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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박꼽등
작품등록일 :
2024.05.09 11:33
최근연재일 :
2024.08.31 00:30
연재수 :
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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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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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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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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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8화 - 건곤일척 (3)

DUMMY

벨지니아 왕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우리는 성지 근처에 있는 투기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투기장의 전경은 돔 모양에 한가운데 천장이 뻥 뚫린 모습이 마치 로마의 콜로세움과 같은 모습과 매우 흡사했다.


여러 명의 관중들이 볼 수 있게 많은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지만 이 자리는 오직 우리들, 그리고 벨지니아 왕자만을 위한 투기장이 되었다.


우리들은 한 집사의 안내를 받아 투기장 구석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와 공주, 마렌과 함께 하츠 대장이 우리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나는 괜시리 하츠 대장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탓이었을까...


조심스래 그에게 입을 열었다.


"하츠 대장님. 이런 선택을 하신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으시나요?"


"제가 비록 사명감만을 갖고 이 자리에 서있었습니다. 지금껏 테오 대장에게 농간당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단원들을 보며 꾹 참아왔습니다. 허나 여러분들을 보고 다시금 죽어왔던 사명감이 불타올랐습니다. 우리 왕국을 위해서라도 마땅히 치뤄야할 일이기도 했구요"


"그렇군요..."


"게다가 제가 중요한 사실 한가지를 알려드릴까요?"


"네? 어떤..."


하츠 대장이 조심스럽게 내 귀에 무언가를 속삭였다.


온 신경을 집중하여 그가 건낸 귓속말을 듣더니 큰 충격에 휩싸여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였다.


"그, 그게 사실이라면..."


나는 그가 건낸 귓속말을 듣더니 믿기지 않은듯 눈을 꿈뻑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하츠 대장은 옅은 미소를 띄며 화답했다.


"제가 테오 대장을 수십년간 봐왔던 입장으로서 그렇게 추측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사람이기에 도박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때, 투기장의 저 멀리서 벨지니아 왕자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럼 지금부터 결투 재판을 시작한다. 양 선수는 가운데로"


타이커스 단장과 테오 대장은 투기장의 한 가운데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발을 한발자국 내딛을때마다 투기장의 모래바람이 흩날려 장관을 연출했다.


이윽고, 그들은 흩날리는 모래바람 속에서 서로를 마주할만큼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아무말 없이 짙은 흉터가 생긴 눈으로 상대방을 노려보는 타이커스 단장.


그리고 길쭉한 얼굴에 찢어진 눈매가 합쳐저 씩씩거리며 화내는 모습이 인상적인 테오 대장.


그들은 아무런 잡담도 건내지 않은채 신경전을 펼치고 있었다.


그런 신경전이 끝나기 무섭게 벨지니아 왕자가 허리춤에 있던 검을 뽑아들며 소리쳤다.


"그럼, 시작하시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테오 대장이 먼저 검을 뽑아들어 타이커스에게 일격을 가했다.


허나 그가 휘두른 칼은 마치 예상이라도 했듯이 단번에 그의 일격을 가볍게 피할 수 있었다.


아직도 화가 잔뜩 났는지 테오 대장은 여전히 씩씩거리며 타이커스를 노려보며 다시금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그가 수차례 검을 휘둘렀음에도 불구하고 검을 뽑아들지 않은 타이커스의 생채기 하나 내지 못했던 것이다.


"얼빠진 촌뜨기 놈들이 감히 나를 모욕해? 여기서 네놈들 전부 죽여주마"


마침내 테오 대장은 품속에 잠들어있던 마법석을 꺼내들었다.


마법석을 꽉 움켜쥐자 그의 손에 들려있던 검에서 붉은 빛의 화염이 내뿜어지기 시작했다.


붉은 빛의 화염은 마치 예전에 타이커스가 각성자를 잡았을때 내뿜었던 모습과 흡사할 정도로 집채만한 크기를 자랑했다.


타이커스는 이 모습을 물끄러미 올려다보기만 할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대로 황천길로 가벼러라!"


큰 기합소리와 함께 테오 대장이 타이커스를 향해 검을 내리찍었다.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그였지만 이 공격은 뭔가 위험했다고 판단했는지 재빠르게 검을 뽑아들어 그의 일격을 받아쳤다.


그러자 귀가 찢어질듯한 굉음이 울려퍼지며 붉은 화염이 점차 타이커스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타이커스는 살짝 괴로운듯 찡그린 표정을 지었다.


이윽고 그의 검에도 검은 화염이 일렁이더니 힘껏 그의 일격을 막아내고 한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이러한 모습에 태오 대장은 의기양양한듯 호탕하게 웃으며 다시한번 타이커스에게 검을 휘둘렀다.


몇발자국 떨어진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날린 일격에 마치 총알이 튀어가듯 엄청난 속도로 커다란 화염이 타이커스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뭔가 잘못됐다 싶었는지 타이커스도 그의 공격에 맞대응하기 위해 검은 화염을 일으켰고, 수차례의 멈추지 않는 공방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 와중에 테오 대장은 화염 뿐만 아니라 전기, 얼음, 바람 공격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형태를 응용하여 별의 별 희안한 마법을 선보였다.


마치 영화에서만 보던 CG같은 모습에 우리는 숨죽이며 혹시나 잘못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허나 이런 그의 몸부림에도 타이커스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오로지 한가지 기술로만 그를 상대하는 것이 아닌가?


이제는 힘이 다했는지 테오 대장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검을 들고 있기에도 힘이 다했는지 양 손이 부들부들 거리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이 자식이..."


"내가 왜 자네와 결투 재판을 했는지 알고 있는가?"


타이커스는 아직도 힘이 남아 돌았는지 천천히 한발 한발 내딛으며 테오 대장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테오 대장은 잔뜩 겁이 났는지 기겁을 하며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처음에 의기양양한 그의 표정은 온데간데 없고 늑대 앞에 마주한 어린양처럼 꼬리말린 모습에 불쌍해보일 정도였다.


"난 우리 왕국을 지키기 위해 수십년간 살아오며 죽을 고비를 넘겨왔다. 그 와중에 수많은 각성자와 강적을 만나왔기에 지금의 자리에 있었다고 봐도 되지. 허나 당신은 어떤가? 지금의 자리에 앉아있다할뿐 한번이라도 수련에 진심으로 임한적이 최근에 있는가?"


그의 말에 테오 대장은 뭔가 찔린듯 움찔했다.


"그, 그건..."


"오로지 왕국을 위해 몸바쳐 일해야하는 대장임에도 불구하고 수련을 게을리한채 혓바닥만 놀려왔으니... 나는 자네와는 살아온 세월의 무게 자체가 다르다는걸 명심하게"


"아,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난 위대한 디프로아르 마법기사단 대장이란 말이다..."


잔뜩 위축된 테오 대장의 모습을 바라보면 나는 흡족한듯 미소를 지었다.


왜 이제서야 타이커스가 거대한 제국의 대장과 싸워 이길 수 있다는 승산을 가졌는지 이해가 갔다.


사람이 높은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수련하고 단련을 해야하는 이유를 알고 있는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은 시간에 지남에 따라 자신의 힘이 떨어지고, 밑에 있는 자들은 치고 올라오기 위해 발버둥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높은 위치에 있는 자들도 그에 만족하는게 끝이 아니라, 그 위치에 걸맞는 노력을 해야지만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테오 대장은 몰랐던 것이다.


어떻게든 내 위치를 이용해 상대방을 농간하고 혓바닥을 굴려 자리를 지키는 자와 살기 위해서 죽을 힘을 다해 아둥바둥 매달려온 사람과 같은가?


분명 테오 대장도 그 자리에 올라가기 전에는 뛰어난 실력을 가졌음은 분명했다.


그렇기에 그가 저런 화려한 마법들을 써왔던 것이고, 오랫동안 대장 자리를 유지한 것이겠지.


허나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유지하며 오만해졌던 탓에 훈련을 게을리했던 것이다.


그렇게 현재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고.


나도 회사에서 젊은 나이에 팀장이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아둥바둥 매달리고, 그리고 유지하기 위해 코피 터지는 노력으로 최선을 다했었다.


젊은 나이에 팀장 직에 앉은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어르신들의 눈쌀, 깔보는 사람들, 내 자리를 빼앗기 위해 몸부림치는 젊고 패기넘치고 유능한 직원들...


이 험난하고 모진 풍파들을 감당할 수 있어야지만 높은 자리에 위치할 수 있다.


나도 이러한 고통을 잘 알기에 '타이커스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체력이 다하여 싸울 힘조차 남아있지 않던 테오 대장이 무언가를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마치 혼이 빠져나간 꼭두각시마냥 검을 쥐고 가만히 서있던 그가 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타이커스는 무슨 말을 중얼거리는지 알기 위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몇 발자국 앞으로 다가가자 테오 대장은 이마에 핏줄을 세우며 피토하는 심정으로 소리쳤다.


"너희들이 뭔데! 감히 촌구석 버러지들이 나를 농락하고 나락으로 보내? 내 목숨을 바쳐서라도 네놈들을 모두 부셔버릴거다!"


그러고는 몸 속에 가득 숨겨왔던 마법석을 꺼내들었다.


그가 꺼내들은 마법석들이 무수하게 밝은 무지개빛을 내뿜으려던 찰나, 타이커스가 급하게 검을 뽑아들었다.


무언가를 설명할 틈도 주지 않고 주저없이 그는 테오 대장의 양 손을 잘라버렸다.


"아니? 무슨..."


이들의 갑작스러운 돌발행동에 우리는 당황한듯 말을 더듬었다.


이를 멀리서 지켜보던 벨지니아도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소리쳤다.


"아니, 이게 무슨 짓인가? 타이커스 단장!"


테오 대장의 양 손이 잘려나갔기에 분수치듯 붉은 혈흔이 쉴세없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하늘이 떠나갈듯한 비명을 지르며 바당에 뒹굴며 몸부림쳤다.


그가 꺼내들었던 마법석들은 양 손이 잘려나감과 동시에 점차 빛을 잃어가기 시작했고, 이윽고 빛을 바랜 흔한 돌덩이로 변해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타이커스의 검에는 붉은 혈흔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는데 이 모습이 섬뜩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상황에 모두가 잠시동안 침묵을 이어나가던 와중, 타이커스가 먼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왕자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셨겠지만 이 것이 최선의 방법이였습니다. 이대로 두면 그는 각성자가 될 것입니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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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1화 - 공주의 사정 (2) 24.06.27 27 2 10쪽
31 30화 - 공주의 사정 (1) 24.06.13 3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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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화 - 건곤일척 (3) 24.06.11 26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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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화 - 알카타도르 입성 (4) 24.06.01 23 2 10쪽
23 22화 - 알카타도르 입성 (3) 24.05.31 28 2 10쪽
22 21화 - 알카타도르 입성 (2) 24.05.30 24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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