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메이커(꿈의 설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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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lan
작품등록일 :
2024.05.0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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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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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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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광렬의 이야기 (Chapter 10- 꿈)

DUMMY

Chapter 10 - 꿈


이름을 묻는데 뜬금 없이 번호를 말하자 광렬이 다시 물었다.


“이름이 5번이야?”


“저희는 이름 대신 번호로 부릅니다.

처음이라 조금 어색하겠지만 편안한 기분으로 쉬러 왔다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지금부터 제가 질문을 드릴텐데요.

이 질문은 드리머님이 꾸고 싶어하는 꿈을 정확하게 디자인하기 위해서 하는 질문이니 혹시라도 답변하기 어렵거나 하시면 그냥 넘어 가셔도 됩니다.“


“알았어”


“질문 하기 전에 혹시 불편한 점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없어.

귀찮으니까 빨리 빨리 하지!”


“네 그럼 첫번째 질문드리겠습니다.

오늘 드리머 님이 방문한 이유가 특별히 꾸고 싶은 특별한 상황이 있으신건가요 아니면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셔서인가요?”


광렬은 잠시 머뭇거리다 대답한다.


“있어 우리 누나.”


“누나가 제일 보고 싶으신 거군요?

누나는 몇 살이신가요?”


“우리 누나 마흔 다섯이지.”


“혹시 말씀 하신 나이가 누나의 지금 나이인가요?

아니면 드리머님 꿈 속에서 보고 싶은 예전의 나이 인가요?”


“지금 나인데.. ”


“그럼 꿈 속 누나의 나이는 몇 살 이신가요?

누나가 몇 살 일때를 꿈에서 보고 싶으신가요?”


“그 새끼한테 잡히···.

집 나가기 전이니까 한 열다섯 열여섯? ”


“그때 드리머님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나는 완전 애였지. 10살 차이니까 대여섯살 정도 됬을꺼야”


“누나랑 무엇을 하실 때 제일 행복 하셨나요?”


“뭐가 그렇게 질문이 많아?”


“죄송합니다.

드리머님께 딱 맞는 꿈을 디자인 하려다 보니···.”


“물놀이 했던게 기억나.”


그 이후 이어 지는 질문에는 고분 고분 대답을 잘 한 광렬,그렇게 모든 질문이 끝났다.


“자, 이제 꿈을 디자인하기 위한 모든 과정이 끝났습니다.

지금부터는 꿈꾸기 위한 준비 절차를 하겠습니다”


5번 드림 디자이너는 광렬의 관자놀이에 마치 심전도 측정기 처럼 생긴 전선이 연결된 기기를 부착하고 나갔다. 그러자 조명이 어두워 지고 의자가 천천히 뒤로 제껴지며 편안한 침대처럼 되었다.


“지금부터 디시브가 작동하면 졸음이 올거예요.

그러면 그냥 편하게 주무시면 됩니다.”


말이 끝나자 부착 된 기기에서 나지막한 저음의 소리가 나는 듯 했다. 이내 조명은 완전히 꺼지고 광렬은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


태양빛이 뜨거운 여름,

나는 마당에 있는 나무 그늘 및 물이 담긴 큰 대야에 앉아 목욕을 하고 있다. 짧은 단발 머리를 한 누나는 나를 목욕 시키고 있다.


“누나! 내가 가만히 있으면 아이스 크림 사준다고 했지?”


“그럼, 그런데 광렬이가 가만 있어야 사주지,”



“나 아이스 크림 먹고 싶어. 상어바 먹고 싶어.”


누나에게 물을 튀기며 장난을 치고 싶은데 아이스크림의 유혹에 나는 망설이고 있다.


“누나! 누나도 덥지?”


결국 장난기가 발동한 나는 누나에게 물을 튕긴다.


“앗 차거 하지마. 너 이러면 상어바 안사준다.”


“히히히히. 메~롱.”


누나는 두 팔을 걷어 붙이고 물장난 치는 나를 씻겼다.

나는 끊임 없이 누나에게 물을 뿌리며 장난을 친다. 언제 봐도 예쁜 웃음을 가진 누나는 씻기는 내내 내게 웃음을 잃지 않는다.


“누나, 누나도 목욕해. 이리와. 이얏 이얏”


나는 누나에게 계속 물을 뿌렸다.


“앗 차거. 자꾸 그럼 누나가 목욕 안시켜준다.”


마당에 있던 나무의 그늘과 차가운 대야의 물이 초여름 더위를 식혀주었다.

목욕을 다 하고 누나의 손을 잡고 집 앞 구멍 가게로 한걸음에 달려간 나는 아이스바를 샀다.


“누나 나 커서 어른 되면 맨날 맨날 상어바 열개 먹을 거다.”


“뭐? 안돼 그러면 배탈 나. 아이스 크림 많이 먹으면 배 아야 해.”


“누나 이거봐. 메~~ “


보라색 혀를 쑥 하고 내보이자 누나는 빨갛게 변한 혀를 “메~” 하고 내민다.


“내 혀는 빨간색 이지롱.”


“나는 보라색이지롱. 메~에”


누나랑 장난 치는 것 말곤 아무 것도 할 것이 없는 날이다.

평생토록 기억될 평온한 시간이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나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억속에 남아 있는 유일한 밝은 하루다.


*****


한시간 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짧고 또 강렬한 꿈이 끝났다.

이미 현실로 돌아와 정신이 차린 광렬이었으나 그냥 그대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꽉 깨문 입술로 흐느끼는 소리가 흘러 나왔다.


“끄~윽···끄~윽”


한동안 광렬은 침대에 누워 그렇게 짐승 처럼 흐느껴 울었다. 그동안 살아 온 그와 인생과 누나인 광숙과의 추억들이 다시 한번 주마등 처럼 눈 앞을 스쳐갔다. 한참을 일어 나지 못하고 울고 나서야 깨달았다. 아직 마음에서 누나를 떠나 보내지 못했다는 것을...

그에게서 누나를 떠나 보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오늘 보인 이 눈물과 흐느껴 우는 애도의 시간이 이었고, 그에게는 그런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잘가 누나!

하늘 나라에 가서는 부디 행복 하게 살아.

아프지 말고, 약 하지말고 좋은 남자 만나고···.’


내내 냉정한 척 하며 아무 일 없었던 것 처럼 지내온 광렬은 그렇게 마음 속의 응어리를 내 뱉으며 광숙을 떠나 보냈다.


몇분이나 지났을까?

눈물이 멈추고 홀가분 한 모습의 광렬은 한동안 그렇게 여운을 놓치기 싫은 듯 멍하니 리클라이너 쇼파에서 일어 서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불이 켜지고 5번 드림 디자이너가 알 수 없는 미소를 띄우며 광렬에게 다가와 물었다.


“드리머님. 오늘 꿈은 만족 하셨는지요?”


광렬은 처음에 보였던 그 악의 섞인 말투가 아닌 한층 조용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대답했다.


“고맙수.”


평생토록 누구에게 해 본 적이 없는 말이다.


“만족 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인사와 함께 광렬의 머리에 붙은 패치들을 제거 해주자 광렬이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광렬의 앞에 두 손으로 자신의 명함을 내미는 드림 디자이너.


“드리머님 이건 제 명함입니다.

다음 번에 제 명함을 보여 주시면 10% 할인 혜택이 있구요.

제가 드리머님 꿈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니 다음번에는 좀 더 쉽게 꿈을 디자인 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니 다음번엔 꼭 지참 하시고 바로 저 5번 드림 디자이너를 찾아 주시기 바랍니다.”


광렬은 명함을 받아 들고 앞 뒤로 돌려가며 쓰~윽 보았다. 좀 허전하다 싶을 만큼 앞 뒷면에 적혀 있는 정보가 없어 보이는 명함,


‘ 드림메이커’

‘드림 디자이너 No. 5’


앞면과 뒷면에는 짧은 회사 이름과 디자이너 번호만이 적혀 있다.


‘헛 참, 뭐 이따위 명함이 다 있어?’


광렬은 다시 한번 옷 소매로 눈을 쓰~윽 닦고 명함을 주머니에 대충 집어 넣고는 영욱을 따라 왔던 복도를 되돌아 터벅터벅 걸어 들어 왔던 로비로 갔다. 로비에 다다른 두 사람, 영욱이 공손하게 인사한다.


“드리머님 행복한 꿈 꾸셨길 바랍니다.

그럼 안녕히 가십시오.

다음에 또 이용 바랍니다.”


뒤 어어 드림 인포의 인사가 들렸다. 광렬은 좀 멍한 모습으로 인사를 뒤로 하고 문을 열고 걸어 나왔다. 반면 멍한 표정과는 달리 그의 발걸음은 몹시도 경쾌해 보인다. 코너를 돌아 서려다 문득 생각이 난 듯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꺼내 영신에게 전화를 거는 광렬.


‘뚜루루루···.뚜루루루’



새벽까지 진상 손님을 받고 잠을 자고 있던 영신은 한참을 울리는 전화 벨 소리 때문에 잠을 깼다. 아직 더 자야 하는데 깨어 버려 짜증이 좀 난 상태인 영신은 잠이 덜 깨서 잠긴 상태이나 신경질이 섞인 말투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나야!”


[니가 누군데 아침부터 전화질이야 잠도 못자게?]


“나야 임마 자는데 깨웠냐?”


[어머 광렬 오빠야?]


“그래 임마 나라고”


“왠일? 오늘은 해가 서쪽에서 뜨겠네. 아침 부터 무슨 일로 전화를 다했데?]


“아침은? 지금이 몇신데? 너 어디야?”


[집이지. 뭘 어디긴 어디야.]


“그래? 내가 그리 갈테니까 기다려.”


[우리 집에? 지금? 왜?]


“왜라니? 내가 가면 안 될 일이라도 있냐? 뭐 다른 놈이라도 같이 있냐?”


[아~잉, 무슨 소리야 오빠, 일 끝나고 자고 있었고만]


“간다. 한시간 후에 봐”


[근데 오빠, 무슨일? 목소리가 좋네. 로또라도 된거야?]


“좀 있다 봐.”


퉁명스러운 말투로 짧은 대답을 하던 광렬이 전화를 끊자 영신은 전화를 침대 옆에 던져 두고 다시 잠에 빠져 들었다.


“띵~동, 띵~동”


전화를 끊고 한시간 쯤 후 광렬은 영신의 집에 도착 했다. 문 밖에서 초인종을 울리는 광렬, 그 때까지도 잠이 덜 깬 영신은 속옷 차림으로 흐느적 흐느적 걸어가 확인도 하지 않고 현관 문을 열어 주었다. 뭐가 급했는지 문이 열리자 마자 불쑥 들어 온 광렬은 평소와는 다르게 영신을 보지도 않은 채 신발을 벗고 집으로 들어서면서 말을 했다.


“아직도 자냐? “

지금이 몇 신데··· 해가 중천에 떴어 인마.

너 배는 안 고프냐?

해장국 먹으러 갈까?

아니 그··· 파스탄가 뭔가 그거 먹으러 갈래? “


Chapter 10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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