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과 검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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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맨
작품등록일 :
2024.05.08 12:39
최근연재일 :
2024.09.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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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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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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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5

DUMMY


우리는 석재 채석장과 통나무숲 중에서 어디로 갈지 의견을 나누었다.


아무래도 석재 보다는 목재가 가볍고 덜 힘들것 같아서 통나무숲으로 가자고 했다.


제이가 머뭇거리더니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 생각해보니 숲은 한동안 가고 싶지 않은데..”



옆에서 사와도 마침 하고 싶다는 말을 해주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 끄덕 했다.


‘너희도.. 고생 꽤나 했구나..’


그래서 우리는 석재 채석장을 향해 갔다.


위치는 정보 센터에서 지도에 마킹을 해주었기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채석장에 도착하자 큼지막한 표지판이 서 있었다.



[이곳은 마법 도서관 퀘스트를 위한 석재 채석장입니다.


다른 채석장과 혼동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이 주변에 다른 채석장도 있는 모양이다.


대부분 채석장은 아무 돌이나 가져가는 것이 아니고 종류가 있다.


대리석, 화강암, 규암 등등 건축 자재로 사용하기 위한 여러종류의 돌이 있다.


그리고 지리적인 영향에 따라서 특정 암석이 어느 지역에 모여있다.


그래서 채석장, 광산 같은 사업장은 같은 지역에 여러개가 모여있는 경우가 많다.




그 큼지막한 표지판 아래 작은 오두막이 있었다.


그 안에 들어가니 너구리가 서 있었다.


이제는 너구리가 점점 친숙해진다.


너구리를 만나면 정보를 얻고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것 같다.


우리가 너구리에게 다가가니 먼저 물어왔다.




“[마법 도서관]의 퀘스트를 수행 하러 오셨나요?”



“네~”



하고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지만, 속으로 약간 찔리는 것이 있었다.


세레나의 퀘스트 카드까지 가지고 왔는데,


인원수 체크를 한다거나 타인의 퀘스트를 대신 해 줄수 없다거나 하는 규칙이 있을지도 몰랐다.


그래서 그냥 은근슬쩍 넘어가기를 기대하며 말을 아꼈다.



“세분 모두 퀘스트에 참가하시나요?”



“네~”



“이쪽으로 오셔서 작업복을 착용하고 장비를 들어 주세요!”




우리를 오두막의 뒷쪽으로 데리고 갔다.


그쪽에는 어깨에거는 멜빵이 붙어있는 바지들이 걸려 있었다.


그 바지의 밑단에는 고무부츠도 일체형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바지를 갈아입고 헬멧도 썼다.


꽤 두툼해 보이는 장갑도 착용했다.


너구리는 옆에 잔뜩 쌓여있는 포대자루를 가리키며 말했다.




“옆에 있는 곡괭이와 삽을 챙겨주세요.


그리고 오늘 작업하실만큼 포대자루를 챙겨주세요.


한개의 포대에 가득 돌조각을 채워서 [마법 도서관] 서쪽 타워로 옮겨주시면 됩니다.


퀘스트 수락하실 때 받은 카드와 함께 포대를 가져가면


그쪽에서 갯수 만큼 카드에 마킹을 해주실 거에요.”



“다른 분들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몇포대 정도 작업을 하시나요?”


나는 해본적이 없는 작업이라서 얼마나 걸릴지 가늠하기 힘들었다.


이 포대도 얼마나 챙겨야 할지 파악하기 어려워 질문을 했다.




“대부분 한시간에 2~3포대 정도의 작업을 하십니다.


가끔 속도가 빠른 분들은 두배 이상의 속도를 내기도 하십니다.”




나는 욕심을 내서 100개의 포대를 수레에 담았다.


오늘은 잘 해봐야 5시간 정도의 작업시간 밖에 없었다.


저녁 7시까지는 돌아가서 식당에서 세레나와 만나기로 했다.


5시간 동안 3명이 100포대라면 너구리의 안내대로라면 말도 안되는 욕심이다.


하지만 나는 몸 쓰는 일이라면 자신있었다.


그리고 수련삼아서 힘을 좀 써 볼까 하는 생각 중이었다.




우리는 짐을 챙긴 수레와 작업후 돌무더기를 옮길 빈수레까지 챙겨서 너구리를 따라 갔다.


조금 이동하니 큼지막한 채석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넓은 지역이었다.


이정도 면적이면 거의 [마법 도서관]을 모두 합친 정도일 것 같다.


그렇게 넓은 땅이 커다란 소용돌이 모양으로 파고 들어가 있었다.


석재의 종류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어떤 돌인지는 모르겠지만,


흰색의 가까운 밝은 회색의 돌이었다.


아까 [마법 도서관]의 예쁜 건물들이 대부분 이 색이었다.


아마도 단순히 수리를 위한 퀘스트 채굴장이 아니라


계속 주변 마을에 석재를 제공하는 작업장인 모양이었다.





우리는 너구리에게 지정받은 위치에 섰다.


너구리는 다른 작업자들과 동선 문제로 트러블이 생길 수 있으니


지정받은 구역에서만 작업을 해달라고 당부하고 떠났다.


돌 조각의 크기는 별로 상관없고 파쇄해서 포대를 가득 채우면 된다고 했다.


우리는 별 말없이 조금씩 떨어져서 자릴 잡고 눈앞에 바위벽을 부수기 시작했다.




사와는 곡괭이를 검처럼 쥐고 내려치기, 횡베기, 올려치기 등을 하기 시작했다.


사와는 채굴효율 보다는 훈련에 염두를 두고 있는 것 같았다.



“사와 그렇게 하다가 손목 다치는 거 아니야?


곡괭이가 검 보다 훨씬 무거울텐데..”



“걱정마~ 잘 조절하며 할게~ 읍.. 퉤!퉤!!”



저 무거운 곡괭이를 손목에 아무런 부담없이 요리조리 장난감 칼처럼 돌리고 있었다.


튀는 돌조각이 말하는 중에 입에 들어와서 난처해 했다.


나는 내가 챙겨온 선글라스와 방진용 마스크를 사와에게 주었다.


사와는 고맙다고 웃어보이고 다시 곡괭이를 돌리기 시작했다.


‘훙훙훙’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무서워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





제이는 누가봐도 원래 이 채굴장에서 일하던 엔지니어 같아 보였다.


헬멧에 보호고글, 스키 탈 때 쓸 것 같은 도톰한 마스크까지 완전 무장을 했다.


그리고 NFT 아이템을 현물로 만들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큼직한 공구용 가방이 나타났다.


뚜껑을 열고 꺼낸 것은 꽤나 묵직해 보이는 해머드릴 이었다.


제이는 해머드릴의 비트를 골라서 갈아 끼우며 휘파람을 불었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채석장과 하나가 된것 같았다.




“아니.. 도대체 그런건 어디서 난거야?”




“클럽 [RICH BITMAN] 선반위에 있던데?


전에 말한 ㅁ쉬 제품이라 이것도 성능 끝내줄껄?”





“아니.. 거기 그게 있던것도 이상하지만, 그걸 왜 챙겨온거야?”




“무슨 소리야? 이거 나중에 무기로 써도 장난 아니야~! 공격력 +47이라고!”




제이는 물만난 고기처럼 신나 보였다.


뭔가 기계장비 같은 것을 보면 이녀석은 눈빛이 반짝거린다.





우리가 작업을 하기 전에도 채석장 이곳 저곳에서는 채굴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깡~ 깡~ 깡~~!” 하는 곡괭이가 바위를 때리는 소리들이 간격을 두고 들렸다.


우리가 작업을 시작하고 채석장의 소음은 한결 커지고 풍성 해졌다.


“우와아아아앙!!!!!! 콰과과과가가가가가가각!!!!!!”


하는 드릴의 무지막지한 파쇄음이 추가 되었다.


그 소리에 놀라서 다른 사람들의 깡~ 깡~ 하는 소리가 멈춰 섰다.


그리고 잠시 후 사와가 곡괭이를 휘두르는 소리가 더해지자


다른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깡깡깡깡깡까가가가가가가가가강!!!!”


초 고속으로 휘두르는 곡괭이가 내는 쇳소리가 속도를 더하더니


드랍 더 비트~ 하고 320 BMP으로 몰아치는 랩퍼의 박자를 보는 듯하다.


몰려든 사람들이 입을 떡 벌리고 구경한다.


개중에 자기들끼리 수근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우아.. 미친거 아니야?]


[나 저런 사람 본적 있어! 오락실에 무슨 드럼게임 저렇게 하는 사람있더라]


[저건 곡괭이잖아!! 저게 말이 되냐?]


[저거 가짜 곡괭이고 그냥 막대기 같은거 아니야?]


[아 따가!! ㅅㅂ 여기까지 돌이 튀는데 무슨 가짜막대기야!]


제대로 구경거리가 생겼다.


드릴질을 하던 제이도 멈춰서서 사와의 검무를 바라보고 있다.


너무 빨라서 잔상이 생길 정도로 팔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로 순식간에 돌무더기들이 쌓이고 있었다.






힘쓰는 일은 내가 해야지 했던 나의 다짐도, 철저하게 장비를 챙겨온 제이도


그냥 서서 구경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구경도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바탕 성에 찰 만큼 휘둘렀기 때문인지,


아니면 초식 같은것을 1회 하고 마무리를 한 것인지


사와는 ‘훅~’ 하고 크게 숨을 내몰아쉬며 멈춰 섰다.


그리고 그 아래로 우리가 가져온 100개의 포대를 모두 채우고도 남을 정도의 돌조각이 생겼다.


사와가 때린 바위벽은 길가다 소나기를 만나면 들어가서 쉬기 딱 좋은 크기로 동굴이 생겼다.


기분탓인지 곡괭이 머리 부분이 약간 작아진것 같기도 하다.


구경하던 사람들이 멈춰서 있다가 갑자기 박수를 쳤다.



“우아!!!!!!” 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사와는 깜짝 놀라며 뒤를 돌아봤다.


사람들이 왜 이리 많이 모였는지 당황스러워 하며 나와 제이가 서 있는 옆으로 왔다.


사와의 이마에는 땀이 비오듯이 내려서 검은 머리카락들이 얼굴에 늘어 붙었다.


나는 손수건을 꺼내서 사와에게 주었다.


사와는 미소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손수건을 받아 땀을 닦았다.




“저 사람들은 다 뭐야?”




“너 곡괭이질 하는 소리에 놀라서 모였어.”



사와는 머슥한 듯 땀을 마져 닦아내며 고개를 돌려 그들의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그런 사와를 보면서 제이가 물어봤다.




“솔직하게 말해봐.. 사와.. 너도 그냥 인간 아니지?


이게.. 이게.. 인간이.. 이게 말이 되냐?”




“여긴 가상세계 잖아~ 그러니까 이 세상에서는 안될 것도 없는것 아니야?”




“그런식으로 작동하는게 아닐텐데..”




“하여간 이 무게감 좋다. 빨리 더 좋은 검을 구해야겠어! 손맛이 아주 좋다.”




당연히 가상세계니까 되는거지 뭘 그런걸 물어 보냐는 당당한 사와의 태도에 제이가 할말을 잃었다.


아마도 이런 사고방식 덕분일 것이다.


검을 다루는 연습이야 사와가 평생에 걸쳐 해왔을 것이다.


그것에 더해져 가상세계를 이렇게 만만하게 생각하는 태도가


사와에게 규격 외의 능력을 발휘하게 해주었을 것이다.


육체가 실존하는 것이 아닌 세계이기에 한계가 없다.


뇌를 쓸수 있는 만큼 반응 할수 있다.


생각에 리미터가 없다면 보통 사람의 수준을 뛰어 넘을 수 있는 곳이다.


하긴 현실세계에서도 괴물같은 존재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난다.


원래 어쩌면 인간은 그런 동물일지도 모른다.


자신이 생각하는 만큼 이룰수 있는, 생각에 의한 동물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사와가 만든 돌조각 들을 포대에 담았다.


100개의 포대를 가득 채우고 수레에 나눠 담았다.


그러고도 남은 돌조각들을 구경하던 사람들에게 마음대로 가져가라고 했다.


오늘은 그렇게 조기 퇴근을 하기로 했다.


이 속도라면 내일은 300개의 포대도 작업 할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서쪽 타워 앞으로 석재들을 옮기고 카드를 내밀었다.


서쪽 타워 담당 너구리가 우리의 숫자가 적힌 카드에 펀치로 구멍을 뚫어주었다.


예상했던대로 세레나의 카드를 내밀어도 인원체크 같은 것은 상관없었다.


4장의 카드에 100개의 구멍을 나누어 찍어줬다.


남은 작업은 내일과 모레 정도면 마무리 할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예상 했던 것 보다 일찍 일을 마치고 도서관에 가보기로 했다.


작가의말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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