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서버 최강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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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댬
작품등록일 :
2024.06.01 23:27
최근연재일 :
2024.09.08 06:20
연재수 :
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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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9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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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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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Lv. 71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2)

DUMMY

Lv. 71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2)


사냥터의 독점은 수많은 온라인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였다.

그래서 게임사들은 말도 안 되는 필드 보스를 종종 만들어내곤 했다.


하지만 한강에는 그런 몬스터가 없었다.

가끔 몬스터들이 떼를 지어 이동하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지역과 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한마디로 이 양아치들을 견제할 수단이 없다는 얘기였다.


정한이 산책하러 나온 곳은 끽해봐야 20레벨 초중반의 사냥터.

모험가들의 레벨도 이와 비슷하거나 낮았다.


그러니 70레벨 언저리 모험가들의 말을 거부할 수 있는 모험가는 거의 없었다.

주먹이 법보다 가까웠으니까.

그리고 이건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말이었다.

여기 있는 낮은 레벨의 모험가들에게나, 여기 있는 양아치들에게나.


*


진호가 보호막을 손으로 툭툭 건드렸다.

투명한 막에 진호의 손이 닿을 때마다 옅은 파장이 일었다.


“이거 안에서 못 나가게 해 놨나 본데요?”

“그래?”


하여튼, 나쁜 놈들이 이런 머리는 잘 돌아간다.

이런 식으로 낮은 레벨의 사람들에게서 돈이나 아이템을 뜯어냈겠지.

여차하면 죽였을 수도 있다.


정한은 이렇게 공공장소에서 사람을 죽일 생각은 없다.

아직은 시스템보다 법이 위에 있으니까.


‘하지만 약간의 정신 교육은 괜찮겠지.’


정한의 신형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컥!”


남자들이 이에 반응하기도 전에 마법사에게서 외마디 비명이 흘러나왔다.


[모험가 최덕구가 상태 이상 ‘기절’에 빠집니다.]


마법사가 잔디밭에 풀썩 쓰러졌다.


“뭐, 뭐야?”

“형님. 이 새끼 고렙인가 본데요?”


장검을 들고 있던 남자가 정한을 쳐다보며 칼집에서 검을 꺼냈다.


“어? 나라면 안 그럴 텐데?”


진호가 뒤에서 깐죽거리며 사내에게 조언을 건넸다.

물론 상대방은 진호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너 이 새끼. 가만 안 둔다!”


남자가 칼집을 집어던지며 정한에게 달려들었다.

동시에 정한의 뒤에서 그의 분신이 그림자처럼 튀어나왔다.


챙-.


상대의 검을 분신이 나서서 막아냈다.

정한이 직접 나설 필요도 없는 상대였다.


정한은 혼자 남은 대검을 든 사내에게 다가갔다.

이 무리에서 그나마 대장 노릇을 하는 듯 보이는 사내였다.


“그래서, 사용료가 얼마라고?”

“이, 이익! 너 어느 그룹에서 보낸 녀석이냐? 성수 쪽이냐? 아니면 마포?”


정한이 사내의 말을 들으며 피식 웃었다.


“나? 종로 쪽인데?”


당연히 거짓말이다.

그냥 서울에서 깡패 하면 왜인지 종로가 떠올랐을 뿐이다.


근처에서 사냥하던 사람들이 그들의 싸움을 보고 하나둘 근처로 몰려들었다.


“싸움 났나 본데?”

“저 사람들 우리한테 자릿세 내라고 했던 자식들 아니야?”

“영역 싸움인가?”


마법사가 기절하며 보호막이 사라진 틈을 타 진호가 규태를 데리고 사람들 사이에 섞여 들었다.


“에이. 아저씨 영역 싸움이면 같이 칼부림 했겠죠. 저 사람은 아무것도 안 들고 있잖아요.”

“어? 정말 그러네?”


진호의 말대로 정한은 검조차 꺼내 들고 있지 않았다.

제 키만 한 대검을 어깨에 걸치고 있는 사내와는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어떡해. 깡패가 저 사람 괴롭히려는 건가 봐요. 저한테도 사냥하려면 자릿세 내라고 하더니.”

“우리한테도 그랬어요!”

“겨,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니야?”

“아서라. 그랬다가 괜히 나중에 보복이라도 당하면 어쩌려고 그래?”

“에이, 여기서 누가 신고했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진호가 옆에서 사람들을 슬슬 부추겼다.


‘저 새끼도 정상은 아니라니까?’


규태는 그런 진호를 보며 헛웃음을 속으로 삼켰다.


“그리고 한강에서 이런 식으로 돈 받는 거 불법 아닙니까?”

“그건 그래!”

“맞아. 한강이 무슨 자기들 건가?”

“요즘 시대가 어느 땐데 깡패가 웬 말이에요.”

“신고! 신고하자고 신고. 단체로 하면 지들이 어쩌겠어!”


사람들이 너도나도 핸드폰을 들었다.

그러자 정한과 대치하고 있던 사내가 사람들 사이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이 자식들이! 지금 뭐 하는 거야? 저리 안 꺼져? 신고하는 새끼들은 다음부터 한강엔 얼씬도 못 할 줄 알아!”

“한강이 니들 꺼냐? 이 양아치 새끼들아!”


진호가 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의 뒤에 숨어 소리쳤다.


“맞아! 그리고 이미 경찰 불렀거든? 칠 거면 쳐봐. 나도 깡패 새끼한테 깽값 좀 받아보자!”

“여러분 동영상 찍어요. 동영상.”


이번엔 삼십 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남자의 뒤에서.


“니들 아주 잘 걸렸다. 안 그래도 마음에 안들었어,”

“혼쭐을 내줍시다!”


때로는 본인의 모습으로.

그렇게 진호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었다.


규태는 사람들 틈에서 사악하게 미소를 짓는 진호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대검의 사내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사이 정한의 분신은 장검의 사내를 쓰러트렸다.

가볍게 기절만 시킨 정도라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그리고 정한의 귓가에 희미하게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이걸 보면 못해도 참고인 조사는 받아야 할 것 같은데······?’


동네 양아치 때문에 경찰에서 들락거리는 것만큼은 사양하고 싶었다.

정한은 사람들이 소란스러운 틈을 타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겼다.

다행히 밤이라 한강 주변에는 빛이 닿지 않는 곳이 많았다.


정한이 몸을 숨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법 많은 수의 경찰들이 도착했다.

신고 건수도 건수지만, 경찰들에게도 최근 한강은 골칫덩어리였다.


“자자, 빨리 일어나!”


가까운 지구대에서 나온 순경들은 시민들에게 간단하게 상황을 전달받았다.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행패를 부려서 단체로 신고하신 거라고요?”

“네! 저 사람들이 저희한테 자릿세라고 십만 원이나 뜯어갔다니까요?”


나이 어린 순경이 볼펜 끄트머리로 머리를 벅벅 긁었다.


“여기 이분들 말고 또 돈 뜯기신 분 있으십니까?”

“저희요!”

“여기도 있어요!”

“저는 안 낸다고 했다가 맞기까지 했습니다!”


남자가 상체를 훌렁 뒤집어 까자 시퍼런 멍이 드러났다.


“잠시 사진 좀 찍겠습니다.”


여기저기서 증언과 증거가 쏟아져 나왔다.

남자들은 현행범으로 곧바로 연행되었다.

몇몇 폭행을 당했다는 사람들이 같이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서로 향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이름과 연락처, 빼앗긴 금품 등을 순경에게 말하고 돌아갔다.


“나, 참. 진짜 별일을 다 겪네.”

“그래도 재미있지 않았어요?”

“넌 이게 재밌냐?”


규태와 진호가 자신들이 앉아있던 벤치로 돌아왔다.


“그나저나 정한이는 또 어디 갔냐?”

“나 여기 있는데?”

“으악! 아오. 씨. 심장이야! 인기척 좀 내라, 좀!”


벤치에 앉아있던 정한이 은신을 풀고 모습을 드러냈다.


“왜? 재밌잖아.”

“난 재미 없다고! 이 자식들아!”


*


정한은 여전히 1레벨인 산군과 실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왜요? 형님.”

“이 녀석들 레벨을 올리고 싶은데······.”


사람이 없는 사냥터라는 건 서울에선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그렇다고 일 끝나고 외곽으로 빠지기엔 효율이 떨어졌다.


“저렙 던전이 근처에 있었나?”


정한은 지도 창과 함께 회중시계 모양의 입체 지도를 꺼냈다.


현재 그가 알고 있는 서울 내의 던전은 미니 타워가 있던 남산뿐이었다.


‘남산 던전은 레벨이 너무 높을 거 같은데······.’


정한은 진호를 힐끔 쳐다봤다.

진호의 레벨은 여전히 67.

미니 타워의 레벨이 74였으니 불가능한 수준일 게 분명했다.


‘보통 입구를 지키는 필드 보스랑 비슷하거나 훨씬 높았으니까.’


실버와 긴 로프 뭉치를 가지고 씨름하던 진호가 정한의 지도를 쳐다봤다.


“그럼, 거기 가보실래요?”

“어디?”


*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정한은 진호가 말한 ‘거기’를 가보지 못했다.

예상했던 불청객이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제가 운전하겠슴다. 형님.”

“그래.”


정한이 진호에게 차 키를 넘겼다.


“어? 너 차 샀어?”


역시 퇴근할 때가 되자 귀신같이 찾아온 규태가 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어. 아는 사람이 싸게 해줘서.”

“근데 나는 왜 안 태워줘? 희주야! 정한이가 차 태워준대!”


규태가 희주에게 빨리 오라며 손을 팔락팔락 흔들었다.


“우리 갈 데 있는데?”

“너희 또 우리 빼고 둘이 어디 가려고?”

“레벨 올릴 거면 같이 가요!”

“저, 저도!”

“길드끼리 단체로 렙업하러 가시는 겁니까?”

“그러면 저도 끼워 주시는 건가요?”


희주에 현주, 박 부장에 민규까지.

사무실에 남아있던 길드원들이 우르르 몰려오자, 정한과 진호가 규태를 노려봤다.


“아, 아니. 난 이렇게 될 줄 몰랐지.”


결국 규태와 정한의 차 두 대가 움직여 단체로 남산으로 향했다.


“저 빼고 남은 분들끼리 파티하세요. 그러면 여섯 명 딱 맞을 거예요.”

“그러면 너는?”

“난 주변에 있다가 몹 몰리거나 하면 잡아줘야지. 여기 레벨 형보다 높다니까? 한 마리씩 끌고 와서 사냥해. 입구 쪽은 할 만할 거야.”

“알았어. 화내지 마.”


규태가 길드원을 끌고 등산로였던 길로 향했다.


“진호야. 힐은 민규 씨한테 맡기고 너도 딜해라.”

“옙!”


정한은 그사이 소환해 뒀던 산군과 실버를 끌고 길이 없는 산 한가운데로 들어갔다.


“저렇게 내버려둬도 괜찮은 건가요?”

“진호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 그리고 여차하면 분신이 해결해 줄 거고. 실버. 이리 와. 지금은 네 주인한테 가면 안 돼.”


정한이 실버의 목줄을 잡아당겼다.

진호가 전투 상태에 돌입했는지 실버도 원래 크기로 변해있었다.


“이제 우리도 레벨이나 올리자.”


정한이 손에 단검을 꺼내 들자, 산군도 원래 크기로 돌아왔다.


60 중후반대의 몬스터들이 포진해 있는 남산은 정한에게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였다.

그가 몬스터들을 도륙할 때마다 1레벨이었던 산군의 레벨이 콩나물처럼 쑥쑥 자라났다.

반면 진호의 실버는 영 성장이 더뎠다.

아무리 파티원의 레벨이 낮다고는 해도 비슷한 레벨의 딜러가 둘에 진호까지 있는 것 치고는 지나치게 느렸다.


“주드. 가서 상황 좀 보고 와.”

“켁. 제가요?”

“그럼, 여기 너 말고 다른 주드가 또 있냐?”

“저는 그런 용도가 아닌데요······. 저는 어디까지나 플레이어님의 원활한.”

“치킨.”

“다녀오겠습니다!”


주드가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새하얀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정한이 남산의 나무 정령들을 열 마리쯤 잡았을 때 주드가 나타났다.


“플레이어님. 가보셔야 할 것 같은데요?”

“왜?”

“실버 주인이 모험가를 때려잡고 있어요.”

“뭐?”


정한은 곧바로 실버의 목줄을 풀었다.

실버는 곧장 제 주인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정한과 산군도 그런 실버의 뒤를 쫓았다.


‘왜 이쪽으로 가지?’


실버의 뒤를 쫓던 정한이 산의 입구와는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녀석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을 때.


“으아아아악!”


사람의 비명 소리가 산에 메아리쳤다.


[도움말 : 펫은 주인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시스템이 그렇게 되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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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 71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2) 24.08.25 87 2 11쪽
71 Lv. 7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1) 24.08.22 92 2 11쪽
70 Lv. 69 산적 소탕 (5) 24.08.20 94 2 11쪽
69 Lv. 68 산적 소탕 (4) 24.08.18 91 2 11쪽
68 Lv. 67 산적 소탕 (3) 24.08.15 91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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