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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박꼽등
작품등록일 :
2024.05.09 11:33
최근연재일 :
2024.08.31 00:30
연재수 :
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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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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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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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4화 - 알카타도르 입성 (5)

DUMMY

간혹 인생을 살다보면 그런 부류의 사람이 있지 않은가?


자신의 지위와 부를 위해선 물불 가리지 않고 쓰레기같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그런 사람.


그리고 다른 이에게 흠을 덮어씌우며 자신을 드높이려는 그런 사람.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지만 대부분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그런 부류의 사람은 당연히 어디서든 나타나기 마련이다.


며칠전에 타이커스 단장에게 건냈던 이야기 중 하나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고자 한다.


바로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살다가 퇴사를 결심했다는 동기 이야기 말이다.


굉장히 다크하고 암울한 옛 이야기지만 나의 신념과 가치관이 이 사건을 계기로 세워졌으니 나에겐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읊어보자면, 입사 초기에 그 친구의 업무처리 능력은 평범했지만 인품이 그 누구보다도 뛰어나 많은 사람들에게 이쁨을 독차지 했다.


심지어 한번은 회사에 지각한 적이 있는데, 상사가 왜 지각을 했냐고 묻자 아침 출근길에 도로가에 위험하게 앉아있는 할머니를 그냥 보고 지나칠 수 없어서 도와주고 왔다고 한다.


어찌됐든 회사의 규율을 어긴 탓에 시말서를 한번 쓰긴 했지만 그 친구의 이미지는 하늘을 치솟은 계기가 된 일이기도 했다.


허나 한 사건을 계기로 그 친구의 인생은 바닥에 곤두박질치고 만다.


승진을 앞둔 그 친구와 바로 윗 상사가 함께 위생 검열을 위해 지방의 한 식품공장으로 내려갔을 시기에 벌어진 일이다.


윗 상사는 애도 둘이나 딸린 40대 초반의 유부남, 그 친구는 사내에서 두터운 신뢰를 지닌 20대 중반의 여직원.


그 친구가 학창시절때부터 달리기나 자전거 같은 운동을 즐겨한 친구이기에 몸도 굉장히 좋고 얼굴도 이쁘장하여 수많은 남직원들의 대쉬를 한 몸에 받은 그런 경험이 많다고 썰을 푼 적도 많았다.


둘이 출장을 갖다온 이후에 상사는 과장으로 승진에 성공했고, 그 친구는 승진에 실패했음은 물론 감봉이라는 징계에 처했다고 한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그 친구와 술 한잔 기울이며 어떻게 된 사연인지 꼼꼼히 들어봤다.


그 애 둘이나 딸린 유부남 윗상사가 지방에 내려가던 도중 굉장히 낯부끄러운 발언과 함께 몸을 이리저리 만지면서 성추행을 했다는 것.


어떻게든 어금니 꽉 깨물고 참고 참아 내려가서 공장의 상태를 확인했다.


허나 일반인이 봐도 엉망인 공장의 위생상태 탓에 어떻게든 불이익을 주려고 했던 찰나, 윗상사가 그 공장의 사장과 친척사이기에 조용히 넘어가라고 하는 것 아닌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그 친구는 오늘 있었던 일들을 모두 상부에 보고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어떻게 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친구의 무고죄로 판명이 되어 징계를 받게 되었다고 전해들었다.


원래는 당장 해고조치를 취하는게 마땅하지만 현재 사내에서 평판이 좋았기에 이정도의 조치를 취했다나 뭐라나.


그렇게 우리가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그 다음날, 그 친구는 책상 위에 사직서 한장을 덩그러니 올려놓고 나에게 문자 한통을 남겼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내게 건낸 마지막 한마디.


[이 세상엔 결국 아무리 열심히 해도 돌아오는 것은 빈손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 그래도 힘내서 끝까지 함께 하고싶었지만 더 이상 회사에 나올 용기가 나지 않아. 미안해]


이렇게 받은 메세지가 마지막이고 현재까지 연락이 되지 않은채 잠적하고 있다.


그렇기에 나는 이 사건을 발판삼아 더 이악물고 승진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게 아닐까 싶다.


나의 지위가 높다는 이유로 말도 안되는 비리를 덮어버리고,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부하직원을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비록 내가 직접적으로 당한 일은 아니기에 피부에 확 와닿는 일은 아니였지만 이번 계기로 이런 일이 조금이라도 내 눈앞에서 벌어졌다간 가만두지 않았던 것이 나의 신념이다.


그건 그렇고, 결국 그 승진에 성공했다는 윗상사는 어떻게 됐을까?


어쩌긴 어째.


내가 팀장직을 맡기 바로 직전, 그 놈을 먼지 한톨까지 남기지 않고 털어버렸다.


그와 함께 업무 내용을 주고받으며 했던 언행들을 몽땅 녹취하고, 그와 관련된 회사들을 긴밀히 조사하고 몰래 공장을 급습하여 죄다 거래중단 및 영업정지 처분을 일방적으로 때려버렸다.


그 사이에 공장 사장놈들이 내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며 그 윗상사의 이름을 나불대는 것은 아주 고소하다 못해 입에서 단내가 날 지경이다.


결국 지금껏 그가 일으킨 사건들의 정황과 증거를 수집하여 그대로 사장에게 보고를 올렸다.


그렇게 그 윗상사는 해고 및 민형사 소송과 함께 성추행까지 인정함으로 아내와 이혼까지 간 해피엔딩을 맞이하였다.


그 놈의 자리가 비어버린 덕분에 내가 빠르게 팀장직에 앉힌 것도 있기에 더더욱 그 놈에게 감사했다.


허나 나의 이러한 사이다 참교육을 그 누구보다도 전해주고 싶은 이가 한명 있었다.


허나 그녀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서 수차례 문자 및 전화를 돌려가며 연락을 닿기를 원했지만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연락을 받지 않아 몇 주간 회사일에 바빠 잊혀져가던 그떄, 한 통의 부고소식이 내 핸드폰을 통해 전달되었다.


바로 그 친구의 이름 석자가 적혀있던 것.


그 문자를 보자마자 나는 모든 것을 다 내팽겨치고 장례식장을 찾아갔다.


회사에서 항상 철없게 웃고 다니며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있던 그 친구.


그 친구의 웃는 얼굴이 박힌 영정사진은 아직까지 생각해도 머리에 대못을 박은 충격이 전해지는 듯 했다.


장례식장에서 그녀의 부모님으로부터 전해듣기로는 회사로부터 퇴사한 이후에 급속도로 우울증이 심해져 방 안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화장실도 잘 안가고 음식도 잘 먹지 않아 뼈가 앙상해질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고 한다.


그러다 결국 그녀는 어제 늦은 밤, 유서 한통 없이 자신의 방 안에서 생을 마감하게 되어 이렇게 급히 장례식장을 치뤘다고 한다.


나는 오열하는 그 친구의 부모님을 뒤로하고 덤덤히 그 자리를 피해 씁쓸한 원두 커피 한잔을 들이켰다.


그녀가 왜 그렇게 됐는지, 사인은 뭔지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지금도 열심히 그 윗상사라는 놈은 이런 소식도 모른채 어떻게든 다른 회사에 기어들어가서 떵떵거리며 살고 있겠지?


그렇기에 그 날을 기점으로 나는 다짐했다.


나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억울하게 당하지 않겠다고.


그리고 비록 당했다면 그 몇배의 고통을 그대로 되갚아 주겠다고...


옛 추억 설명이 꽤 길었던 탓에 잊혀질 수 있겠지만, 다시 현재의 상황을 되돌아가보자면 알카타도르 내에서도 기사단 별로 파벌이 존재하는 듯 하다.


그 파벌은 결국 일반 비마법 전투 기사단과 마법을 사용하는 전투 기사단.


총 두가지의 파벌이 나뉜 것으로 예상되지만 누가봐도 마법 기사단 쪽이 훨씬 우위에 있다고 생각되었다.


방금 전에 각성자가 불쑥 튀어나왔음에도 비마법 기사단은 그저 시간끌기용, 마법 기사단은 그들을 처치하는 것이 주 목적처럼 보여졌다.


허나 사람 사는 세상 다 똑같다.


안봐도 비디오다.


비마법 기사단은 그저 쫄병 취급, 마법 기사단은 모든 사건의 공을 전부 가로채서 자신들이 모두 해결한것마냥 부풀려서 상부로부터 엄청난 신임을 받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뒤가 든든한 마법 기사단들이 비마법 기사단들을 깔봐도 된다고 생각했기에 이러한 광경이 펼쳐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나의 생각이 100% 맞다고는 볼 수 없지만, 지금껏 나의 인생 데이터를 되돌려봤을때 나의 추측은 틀릴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조심스래 공주와 마렌에게 속삭이듯 물었다.


"딱 봐도 지금 분위기가 수상하지 않아요. 공주님은 좋은 생각이 있을까요?"


"음... 저도 기사단 별로 이런 기싸움을 하는 광경을 처음보는 터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렇군요... 제가 뭔가 힘이 있고 능력이 있다면 어떻게 나설텐데..."


나의 빈약한 능력을 한탄하며 한숨을 내쉬던 그때, 마렌이 나에게 뭔가 좋은 생각이 난듯 내 귀를 잡아당겼다.


갑작스래 귀가 잡아당겨져 작게나마 신음소리를 내었다.


"아야야... 뭐야? 마렌?"


"오빠, 좋은 생각이 하나 있어요"


"좋은 생각? 뭔데?"


"이렇게 해보는건 어때요?"


마렌은 자신이 생각한 생각들을 내 귓가에 쉴새없이 퍼부었다.


나는 그녀가 퍼붓는 말 한톨 한톨 놓치지 않고 내 머릿속에 새겨들었다.


뭔가 비상식적은 일처럼 느껴질 수는 있겠지만, 나름 참신하고 재밌는 아이디어라고 생각되어 눈이 번뜩였다.


"하하, 그거 재밌겠는데? 좋아!"


나는 마렌에게 오른손으로 엄지를 척 올리며 기사단 대장들을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최대한 정중하게 보이도록 허리를 90도로 깍듯이 숙이며 인사를 건냈다.


"안녕하십니까, 위대한 알카타도르 마법 기사단 대장님. 저는 넬라프로지티아 왕국 대행인 김재근이라고 합니다"


"뭐? 어디 왕국?"


마법 기사단 대장인 테오가 아직도 분이 안풀렸는지 씩씩거리며 나를 내려다보았다.


나는 아랑곳없이 품 속에서 징표 하나를 꺼내들며 그의 눈 앞에 대령했다.


"현재 넬라프로지티아 왕국의 폐하께서 위독하시기에 제가 이 자리를 대신하였습니다. 먼저는 마법 기사단 분들께서 오시기 전에 저희가 눈치없이 행동한 것 같아 그 점을 사죄드리고 싶습니다"


나의 현란한 아부에 테오 대장은 뭔가 기분이 좋았는지 씩씩거리는 소리가 줄어들며 입꼬리가 씰룩이기 시작했다.


"뭐, 너희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야 아량이 넓은 우리가 받아주도록 하지"


"그리고 한가지 부탁드렸던 점을 회고해주십쇼"


"어떤거? 성지 안으로 가겠다는거 말인가?"


"네, 허락해주신다면 저희가 대장님께서 직접 이 각성자를 물리쳤다는 말을 상부에 올리겠습니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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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3화 - 참교육 (1) 24.06.29 29 2 10쪽
33 32화 - 공주의 사정 (3) 24.06.28 31 2 10쪽
32 31화 - 공주의 사정 (2) 24.06.27 27 2 10쪽
31 30화 - 공주의 사정 (1) 24.06.13 31 2 10쪽
30 29화 - 건곤일척 (4) 24.06.12 27 2 10쪽
29 28화 - 건곤일척 (3) 24.06.11 26 2 10쪽
28 27화 - 건곤일척 (2) 24.06.10 27 2 10쪽
27 26화 - 건곤일척 (1) 24.06.10 24 1 10쪽
26 25화 - 알카타도르 입성 (6) 24.06.04 23 2 10쪽
» 24화 - 알카타도르 입성 (5) 24.06.03 25 1 10쪽
24 23화 - 알카타도르 입성 (4) 24.06.01 23 2 10쪽
23 22화 - 알카타도르 입성 (3) 24.05.31 28 2 10쪽
22 21화 - 알카타도르 입성 (2) 24.05.30 24 2 10쪽
21 20화 - 알카타도르 입성 (1) 24.05.24 27 2 10쪽
20 19화 - 코코나 마을 (6) 24.05.23 28 2 10쪽
19 18화 - 코코나 마을 (5) 24.05.23 28 1 10쪽
18 17화 - 코코나 마을 (4) 24.05.22 28 2 10쪽
17 16화 - 코코나 마을 (3) 24.05.21 29 2 10쪽
16 15화 - 코코나 마을 (2) 24.05.20 37 2 10쪽
15 14화 - 코코나 마을 (1) 24.05.19 41 2 10쪽
14 13화 - 진퇴양난 (3) 24.05.18 39 2 10쪽
13 12화 - 진퇴양난 (2) 24.05.17 38 2 10쪽
12 11화 - 진퇴양난 (1) 24.05.17 41 2 10쪽
11 10화 - 성장통 (4) 24.05.16 43 2 10쪽
10 9화 - 성장통 (3) 24.05.14 44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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