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과 검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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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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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2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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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 전쟁의 서막 08

DUMMY

이제 SNS를 넘어서 언론에서도 이 이슈를 다루기 시작해서 가족들의 귀에도 들어간 모양이다.


부모님이 영상통화를 걸어왔다.


엄마는 잔뜩 공포에 질려 굳어버린 표정으로 어떻게 하냐며 눈물을 보이셨다.


아빠는 이런 저런 풍파를 겪어본 덕분에 상대적으로 차분했다.


이렇게 세상 시끄러운것 같아도 사람들은 생각보다 빨리 잊는다고 했다.


또 새로운 흥미거리가 생기면 그쪽으로 관심이 넘어 갈 것이라고 했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조금 기다리라고 했다.


그리고 네가 잘못한게 아니니 위축되지 말라고 했다.


아빠에게는 내 생각이 다 보이는 것 같았다.






비행기 표를 확인하고 내일 아침 가장 빠른 시간으로 예약을 했다.


우리는 오늘 휴식을 취하고 다음날 다 같이 샌프란시스코만 근처에 있는 팰로앨토에 가기로 했다.


근처에 스탠퍼드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대학들이 있고,


빅테크 회사들이 모여 있다.


흔히 이야기하는 실리콘벨리의 중심이다.


제이의 부모님의 집도 회사도 그곳에 있다고 한다.


우리는 다 같이 가서 제이의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서 회사 장비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 장비를 이용하면 지금 알수 없는 것들을 알수 있게 될거라고 했다.




기술적인 부분을 잘 알지 못하지만


아마도 더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이용해서 해킹을 해볼 생각인것 같다.


전에 데이터센터를 해킹 하려면 연구소 수준의 슈퍼컴퓨터가 필요하다는 말을 한적이 있다.


일단은 우리는 좀 쉬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가사도우미 로봇이 만들어 준 식사로 저녁을 먹고


다음날 일찍 출발해야 하니 푹 쉬자며 각자 침실로 들어갔다.


나도 방으로 갔다가 뭔가 답답한 느낌이 들어서 뒷마당으로 나왔다.


벤치에 걸터앉아 꼬마 판도나무를 바라봤다.


어려서 부터 했던 습관이라 이 나무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 진다.


그 편안함도 잠시 불현듯 드론이 집 주변에서 우리를 촬영하고 있던 것이 생각났다.


로봇들을 불러와 상공을 스캔해 달라고 했다.


육안으로 볼수 없는 범위까지 로봇의 카메라로 살펴봤지만 지금은 드론이 없는 것 같다.




“하.. 집에서도 이런걸 걱정해야 하다니..”




적어도 집에서 만큼은.. 편안해야 하는데..


가슴속에서 욱하는 심정이 치솟았다.


그때 뒤에서 인기척이 났다.


사와도 잠이 안오는지 잠옷을 입고 뒷마당으로 나왔다.


쿠로미라는 오래된 캐릭터가 그려진 잠옷이다.


평소에는 시크한 스타일링을 하는데, 잠옷 취향은 이런 귀여운 옷이다.





“사와, 왜 안자고 내려왔어? 설마 지금 운동하려는건 아니지?”



“그냥, 잠이 안와서 바람 좀 쐬려고.”



“늦은 시간에 커피는 좀 그렇고, 코코아라도 만들어줄까?”



“매번 커피도 만들어주는데, 코코아 정도는 내가 만들게.”



사와가 뒷마당 옆에 연결된 주방으로 가서 전기포트로 물을 끓였다.


금새 만들어진 코코아를 너무 뜨거워서 마시지 못하고 호호 불었다.


그리고 사와가 먼저 말을 건냈다.



“레온. 너는 운명 같은걸 믿어?”



“운명이라..”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별로 생각해 본적이 없기는 한데,


요즘 나에게 벌어진 일들을 보면 그런게 있는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



“어떤 부분에서?”



“네가 지금 내 옆에 있잖아.”



나도 모르게 툭 하고 진심이 나와버렸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말을 뱉고도 쑥스럽거나 당황스럽지도 않다.


나는 어느새 대놓고 나는 너를 좋아한다고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녀도 그걸 완전히 받아들인 것은 아니지만 굳이 피하거나 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번에도 생긋 웃어주고 말을 이어갔다.



“일본의 시골마을, 할아버지 댁에서 자라다가,


갑자기 대학을 뉴욕으로 오게되고


세레나랑 친구가 되고, 레온 너를 만나고..


지금 이런 일들이 생기기 까지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펼쳐지고 있어서.


그런데 그 모든 과정이 그냥 이상하다는 느낌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


당연히 있어야 할 곳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이런게 운명인건가? 하는 생각이랄까?”




“나도 지구에 왔을때 부터 지금까지 꿈 같은 경험이야.


ㅁ튜브가 성공적인 바람에 이렇게 사건이 커졌지만,


나에 대한 안티집단은 원래 있었던 거고.. 충분히 생길 수 있는 문제였지..


그런데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드는 생각은


너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뿐이야.


이런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면서,


[나에게도 참 소중한 사람들이 생겼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정말 감사하고, 이런 인연이 운명이라면 운명인거겠지? 하하하”




어색하게 웃으며 진심을 전했다.


내말을 듣고 사와가 내 손을 꼭 잡아주었다.


[우리 오늘부터 1일이야?]라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너무 유치한 질문인것 같아서..


그리고 분위기 망치고 싶지 않아서 입다물고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뒷마당에서 둘이 하늘을 올려다 봤다.


꼬마 판도 나뭇가지 사이에 걸린 달이 보인다.


오늘은 반달이다.


달 모양이야 어떻든 좋았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JFK 공항으로 갔다.


세레나가 전용기를 섭외해 본다고 했다가 못하고


일반 비행기의 가장 빠른 좌석을 구했다.


비즈니스석에 앉아서 나오는 기내식과 간식을 먹다보니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팰로앨토의 제이의 집까지는 차로 30분 정도가 걸렸다.


로보 택시를 호출해서 타고 갔다.


가는길에 고층건물들은 별로 없었지만


큰 규모의 건물들은 꽤나 많았다.


입구에 무슨 연구소, 무슨 캠퍼스 같은 이름들이 써있었다.


중간 중간 글로벌 대기업들의 이름도 보였다.


그러고 보면 이곳 실리콘 벨리에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테크 기업들이 몰려 있는 곳이기도 했다.


우리가 타고 있는 차는 그런 나름의 시내(뉴욕에 비하면 시골같다)를 지나서 산길을 올라갔다.


그리고 하나의 게이트를 통과했다.


언덕을 올라가면서 주변에 다른 집이나 건물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는데,


게이트를 통과한 후로는 아무것도 없다.


아무 건물도 없고 그냥 경사로에 있는 평온한 공원 같았다.


그렇게 5분정도 더 달리고 나서 집이 보였다.


그리고 우리는 그곳에 내렸다.





그 건물은 굉장히 특이했다.


벽이 없고 유리로 만들어진 집 이었다.


천장 부분은 태양광 패널 마감을 이용해서 유리가 아니었지만


건물 외벽이 모두 통창의 유리로 만들어진 건물이었다.


꽤나 길쭉하고 큰 규모의 저택이 전체가 다 유리로 만들어져 있다니..


그리고 주변은 공원과 같은 완전한 자연이어서


그 집은 경계가 따로 없이 자연을 전혀 가리지 않고 집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차를타고 5분 정도를 들어왔으니 주변 3~4km에는 아무것도 없는 모양이다.


그렇기에 프라이버시 걱정없이 이런 집을 지을 수 있겠지.


제이네 부모님도 작은 부품 회사라더니.. 그정도가 아닌것 같았다.


재력 뿐만 아니라 취향도 보통은 아닌것 같다.


집을 이렇게 지었다는 것만 봐도 알수 있다.





우리가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자 금새 부모님이 집에서 나오셨다.


먼저 제이를 반갑게 안고 오래간만에 얼굴 본다며 인사를 하셨다.


그리고 우리에게 다가오셔서 악수를 청하시고 본인 소개를 하셨다.



“반가워요. 제이한테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세레나양은 저번에도 봤죠? 더 예뻐졌네요!


그리고 이쪽이 레온, 쿠로사와양 맞죠?


반가워요, 반갑습니다~ 자~ 집으로 들어오세요~”



유리의 집은 집 안으로 들어가도 시야가 그대로 유지되어 굉장히 특이한 느낌을 주었다.


실내이면서도 실내가 아닌것 같기도 하고


창문이 열려있는 곳도, 닫혀 있는 곳도 있었는데


그 구분이 없이 시각적으로 개방감이 대단했다.


중간 중간 박스형태의 방이 있었다.


화장실과 침실 이외의 모든 생활공간이 통유리로 되어 있었다.


우리는 그 집을 가로질러 집 반대편 밖의 테라스에 있는 소파로 갔다.


그곳에 앉자 제이의 어머니가 가사도우미 로봇과 함께 과일과 음료를 들고 나오셨다.


자리에 앉아서 집 구경 하느라 입이 떡 벌어진채 말씀드렸다.




“집이 정말 멋지네요. 아버님. 제이가 처음엔 혼자 온다 했는데 따라오기를 잘했네요.”



“고마워요. 레온씨. 저도 제이 친구들 만나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같이 와줘서 정말 좋네요.”



그렇게 인사말과 간단한 질문들이 오갔다.


그리고 제이는 부모님과 따로 나눌 이야기가 있다며


우리를 테라스에서 기다리라고 하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에 거실에서 제이는 부모님과 대화를 했다.


테라스의 문이 닫히자 안에서 무슨 대화를 하는지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다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모습은 다 보였다.


그냥 손짓과 표정만 봐도 제이의 부모님은 난감해 하시기도 하고 화도 내시는 것 같았다.


제이는 어떻게든 설득을 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보였다.


이야기가 길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쪽에서 고개를 돌려서 세레나에게 상황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어제 제이와 세레나가 하는 대화를 보니, 세레나는 무언가 더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도대체 제이가 뭘 하려고 하는건지 알려달라고 했다.


그리고 세레나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해줄게.


옛날 옛날 먼 옛날에, 한 약사가 살고 있었어.


대대로 해오던 약국을 물려받은 남자는 부모가 정해준 짝과 결혼을 하게 되지.


그 여자는 그리스에서 살다가 베네치아에 정착한 상인 집안의 딸 이었지.”




“아니, 세레나!! 재밌는 이야기도 좋은데 지금 제이 이야기를 먼저 들려줘.


나 지금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 건지 이해가 안가서 그래.”



“지금 하는 이야기도 다 상관 있는 이야기니까 한번 들어봐


간략하게 줄여서 해 줄테니 너무 보채지 말고!!”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짓는 세레나를 보고 그냥 장난스런 이야기는 아닌것 같으니


입다물고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그 당시의 이탈리아는 기독교적 세계관에 절어 있던 시절이라


조금만 이상한 이야기를 하면 이단 이라며 마녀사냥을 당하던 시절 이었지.


그런데 그 약사의 아내가 자꾸 꿈 이야기를 하는거야.


그러면서 남편에게 이런걸 해봐요~ 저런걸 해봐요~ 내말 들어주세요~ 했지.


평소에 관계가 좋던 부부여서 남편은 큰일 날만한 것을 시키는 것도 아니니


아내가 시키는 대로 해주기로 했어.


대부분 약국 위치를 이 마을로 옮기자거나


금을 세공하는 일을 다음 사업으로 해 보자거나


여유가 있는 금을 빌려주는 일을 해보자는 것 같이 비즈니스 적인 것들 이었어.


자기가 꿈에서 봤으니 그렇게 하면 잘 될거라는 거였어.


그리고 첫 단추부터 아내가 말한대로 해서 대 성공을하고


연이어서 시키는대로 하니 승승장구 하는데 그 말을 안들을 이유가 없었지.


그 남자의 사업은 가문을 일으킬 만큼 대성하게 되고,


주변에서 그 사람의 놀라운 실적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하는 일 마다 잘 되냐며


마치 미래를 알고 있는 것 처럼 행동한다고 했지.


그런 이야기를 듣다보니 자신의 아내가 조금 의심스러워 진 거야.


그래서 아내에게 당신이 봤다던 꿈이 모두 현실로 이루어졌다며,


미래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 했어.


그제서야 아내는 자신의 집안 대대로 딸에게 미래를 보는 능력이 유전된다는 이야기를 했어.


사실을 말하면 마녀사냥 당할까봐 이건 가문의 비밀로 하고 있다고 했지.”




나와 사와는 지금 세레나가 이런 이야기를 왜 하는건지 알수 없었다.


갑자기 이 상황에 옛날 이야기??


아니면 자기가 연구하던 중에 알게된 소설 이야기를 해주는 건가?


아무튼 우리는 그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나면 이해가 된다고 하니 일단 들어봐야 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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