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서버 최강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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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댬
작품등록일 :
2024.06.01 23:27
최근연재일 :
2024.09.08 06:20
연재수 :
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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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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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9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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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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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Lv. 65 산적 소탕 (1)

DUMMY

Lv. 65 산적 소탕 (1)


싸울 때 가장 상대하기 힘든 상대는 어떤 대상일까?

정한은 그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미치광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그가 상대하고 있는 산적 두목이 딱 그런 상대였다.


산적 두목은 피지컬이나 능력치로만 본다면 그리 어렵거나 힘든 상대는 아니었다.

하지만 정한은 그에게 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산적 두목의 광기였다.


“으하하하. 고작 이거냐?”


그는 온몸에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전혀 두려운 기색이 없었다.


‘저 새끼, 저거 변태 아니야?’


정한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산적 두목은 피를 흘리면 흘릴수록 더 날뛰고 있었으니까.

특히나 얼굴에 겹겹이 칠한 저 붉은 핏자국만 봐도 절로 얼굴이 찌푸려질 정도였다.

얼마나 덧발라댔는지 이제는 멀쩡한 피부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쓰읍, 하. 그래. 바로 이 피 냄새지. 피와 살육이 낭자한 죽음의 냄새 말이다.”


쇠사슬을 목에 걸치고 양손에 피를 받아낸 두목이 세수하듯 두 손을 얼굴에 문질렀다.

고상한 취미를 가졌다고 생각해 본 적 없는 정한이었지만, 산적 두목을 상대하다 보니 자신이 얼마나 문화시민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하. 역겨운 행동은 그만하고 이제 제대로 덤비기나 해라.”


정한은 자기 자신의 피를 온몸에 펴 바르고 있는 산적 두목을 향해 칼을 겨눴다.


“전사란 자고로 전투에 나서기 전 투지를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거든.”


피 칠갑을 한 험악한 얼굴이 누런 이를 드러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생명력이 반이나 떨어진 두목이 이제 와서 투지를 다진다는 말이 우스웠다.


“그대는 과연 진정한 전사인가?”


직업을 묻는 거라면 정한은 암살자였다.

하지만 몬스터가 정한의 직업을 궁금해할 리는 없었다.


“내가 시험해 주지!”


산적 두목이 정한을 향해 거대한 양날 도끼를 휘둘렀다.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몸놀림이었다.


쾅-! 콰광! 쾅!


일격 한방 한방을 막아내는 것만으로도 주변에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분명 비슷한 레벨에 왔으면 정한도 승부를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두목은 강했다.

하지만 이런 게임 시스템의 특성상 레벨을 뛰어넘기는 힘들었다.


산적 두목과 정한의 레벨 차이는 무려 15.


아무리 강하고 컨트롤이 뛰어나다고 해도 뛰어넘을 수 없는 차이였다.


스킬이 주는 버프를 모두 활성화 시킨 정한의 속도와 공격력은 동 레벨의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정한의 칼이 무자비하게 산적 두목의 거대한 육체를 꿰뚫었다.


“으하하하하. 그래. 더 해보거라!”


생명력이 줄어들수록 산적 두목의 도끼질은 더 무겁고 더 빨라졌다.


‘광전사 같은 건가?’


그가 하던 게임에도 있었다.

생명력이 일정 수치 이하로 낮아지면 그에 반비례해서 공격력과 능력치가 상승하는 직업군.


몬스터를 상대할 때는 그다지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지만, 대인전에서는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이들었다.

이런 직업군의 특성, 그리고 그동안 보아왔던 보스형 몬스터들의 특징으로 볼 때 생명력이 30% 이하가 되면 새로운 기술을 쓸 게 분명했다.


‘남아있는 생명력을 31%까지 줄이고 그다음엔······.’


정한은 공격 스킬을 재사용 시간을 확인했다.


‘한 번에 끝낸다.’


정한의 눈이 번뜩였다.


“그래! 바로 그 기세다! 이제야 제법 싸울 맛이 나는구나!”


쾅, 쾅, 쾅. 쾅, 쾅!


정한은 두목의 도끼를 계속해서 막아내면서도 스킬을 확인했다.


“한눈팔 여력이 남아있나?”


정한의 목을 노리고 날아드는 도끼에 푸른 마력이 실렸다.


콰앙-!


가까스로 두목의 도끼를 막아냈지만, 정한은 그대로 날아가 움막에 처박혔다.

이전에 전투를 하면서 이렇게까지 당했던 적이 있던가?


‘아. 처음 던전 갔을 땐 거의 죽을 뻔했구나.’


정한을 죽이려 했던 녀석의 송곳니가 이제는 그의 주 무기가 되어있고 말이다.


정한은 머리 위에 내려앉은 먼지를 털어낼 새도 없이 옆으로 몸을 굴렀다.


콰앙-!


조금 전까지 정한이 누워있던 바닥에 거대한 은색 도끼가 날아와 박혔다.


촤라락.


도끼 손잡이에 달린 쇠사슬이 팽팽해지며 도끼가 날아왔던 곳으로 다시 질질 끌려갔다.

어지간히 성가신 무기라고 정한은 생각했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으하하하. 전사인 줄 알았는데 고작 쥐새끼였구나!”


산적 두목의 도끼가 계속해서 정한이 쓰러져있는 움막으로 향했다.

정한은 날아다니는 파편과 도끼를 피해 좁은 움막 안을 이리저리 뒹굴었다.


그리고 스킬들의 재사용 시간이 모두 초기화 되었다.


정한의 신형이 순식간에 움막 안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동시에 ‘노움의 정’이 두목의 머리를 노리고 날아왔다.


챙-!


쇠사슬로 단검을 튕겨낸 두목이 가소롭다는 듯 웃으며 바닥에 떨어진 단검을 주워들었다.

그리고 단검의 끝에 달린 새하얀 붕대를 들어올렸다.


“으응?”


두목의 뒤쪽에서 나타난 정한이 그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동시에 정한의 손으로 날아가는 ‘노움의 정’


“네 녀석의 무기를 좀 참고해 봤다. 꽤 쓸만하네.”


붕대의 끝이 연결된 곳은 정한의 왼손이었다.

그 이후부터는 정한의 일방적인 폭력이었다.

앞뒤로 몰아치는 정한의 분신과, ‘난도’에서부터 ‘춤추는 칼날’, ‘연계 폭발’로 이어지는 스킬들의 콤보까지.

그리고 ‘큐베로스의 송곳니’에 부여되어 있는 화상의 지속 데미지까지.


폭풍처럼 쏟아지는 공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산적 두목의 손에서 도끼가 떨어졌다.


“제법이구나. 꼬맹이.”

“이제 곧 죽을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거 같은데?”


정한의 칼날이 가차 없이 두목의 목을 베어냈다.

거대한 대가리가 쿵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아이템 ‘[산적 본거지] 열쇠’를 획득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업적 포인트를 100포인트 획득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50골드와 경험치를 받았습니다.]

[Level up. 축하합니다. 모험가님은 Lv. 83 이(가) 되었습니다.]


레벨이 올랐다.

산적 두목의 시체가 있던 곳에는 어김없이 택배 상자가 생겨났다.


정한은 혹시나 산적 두목의 무기 같은 게 나오지 않을까, 하고 기대를 하며 상자를 열었다.

하지만 상자에서 나온 건 무기 대신 쇠사슬이었다.

그 밖에도 스킬 북과 잡동사니 몇 개, 다른 보스들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없는 돈주머니가 전부였다.


“스킬 북은 처음인 거 같은데?”


스킬 북은 ‘북’이라는 이름과는 다르게 얇은 양피지 한 장이 전부였다.


[스킬 : 피의 분노를 배울 수 있습니다.]

[피의 분노]

[생명력이 줄어드는 비율만큼 근력과 민첩이 증가합니다. 단, 출혈 부위의 피를 마셔야 합니다.]


스킬의 내용을 보고 나니 피에 미친 것 같았던 두목의 행동이 이해됐다.


‘결국 마법 같은 공격에 당하면 소용없는 거 아닌가?’


정한은 스킬을 습득하는 것을 잠시 보류하기로 했다.

근력과 민첩이 증가하는 건 좋았지만, 피를 마셔야 한다는 게 조금 꺼려졌기 때문이다.

위급한 상황에 피를 마시고 있을 여유가 있을 것 같지도 않았고.


정한은 쇠사슬을 꺼내 두 단검의 손잡이를 연결했다.

마법적 도구인 건지 사용자의 의사에 따라 언제든지 탈부착할 수 있었다.

거기에다가 무기에 추가로 공격력을 부여하는 옵션까지 딸려있었다.


‘이건 꽤 쓸만하네.’


무기 전체가 나오지 않은 건 아쉬웠지만 그래도 쇠사슬 자체만으로 훌륭했다.


정한은 드디어 퀘스트로 받은 던전으로 통하는 열쇠를 꺼내 들었다.


“하아암. 플레이어님 드디어 두목을 처리하셨나요?”


주드가 뒤늦게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날아올랐다.


“너 요즘 너무 많이 자는 거 아니야?”

“금제에 걸린 이후로 부쩍 피곤하네요. 아마 아직 금제가 제대로 풀리지 않아서 일 겁니다. 하지만 플레이어님을 서포트 하는 데는 문제 없어요!”

“그러면 다행이고.”


정한은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주드가 금제에 걸린 건 온전히 자신 때문이었으니까.


“이제 던전에 들어가실 건가요?”

“응. 이번엔 안 막아?”

“혼자서 들어가시는 건 상관없습니다. 가벼운 시스템 오류로 생각할 테니까요. 하지만 모험가들과 함께하는 건 다릅니다.”

“알았어. 그래서 이번엔 혼자 왔잖아.”


주드가 입술을 씰룩거리며 웃음을 참는 것 같은 미묘한 표정을 했다.


“버림받으신 게 아니고요? 그 모험가는 벌써 50위권 안으로 들어갔던데요? 팀전 순위도 꽤 높고요.”


어째서 진호를 말하는 주드에게서 진호의 모습이 보이는가.

정한은 천천히 주드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래? 그러면 나도 결투에 참여해 볼까?”

“잘못했어요!”


이때다 싶어 정한을 놀리려던 주드가 바로 꼬리를 말았다.

정한은 그런 주드를 보며 피식 웃은 뒤 두목이 기거하던 움막으로 향했다.

사생활이라고는 전혀 보장되지 않은 채 문이라고는 달려있지 않던 움막집에 문이 생겨났기 때문이었다,

아마 던전의 입구는 저곳이리라.


정한이 던전 입구로 추정된 움막의 문에 손을 대자 알림창이 떠올랐다.


[‘[산적 본거지] 열쇠’를 사용하시겠습니까?]


“네.”


[‘산적 본거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랜만에 정한의 눈앞으로 던전의 입장을 알리는 알림창이 떠올랐다.

그는 산적 두목의 집보다는 조금 더 초라한 움막 안에 있었다.


“이봐! 아직도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어떡해! 빨리 나와!”


정한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저를 데리러 온 산적의 손에 끌려 밖으로 나왔다.


“두목이 왜 갑자기 우리를 불러낸 지 아나?”


산적은 정한을 향해 묻고 있었다.

정한은 고개를 저었다.


“하긴. 내가 모르는데 자네가 알 리 없지. 이크. 이러다 늦겠군. 어서 가자고! 서둘러!”


정한은 영문도 모른 채 산적을 따라 깊은 산속으로 향했다.

그러던 중 시선이 산적에게 붙잡혀있는 자신의 팔로 향했다.

낡고 오래된, 더러운 옷감 너머로 털투성이의 거대한 팔이 눈에 보였다.


‘이게 뭐야? 주드!’

“부르셨나요? 플레이어님? 오······. 변하신 모습도 새롭네요. 그, 뭐랄까 남성미가 넘치십니다.”


주드는 조금 전 자신을 놀리려고 할 때보다도 더 우스꽝스러운 표정이었다.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억지로 손으로 틀어막고 참는 모습.

정한은 그제야 자신을 몸을 살펴봤다.

옷이라고 말하기 힘든 낡고 더러운 천이 몸을 휘감고 있었다.


‘이게 나라고?’

“네! 산적으로 변해있으신 거예요. 일종의 이벤트 영상 같은 거죠.”


그제야 정한은 주변을 둘러봤다.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한 산적들이 일제히 한곳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도움말 : 던전은 모험가님들께서 늘 새롭고 즐거운 모험을 즐기실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서 던전으로 모험을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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