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최강의 위생검역관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박꼽등
작품등록일 :
2024.05.09 11:33
최근연재일 :
2024.08.31 00:30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2,275
추천수 :
107
글자수 :
310,700

작성
24.06.30 01:00
조회
26
추천
2
글자
10쪽

34화 - 참교육 (2)

DUMMY

우리가 탄 마차를 중심으로 일렬 횡대로 수십대의 마차가 움직이는 모습은 장관이였다.


덜커덕 거리는 마차를 탄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어느새 왕궁 밖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창 밖을 보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수많은 백성들이 우리의 행차를 보기 위해 줄지어 서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들을 통제하는 기사단들도 함께 눈에 들어왔다.


지나가면서 얼핏 봤지만 그 중엔 하츠 대장도 섞여있었다.


하츠 대장은 우리가 탄 마차를 보더니 힘차게 거수 경례를 올렸다.


그의 경례를 중심으로 백성들을 통제하는 기사단 무리들도 다함께 경례를 올리기 시작한 모습도 엄청난 장관이다.


끝이 없는 기사단들의 경례 세례.


내가 마지막으로 이런 도열을 받아 본 것이 군대 전역할때로 기억한다.


그때는 고작해봐야 한 중대뿐이였지만 이들은 스케일이 남다르다.


마차를 타는 30분의 시간동안 백성들을 호위하는 기사단들이 모두 한마음되어 경례를 올리는 모습은 신기함을 넘어 무섭기까지 했다.


벨지니아 왕자는 이러한 모습이 당연한 듯 코웃음을 친채 창 밖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였지만, 우리는 촌놈들이다.


모두가 이러한 모습을 1분 1초라도 더 담고싶은 마음에 눈을 반짝이며 창밖의 기사단들과 백성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어느샌가 마차는 알카타도르 성 밖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덜컹거리는 마차 안에서 정적이 흐를 무렵, 벨지니아 왕자는 아르마스 대장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열심히 물어보았다.


"아르마스 대장, 여기서 디프로아르까지 얼마나 소요되지?"


"저희 마차 속도로 약 10시간에서 12시간정도 소요됩니다"


"그럼 대략 딱 하루가 걸리는군. 내가 이야기한 인수인계 건은 잘 해결하고 왔겠지?"


"네, 빠짐없이 왕자님께서 말씀해신 사항들 담당자에게 모두 보고하고 왔습니다"


"잘했군. 대장은 이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없나?"


벨지니아 왕자는 손가락으로 우리를 가리켰다.


허나 아르마스는 여전히 무표정을 유지한채 무미건조한 대답만을 내뱉었다.


"딱히 없습니다"


"자네는?"


왕자는 고개를 돌려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이 세계에서 혀를 내두를만한 거물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 숨이 막힐 지경이였다.


허나 나는 현재 이 세계에 떨어진지 1주일도 되지 않은 몸.


아직까지 이 왕국뿐만 아니라 세계가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그 전에 우리가 왜 디프로아르에 가야하는지부터 설명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대장님은 저희가 왜 디프로아르 왕국에 가는지 알고 계십니까?"


"저희는 왕자님의 부름으로 가는 몸일뿐. 이유는 모릅니다"


"그래도 왜 가는지, 그리고 가면 무엇을 해야하는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


아르마스는 내가 지금껏 있었던 일에 대해 다시금 설명을 이어나갔다.


넬라프로지티아에 닥친 병마와 디프로아르 왕국의 의혹, 그리고 그 잘난 귀족놈들이 한 왕국을 먹기 위해 벌여왔던 행패들 등...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던 그녀는 나의 말을 듣더니 심각해진 표정으로 넬라 공주를 응시했다.


넬라 공주도 한 나라의 수장이였지만 아르마스는 거대 왕국과도 비빌 정도의 무력을 가진 탈인간급 인물.


공주는 온 몸이 얼어붙은채로 정자세로 아르마스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렇군, 왜 그런 변두리의 마을에서 이렇게까지 하게 되었는지 이해가 가는군. 그동안 마음고생 심하셨겠군요, 넬라 공주"


"넬라프로지티아누마르니아 3세입니다!"


"...그냥 넬라 공주라고 할게요"


"펴, 편하신대로 하셔도 됩니다!"


범 앞의 하룻강아지마냥 잔뜩 쫄아있는 공주의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허나 나같아도 저랬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 디프로아르에 도착하면 어떤 것을 조사하면 되는거죠?"


아르마스 대장은 심각한 표정을 유지한채 다시 나에게 말을 건냈다.


그러자 나도 모르게 넬라 공주같이 정자세를 취한채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네, 도착하면 거래 물품 중에 전염병을 옮겼다는 증거가 없는지, 그리고 그들을 심문하여 도적 떼를 양산하고 주위에 힘없는 왕국들에게 피해를 주었는지 알아봐주십쇼. 왕족과 귀족들 모두 해당됩니다"


"그렇게 하지. 지금껏 그대들이 당한 일들을 보면 일들을 보아하니 디프로아르 왕국에서 무언가 구린 냄새가 나긴 하군. 어떻게 해서든 진실을 밝힐 것을 약속하지"


"감사합니다!"


"이 모든 일들이 진실로 밝혀질 경우 디프로아르 왕국은 온전치 못할 것이다. 심하면 왕국 자체를 말살할 수 있다"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무겁고 아찔했다.


그들의 잘못을 조사하고 벌하는 정도로 끝날줄 알았지만 이들을 말살시킨다니...


우리들은 긴장한듯 침을 꼴딱 삼켰다.


"말살한다는 말씀이 어떤건가요?"


"말 그대로다. 주변 왕국에 해를 가하여 반 이상이 넘는 국민이 사망하였다. 이것 만으로도 엄청난 중죄이지만 다른 국가가 약해진 틈을 타 약탈까지 한 사항이 밝혀진다면 국가 범죄로 칭한다. 그들은 왕국을 유지해야할 이유도 없을 뿐더러 품위도 없는 자들이다"


그녀의 말을 마지막으로 마차 안에는 다시금 침묵이 흐르기 시작했다.


아얘 왕국 자체를 말살해버린다는 발언을 하다니...


이는 참기름을 몇스푼 떠먹는 고소함을 넘어 참기름에 익사당할 정도로 무서운 고소함이다.


"그럼... 염치없지만 한가지만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넬라 공주가 용기내어 벨지니아 왕자와 아르마스 대장에게 말을 건냈다.


그러자 벨지니아 왕자는 팔짱을 낀채 공주를 응시했다.


"말해보게"


"비록 그들의 죄질이 나빠 천벌을 받는 것은 마땅하다고 봅니다. 허나 이 사건과 관련 없는 백성들은 죄가 없지 않습니까?"


"도적을 자처한 그들도 분명 죄가 없다고 보긴 어려울걸세"


"제가 왕국의 병마와 싸우고 아버님을 보내드리면서 뼈빠지게 힘든 나날을 겪어왔습니다.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하나 싶을 생각도 수도 없이 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왜 도적질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누구보다 잘 알게 되었습니다. 나쁜 놈들은 당연히 죄를 받아 마땅합니다. 허나 그 나쁜놈들로 인해 생활이 궁핍해져 함께 죄를 짓는다면 그 죄의 무게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주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나와 타이커스 단장이 처음 도적떼들을 마주했을때 그들은 전문적으로 도적질을 하기 위해 뭉친 자들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저 살기 위한 몸부림일 뿐.


애초에 왕국 내에서 도적질을 허락하고 면죄부를 준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중죄이다.


사람이란 존재는 본래 나약하다.


등 따습고 배부르면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게 되지만, 춥고 어둡고 아픈 자들은 눈에 뵈는 것이 있는가?


그들을 이 지경까지 몰고간 놈들이 나쁜 놈들이고, 더 나아가 그들에게 양심의 가책을 느끼도록 등 떠민 그 놈들이 진심으로 천벌을 받아야 하는 자들이다.


이런 공주의 답에 벨지니아 왕자는 짧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렇군. 내가 생각이 짧았던 모양이군. 넬라 공주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철처하게 조사한 후에 죄를 지은 자들은 그에 맞는 처벌을 내리겠다. 그리고 비록 도적을 자처했지만 생활고가 궁핍하여 벌였다면 다소 죄의 형량을 낮추어주도록 하겠다"


"감사합니다!"


공주는 벨지니아 왕자와 아르마스 대장에게 수차례 머리를 조아렸다.


이러한 공주의 품성에 흡족했는지 벨지니아 왕자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디프로아르 왕국의 죄질이 상당히 무겁다고 판단할 경우, 왕국 내의 모든 권한을 넬라프로지티아 왕국에게 인계하겠다"


머리를 연신 조아리던 공주가 화들짝 놀랐는지 행동을 멈추고 팔짱을 끼고있던 벨지니아 왕자를 올려다보았다.


왕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엄청난 파격적이다.


만약 그의 말대로 죄질이 나쁠경우 디프로아르 왕국은 넬라프로지티아 왕국의 속국이 되어 합병 된다는 뜻.


심지어 디프로아르의 왕권마저 무너지게 될 수도 있는 기회다.


디프로아르 놈들이 꼼수를 부려 넬라프로지티아 왕국을 먹으려 했던 상황이 역전되어버린 상황.


공주는 왕자의 말을 듣고 다시금 머리를 조아렸다.


"저희 왕국에 합병될 경우 저의 이름, 저의 목숨을 걸고 부국강병을 이뤄내겠습니다. 그리고 알카타도르 왕국에 평생토록 충성을 맹세하겠습니다!"


"그래, 그래. 알겠다. 가는 동안에는 잠시 눈좀 붙이도록 하지. 갈 길이 멀으니까"


벨지니아 왕자는 끊임없는 공주의 감사함에 부담을 느꼈는지 손사래를 쳤다.


그의 손짓에 넬라 공주는 감사의 인사를 멈추고 자리에 앉았다.


그러고는 남몰래 살며시 흐르는 눈믈을 옷소매로 닦으며 창 밖을 바라보았다.


출발한지 1시간 정도 흘렀기에 아직까지도 바깥의 햇살이 따가웠고 구름 한점 없이 맑은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창 밖으로는 덜컹거리는 마차소리와 함께 흙먼지가 이리저리 휘날리고 있었으며,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무들이 줄지어 서있는 것이 보였다.


쉼없이 움직이는 마차의 승차감은 마치 갓난 아기를 안아올린 엄마의 품과도 같아 아늑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지금껏 참아왔던 피로가 몰려오며 나도 모르게 스르륵 눈이 감겨오기 시작했다.


나의 취침과 동시에 마차 안의 사람들도 긴장이 풀렸는지 하나둘씩 눈을 붙인채 덜컹거리는 마차에 몸을 맡겼다.


여전히 무표정을 유지한채 창 밖을 바라보는 아르마스 대장을 제외하고 말이다.




----------다음화에 계속----------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세계 최강의 위생검역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9 38화 - 참교육 (6) 24.07.04 27 2 10쪽
38 37화 - 참교육 (5) 24.07.03 29 2 10쪽
37 36화 - 참교육 (4) 24.07.02 23 2 10쪽
36 35화 - 참교육 (3) 24.07.01 26 2 10쪽
» 34화 - 참교육 (2) 24.06.30 27 2 10쪽
34 33화 - 참교육 (1) 24.06.29 28 2 10쪽
33 32화 - 공주의 사정 (3) 24.06.28 30 2 10쪽
32 31화 - 공주의 사정 (2) 24.06.27 27 2 10쪽
31 30화 - 공주의 사정 (1) 24.06.13 31 2 10쪽
30 29화 - 건곤일척 (4) 24.06.12 26 2 10쪽
29 28화 - 건곤일척 (3) 24.06.11 25 2 10쪽
28 27화 - 건곤일척 (2) 24.06.10 26 2 10쪽
27 26화 - 건곤일척 (1) 24.06.10 23 1 10쪽
26 25화 - 알카타도르 입성 (6) 24.06.04 23 2 10쪽
25 24화 - 알카타도르 입성 (5) 24.06.03 24 1 10쪽
24 23화 - 알카타도르 입성 (4) 24.06.01 23 2 10쪽
23 22화 - 알카타도르 입성 (3) 24.05.31 28 2 10쪽
22 21화 - 알카타도르 입성 (2) 24.05.30 24 2 10쪽
21 20화 - 알카타도르 입성 (1) 24.05.24 27 2 10쪽
20 19화 - 코코나 마을 (6) 24.05.23 28 2 10쪽
19 18화 - 코코나 마을 (5) 24.05.23 28 1 10쪽
18 17화 - 코코나 마을 (4) 24.05.22 28 2 10쪽
17 16화 - 코코나 마을 (3) 24.05.21 29 2 10쪽
16 15화 - 코코나 마을 (2) 24.05.20 36 2 10쪽
15 14화 - 코코나 마을 (1) 24.05.19 41 2 10쪽
14 13화 - 진퇴양난 (3) 24.05.18 39 2 10쪽
13 12화 - 진퇴양난 (2) 24.05.17 37 2 10쪽
12 11화 - 진퇴양난 (1) 24.05.17 40 2 10쪽
11 10화 - 성장통 (4) 24.05.16 43 2 10쪽
10 9화 - 성장통 (3) 24.05.14 44 2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