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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꼽등
작품등록일 :
2024.05.09 11:33
최근연재일 :
2024.08.31 00:30
연재수 :
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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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
추천수 :
107
글자수 :
3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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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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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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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30화 - 공주의 사정 (1)

DUMMY

그러고보니 벨지니아 왕자가 처음에 자신을 둘째 왕자라고 소개했던 것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첫째는 누구이며, 셋째 이후의 인물은 도대체 누구인지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지만 이제서야 왕가에 관련된 인물에 대해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그나저나 첫째가 왕실을 관리하지 않는 다는 것에 작은 의문을 품었지만 이 부분은 잠시 접어두기로 하고...


어쨋든 나에게 이런 부탁을 하는 것을 보니 셋째 공주가 나름의 사연이 있어보였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왕궁 안으로 그대들을 들이겠네. 따라오게"


우리들은 부둥켜 안고있는 서로를 일으킨 후에 조용히 왕자의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우리의 뒤를 줄지어 엄청난 수의 집사들과 하녀들이 따라다니고 있는 모습이 마치 수건돌리기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처음으로 벨지니아 왕자를 만났던 왕궁 정문에 도착했다.


왕궁 정문에도 수많은 집사들과 하녀들이 우리를 반기듯이 인사를 올렸다.


"이 쪽으로 오시게"


왕자가 왕궁 정문에 발을 들이기 무섭게 그 무거워보이던 정문이 거친 쇳소리를 내며 열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왕궁 안으로 한발자국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스케일의 왕궁 모습에 할 말을 잃은듯 온 몸이 굳어버렸다.


처음 알카타도르에 발을 들였을때도 웅장한 왕국 모습에 감탄했지만 이 곳은 그 거대 왕국의 왕이 거처로 삼는 곳.


일반 민가와는 차원이 다른 모습이였다.


소리를 지르면 메아리가 돌아올것만 같이 웅장한 크기의 복도와 그 복도를 가득 메운 황금들.


그리고 복도의 이곳 저곳에는 값비싸보이는 장신구들과 조형물들이 끊임없이 줄지어져 있었다.


누가봐도 비싸보이는 물건들이기에 혹여나 만져서 떨어뜨리지 않을까 사뿐사뿐 움직였다.


그렇게 끝이 보이지 않을만큼 한참을 걸어가던 와중, 왕자가 어떤 문 앞에 걸음을 멈춰섰다.


왕자가 그 문의 손잡이를 힘껏 당기자 수많은 하녀들이 줄지어 우리를 반겼다.


"오셨습니까, 왕자님"


"그래, 동생은 어디있지?"


"이쪽으로 오시죠. 같이 온 일행분들은..."


"내 허락 하에 왕궁으로 모시고 온 손님들이니 그들에게도 깍듯이 대해주게"


"네 알겠습니다"


하녀들의 무리 중에 가장 나이가 있어보이는 자가 우리를 방 안쪽까지 안내해주었다.


우리는 쭈뼛쭈뼛 줄지어 인사를 올리는 하녀들에게 한명한명씩 인사를 받아주며 방 안쪽까지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커다란 방 안에 어떠한 한 여인이 흰색 가운을 입은채 누워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벨지니아 왕자가 먼저 그녀에게 다가가 누워있던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동생, 나 왔다"


"오셨습니까, 오라버니"


"몸은 좀 어떠한가?"


"여전히 좋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전보다는 훨씬 나아진것 같으니까요"


우리도 누워있는 그녀를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의 눈 앞에 맥없이 누워있는 그 여인도 벨지니아 왕자와 같이 노란 장발의 머리, 그리고 백옥같은 하얀피부에 커다란 눈망울이 꽤나 아름다웠다.


허나 한가지 문제가 있어보이는 점이라면 너무 야위어보인다는 것.


코코나 마을의 촌장만큼 뼈가 앙상해보일 정도는 아니지만 그와도 맞먹을 정도로 야위어진 그녀의 얼굴과 몸이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무슨 일인지 궁금하여 내가 먼저 그녀에게 다가가 가볍게 목례 인사를 올렸다.


"안녕하십니까, 공주님. 저는 넬라프로지티아 왕국에서 온 김재근이라고 합니다"


"반가워요, 저는 알카타도르 셋째 공주인 알카드 마로니아 3세입니다. 이 곳까진 어쩐 일로 오셨는지..."


"현재 공주님의 몸이 불편하다고 하셔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혹여나 저희도 도움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말입니다"


"그렇군요, 그럼 얼마든지 물어보세요"


나는 안쓰러울 정도로 야위어 힘없이 누워있는 공주를 내려다본채 군침을 삼켰다.


그러고보니 난 의사가 아닌데...?


넬라프로지티아에 퍼져있던 전염병도 우연의 일치로 감염원을 찾아냈었다.


천운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운이 좋았기에 이렇게 올 수 있었던 것이지, 현재의 상황은 어떠한가?


비록 문명이 덜 발달된 세계일지라도 이 곳은 거대 제국 알카타도르.


심지어 공주라면 왕궁에 얼마나 많은 의사들이 줄지어 서있을까?


그들도 해결못한 일을 나보고 알아봐달라니...


숨이 막히는 상황이였지만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으며 생각했다.


내가 살모넬라라는 전염병을 단번에 알 수 있게된 이유...


감염이 퍼지게된 경로와 함께 감염원을 찾아내서 이를 예방하고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


바로 역학조사이다.


역학조사란, 전염병의 유행 때 진단 및 예방과 인과 관계 분석을 위해 행해지는 조사이다.


질병의 발생 원인을 신속하게 찾아냄으로서 전염병의 추가 확산을 막고 똑같은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학조사는 현대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쓰이고 있다.


19세기 존 스노우라고 하는 영국의 한 의사가 있었다.


그는 런던에서 발생한 콜레라가 오염된 상수도를 통해 발생했다는 것을 역학조사로 밝혀내었기에, 현재까지도 전공 강의에서 한번쯤은 듣는 위대한 인물이다.


그렇기에 나도 그녀가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천천히 되돌아보고, 식습관은 어땠는지 등을 파악하여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알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차근차근 그녀를 심문하듯 이것저것 파헤쳐보기 시작했다.


"공주님, 다소 무례할 수도 있는 질문을 드릴 수 있으나 한치의 거짓없이 모두 말씀해주셔야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네, 얼마든지요"


"그렇다면..."


나는 그녀의 식습관, 수면 패턴, 활동 등 조금이나마 의심이 될 상황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이것저것 물어봤다.


허나 너무나도 평범한 그녀의 행동패턴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무나도 평범하고 균형이 잘 잡힌 식사와 식사량, 교대 근무도 아니기에 수면에도 이상이 없는 듯 했고 야위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움직이기 위해 애쓴다는 것 하나하나까지...


그렇다면 후환이 두렵지만 정말 원초적인 질문을 건내보자.


"그럼 변의 상태라던가 생리의 변화는 없나요?"


나의 질문에 내 주변에 있는 모든 자들이 화들짝 놀라 기겁했다.


감히 한낱 이방인이 한 나라의 공주에게 변의 이상 유무와 생리에 대한 질문을 건낸다니...


모두가 얼굴을 붉히며 수근거리는 소리가 내 귀까지 들려올 정도다.


누군가에겐 부끄러울 수 있겠으나 이 사항들은 현대사회에서도 건강의 유무를 측정하기 위해 정말 중요한 질문 중 하나이다.


먹는 것도, 자는 것도 그 무엇하나라도 단서가 없으면 정말 원초적인 질문을 건내야만이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작은 동아줄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건내본 질문이였다.


벨지니아 왕자도 나의 질문에 어쩔줄 몰라 식은땀을 흘리며 우리들을 바라볼 뿐이였다.


허나 이 상황에서 가장 당황한 것은 마로니아 공주일 것이다.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발언을 해야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치욕스럽다고 느꼈을 것이다.


허나 그녀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나의 질문에 답변했다.


"설사를 자주 합니다. 그리고 생리는 이상 없이 주기적으로 잘 일어납니다"


"설사를 한다구요?"


"네, 식사를 하면 자주 설사를 하고 두드러기도 자주 일어나는 편이구요. 그런데 설사를 하는 빈도가 정말 왔다갔다라서 저도 예측을 못합니다. 어쩌다가는 식사를 하고 호흡하기 힘든 경우도 있어서 곤욕을 치른 경우도 있답니다"


"잠깐..."


식사의 종류에 따른 설사와 두드러기, 그리고 호흡곤란...


내가 정밀하게 환자의 상태를 분석하고 판결을 내리는 그런 유능한 의사는 아니지만 한가지 추측해볼 수 있는 단서가 발견되었다.


현대 사회에서도 알게 모르게 흔히 발생할 수 있지만 무시할 수 없는 현상.


바로 [알러지 현상]


알레르기라고도 불리우는데, 유발 항원에 반응하여 무슨 과도한 반응이 일어난다는 그런 내용을 대학교때 배우긴 했지만...


쉽게 설명하자면 음식따위가 본인이 스스로 거부하는 반응을 보여 여러 가지 증상이 일어나는 현상을 뜻한다.


알러지 현상의 증상과 원인은 정말 천차만별이다.


기본적으로 가려움과 함께 두드러기, 호흡곤란, 심한 소화불량과 설사를 동반하며 심하게는 호흡기가 막혀 질식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렇기에 현대 사회에서도 알러지 증상이 나타난다면 빠르게 검사를 받고 각별한 주의를 요하게 된다.


앞서 언급한대로 알러지 현상의 원인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알러지 유발식품 목록들을 잘 고지했다.


상대적으로 반응을 많이 보이는 19종의 목록이 있는데 우유와 계란, 갑각류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알러지 현상에 대한 지식을 이렇게 써먹어볼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머리에 커다란 망치를 두들겨맞은 듯한 충격이 전해져 잠시동안 멍을 때렸다.


"저기, 괜찮으신지..."


마로니아 공주가 한동안 멍 떄린 내가 걱정이 됐는지 속삭이듯이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건냈다.


"앗, 아, 네..."


"증상만을 이야기했는데도 원인을 알 수 있으신건가요?"


"네, 100% 확신하지는 않지만 대략적으로 짐작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일단 왕궁의 주방 먼저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주방이요?"


"제 생각이 맞다면 분명히 그 장소에 해답이 있을겁니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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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3화 - 참교육 (1) 24.06.29 29 2 10쪽
33 32화 - 공주의 사정 (3) 24.06.28 31 2 10쪽
32 31화 - 공주의 사정 (2) 24.06.27 27 2 10쪽
» 30화 - 공주의 사정 (1) 24.06.13 32 2 10쪽
30 29화 - 건곤일척 (4) 24.06.12 27 2 10쪽
29 28화 - 건곤일척 (3) 24.06.11 26 2 10쪽
28 27화 - 건곤일척 (2) 24.06.10 27 2 10쪽
27 26화 - 건곤일척 (1) 24.06.10 24 1 10쪽
26 25화 - 알카타도르 입성 (6) 24.06.04 23 2 10쪽
25 24화 - 알카타도르 입성 (5) 24.06.03 25 1 10쪽
24 23화 - 알카타도르 입성 (4) 24.06.01 23 2 10쪽
23 22화 - 알카타도르 입성 (3) 24.05.31 28 2 10쪽
22 21화 - 알카타도르 입성 (2) 24.05.30 24 2 10쪽
21 20화 - 알카타도르 입성 (1) 24.05.24 27 2 10쪽
20 19화 - 코코나 마을 (6) 24.05.23 28 2 10쪽
19 18화 - 코코나 마을 (5) 24.05.23 28 1 10쪽
18 17화 - 코코나 마을 (4) 24.05.22 28 2 10쪽
17 16화 - 코코나 마을 (3) 24.05.21 29 2 10쪽
16 15화 - 코코나 마을 (2) 24.05.20 37 2 10쪽
15 14화 - 코코나 마을 (1) 24.05.19 4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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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2화 - 진퇴양난 (2) 24.05.17 38 2 10쪽
12 11화 - 진퇴양난 (1) 24.05.17 4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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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화 - 성장통 (3) 24.05.14 44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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