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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댬
작품등록일 :
2024.06.01 23:27
최근연재일 :
2024.09.0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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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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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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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Lv. 57 사소한 변화

DUMMY

Lv. 57 사소한 변화


“좋은 아침입니다.”

“주말 잘 보내셨어요?”

“과장님 이거 보셨어요?”


민규가 팀원에게 인사를 건네는 정한에게 후다닥 다가와 핸드폰을 들이밀었다.

거인이 등장했던 고속도로의 사진이 실린 기사.

정한은 대충 사진만 훑어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뉴스에도 나왔잖아요.”

“앗, 아뇨. 이건 그 괴물들을 대응하는 기관을 따로 양성하겠다는 기사에요. 아예 나라 차원에서 대 몬스터 특별 부대를 만든다나 봐요.”


호기심이 동한 정한이 민규의 핸드폰을 받아 들고 기사를 찬찬히 살펴봤다.


====================================

정부 “몬스터 이대로는 안 돼. 조만간 군 특별 부대 설립 가능성 제시.”


어제 서울-양양간을 잇는 고속도로에 괴물이 출현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출동한 군 병력만 공군과 육군을 비롯해 무려 중대 단위 이상인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결국 괴물을 모두 소탕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고속도로 붕괴 및 차량 파손으로 인해 피해는 백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으나, 앞으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할 것으로 예상돼 해당 관련 부서가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이와 관련된 법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했다.

====================================


“이 정도면 그냥 추측성 기사 아닌가요? 그리고 뭐, 부대 창설이든 법 개정이든 우리랑은 상관없지 않아요?”

“그, 그렇긴 하죠. 전 과장님이 이쪽에 관심 있으신 줄 알고. 레벨도 높으시고 뭔가 잘 아시길래······.”

“하하. 전 이런데 관심 없어요. 레벨 올리는 것도 그냥 재미로 하는 거라. 그래도 고마워요. 잘 봤어요.”


민규와 대화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자, 진호가 득달같이 달려왔다.


“형님, 저놈이 뭐래요?”

“쓰읍. 호칭.”

“과장니임.”


진호가 금방 애교를 피운다.

피식 웃은 정한이 들러붙은 진호를 떼어냈다.


“기사 보여주던데? 정부에서 무슨 특별 부대 만든다나 봐.”

“아아. 그거요? 그거 아마 거의 마무리 단계일걸요? 최태식도 군대 제안 받았는데 재입대는 죽어도 하기 싫어서 저희 길드 들어온 거라고 했었으니까.”

“핑계는. 선택권을 줬구만. 강제 징집도 아닌데 뭘 재입대 하기 싫어서 길드를 들어가.”


정한의 냉소적인 비판에 진호가 숨이 넘어갈 듯 웃어 재꼈다.


“그래서 나한테 관심 있냐고 물어보더라고.”

“엥? 형 군대 관심 있었어요?”

“내가 미쳤냐? 레벨 올리는 거 보고 관심 있는 줄 알았나 봐.”

“근데 뭔가 잘 어울리긴 하는데요? 딱 견장 차고. 밑에 애들 빡세게 굴리고. 주말에 우리 굴린 것처럼.”

“야, 너는 그런 말 하면 안 되지. 제일 편하게 있었잖아.”


어느새 나타난 규태가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사장님 언제 오셨습니까?”

“나? 좀 전에. 야, 너네는 사장이 온 것도 모르고 너무한 거 아니야? 그래서 너 군대 간다고?”

“내가 거길 왜가. 렙업하기도 바빠 죽겠는데.”

“하긴. 너가 언제 게임 말고 뭐 다른 거 하는 걸 본 적이 없다. 내가. 너 연애도 안 하잖아.”

“난 지금이 편해. 관심도 없고.”

“너, 혹시······.”


규태가 제 몸을 손으로 가리며 진호의 뒤로 몸을 숨겼다.


“난 안돼. 희주가 있거든.”

“에이, 과장님도 눈이 있는데.”

“둘 다 쓸데없는 얘기 그만하고 일이나 하러 가자.”


정한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정부에서 전문적인 전투 인력을 양성한다는 얘기는 파급력이 강했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징병제인 만큼 술자리에 모인 한국 남자들이라면 군대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군사력을 동원해도 막기 힘들었던 몬스터의 출현.

몬스터들을 상대하기에 인간들의 무기가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

그리고 만들어진다는 특별 부대.

레벨이 높다고 인증한 몇몇 사람들을 대상으로 퍼진 입대 권유.

사람들은 그렇게 은연중에 서서히 레벨을 올릴 필요성에 대해 자각해 나가고 있었다.


“강제 징집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건 좀 심한 거 아니야?”

“야 씨, 내가 올해로 예비군 4년 차인데 재입대 해야겠냐고!”


재입대가 점점 기정사실로 될 무렵 사람들의 두려움을 종식시켜 줄 발표가 났다.

몬스터 대 토벌 부대의 창설이 공론화된 것이다.


기존의 특수부대처럼 지원하여 입영하는 방식도 가능했지만, 일단 기존 직업 군인 위주로 편성되었다는 국방부의 발표에 만기 전역한 이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특수부대가 효과가 있을까요. 형님?”


정한과 진호는 집에서 치킨과 맥주를 마시며 때마침 나오는 기자회견을 보고 있었다.


“뭐, 레벨을 많이 올리면 괜찮지 않을까? 군이면 인원이야 많을 것이고. 전술이나 훈련도 일반인보다는 낫겠지.”

“근데 솔직히 몸 좋다고 게임 잘하는 건 아니잖아요. 훈련 죽어라 한다고 기본 능력치가 오르는 것도 아니고.”

“스킬이랑 패시브가 생기잖아. 그럼, 일반인이 레벨 올리는 것보다야 낫겠지.”

“그런가?”


진호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한은 그것보다도 여전히 죽은 듯 잠만 자는 주드가 걱정이었다.

혹시 80이 되면 정신을 차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퇴근하면 매일 진호를 데리고 남산으로 향했으나 여전히 그의 레벨은 79였다.

자신보다 낮은 레벨의 일반 몬스터로 레벨을 올리기엔 쉽지 않았다.

혼자 가면 업적 효과로 경험치를 더 받을 수 있었지만, 진호를 떼어두고 갈 만한 핑곗거리가 딱히 없었다.

덕분에 진호의 레벨만 올라 벌써 62가 되었다.


“형님, 이번 주말에도 강원도 가실 겁니까?”

“아니. 이번엔 안 가려고. 괜히 또 거인 만났다가 규태 형한테 욕먹기 싫다.”

“저희도 차 한 대 살까요?”

“갑자기 차는 왜?”

“좀 저렴한 중고차라도 있으면 좋잖아요. 퇴근하고 근교로 사냥하러 다니기도 좋고.”


혹하는 제안이었다.

탈것으로 등록해 놓으면 필요할 때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으니까.


“나쁘지 않네. 하긴, 매번 규태 형 끌고 다니기도 미안하니까. 한번 알아봐야겠다.”

“아니면, 몰래 집에 가서 제 차 한 대 슬쩍 가져올까요?”

“아서라.”

“에이, 어차피 안 타시는 거 많아서 출근하셨을 때 몰래 슬쩍 빼 오면 모르실 거 같은데······.”

“아버지 출근해 계실 동안 너도 출근해 있겠지.”

“아······, 그러네. 그럼, 김 비서님한테 몰래 가져다 달라고 할까요?”

“됐어. 그냥 내가 알아볼게.”


정한은 다음날 집 앞에 놓인 차를 보며 좀 더 강력하게 진호를 말리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뭐냐. 이거.”

“아니, 누나한테 말했더니 누나가 자기 안 타는 차 있다고 준다고 해서······.”

“이거 소유 본인 아니면 탈것 등록 못하잖아?”

“네, 그래서 여기 서류까지 준비해 놨습니다. 형님이 사인만 하시면 됩니다.”

“나?”


정한이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황당한 표정으로 진호를 돌아봤다.


“역시 좀 차가 너무 오래됐죠?”

“무슨 소리야. 완전 새 차구만.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이걸 왜 내 앞으로 등록하는데?”

“그게, 말하자면 좀 긴데. 그냥 집세라고 생각하고 받아주십쇼.”


진호의 큰 누나, 즉, 최성 그룹의 부회장이자 최성 전자와 최성 물산의 대표인 최미진은 막냇동생인 진호를 유독 아끼는 인물이었다.

진호가 대기업 자제임에도 자유분방하게 살 수 있었던 것도 그녀의 공이 컸다.

지금은 결혼해서 따로 살고 있는 그녀지만 아직도 일주일에 두세 번은 진호를 보러 본가에 들릴 정도였다.


그런 그녀가 진호의 가출 소식을 뒤늦게 알고 길길이 날뛴 것은 알만한 사람이라면 다 아는 이야기였다.

가출한 진호도 가족 중에서는 유일하게 제 누나와는 전화 통화를 하고 지낼 정도였다.


그런 그녀에게 진호가 중고차 딜러를 아냐고 물어본 게 화근이었다.

중고차를 왜 사냐고 묻는 미진에게 진호가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했다.


“그래서 지금 정한이네 있는 거야? 아. 그래서······.”


미진은 그제야 아버지가 왜 진호가 집을 나갔는데도 태연했는지 알아차렸다.

정한의 집에 있다면야 미진도 안심이 되는 것이다.


‘아무리 누나가 나이가 더 많다지만, 저렇게 바로 정한이라고 할 사람이 아닌데······. 내가 형님에 대해 그렇게 많이 누나한테 떠들었나?’


이 사실을 모르는 진호만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그래서, 너 생활비나 이런 거는 어떻게 하고 있어? 돈 없을거 아니야. 누나가 좀 보내줄까?”

“아냐. 나 취직했어. 안 보내줘도 돼! 어? 그러고 보니까 생활비는 형님이 따로 말씀 안 하셔서······.”

“너······. 미쳤니? 이 누나가 그렇게 가르쳤어?”

“아, 아니! 월급받으면 내려고 했어! 진짜야!”

“안 되겠다. 주소 불러.”


찾아오겠다는 걸 겨우겨우 말려 누나가 타던 중고차로 합의를 본 것이었다.

그마저도 새 차를 보낸다는 걸 정한 핑계를 대야 했다.


“형님이 이거 안 받으시면 저 누나한테 죽어요······.”


정한도 그제야 납득이 됐다.


‘하긴. 누나라면 그럴 수도 있겠네.’


진호 때문에 유학을 안 가겠다고 하던 미진의 모습을 떠올린 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이건 너무 비싸 보이는데.”

“에이, 뭐 어때요. 어차피 누나 차도 많은데. 오늘 타고 근교 한번 도시죠?”


세상 속 편한 진호의 말에 결국 정한도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미진이 차와 함께 보내놓은 사람 덕에 차량 등록부터 인수인계까지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형님 빨리 등록부터 해 보세요.”

“그래. 잠시만.”


[탈 것을 등록하시겠습니까?]


‘네.’


[이름을 등록해 주세요.]


‘1호기.’


[탈것 목록에 ‘1호기’이(가) 추가됩니다.]


정한이 자동차를 탈 것으로 등록하자 목록에는 짙은 회색으로 표시된 자동차 모양이 생겨났다.

“이런 식으로 등록이 되는구나.”

“됐어요?”

“어. 생각보다 별로 특별한 건 없네.”

“그럼, 이제 바로 사냥하러 가실 겁니까?”

“일단 짐부터 좀 챙기고.”


당연히 1박을 하고 올 생각이었기에 정한과 진호는 집에서 간단하게 짐을 챙겼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잠들어있는 주드를 셔츠 앞주머니에 조심스럽게 챙겨 넣은 정한이 거실로 나왔다.

이미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던 진호가 문을 붙잡은 채 정한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어디로 가실 겁니까?”

“넌 뭐 가고 싶은데 있어?”

“전 어디든 상관없습니다. 한국은 많이 안 돌아다녀 보기도 했고 잘 모르거든요.”

“그러면 이번엔 서해 쪽으로 가보자. 그쪽은 아직 한 번도 안 가봤으니까.”

“가시죠!”


[도움말 : 나타나는 몬스터의 종류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특산물이 지역마다 다른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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