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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박꼽등
작품등록일 :
2024.05.09 11:33
최근연재일 :
2024.08.31 00:30
연재수 :
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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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1
추천수 :
107
글자수 :
3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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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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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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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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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2화 - 진퇴양난 (2)

DUMMY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의 말에 귀를 귀울였다.


"저희 왕국의 미래요?"


"그래, 안타깝게도 이 왕국의 폐하께서 서거하셨다고 들었다. 그래서 왕국 내부가 굉장히 혼란스럽겠지. 그렇지 않나?"


이 자리에서 당연히 맞다, 힘들다고 하면 당연히 안된다.


그렇게 되면 그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던져지게 되기에 무조건 부정적인 답은 피해야한다.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공주와 제가 있기에 이 왕국은 다시금 재정비 되고 있습니다. 제가 이 왕국에 퍼진 병마를 조금씩 치우고 있거든요"


"호오, 이 나라를 망가뜨리고 있는 병마를요?"


타르봉은 흥미롭다는 듯이 눈꼬리를 치켜올리며 나를 째려보았다.


나는 그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할 말을 이어갔다.


"그렇습니다, 제가 이쪽 분야엔 전문가라 귀족 계층은 물론, 빈민층 모두에게 병마를 예방하는 법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시작하는 단계라 여간 쉬운 일은 아니지만요"


"오호, 그런 기술은 어떻게 알게되었는가? 무슨 주술이라도 쓰는겐가?"


"영업 비밀입니다"


"하하하! 재밌는 청년일세!"


나름 위트있게 대답했다고 생각했는데 기분 나쁜 내색없이 쿨한 척 넘어가는 타르봉이였다.


"자네들이 이렇게 힘써준 덕분에 왕국이 점차 제자리를 찾는다면 그 것은 정말 다행일세. 비록 병마가 지나가기 전과 같은 영광은 힘들 수 있겠지만 말이야"


"그게 무슨...!"


도발하는 듯한 말투에 공주가 발끈한듯 소리쳤다.


나는 진정하라는듯 손으로 그녀를 가로막으며 하고 싶은 말을 이어나갔다.


"아뇨, 제가 보기엔 머지않아 이 왕국은 엄청나게 발전할겁니다. 비록 중앙 정부인 5대 국가에 비하면 보잘것 없을 수 있지만 그 이하까지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


타르봉은 내 이야기를 듣고 재밌다는 듯이 나를 노려보았다.


"자네가 병마를 이겨내어 왕국을 다시 살릴 수 있다는 것은 어느정도 재미있게 받아들였건만... 그 발언은 굉장히 흥미롭구만 그래? 어떤 방식으로 말인가?"


"그 또한 영업 비밀입니다"


타르봉은 이제서야 나의 말에 살짝 기분이 언짢은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럼 농담 따먹기같은 대화는 그만하고 자네도 있고 공주도 있으니 본론을 이야기해볼까?"


"좋죠, 저도 내정을 살펴야 하는 몸이기에 시간이 많이 없거든요"


"좋군, 시간 뺏길 필요 없이 바로 이야기 할 수 있으니 말이야"


타르봉은 양손으로 턱을 괴며 우리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입에서 나온 그의 말은 적지 않은 충격 그 자체였다.


"넬라프로지티아 왕국은 갓난 아기나 다름 없다. 왕의 자리도 공석이고, 내정에 대해 경험이 없는 젊은이 둘이서 꾸려나가기엔 현실적으로 힘든 것 잘 알고 있다"


"무얼 말씀하고 싶으신 겁니까?"


"그렇기에 제안하지. 나를 포함한 디프로아르 귀족들 2명에게 넬라프로지티아 왕국의 주요 결정권을 행사할 권리를 허락하게"


"아주 단도직입적이군요"


나도 그를 따라 양손에 턱을 괴며 이리저리 앉아있는 자들을 둘러보았다.


타르봉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나와 공주를 음흉한 표정을 한채 바라보고 있었다.


왜 이제서야 이 인간들이 황급하게 이 왕국에 와서 우리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디프로아르 왕국은 야금야금 죽어가던 넬라프로지티아 왕국을 언젠가는 꿀꺽할 심산이였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그들이 예상치도 못한 인간의 출현으로 갑작스래 왕국이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어 황급히 자신들의 속내를 드러내기 위해 온 것이 틀림 없었다.


나의 출현으로 넬라프로지티아 왕국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왕권을 되찾는다면 그들의 계획이 물거품이 될 것이 뻔하니 말이다.


그렇기에 돌직구로 나와 공주에게 그런 발언을 내뱉은 것이다.


허나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었다.


바로 이러한 큰 결정을 하게 됨에 있어 디프로아르 왕족 사람들이 허락이 있었는가? 혹은 그들의 단독행동인가?


그에 따라 이 회담의 끝을 볼 수 있었다.


"한가지 궁금한게 있습니다"


나는 골똘히 생각하는척 눈쌀을 찌푸린채 타르봉을 바라보았다.


"뭔가?"


"이 결정은 디프로아르의 왕도 허락한 사안입니까? 아님 독자적으로 움직인 것입니까?"


"그것까진 자네가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네만"


만약 그들의 입에서 디프로아르 왕이 지시한 사항이 맞든 틀리든 어떠한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 내 반응도 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그도 한 왕국의 내정 정도는 빠삭하게 꿰뚫어보는 자이기에 이정도로는 그에게 타격을 주진 못한채 답을 피했다.


그도 그럴 것이 왕권이든 군사력이든 뭐든 꿀릴게 없으니 말이다.


"생각해보게. 우리가 이 왕국의 의사결정권을 맡게 된다면 얼마나 좋은가? 풍부한 자원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대국이 될 수 있으니 말이야. 괜히 먼 길 돌아가지 말고 쉽게쉽게 가자고"


나와 공주는 아무말도 하지 못한채 침묵을 이어나갔다.


타르봉의 주변에서 이를 지켜보던 사내들도 음흉하고 작은 미소를 띈채 우리들을 바라보았다.


마치 우리가 이겼다는 듯한 얼굴이 그대로 쓰여져있기에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나는 슬쩍 옆에서 이를 가만히 듣고 있던 공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얼굴이 심히 어두워 보여 말을 걸지 못할 정도였다.


이 사안은 왕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한 사항이었기에 나는 어쩔 수 없이 한 보 후퇴하는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1주일만 시간을 주십쇼. 내부에서 최대한 긍정적으로 검토한 후에 그쪽으로 찾아뵙겠습니다"


"1주일? 음..."


이게 최선의 선택이였다.


1주일간 공주와 왕족들과 함께 어떻게 이 일을 해결해야할지 논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공주가 현명한 선택을 내려줄 수 없을 것이라 판단된 것도 중요한 이유였다.


타르봉은 잠시 고민하는 척 하더니 무언가 떠오른듯 눈을 번쩍였다.


"아, 그래. 1주일은 너무 길다. 3일이면 되겠군"


"3일? 3일이요?"


이젠 이렇게 압박이 들어가는구나.


공주가 조금이나마 정신이 들기 전에 나라를 집어 삼킬 심산이기에 시간을 자기 입맛대로 단축시켜놓았다.


역시 보통 놈이 아니다.


허나 어쩔 수 있나...


아직은 국력이 약한 이 왕국이 한수 접어 들어가는 것이 서로에겐 득이였기에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좋습니다, 3일 후에 찾아뵙죠"


"후후, 좋아. 아주 현명한 자가 이 왕국에 온 것 같아 나는 매우 기쁘네"


지금이라도 당장 저 튀어나온 앞니에 스트레이트를 꽂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허나 가지지 못한 자의 굴욕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비참하다.


나도 수많은 실패와 이러한 굴욕은 난생 처음이였기에 분하고 눈물이 났다.


허나 여기서 약한척 하면 안됐다.


그렇게 되면 우리를 믿고 하늘로 간 왕을 볼 면목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 3일 후에 뵙겠습니다"


"후후, 그래. 긍정적인 답변 기대하겠네. 뭐, 이미 답은 나온 것 같다만 말이야"


타르봉은 끝까지 음흉한 미소를 지은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그와 함께 온 자들도 함께 자리에 벌떡 일어나 우르르 방 밖으로 나갔다.


타르봉도 그들에 이어 방을 나서기 전,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건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게나. 쉽게 쉽게 가자구? 이미 여기 사람들 몇명은 이러한 사항을 찬성할껄?"


그렇게 마지막 말을 건낸 그는 한번 더 호탕한 웃음소리를 내며 방 밖으로 나가 문을 닫았다.


문고리에서 나는 기분나쁜 쇳소리는 나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


나와 공주는 그들이 떠나간 자리를 멍하니 바라본채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때, 방 밖을 지키고 있던 타이커스 기사단장이 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와 우리들을 살펴보았다.


뭔가 혼이 빠진듯한 둘의 모습에 타이커스는 부리나케 달려가 우리들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이리저리 흔들었다.


"공주님, 마법사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


나는 멍 때린 표정으로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단장을 쳐다보았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리고 그들의 말을 거역하게 된다면 어떤 불이익을 우리에게 안겨줄지...


최악의 경우 그들과 싸우거나 이대로 그들의 꾀임에 넘어가 나라를 통째로 넘겨줘야 할지...


머리가 아파 정수리 사이로 김이 모락모락 나올 지경이였다.


"디프로아르 귀족들이 찾아와 자신들에게 의사결정권을 내놓으라고 하더군요. 3일을 줄테니 알아서 결정하고 찾아오라고..."


"네?? 그게 무슨..."


"단장님도 잘 아시죠? 그들에게 이 왕국 의사결정권을 넘긴다는게 무슨 의미인지..."


"그래서 이렇게 분위기가..."


단장도 우리를 따라 시무룩한 표정을 지은채 우리들을 바라보았다.


그때, 공주가 무언가가 떠오른듯 두 눈이 번쩍 뜨였다.


그리고는 손바닥으로 탁자를 쾅 내려치며 나와 단장을 향해 소리쳤다.


"혹시 타르봉이 나가기 전에 했던 말... 기억하세요?"


"어... 여기 사람들 몇명은 이러한 사항을 찬성한다는 거?"


"왠지 마지막에 그가 한 말들이 계속 떠올라요? 왜 굳이 그런 이야기를 우리한테 이야기한건지"


"뭐, 우리의 어려운 상황을 알고 포기하자는 것이 아닐까요?"


"타이커스 단장님, 지금 바로 이곳에서 긴급회의를 진행하겠습니다. 단, 귀족들은 한명도 없이 왕족 사람들만 참석하게 해주세요"


"어, 알겠습니다. 본부대로 하겠습니다"


단장은 다급한 공주의 말을 듣고 부리나케 방 밖으로 달려갔다.


이러한 공주의 태도에 궁금해진 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혹시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제가 생각한 마지막 비장의 수가 있습니다. 그의 말과 행동, 그리고 지금까지 있었던 왕국의 상태... 난생 처음으로 인생을 건 도박을 하겠습니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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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3화 - 참교육 (1) 24.06.29 29 2 10쪽
33 32화 - 공주의 사정 (3) 24.06.28 31 2 10쪽
32 31화 - 공주의 사정 (2) 24.06.27 27 2 10쪽
31 30화 - 공주의 사정 (1) 24.06.13 32 2 10쪽
30 29화 - 건곤일척 (4) 24.06.12 28 2 10쪽
29 28화 - 건곤일척 (3) 24.06.11 26 2 10쪽
28 27화 - 건곤일척 (2) 24.06.10 28 2 10쪽
27 26화 - 건곤일척 (1) 24.06.10 24 1 10쪽
26 25화 - 알카타도르 입성 (6) 24.06.04 23 2 10쪽
25 24화 - 알카타도르 입성 (5) 24.06.03 25 1 10쪽
24 23화 - 알카타도르 입성 (4) 24.06.01 23 2 10쪽
23 22화 - 알카타도르 입성 (3) 24.05.31 28 2 10쪽
22 21화 - 알카타도르 입성 (2) 24.05.30 24 2 10쪽
21 20화 - 알카타도르 입성 (1) 24.05.24 27 2 10쪽
20 19화 - 코코나 마을 (6) 24.05.23 28 2 10쪽
19 18화 - 코코나 마을 (5) 24.05.23 28 1 10쪽
18 17화 - 코코나 마을 (4) 24.05.22 28 2 10쪽
17 16화 - 코코나 마을 (3) 24.05.21 29 2 10쪽
16 15화 - 코코나 마을 (2) 24.05.20 38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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