구들 05 24.06.06 44 2 13쪽
15 EP - 친구들 04 24.06.06 44 2 14쪽
14 EP - 친구들 03 +1 24.06.05 47 2 12쪽
» EP - 친구들 02 24.06.05 60 2 14쪽
12 EP - 친구들 01 +1 24.06.04 69 2 13쪽
11 EP - 지구적응기 07 +1 24.06.04 65 2 12쪽
10 EP - 지구적응기 06 24.06.03 68 1 12쪽
9 EP - 지구적응기 05 24.06.03 54 2 13쪽
8 EP - 지구적응기 04 +1 24.06.02 60 2 13쪽
7 EP - 지구적응기 03 24.06.01 59 2 13쪽
6 EP - 지구적응기 02 24.06.01 58 2 14쪽
5 EP - 지구적응기 01 24.05.31 67 2 15쪽
4 EP - MOON 04 +1 24.05.30 86 2 14쪽
3 EP - MOON 03 24.05.30 89 2 17쪽
2 EP - MOON 02 24.05.29 130 2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