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최강의 위생검역관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박꼽등
작품등록일 :
2024.05.09 11:33
최근연재일 :
2024.08.31 00:30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2,284
추천수 :
107
글자수 :
310,700

작성
24.06.12 01:00
조회
26
추천
2
글자
10쪽

29화 - 건곤일척 (4)

DUMMY

"테오 대장이 각성자?"


"왕자님께서는 각성자가 왜 생겨나는지 알고 계십니까?"


타이커스는 바닥에 흙먼지를 뒤집어 씌우며 나뒹구는 테오 대장을 뒤로하고 왕자에게 다가갔다.


왕자는 비록 멀리서 이들을 지켜보고 있음에도 눈에 새겨진 흉터와 함께 웃음기 싹 빠진 타이커스의 모습을 보고 긴장한듯 군침을 삼켰다.


내가 봐도 아무리 높은 직급에 있다한들 남의 양손을 두동간 낸 자가 자신을 쳐다보면 섬뜩할 것 같았다.


하여튼 타이커스는 다시금 말을 이어나갔다.


나도 이 세계에서 불리우는 마법석이라는 존재와 각성자란 존재가 무엇인지 궁금하여 귀를 귀울였다.


이 세계에서는 마력을 흡수하고 이를 마법으로 이용하는 그릇의 크기가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져 있다고 한다.


슬픈 이야기지만 마력을 나의 몸에 온전히 담아내는 그릇의 양은 태성적으로 정해져있기에 아무나 단련한다고 해서 최고의 경지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허나 누구에게나 큰 힘을 쫓고 싶은 것은 선망의 대상이며 당연한 욕구.


더 큰 힘을 얻기 위해 마법석의 힘을 빌려 마력을 흡수하다가, 결국 자신의 몸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그릇이 깨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결국 인간이 담을 수 있는 마력의 양이 넘어서는 순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력의 힘에 삼켜져 이성을 잃고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 것이 바로 각성자라고 불리우는 것이다.


현재 테오 대장은 무분별한 마법 사용으로 인해 마력이 고갈되었을 뿐더러 체력이 바닥나있다.


그렇기에 지금 그가 꺼내들은 엄청나게 많은 양의 마법석에 깃든 마력이 몸에 흘러들어오는 순간, 아무도 막지 못하는 괴물이 탄생할 것이 뻔한 것이다.


"그렇군... 그래서 어쩔수 없이 그런 선택을 한 것이구만"


왕자는 이제야 납득이 간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의 마법은 분명 충분히 뛰어납니다. 그렇기에 현재 저 많은 양의 마력을 흡수하게 된다면 이 곳뿐만 아니라 왕국 전체에 비상이 걸릴 수 있는 각성자가 나타날겁니다. 중대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부득이하게 이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자네는 변두리에 있는 작은 마을의 단장따위를 할법한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찌 이런 정보들과 판단력과 실력을 갖고 있는건가?"


"...오랜 세월을 보내다보니 터득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도 그들의 대화를 얼핏 들으며 의아했다.


감히 이세계 최강 대국이라 불리는 알카타도르의 왕자와 대장도 모르는 사실을 어떻게 이리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일까?


말도 테오 대장의 수없이 퍼붓는 공격을 받아내는 실력, 그리고 말도 안되는 판단력까지.


그의 과거가 너무나도 궁금하여 미칠것 같았지만 직접 물어보진 않기로 했다.


당연히 누구나 비밀 하나 정도는 간직하고 있으니까.


나도 억지로라도 그의 비밀을 들추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덕분에 큰 일이 일어날뻔 한 것을 막았군. 고맙네, 타이커스 단장"


"감사합니다"


벨지니아 왕자가 허공을 향해 이리저리 손짓을 했다.


그러자 투기장 뒤에서 함께 숨죽이며 지켜보던 마법기사단들이 헐레벌떡 뛰어나와 테오 대장을 에워쌌다.


"대, 대장님!"


"대장님! 괜찮으십니까?"


테오 대장은 정신이 나갈듯이 고통스러웠지만 차마 자신의 지휘 하에 있던 기사단들을 보고 아무말 없이 고개만 떨굴 뿐이였다.


자신이 최강이라 생각하여 떵떵거리며 살아왔던 지난 시절, 그리고 고작 작은 나라의 단장에게 맥없이 져버린 자신, 양 팔이 잘려 더이상은 대장 구실을 할 수 없게된 모습까지...


테오 대장은 창백해진 얼굴로 기사단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투기장 밖을 벗어났다.


투기장의 바닥에 흩뿌려진 혈흔과 모래바닥이 뒤엉켜있는 장면을 보고있자니 기분이 오묘했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그리고 그가 왜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이것저것 수많은 생각이 스쳐나가던 와중, 벨지니아 왕자가 천천히 관중석을 지나 투기장 한가운데로 발걸음을 옮겼다.


벨지니아 왕자가 타이커스의 눈 앞까지 다가가자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혈흔을 바닥에 흩뿌리며 자신의 허리춤에 있는 검집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한쪽 무릎을 꿇고 그에게 고개를 조아렸다.


"고개를 들게, 타이커스 단장"


한없이 부드러워진 왕자의 목소리를 듣고 타이커스는 천천히 고개를 올렸다.


"다시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나름 왕국 안에서 주요 전력이였을텐데 이런 결과가 생겼다는 것을..."


"아닐세, 오히려 내가 미안하지. 지금껏 테오 대장의 말만 믿고 우물안 개구리처럼 살아왔던 내가 부끄러울 지경이네"


"그렇다면..."


"내 이름을 걸고 맹세했으니 약속은 지키겠네. 비록 슬픈 일이지만 테오 대장의 지위는 영구 박탈하고 그가 지금껏 저지른 행패에 대한 벌을 받을 걸세"


"허나 그는 이제 다시는 양손을 쓰지 못하는 몸이 되었습니다. 지금껏 그의 언행들은 마땅히 꾸짖을만 하나 너무 큰 벌은 삼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허허..."


타이커스의 말 몇마디가 다시금 왕자의 마음을 흔들었다.


적을 동경함과 동시에 겸손함까지...


내가 왕자였어도 저런 말을 들으면 감동 받아서 눈시울이 붉어질 것이다.


"알겠네, 내 최대한 선처하도록 노력하겠네. 그럼, 본론으로 넘어와서 우리에게 바라는 점이 있는가? 내 힘이 닿는한 최선을 다해서 답해주지"


"네, 그럼 저와 함께 온 재근씨의 말을 빌려도 되겠습니까?"


"그리하게"


타이커스는 뒤를 돌아보며 나에게 오라는듯 손짓했다.


나는 공주와 마렌의 등쌀에 떠밀려 왕자에게 부리나케 뛰어갔다.


그리고 잘은 모르지만 타이커스와 똑같이 한 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채 인사를 올렸다.


"네, 넬라프로지티아 왕국에서 온 김재근입니다"


"그래, 무슨 일인지 천천히 이야기해보게"


"알겠습니다, 실은..."


나는 이세계에 오고나서 눈으로 담아놨던 모든 일들을 하나하나씩 읊어나가기 시작했다.


현재 넬라프로지티아 왕국에 전염병이 퍼져 인구의 반 이상이 병마와 싸우다가 왕이 서거한 것, 도적의 출현, 알과 젖을 거래를 한 이후에 병이 퍼졌다는 것, 타르봉 패거리들이 행패를 부리고 간 것, 현재 코코나 마을이 처한 문제들 등등...


이렇게 이야기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오랫동안 내가 침을 튀겨 이야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벨지니아 왕자는 나의 말을 귀 기울이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음, 디프로아르 측에서 일부러 전염벙을 퍼뜨린 후에 도적뗴들을 양성했다는 증거만 색출하면 게임이 끝난다는 거지?"


"그렇습니다"


"좋다, 그럼 내 권한으로 지금 당장 조사단을 파견하겠다. 시간도 별로 없는 것 같으니 오늘 정오에 당장 출발할 준비를 하도록"


왕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뒤에서 숨죽이며 지켜보던 공주와 마렌이 뛰쳐나왔다.


그리고 나와 타이커스 단장을 부둥켜 안으며 공주의 눈에서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고마워요, 재근씨. 정말 고마워요..."


지금껏 병마와 싸워가며 지옥과도 같은 나날들, 아버지가 돌아가신 슬픔, 타 왕국에서 받은 치욕들, 이 자리까지 오면서 힘들었던 여정들...


그리고 서로를 믿음으로서 벌여놨던 도박판마저 승리를 거두자 이제서야 한시름 놨는지 참아왔던 눈물을 쏟은 것이다.


타이커스는 그런 공주의 등을 토닥여주면서 말을 건냈다.


"아이, 공주님. 이제 강해지시기로 했잖아요. 이러시면 어떡해요?"


"그치만... 지금껏 노력해왔던 것들이... 한번에 보상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저도 모르게..."


"이제 한 나라의 통치자신데 약해지시면 안됩니다, 공주님. 뚝 그치세요"


그때, 가만히 우리의 이런 모습을 보던 벨지니아 왕자가 작게 헛기침을 했다.


그제서야 공주도 자신의 신분이 무엇인지 알아차린듯 깜짝 놀라며 벨제니아 앞으로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니다, 왕자님. 체통을 지켜야하는데..."


"아니오, 괜찮소. 그런데 우리가 통성명을 하지 못한것 같은데 혹시 이름이..."


"아, 저는 넬라프로지티아 왕국의 넬라프로지티아누마르니아 3세입니다"


"...일단 돌아가서 이름을 개명하는 것이 어떻겠소?"


"아, 음... 그러겠습니다"


"그나저나..."


벨지니아 왕자는 물끄러미 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자네는 아무리봐도 넬라프로지티아 왕국 사람이 아닌것 같은데 말이야. 공주의 귀를 보니 그쪽 왕국의 혈통은 대부분 엘프로 추측되는데 자네는 너무나도 이질적일 정도로 평범한 사람으로 보이는구만"


"아, 저 사실은... 재근씨는 저희 왕국 사람이 아닙니다"


"그럼 어디 출신의 누구인가"


"재근씨는 엄청난 양의 마법석을 사용하여 다른 세계에서 불러온 마법사입니다. 평범해보일 수 있겠지만 저희 왕국의 병마를 진단해줄뿐만 아니라, 지금껏 저희가 여정을 다니며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뭐? 다른 세계에서 온 마법사? 마법사라면 마력을 사용하는 자여야 할텐데 전혀 그래보이지 않는데..."


"재근씨는 눈에 보이는 화려한 마법따윈 쓰지 않습니다. 허나 이 세계에서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지식을 지녔기에 신기한 마법사로 불리웁니다"


"그래? 병을 진단하는 지식을 지녔다라? 음..."


벨지니아 왕자는 뭔가 생각난듯 손톱을 물어뜯으며 나를 계속해서 뚫어질듯이 쳐다보았다.


그의 뚫어져라 쳐다보는 시선에 부담을 느끼려던 찰나, 벨지니아 왕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럼 출발하기 직전에 하나만 부탁할 일이 있는데 들어주겠나?"


"네, 어떤 일이죠?"


"셋째 여동생을... 살려주게나"




----------다음화에 계속----------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세계 최강의 위생검역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9 38화 - 참교육 (6) 24.07.04 27 2 10쪽
38 37화 - 참교육 (5) 24.07.03 29 2 10쪽
37 36화 - 참교육 (4) 24.07.02 23 2 10쪽
36 35화 - 참교육 (3) 24.07.01 26 2 10쪽
35 34화 - 참교육 (2) 24.06.30 27 2 10쪽
34 33화 - 참교육 (1) 24.06.29 28 2 10쪽
33 32화 - 공주의 사정 (3) 24.06.28 30 2 10쪽
32 31화 - 공주의 사정 (2) 24.06.27 27 2 10쪽
31 30화 - 공주의 사정 (1) 24.06.13 31 2 10쪽
» 29화 - 건곤일척 (4) 24.06.12 27 2 10쪽
29 28화 - 건곤일척 (3) 24.06.11 25 2 10쪽
28 27화 - 건곤일척 (2) 24.06.10 27 2 10쪽
27 26화 - 건곤일척 (1) 24.06.10 24 1 10쪽
26 25화 - 알카타도르 입성 (6) 24.06.04 23 2 10쪽
25 24화 - 알카타도르 입성 (5) 24.06.03 24 1 10쪽
24 23화 - 알카타도르 입성 (4) 24.06.01 23 2 10쪽
23 22화 - 알카타도르 입성 (3) 24.05.31 28 2 10쪽
22 21화 - 알카타도르 입성 (2) 24.05.30 24 2 10쪽
21 20화 - 알카타도르 입성 (1) 24.05.24 27 2 10쪽
20 19화 - 코코나 마을 (6) 24.05.23 28 2 10쪽
19 18화 - 코코나 마을 (5) 24.05.23 28 1 10쪽
18 17화 - 코코나 마을 (4) 24.05.22 28 2 10쪽
17 16화 - 코코나 마을 (3) 24.05.21 29 2 10쪽
16 15화 - 코코나 마을 (2) 24.05.20 37 2 10쪽
15 14화 - 코코나 마을 (1) 24.05.19 41 2 10쪽
14 13화 - 진퇴양난 (3) 24.05.18 39 2 10쪽
13 12화 - 진퇴양난 (2) 24.05.17 37 2 10쪽
12 11화 - 진퇴양난 (1) 24.05.17 41 2 10쪽
11 10화 - 성장통 (4) 24.05.16 43 2 10쪽
10 9화 - 성장통 (3) 24.05.14 44 2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