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과 검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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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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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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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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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4

DUMMY


우리는 밀림을 헤치고 한참 걸어갔다.


밤보다 낮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건지 아니면 운이 좋았던 것인지 괴물 같은 동물들의 공격은 없었다.


우리를 괴롭히는 건 고작 알지 못하는 곤충들이 대부분이었다.


생각보다 순조롭게 둘째날이 지났다.


그리고 셋째날도 곧 마무리 할 시간이 되었다 .


해가 지기 시작했고 우리는 오늘의 야영지를 골라 NFT텐트와 캠핑도구들을 꺼냈다.


이제 밀림지역의 절반 정도를 지나왔다.


원래 계획했던 속도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말은 이제 밀림지대의 정가운데를 지나고 있다는 뜻이다.


밀림의 가장 깊은 곳에 들어오자 나무들이 하나하나 고층빌딩 만하다.


덕분에 대낮에도 햇빛 걱정은 없다.


울창한 나무가 만들어주는 그늘과 습도도 더운것도 아니고 덥지 않은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를 만들어 주었다.


그래도 이 탐험에도 재미 포인트가 있었다.


중간 중간 나타나는 요상하고 귀여운 동물들을 구경하는 맛이 있었다.


우리 눈 앞에 엄청 살찐 고양이 같은데 핑크색이고 귀여운 생명체가 나타났다.


그리고 살랑살랑 움직이며 요상한 소리를 냈다.


마치 울음소리가 소프라노 성악가가 노래를 하는 것 같았다.


듣고 있으니 편안해지는게 천국에 온것 같았다.




"세상에 저런 동물이 원래 있어??"




"있겠냐??


[동물의 숲]은 ㅁ텐도 대작 게임 모음집 이라니까.


포켓몬 + 동물의 숲 + 젤다의 전설 이라고 생각하면 돼”


언제나 친절하게 아는 것도 많은 제이다 답을 해준다.




"그럼 저 동물들 잡아서 구슬에 넣고 내편으로 만들수도 있는거야?”


세레나가 기대감에 부풀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럼. 가능하지.


여기가 전뇌화AI 들의 휴가처라고 했잖아.


여기서 귀여운 동물들 잡아서 애완동물로 쓸 생각에 사냥 오는 사람들이 많아.


아니면 밀림이나 산악지역 탐험 해 보고 싶은 사람들이 국립공원 가듯이 오지."



"나, 저거 잡고싶어!


그 포켓몬스터에 나오는 몬스터볼 사면 잡을수 있는 거야?


그 몬스터볼 어디서 사야 해??"




"몬스터볼은 중앙지역으로 가면 마을마다 센터가 하나씩 있을거야.


거기 가면 살수 있지.


하지만 꽤 비싸~ 너 코인 가져왔어?"




"그거야 환전하면 되지~!"


세레나가 몬스터볼을 살수 있다는 말에 더 신이 났다.




"여기 외부랑 통신 안된다니까.


최소한 디센트럴랜드까지는 나가야 인터넷에 접속해서 환전이 가능해.


미리 환전해서 가지고 왔어야 사용할수 있어."





신이났다가 풀이 죽은 세레나를 보고 내가 지갑에 코인을 챙겨왔으니 나중에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옆에서 조용히 사와가 '나도!'라며 적극 의견을 피력했다.





세레나는 여러끼 NFT로 꺼낸 육포와 간편식만 먹으니 물린다며 주변에서 뭘 좀 구해서 만들어 먹자고 했다.


우리가 야영지로 잡은 곳 바로 옆에 개울 수준의 작은 물줄기가 흐르고 있었다.


거기서 생선이나 먹을 것을 찾을수 있는지 알아보겠다며 제이를 데리고 갔다.


나와 사와는 주변에 나무들을 둘러보고 먹을만한 열매가 있는지 찾아보기로했다.



제이는 꼼꼼하게 챙겨 왔던 투망을 꺼냈다.


제이가 개울가 중에서 물 깊이가 좀 있어 보이는 지역으로 그물을 던졌다.


몇 번 그물이 엉켜서 헛수고가 되었지만


횟수를 반복할수록 실력이 늘었다.


일곱 번째 던진 그물이 쫙 펼쳐졌다.


그물을 끌어 올렸을 때, 손바닥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물고기 세마리가 걸려서 파닥거리고 있었다.


세레나도 낚시를 몇 번 해본 적이 있는지,


능숙하게 물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구덩이를 파고 있었다.


어느 정도 깊이의 작은 구덩이가 생기자


다 먹고 남아 있는 육포 봉지를 가지고 와서 구덩이 주변에 비닐로 막았다.


그렇게 작은 어항이 생겼다.


제이가 잡은 물고기들을 그 웅덩이에 하나 둘 옮겼다.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열다섯 마리의 물고기와 두 마리의 가재를 얻을 수 있었다.


물고기 잡기가 끝나자 세레나의 시간이 되었다.


제이는 옆에서 불을 피우고, 제일 큰 냄비에 물을 끓였다.


그리고 세레나의 요리 보조가 되었다.


"칼!"


하고 세레나가 손을 내밀자 제이가 옆에서 식칼을 집어 세레나에 손에 쥐어주었다.


"퍽! 퍽!"


우악스럽게 세레나 가 생선의 머리를 자르고 배를 갈라 내장들을 개울에서 씻어냈다.


평소의 세레나의 모습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지만,


뭔가 해야 할 때는 진지한 표정으로 무엇이든지 잘 해내는 것이 세레나 이기도 했다.


생선의 비늘까지 능숙하게 벗겨내고 요리를 이어나갔다.


"소금.. 간장.. 국자.. 고춧가루.."


요리중에 이따금씩 필요한 걸 말하면 척척 제이가 세레나의 손에 쥐어주었다.


이런걸 다 챙겨온 제이도 대단하다.


아니 이런 여행용 조미료 세트를 NFT로 준비해둔 아빠가 대단한건가?


이 커플은 참 죽이 척척 맞는다.






나와 사와는 주변의 밀림을 다니면서 먹을만한 열매들을 찾았다.


식물들을 잘알지 못해서 혹시 독이 있을지도 모르니 아무거나 가져갈수는 없었다.


주변에서 다람쥐를 발견하여 그 녀석을 관찰했다.


겉에 가시는 없지만 마치 밤 같이 생긴 것을 갉아먹고 있어서 그 열매를 나무에서 40개 정도 땄다.


다람쥐가 먹고 있었으니 혹시 맛이 없을지는 몰라도 독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무 위에서 바나나를 따먹고 있는 원숭이들을 발견했다.


꽤 높은 곳에 있었는데


사와가 주변의 나뭇가지들을 몇 번 밟고 솟아올라 나무에 매달려 있는 바나나 뭉터기의 꼭지를 단칼에 베어냈다.


성인의 몸통 보다도 더 큰 바나나 뭉터기가 '쿵' 하고 떨어졌다.


아랫부분은 떨어지는 충격에 뭉개져버렸지만,


아직도 먹을 수 있는 부분이 많이 남아 있었다.


다큐멘터리 같은 곳에서 바나나 잎으로 싸서 무언가 구울 때 사용하는 걸 보았다.


그 이야기를 하며 큼지막한 바나나 나무 잎을 여러 장 챙겼다.





우리가 다시 모였을 때 그럴듯한 밥상이 차려졌다.


밤 알 같은 나무 열매들을 바나나 잎으로 싸서 화로 안, 옆구리에 넣어 놨다.


중간에 퍽퍽하고 터지는 소리가 조금 났지만 고소한 냄새가 같이 나기 시작했다.


제이와 세레나가 준비한 생선 요리도 금방 완성되었다.


열 마리 정도의 생선이 나뭇가지에 꽂혀 화로 주변에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빨간색 국물이 자박자박한 생선조림까지 있었다.


그리고 그 냄비 옆에는 맛있게 빨강색으로 변한 가재도 두 마리 누워 있었다.


이렇게 상차림이 완성되고 나자 무언가 대단한 것을 해낸 것 같고 뿌듯함이 느껴졌다.


저녁 밥을 준비하는 한두 시간 동안은 우리가 정말 캠핑을 하러 온 것처럼 힐링하는 기분이 들었다.


목표를 향해 가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중간중간 사소한 행복도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오래간만에 깔깔거리며 시시콜콜한 농담을 했다.


필요한 식자재들이 완벽한 것은 아니라서 요리가 아주 훌륭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위기가 주는 매력이 조미료가 되어 핫 껏 맛을 올려주는 것 같았다.


울창한 밀림 속, 열악한 환경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이제서야 일상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ㅁ튜브 채널에 악플 공격이 시작되고 부터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리고 있었다.


정작 일주일 정도 밖에 안된 길지 않은 시간 이었음에도


그렇게 여유를 잃고 지낸 것이 오래 된 것 같았다.


나에게 있어서 일상은 뉴욕에서의 삶이 아니라 친구들과 이렇게  평화롭게 수다떠는 것 이었구나..


나는 그새 이런걸 그리워하고 있었구나..


센치한 생각들이 마음에 일렁이려는 찰나,


아까 들리던 소프라노 가곡 같은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숲 속에서 울려 퍼지는데 정확히 위치는 어디인지 모르겠다.


이제는 어둑어둑 땅거미가 지고 있었다.




"이 노래 소리 진짜 좋지 않니?


나 저 포켓몬 꼭 잡을 거야!


저 노래 소리 들으면서 샴페인 한 잔 하고 싶다아아~"


세레나는 눈을 지그시 감고 황홀한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때 우리 주변 하늘 위로 보라빛의 검은 구름 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미 하늘은 깜깜 해졌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고 그 구름 들이 뭉치는 곳에서 스파크처럼 번개불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화난 짐승이 위협하는 것처럼, 번갯불 뒤를 따라 '우르르르르' 하는 작은 천둥 소리도 들리기 시작했다.




"뭐야?!  비라도 쏟아지려나? 하늘이 심상치 않은데?"




가장 귀가 밝은 내가 이상함을 느끼고 친구들에게 말했다.


보라색 빛이 도는 구름 들이 한데 뭉쳐  중간중간 번갯불이 튀니


흡사 불꽃놀이를 하는 것처럼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와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한 모양이다.



"우아~ 예쁘다~~"



하지만 감탄과 장관의 감상은 잠시였다.


잠시 후, 숲 속에서 소프라노 음색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그리고 잠시 뒤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그렇게 수십 개의 목소리가 합창을 하기 시작했다.


아까는 그렇게 아름다운 노래 소리처럼 들렸었는데


울창한 밀림이 메아리를 만들고


수십개의 목소리가 겹쳐지니 음악으로 거대한 장막이 생긴것 같은 압박감이 들었다.


우리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것처럼 앉아 있었다.


황홀 했던 음색이 순식간에 공포로 바뀌어 버렸다.


아무도 한마디도 내뱉지 못했다.


순간 일시에 모든 노래가 멈췄다.





하늘에서 다시 '우르르' 하는 낮은 떨림을 신호탄으로 이녀석들의 합창이 시작되었다.


낯익은 음율이었다.


빠른 박자로 긴박하게 시작된 음악이 시작되자 오싹하고 온몸에 소름이 쭈뼛 솟았다.


세레나가 공포에 질린 얼굴로 몸을 약하게 떨며 말했다.



"슈베르트.. 마왕.. ..?”



기괴할 정로도 거대하게 밀림에 울려퍼지는 노랫소리에 우리는 옴짝 달싹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정신을 번쩍 차리게 해주는 거대한 번개가 우리 뒷편 숲속 어딘가에 내려 꽂혔다.


그리고 잠시 후 고막을 찢을 것 같은 천둥 소리가 우리를 덮쳐왔다.





"콰르르르르릉!!!!!!"





"저게 뭐야!!!"




사와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번갯불에 맞아 불타는 커다란 나무가 보였다.


그리고 그 아랫쪽에 노래를 부르던 핑크색 몬스터가 보였다.


번개에 직격을 당한 건지 바들바들 떨고 있는데,


그 몸 주변으로 하늘에 있던 구름처럼 보라색 기운이 보였다.





그 번개를 맞은 녀석이 경련같은 것을 일으키더니


번개와 함께 멈추었던 노랫소리가 숲속에서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번개맞은 나무가 불타면서 조명 역할을 해준 덕분에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무와 풀숲 사이 사이에 한마리씩 핑크색 몬스터가 서 있었다.


이녀석들 낮에는 그렇게 귀여운 얼굴이었는데,


지금은 눈이 돌아가서 붉은색 안광을 뿜고 있다.


웃는 건지 인상을 쓰는 건지 알수 없는 묘한 얼굴로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누가 봐도 소름끼치는 장면이 아닐수 없었다.


그 와중에 번개 맞은 녀석의 떨림이 점차 심해져 갔다.




“저거, 저거 왜 저래? 막 이상한 괴물로 변하는건 아니지?


젤다나 포켓몬에 변신괴수 같은 것 도 있었냐?”




제이가 어느새 드라이버와 장도리를 꺼내 손에 쥐고 말했다.




“야!! 재수없는 소리 하지마!!!


말이 씨가 된다고!!!


젤다는 안해봤어. 포켓몬에도 진화는 있지만 괴수화는 없는데..”




그때, 우리 눈 앞에서 바들 바들 떨던 번개 맞은 몬스터가 ’번쩍‘ 하고 섬광을 뿜어 냈다.


작가의말

오늘도 감사합니다.


행복한 한 주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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