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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박꼽등
작품등록일 :
2024.05.09 11:33
최근연재일 :
2024.08.31 00:30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2,278
추천수 :
107
글자수 :
310,700

작성
24.05.17 01:00
조회
40
추천
2
글자
10쪽

11화 - 진퇴양난 (1)

DUMMY

그 때, 한 젊은 여인이 황급히 나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내 앞에서 멈춘 여인은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는지 헉헉 소리를 내며 마른침을 삼켰다.


코르셋에다가 머리도 땋은 것을 보니 일반 평민이라고 보기 힘들어보이는 그런 여인 말이다.


이 왕국의 공주를 제외하곤 나한테 이렇게 직접적으로 찾아와서 이야기할만한 사람이 없지 않은가?


의심을 품었을 무렵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누구시죠?"


"자, 잠시만요.."


마침내 숨을 다 골랐는지 깊게 한숨을 내쉬며 나에게 말을 건냈다.


"무례하게 보였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공주님의 하녀 중 한명인 루이즈라고 합니다"


"음? 하녀분께서 여긴 어쩐 일로?"


"급하게 공주님께 가보셔야할 것 같습니다. 저기 지금 달려가고 있는 자들 보이시죠?"


그녀는 흙먼지를 내뿜으며 달려가는 자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들은 디프로아르 사람들입니다. 공주님 혼자서 상대하긴 벅찰 사람들일 것 같아서 황급히 달려온 겁니다"


"역시 그럴줄 알았어. 디프로아르 사람들이였구만"


디프로아르 사람들이라는 내 예상이 들어맞았다.


도적들을 내쫓고 왕국이 이제서야 좀 돌아가기 위해 내가 움직였는데, 그 하루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타 왕국 사람들이 소식을 듣고 급하게 여길 달려왔다?


나의 의심은 무럭무럭 자라 거의 확신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이놈들에게서 뭔가 구린 냄새가 난다.


그것도 아주 고약한.


"알겠습니다, 얼른 가보죠"


"감사합니다! 공주님은 현재 폐하가 계신 오두막을 나와 성지 안에 계십니다. 제가 안내해드릴게요"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난 그녀의 안내를 따라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하염없이 그녀를 따라 걸어다닌지 약 30분 정도가 지날때쯤, 커다란 무언가가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여긴 어디지?"


넬라프로지티아 왕국의 주변은 성벽으로 높게 둘러쌓여 우리가 아는 흔한 중세시대의 성처럼 느껴지는 곳이였다.


내 눈에 들어오는 성지의 주변은 온통 강으로 둘러쌓인, 그리고 오직 성지의 입구만이 안팎으로 다닐 수 있는 길이 있던 특이한 구조다.


마치 성 안에 성이 있다는 느낌?


하여튼 내가 그 성지의 입구로 다가서자 모든 기사들이 나에게 고개를 숙였다.


무거워보이는 갑옷과 투구, 그리고 번쩍거리는 커다란 검까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신기한 광경에 나는 눈이 번쩍였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역시 와주실거라 생각했습니다"


나를 성지 입구에 맞이하고 있던 자는 바로 타이커스 기사단장이였다.


"단장님도 여기에 계셨군요. 여기에 있는 기사들은?"


"폐하의 직속 기사단들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들을 통솔하고 있는 직책을 맡고 있죠"


"생각보다 굉장한 분이였네요..."


"하하하, 별 말씀을요"


무언가를 잡아먹을듯 매섭게 노려보는 그들의 눈빛에 나는 간담이 서늘했는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저 동네 아저씨처럼 생긴 자가 이들을 통솔하는 자라니...


다시봐도 참 신기했다.


"그나저나, 공주는 여기 안에 있는거죠?"


"그렇습니다. 공주님의 말씀으로는 마법사님이 이 곳으로 올 것이니 마중나오라고 말씀하셨죠"


"하하하.."


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나지막하게 웃음소리를 냈다.


내가 간다는 말도 없었는데 내가 온다는 것을 믿고 단장을 내보냈다는 것은 그만큼 나를 신뢰한다는 뜻이다.


이런 기분은 썩 나쁘지는 않았다.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타국에서 사람들이 대기중입니다"


"역시 이 곳이군"


나는 새어나오던 웃음을 멈추고 미간을 찌푸린채 성지 내부를 훑어보았다.


그의 말대로 성지 안에는 그들이 타고온 말 열댓마리가 풀을 뜯으며 쉬고 있었다.


말이 이정도로 편히 쉬고 있다는 뜻은 꽤 오랜시간 이 안에 머무르고 있다는 뜻이기에 서둘러 공주를 만나러가야 했다.


"이 곳에 온지 꽤 시간이 됐나 보군요. 얼른 들어가죠"


"알겠습니다, 루이즈는 여기까지 안내해줘서 고맙고"


"당연히 해야할 뿐입니다. 조심히 다녀오시길"


단장과 나는 급하게 성지 내부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밖에서 대기하던 루이즈와 살벌한 눈빛을 내뿜던 기사들이 허리숙여 나에게 인사를 건냈다.


단장이 힘차게 성지의 문을 열자 거친 쇳소리를 내며 자세히 성지 내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예전에 즐겨봤던 '해리포X'의 '호그와X'와 같은 느낌의 성이였다.


어렸을적부터 한번쯤은 마법학교 같은 풍의 성 안을 여행하듯이 둘러보는 것이 꿈이였는데 이제서야 꿈을 이룬듯 했다.


가슴이 벅차오르던 것도 잠시, 복도를 따라다니며 성지 내부를 이곳저곳 살펴보았다.


불을 밝히는 등 위는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있었고, 천장 곳곳에는 거미줄이 쳐있는 것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마 왕이 병에 시달리며 성지를 비운 탓에 관리를 소홀히 한 탓이 아닐까 싶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떠올리며 시간을 보내던 찰나, 드디어 공주가 있다는 방 앞에 도착했다.


방 안으로는 많은 남자들이 왁자지껄하며 떠드는 소리가 내 귓가를 파고들었다.


"열겠습니다"


"네"


단장은 방문을 똑똑 두드리며 조심스레 방문을 열었다.


그러자 엄청나게 세로로 긴 탁자가 눈에 들어왔다.


탁자의 끝에는 공주가 눈을 지그시 감은채 홀짝홀짝 차를 마시고 있었으며, 그녀를 중심으로 모든 탁자가 처음보는 남자들로 줄 세우듯 꽉 채워져 있었다.


방문이 열리는 소리에 방 안의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이목이 집중되었다.


"저 자가 공주님이 말한 그 사람입니까?"


공주의 바로 옆에 있던 자가 자리에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그러고는 나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았다.


그의 인상착의는 삐쩍 말랐으나 피부는 광이 날 정도로 반짝반짝했고, 원형탈모가 진행되었는지 머리의 중간이 비어있었다.


그리고 앞니가 툭 튀어나와있어 마치 생쥐와 같은 모습에 우스꽝스러워 보였지만, 꽤 있어보이는 듯한 고급진 비단 옷을 걸치고 있었다.


허나 이 곳까지 넘어왔다는 것은 나름대로 높은 계층의 사람이라는 것이라는 쯤은 물어보지 않아도 비디오다.


"그렇습니다, 제가 바로 넬라프로지티아 황제의 측근과 동시에 공주와 함께 왕국 내정을 보고 있는 김재근이라고 합니다"


"이름이 김재근? 굉장히 특이한 이름이군"


"그런 말 많이 듣습니다"


"뭐 하여튼 반갑네"


생쥐같은 남자가 뒷짐을 쥔채 천천히 걸어오며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난 디프로아르 왕국 귀족 출신인 타르봉 백작이라고 하네"


"반갑습니다"


나는 그가 건낸 악수를 받으며 살며시 영업용 미소를 지었다.


"자네는 나이가 어떻게 되는가? 굉장히 젊어보이는 자가 한 나라의 내정을 보고 있다니?"


"이제 서른입니다"


"이야, 우리 아들과 동갑이구만 그래! 아버지뻘에다가 우리 왕국과 협력하는 관계이니 편하게 말해도 되겠는가?"


"그러시죠"


타르봉이 호탕하게 웃으며 자신의 자리로 다시 되돌아갔다.


나는 그를 따라 비어있는 공주의 옆자리에 발걸음을 옮기며 이것저것 생각했다.


비록 많은 나이를 먹은 것은 아니지만, 군대를 다녀오고 젊은 나이에 대기업 팀장직을 맡아오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왔다.


그리고 이것저것 인간관계에 대해 깨달은 점이 몇가지가 있다.


분명 이 세상에는 착하고 여린 사람이 많다.


허나 이 세상에는 악하고 못된 사람도 많다.


그리고 자신보다 나이가 젊을지라도 배워야할 점이 있는 자라면, 배움의 자세로 낮은 모습으로 다가가는 자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성공했다.


내가 팀장이라는 직책을 맡게 되었을때 나보다 나이가 많은 누군가는 나를 험담했고, 누군가는 나의 말을 잘 따라주며 직책을 존중해줬다.


전자는 사내 여직원 성추행으로 인해 징계는 물론 형사소송까지 받아 가루가 되도록 털렸으며, 후자는 회사를 나와 다른 대기업에 들어가 30 중반이라는 나이에 나와 같은 팀장직을 맡고 있다.


그렇기에 초면에 사람 면전을 훑어보며 자신보다 나이가 적을 것이라는 생각에 업신 여기듯 막말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렇다면 상대방은 99% 어딘가 나사가 빠진 사람이다.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 인생의 빅데이터에 따르면 그러했기에, 이 사람은 무조건 경계해야하는 사람 1순위라는 것을 직감했다.


"어휴, 좋구만"


그렇게 나는 비어있는 공주의 옆자리에 앉자마자 앓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도 그럴게 어제부터 왕국 내부를 모두 살펴본다며 쉬지 않고 돌아다니고 머리를 굴렸기에 체력적으로 한계에 다다를 시점이였다.


이제야 안락하고 편안한 의자에 발 뻗고 앉아볼 수 있었기에 새어나온 자연스러운 탄식이였다.


"하하하, 젊은 친구가 왜 벌써부터 죽는 소리를 내?"


타르봉과 그 외 사람들은 모두 나를 보며 아저씨들이 웃듯 호탕한 웃음소리를 내뿜었다.


나와 공주는 영업용 미소를 띄며 그들 앞에 누가 있던 말던 아무런 대꾸없이 귓속말을 건냈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


"저, 실은..."


타르봉이 말을 자르듯 헛기침을 했다.


그러자 언제 그랬냐는 듯 호탕한 아저씨들의 웃음이 멈췄다.


그리고 타르봉은 우리를 향해 자글자글한 눈웃음을 지으며 말을 건냈다.


"자, 그럼 공주님께서 함께 토론하고자 하는 이도 왔겠다. 저희가 마저 하던 이야기를 해볼까요?"


"이야기요?"


"네, 앞으로 우리 왕국의 미래를 결정할 아주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요"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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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3화 - 참교육 (1) 24.06.29 28 2 10쪽
33 32화 - 공주의 사정 (3) 24.06.28 30 2 10쪽
32 31화 - 공주의 사정 (2) 24.06.27 27 2 10쪽
31 30화 - 공주의 사정 (1) 24.06.13 31 2 10쪽
30 29화 - 건곤일척 (4) 24.06.12 26 2 10쪽
29 28화 - 건곤일척 (3) 24.06.11 25 2 10쪽
28 27화 - 건곤일척 (2) 24.06.10 26 2 10쪽
27 26화 - 건곤일척 (1) 24.06.10 23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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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화 - 알카타도르 입성 (5) 24.06.03 24 1 10쪽
24 23화 - 알카타도르 입성 (4) 24.06.01 23 2 10쪽
23 22화 - 알카타도르 입성 (3) 24.05.31 28 2 10쪽
22 21화 - 알카타도르 입성 (2) 24.05.30 24 2 10쪽
21 20화 - 알카타도르 입성 (1) 24.05.24 27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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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화 - 코코나 마을 (5) 24.05.23 28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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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화 - 코코나 마을 (3) 24.05.21 2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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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화 - 진퇴양난 (3) 24.05.18 3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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