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과 검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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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맨
작품등록일 :
2024.05.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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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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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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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 디센트럴랜드 02

DUMMY

나는 동굴처럼 생긴 기계안에 누워있다.


딱 MRI기계 같이 생겼다.


머리에 양파망 같은 것을 뒤집어 썼다.


그 양파망에는 작은 센서들이 수백개 달려있다.


그리고 전뇌화 스캔을 하는 나노봇들을 안약과 함께 눈에 넣었다.


이곳에서 한숨 자고 일어나면 된다고 했다.


나는 자고 일어났고 당연히 특별히 아무 변화도 느껴지지 않는다.


몸에 들어간 나노봇은 소변으로 알아서 빠져 나온다고 한다.





제이는 그냥 카피본을 만들수 있어서 스캔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내 다음 차례로 사와가 들어가서 누웠다.


사실 전뇌화 AI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클라우드 가상세계 서비스를 하는 회사에 가서


비용을 내고 해야 한다.


그리고 당연히 그곳에서는 살아있는 사람에게 뇌 스캔을 해주지 않는다.


생전에 등록하고 비용을 내 둔 사람이 노화나 사고로 사망하게 되면


사체가 그곳으로 이송되어 스캔이 진행된다.


죽고 48시간 이내에만 가능하고 뇌 부분이 파손이 심한 경우에는 스캔이 불가하다.


그래서 추가 비용을 내고 VIP로 가입하면 1년에 한번씩 가서 스캔을 하고 저장해 두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 불의의 사고로 사망해서 시체도 못건져도 전뇌화 AI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 비용은 무시무시한 비용이라고 한다.


제이의 부모님은 [클라우드 헤븐] 초기 개발팀에 있다가 나와서 회사를 설립하셨다.


그 회사에서 하는 일이 뇌를 스캔하여 전뇌화 하는 장비를 독점공급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불법인 이 과정을 제이의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이다.





제이의 부모님의 글라스하우스(통유리 집)는 자연 친화적으로 보이지만


지하에 엄청난 시설을 가지고 있다.


제이의 본체인 양자컴퓨터가 있고,


전뇌화 스캔장치도 있으며 새로 개발중인 다양한 장비들이 있다.


이곳은 별도의 연구원들은 오지않는 제이 부모님의 연구소이자 놀이터이다.


여기서 두 천재 과학자가 세상을 바꿀 시스템을 설계하고 제작하고 있다.


바로 옆에 늘 아들도 끼고 있다.


아들의 아바타(?)는 뉴욕에 있을지라도..




우리의 뇌 스캔본을 바탕으로 전뇌화 AI를 만드는 작업도 제이가 하고 있다.


스캔에 1시간 정도.


그리고 그것으로 AI를 만드는데 3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법적으로 전뇌화 AI도 인간과 같은 대우를 받는데,


1시간 30분이면 만들어 낼수 있다.


참.. 인간은 무엇이고, 생명이라는 것은 무엇인지 아리송해 진다.



세레나가 나에게 물었다.




“레온, 저거 할때 아프거나 그런건 없지?”




“응, 나는 거의 눕자마자 잠든것 같아. 낮잠 한숨 자고 나오면 돼.”




늘 화려한 세레나 라고 생각했는데,


옷이 날개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요란한 옷을 벗어두고 나노의류로 기본적인 폼에 패턴만 바꾼 옷을 입고 있으니


이 친구가 다 참해 보인다.


평소보다 만만해 보이기도 한다.


나는 참한 버전의 세레나에게 물었다.




“세레나, 네가 본 비전에서 지금 일과 관련된건 없다고 했잖아.


그럼 네가 본건 어떤 것들인지 이야기 해줄수 있어?”




“나는 한 30초 내외의 짧은 영상을 보는 것 처럼 미래를 봐.


전에 말한듯이 내가 보고싶은 상황을 보는게 아니고


그냥 무작위로 랜덤하게 내 인생중에 30초 짜리 클립을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이야.


우리 넷이 워싱턴스퀘어 파크에서 아이스크림 먹던 장면.


사와가 단칼에 큰 개를 베어버리는 장면.


그리고 레온 네가 고층 빌딩들 사이를 날아다니는 장면도 봤어.


어.. 또 뭐가 있었더라..”




“내가 하늘을 날아다닌다고?”




“어.. 정확히는 날아가는건 아니고 스파이더맨 처럼 이렇게 뭐냐..


점프를 아주아주 멀리한 느낌으로 휘이익~ 이런거?”




“그리고? 또 뭘 봤어?”




“그리고 딱 시점을 알수 있었던건 내 25번째 생일파티 정도?”




“나머지는 언제 어디서 인지도 모르는거네?”




“응, 지금 생각나는건 이정도야.


비전을 보면 일기장에 써두는데 한두개 더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기억이 안나네.. 나중에 찾아봐야 겠다.


일기장 뉴욕에 두고 왔어.”




“흠.. 네 능력.. 듣기엔 엄청난것 같았는데, 별로 쓸데없네..”




“뭐야!! 짜식아!!


그래도 2년 뒤에 우리가 다 건강하게 잘 지내는건 알잖아!!


그게 뭘 말하는지 알아??


지금 우리 앞에 생기는 어떤 일도 쫄 필요 없다는 거야!!”




“흐흐흐, 그렇네~ 그건 의미 있다. 긴장이 좀 풀리는 것 같네!”




그렇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이런 저런 안전장치를 걸어두었다고 하지만 우리가 하려는 행동은 안전하지만은 않다.


우리는 이제 전뇌화 한 우리의 아바타 AI와 정보 얽힘을 방지하기 위해서


수면 캡슐로 들어갈 것이다.


그곳에서 우리의 몸의 노화는 1/80 정도의 속도로 진행된다.


이 캡슐이 안전하게 유지되면 80년 후에 돌아와도 신체나이는 1년 먹는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지 테스트를 해본것도 검증된 기술도 아니다.


언제나 생각지 못한 변수가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사실상의 AI국가인 [클라우드 헤븐]에 무단침임 한다.


그리고 혹시나 이 일이 들킨다면 법정구속되고 현실세계로 돌아오지 못할수도 있다.


막연하게 이런 위험성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세레나의 미래시가 절대적인 것이라면,


2년 뒤에 우리는 현실세계에 돌아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최소한 생일파티를 열수 있을 정도로 일상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그거면 충분하다.


그정도 보장이 있는데 뭐가 두려울까?





가족 단체창에 메시지를 남겼다.


[한동안 연락이 안될지도 몰라요. 걱정하지 마세요.]


가족들은 무슨일이냐고 물어왔지만 대답할수 없었다.


불법적인 일을 하는 것을 채팅창에 기록으로 남길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걸 안다면 부모님이 못하게 막을 것 같았다.


하지만 할아버지 처럼 그냥 사라지면 문제가 심각해 질 것 같아서 연락은 드렸다.


문득 할아버지도??? 혹시???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와서 연락드릴께요. 오래걸리면 ’젠슨 창’을 찾아오세요.]


직접 연락이 어려우니 제이 아버지의 연락처를 아빠에게 남겼다.




정확히 뭐가 걱정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속에 걱정이 가득찼다.


옆에 있는 친구들도 마찬가지인지 평소에 우리보다 말수가 적었다.


다들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하는 행동들이 정상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동시에 느끼고 있다.


이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제이는 자신의 연산에 의한 경우의 수가 말하는 최선을 택한 것이고


사와는 태어나서 부터 따라 온 운명을 따르는 것이다.


세레나는 우리와 함께 하는 비전을 보았다.


그리고 나는 ‘우리’를 지키기 위해 적을 찾아 나선다.


나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적과 싸워 이겨야 한다.





제이가 앉아있던 데스크탑에서 ’삐삐삐‘ 하는 알람이 울렸다.


제이가 우리 네명의 전뇌화 AI가 모든 활성화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이제 우리가 수면 캡슐에 들어가고, 제이 부모님이 활성화 버튼을 누르면 된다.


우리는 한 층 더 아래 지하3층으로 내려갔다.


그곳에 패닉룸이 있고 수면캡슐이 8개나 준비되어 있었다.


혹시나 하는 비상상황이나 재난시 대피용으로 만든 방공호라고 하셨다.


핵전쟁이 나도 이 방은 안전할 것이라고 했다.






덤덤하게 수면캡슐로 들어가는 사와를 돌려세워 꼭 안았다.


함께 가는 거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작별인사 같은것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세레나와 제이도 함께 와서 서로 다 같이 포옹하며 토닥였다.


긴장을 감추고 싶었지만 다들 얼굴에 긴장이 묻어난다.


제이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캡슐 안에 들어가서 누웠다.






++++++++++++++






얼마나 지난것인지 시간 감각이 없다.


잠을 자다 깬 것과는 또 다른 이상한 기분이다.


내가 서 있는 이곳에 어떻게 왔는지에 대한 중간과정의 기억이 없다.


연속성이 끊어진 감각은 최대한 주변을 탐색한다.


보이는 것은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색깔의 광고판들.


그리고 스크린이나 홀로그램으로 순간의 이목이라도 끌기 위한 자극적인 영상들이 있었다.


이 공간은 본적이 있다.


가끔 가상현실 게임을 하기 위해서 접속 했던 디센트럴랜드의 중앙 플라자이다.


VR을 끼고, 가상슈트를 입고 들어온적은 몇번 있었는데


그때도 충분히 현실과 구분이 안갈것 같다고 느꼈었다.


하지만 지금이 감각은 그것과 또 다르다.





우와 실감 난다의 수준을 넘어서서 살아있을때의 현실의 감각과 다른것을 못찾겠다.


예전에는 가상의 공간이 참 정교하게 만들어 졌구나 였다면


지금은 이곳은 현실세상이고 나의 모든 감각 역시 내 몸에서 느낀것과 차이를 찾을 수 없다.


만약 이렇게 AI로 태어나서 부터 가상현실에서 살고 있었다면


여기가 가상현실이라고 말해줘도 헛소리 하지 말라며 믿지 않을 것 같다.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각은 정확히는 나를 복제한 AI가 느끼는 것이다.


이제까지는 나처럼 인간다운 하이브리드 생명체는 인격체 인정을 안해주면서


AI를 먼저 인격체로 인정해 준다고?? 진짜 어이없네.. 라고 생각했었다.


내가 인간의 몸을 벗어나 AI가 되어본 입장이 되자 충분히 그럴수 있다고 느껴졌다.


정말로 얼마전 몸속에 있던 나와 지금의 나는


인간의 시각으로 봤을때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났지만


내가 느끼는 나는 전혀 변한것이 없다.


이건 그냥 인간 그 자체있고 나는 살아있다.


내 모든 감각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다.


왜 사람들이 전재산을 바쳐서라도 [클라우드 헤븐]에 들어가려 하는지 이해가 갔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멍하니 있을 때가 아니다.


디센트럴랜드에 들어와서 만나기로 한 엑세스 포인트로 가야 한다.


-9, -52 parcel 클럽 RICH BITMAN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디센트럴랜드에 최초 접속했을때 볼수 있는 장소는 중앙 플라자이다.


그곳은 작은 운동장 정도의 크기로 아주 넓은 공간은 아니다.


그곳에는 다양한 전광판들이 늘어서 있다.


모두다 이 디센트럴랜드 안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업체들의 광고판이다.


그 광고판을 터치하면 바로 디센트럴랜드 안에 있는 그 업체로 이동된다.


아니면 중앙 플라자 가운데 있는 구멍을 따라 폭포수 아래로 점프하면 된다.





디센트럴랜드는 이더리움 기반위에 만들어진 가상세계의 시조새이다.


그 이전에도 다양한 게임들과 가상세계들이 존재했지만


디센트럴랜드가 기존의 것들과 다른 이유는 코인 기반의 가상세계라는 것이다.


그것은 자본시장의 법칙을 수용했다.


가상세계를 공급하는 서비스업자의 권한은 줄어들고


가상세계 부동산 NFT와 유통코인 홀더들이 권한을 갖는다.


마치 왕정국가와 법치, 자본주의 국가의 차이와 같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신세계인 가상세계에 깃발을 꽂고 싶었다.


하지만 특정 회사가 제공하는 가상세계에 입점하는 것은


그 플랫폼 회사에게 주도권을 주고 빨대를 꽂히는 것과 같다.


하지만 NFT로 사유자산이 인정되고,


그 안의 규칙도 이용자들끼리 민주적으로 만드는 곳이라면


공들여 쌓은 탑을 순식간에 타인에게 빼앗기지 않는다.


그 차이가 디센트럴랜드를 가상세계의 허브로 만들었다.




다양한 게임세상과 기업들,


[클라우드 헤븐]과 같은 미러월드까지 특정국가가 아닌 디센트럴랜드 위에 세워졌다.





작가의말

공모전 참가를 위해(30회 연재) 빠르게 달려 왔습니다.

다음 화 부터는 정상스케줄로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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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EP - 디센트럴랜드 03 24.06.17 51 1 12쪽
» EP - 디센트럴랜드 02 24.06.14 55 2 12쪽
29 EP - 디센트럴랜드 01 24.06.14 47 2 12쪽
28 EP - 전쟁의 서막 10 24.06.13 48 2 11쪽
27 EP - 전쟁의 서막 09 24.06.13 53 1 13쪽
26 EP - 전쟁의 서막 08 24.06.12 48 1 12쪽
25 EP - 전쟁의 서막 07 24.06.12 52 0 12쪽
24 EP - 전쟁의 서막 06 24.06.11 54 1 12쪽
23 EP - 전쟁의 서막 05 24.06.11 53 1 12쪽
22 EP - 전쟁의 서막 04 24.06.10 47 1 11쪽
21 EP - 전쟁의 서막 03 24.06.10 55 2 12쪽
20 EP - 전쟁의 서막 02 24.06.08 51 2 12쪽
19 EP - 전쟁의 서막 01 +1 24.06.08 44 2 12쪽
18 EP - 친구들 07 24.06.07 62 1 12쪽
17 EP - 친구들 06 24.06.07 46 1 13쪽
16 EP - 친구들 05 24.06.06 44 2 13쪽
15 EP - 친구들 04 24.06.06 43 2 14쪽
14 EP - 친구들 03 +1 24.06.05 47 2 12쪽
13 EP - 친구들 02 24.06.05 59 2 14쪽
12 EP - 친구들 01 +1 24.06.04 69 2 13쪽
11 EP - 지구적응기 07 +1 24.06.04 65 2 12쪽
10 EP - 지구적응기 06 24.06.03 68 1 12쪽
9 EP - 지구적응기 05 24.06.03 54 2 13쪽
8 EP - 지구적응기 04 +1 24.06.02 60 2 13쪽
7 EP - 지구적응기 03 24.06.01 58 2 13쪽
6 EP - 지구적응기 02 24.06.01 58 2 14쪽
5 EP - 지구적응기 01 24.05.31 66 2 15쪽
4 EP - MOON 04 +1 24.05.30 85 2 14쪽
3 EP - MOON 03 24.05.30 88 2 17쪽
2 EP - MOON 02 24.05.29 130 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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