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메이커(꿈의 설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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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lan
작품등록일 :
2024.05.0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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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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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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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광렬의 이야기 (Chapter 13 - 제안)

DUMMY

Chapter 13 - 제안


광렬은 아닌 줄 알면서 괜히 지배인을 몰아세웠다.


“내가 장부 관리하겠다니까 왜 그렇게 놀라냐?

너 뭐 돈이라도 꼬불치냐?”


“아닙니다 형님 제가 무슨···가게가 이런데 꼬불칠 돈이라도 있나요?

장사 좀 잘 되서 돈 좀 꼬불쳐 보면 좋겠습니다.”


“이게 지금 나한테 말이라고 하냐?

너 하여튼 꼬불치다 걸리면 죽는다!”


그렇게 광렬은 지배인이 관리하던 장부 관리를 뺏어왔다. 그리고 그 날 이후 매달 내는 상납금에서 달달이 얼마씩 현금을 따로 빼 두기 시작했다.

상납금 내고 남은 돈 모두 다 가져 가라고 했지만, 이 망할 주점에서 이것 저것 다 떼고 나면 광렬의 몫으로 돌아 가는 돈은 사실상 거의 없었다. 물론 직원들은 툴툴 거렸다.


“사장님 저 이번달도 월급이 적게 들어 왔는데요.”


“장사가 안되서 그래 임마.

다음달에 더 줄테니까 좀 참아.”


현금을 떼 가는 탓에 부족한 것인데 오로지 매출 부진이라는 말로 포장했다. 그리고 장부에 기재하지 않았다.


그렇게 드림 메이커로 향하는 광렬이었다. 꿈을 꾸러 가는 그의 발걸음은 들 떠 있었다.

드림메이커 문을 망설이지 않고 열고 들어가는 광렬.


아름다운 꿈 꾸십시오. 드림 메이커 입니다.”


인사를 한 귀로 흘리고 명함을 꺼내어 안내 데스크에 있는 은정에게 보여 준다.


“드리머님, 이번에도 5번 디자이너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저희 매니저 님과 절차 처리 부탁 드립니다.”


광렬은 영욱과 함께 대기실로 향했다.


“드리머님 이미 잘 아시겠지만 필요한 서류에 지장만 찍으시면 바로 디씨브 이용 가능하십니다.”


말 하기도 전에 처음의 그 서류를 내미는 드림 매니저.

문득 처음 방문에서 본 부작용 관련 사항이 떠오른 광렬, 큰 관심은 아니지만 조금 더 자세히 읽어 보았다. 그 것은 두번째 장의 법적 동의 사항이었다.


******

‘ < 법적 동의 사항 >

1. 본인 ____ 은 디시브(DCIB)를 이용 할 경우 육체적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 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음.


2. 본인 ____은 디시브(DCIB)를 이용하고 난 후 생기는 어떠한 부작용에 대해서도 드림 메이커가 법적으로 책임이 없으며, 그 모든 것은 사용자 본인의 책임이라는 것에 대해 동의 한다.’


******


질문 이전에 이미 빈 공간에 지장을 찍고 있는 광렬이 묻는다.


“디시···브 이게 뭐야?”


“드리머님의 꿈을 디자인 해서 원하시는 꿈을 꾸게 하는 장치의 이름입니다.”


“육체적 정신적인 문제는 뭔데?”


“저희 디시브는 뇌를 자극해서 인위적으로 꿈을 꾸게 합니다. 그래서 뇌에 연관된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지 실제로 부작용이 꼭 발생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문제 없다는 말이지?”


“저희 입장에서는 드리머님들께 만에 하나 있을 법 한 일에 대한 고지 의무를 다하는 것 뿐입니다.”


“그래서 부작용이 뭔데?”


“두통이나 우울증 심하면 코피를 흘리시는 분들이 가끔 있습니다..”


“두통? 우울증? 죽지는 않네”


별거 아닌 듯 퉁명 스럽게 광렬이 대꾸하자 매니저가 다시 한번 설명한다.


“병원에서도 수술 부작용을 전부 책임 지지는 않잖습니까? 한마디로 말해 저희도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서류들에 사인을 마친 광렬이 영욱을 따라 드리밍룸에 들어가자 곧 조명이 어두워 지고 5번 드림 매니저가 들어왔다.


“반갑습니다 드리머님 또 찾아 주셨군요.”


“나 기억해요?”


“그럼요 지난번에 누나분 꿈 꾸고 가신 드리머님이시죠?”


“그것까지 어떻게 기억해요?”


“저희는 한번 오신 고객님들은 항상 기억하고 있습니다.”


“기억력이 엄청 좋나 보네요···허허”


광렬은 첫번째 방문 때 보다 말도 많아 지고 말투도부드럽고 고분 고분해졌다. 그런 그의 모습은 막 길들여지기 전의 야생의 동물과도 같아 보였다. 마치 자신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을 알아보고 경계심을 풀지 않은 채 고분 고분해진 것 같았다.


“오늘은 어떤 꿈 꾸실 건가요?”


“오늘은 전에 꿨던 꿈 말고 다른 꿈을 꾸고 싶은데 되죠?”


“물론이죠 드리머님. 그 꿈이 어떤 꿈일까요?”


“가족이요···평범한 가족요.

아버지도 엄마도 누나도 평범한 그런 가족요”


“드리머님 그냥 평범하다고만 말씀 하시면 저희가 꿈을 디자인 하기가 좀 어려우니 조금 더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그냥 평범한 가족인데 설명이 필요해요?”


드림 디자이너의 질문에 광렬은 뭐라고 더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자신의 삶에서 평범한 가족이 어떻게 살아 가는지 전혀 보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가 원하는 그 ‘평범’이 무엇인지 딱히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당황해서 우물 쭈물 하는 광렬의 상황을 눈치 챈 드림 디자이너가 말했다.


“드리머님 알겠습니다.제가 드리머님의 요청에 따라 평범한 가족의 일상을 디자인 해드리겠습니다.”


******************


어느 일요일 아침.

아빠는 내 손을 잡고 집 마당에 서서 엄마더러 얼른 가자고 보챈다.


“여보 얼른 나와요.”


“잠깐만···아유 잠깐만요.”


조금 있다 누나의 손을 잡고 엄마가 나왔다


“줄무늬 티셔츠가 더 좋은데 엄마는 자꾸 흰거 입으래.”


“그 청바지에는 흰 티가 어울려.”


“어이구 우리 딸 아빠도 흰 티 입은게 훨씬 나은데.”


누나는 삐쭉 거리며 걸어 나오다 나를 보고 얼굴에 볼에 뽀뽀를 하며 말한다.


“아유 이쁜 내 동생. 너도 흰색이 좋아?”


“난 누나 다 이뻐.”


“피~ 진짜?”


가까운 개울로 소풍을 갔다.

나는 아빠와 누나랑 물놀이하고 있다. 엄마는 밝은 꽃무늬 드레스를 입고 미소 띈 얼굴로 바라 보고 있었다.

엄마의 웃는 모습은 언제 봐도 이쁘다.


“앗 차거!”


“누나 아빠 공격 공격!”

“덤벼라 2대1로 덤비다니.”


“내 물 대포를 받아라. 이~야~앗!”


누나와 나는 아빠에게 물 세례를 퍼부었다.


“항복! 항복!”


그 때 엄마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 그만들 하고 나와서 김밥들 먹어요.”


“얘들아 엄마가 김밥 먹으러 오래. 가자!”


“와 내가 젤 먼저 가서 먹을 거야.”


상쾌한 가을 바람이 코 끝을 스쳐 가고 졸졸 흐르는 개울 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엄마 김밥은 최고로 맛있어.”


“우리 광렬이 많이 먹고 얼른 얼른 커야지.”


“엄마 나는”


“우리 딸은 적당히 먹고 살찌니깐”


“피~!”


“누나 돼지! 히히히히히”


아빠는 더이상 폭군이 아니라 든든한 보호막이자 친구 같았다.

엄마는 얼굴에 멍이 없는 아름다운 천사와 같았다.

더 이상 두려움도 피할 것도 없었으며, 장농에 숨을 이유도 없었다.


******************

꿈이 끝났다.

불이 켜졌다.

그 이후 한동안 광렬은 전 처럼 그대로 리클라이너 소파에 누워 있다.

광렬의 평범한 가족에 두려움과 공포 대신 여유로움과 너그러움이 처음으로 정의 되었다.


“흑흑흑흑”


그 날도 광렬은 하염 없이 눈물을 흘렸다. 처음 방문과 마찬가지로 한동안 광렬은 쉽게 일어 서지 못했다. 그렇게 라도 평생 느껴 보지 못한 평범한 삶에 조금이라도 더 머물러 있고 싶었다.

꽤 오랫동안 누워 있다 드디어 흐르는 눈물을 닦고 일어서는 광렬,

그 광경을 모니터로 지켜 보던 드림 디자이너가 문을 열고 들어 와서 말한다.


“드리머님 오늘 꿈도 만족 하셨는지요?”


“네, 잘 꿨어요.”


“그럼, 남은 하루도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갈께요. 또 봅시다.”


광렬은 오늘따라 문득 저 문을 열고 나가면 다시 거지 같은 삶의 구렁텅이로 다시 빨려 들어 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아무 것도 빚진 것 없는 그 였는데 그런 그의 삶이 자신에게 요구하는 조건은 너무도 가혹하기만 했다.

드림 메이커를 나오며 광렬은 항상 하는 연례행사 처럼 영신에게 또 전화를 했다.


“뚜루루루···.뚜루루루”


[여보세요. 오빠.]


잠이 덜 깬 영신이 전화를 받았다.


“나다. 한시간 후에 집 앞 해장국집으로 와라.”


[알았어. 갈께.]


“그래. 그 때 보자”


[알았어. 오빠 그때 봐]


택시를 잡아 탄 광렬은 영신의 동네의 해장국집에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역시 영신은 아직 오지 않았다.

빈 자리에 가서 털썩 앉자 주인 아줌마가 다가온다.


“어서 오세요. 뭐 드실라우?”


“소주 두병하고 해장국!”


주인이 가져다 준 소주를 까서 한 잔을 쭉 들이킨 광렬은 혼자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처음 느껴보는 평범하고 조용한 삶!

그 꿈속의 삶에서 보았던 엄마와 아빠의 모습!

여기 까지 생각 하자 또다시 울컥 눈물이 나올 것 같은 광렬···


‘정말 깨기 싫은 꿈이었네.’


영신이 도착했다.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광렬을 발견하자 큰 소리로 말하는 영신,


“오빠 ~ 나 놔두고 더 이쁜 마누라 얻을려고 자작하는 거야?”


“헛···참”


“한동안 술은 입에도 안 대더니 왠 일이래?”


요염하게 광렬에게 다가선 영신은 자리에 앉기도 전에 자신의 잔을 시켰다.


“이모, 여기 소주 잔 하나~~!”


영신의 잔이 나오며 안주가 동시에 식탁에 올라오자 기분이 좋아 보이는 둘은 안주와 함께 소주를 주거니 받거니 마시며 이야기 한다.


“오빠! 오늘 드림 메이커 갔지? 무슨 꿈 꿨어?”


“갔지. 근데 넌 딱 보면 알 수 있냐?”


“딱 보면 알지, 내가 오빠를 하루이틀 보나?”


“귀신이네”


“아잉 그래서 무슨 꿈 꿨냐니까?”


“그냥 평범한 꿈”


“뭐? 평범한 꿈? 그 돈을 내고 왜 그런 꿈을 꿔?”


“디자이너가 어떤 평범한 꿈이냐고, 어떤 평범한거냐고 묻는데 대답을 못하겠더라.”


“평범한게 평범한거지 별게 있나 뭐? 호호호호”


“그냥 평범하게 사는 꿈을 꾸게 해달라고 했는데 난 그동안 정작 그 평범함이 뭔지도 몰랐어”


“이~그 불쌍한 우리 오빠!”


“뭘 겪어봤어야 말을 하지”


“근데 뭐 어쨋던 이제 한번 꿔봤으니까 다음부터 계속 꾸면 되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무슨 생각?”


Chapter 13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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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2부 - 영신의 이야기(Chapter 17 - 절망) 24.06.19 1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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