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서버 최강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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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댬
작품등록일 :
2024.06.01 23:27
최근연재일 :
2024.09.08 06:20
연재수 :
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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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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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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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Lv. 62 대규모 업데이트 (1)

DUMMY

Lv. 62 대규모 업데이트 (1)


남산에서의 학살을 끝낸 뒤, 집으로 돌아온 정한과 진호는 땀에 푹 절어있었다.


“에어컨, 에어컨!”


하루 집을 비웠다고 집안이 열기로 가득했다.

에어컨 앞에 자리를 잡은 진호가 제 티셔츠를 벗어 던졌다.


‘이럴 때 보면 영락없는 어린애 같은데······.’


정한은 어느새 이십 대 중반이 되어있는 진호를 볼 때마다 감회가 새로웠다.


“빨리 씻고 나와. 치킨 식겠다.”


정한은 집에 오면서 사 온 치킨을 식탁 위에 올려놓으며 진호를 거실에 있는 화장실로 떠밀었다.

잠시 후.

정한과 진호는 모처럼 식탁에 마주 앉았다.

맥주가 담긴 캔이 경쾌하게 부딪치고 둘은 말없이 맥주를 들이켰다.


“캬! 이제 좀 살 것 같네요.”


진호는 배가 고팠는지 정신없이 치킨을 뜯으며 맥주를 들이부었다.

정한은 주드와 토니에게도 치킨 한 조각씩을 배분해 주고 나서야 제 몫의 치킨을 하나 집어 들었다.

동시에 요란한 알림음과 함께 익숙한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대규모 업데이트 사전 알림]

[‘엘리시온’의 모험가 여러분 ‘엘리시온’은 즐겁게 즐기고 계신가요?]

[서버 ‘지구’에서 곧 대규모 업데이트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모험가들 간의 결투를 비롯해 채널 간 전쟁, 다른 서버와의 대규모 전쟁이 순차적으로 오픈됩니다.]

[결투와 전쟁을 통해 업적 포인트를 얻을 수 있으며, 업적 포인트는 업적 상점에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우편으로 보내놓았으니 확인 부탁드립니다.]

[업데이트까지 72:00:00]

[71:59:59]


알림창의 메시지를 확인한 정한은 입맛이 뚝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줄어드는 타이머를 보고 있자니 정식 서비스가 오픈하던 날의 광화문 광장이 떠올랐다.

이번엔 그렇게까지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일이 없길 바랄 뿐이었다.


“이젠 하다 하다 별걸 다 하네요.”


진호가 새로운 메시지를 확인하는 듯 허공을 보며 중얼거렸다.


“‘엘리시온’이 빠르게 움직이네요. 아마 플레이어님의 존재를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어서인 것 같아요.”


치킨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줄 알았던 주드도 한마디를 보탰다.

정한은 오른쪽 아래에서 깜빡거리는 메시지 함을 열었다.

장문의 메시지에는 새롭게 추가되는 결투와 전장에 대한 규칙이나 주의 사항이 나열되어 있었다.


“전장은 웬만하면 초반에는 하지 않으시는 게 좋겠어요. 현재 ‘지구’ 서버 평균 레벨이 낮아서 플레이어님이 참여했다간 바로 ‘엘리시온’이 눈치챌 테니까요.”

‘그냥 적당히 하면 되는 거 아니야? 순위권에만 안 들어가면 되잖아.’


주드가 전혀 신뢰가 담기지 않은 눈으로 정한을 쳐다봤다.

괜히 뜨끔한 정한이 주드의 시선을 피하며 맥주를 들이켰다.

하지만, 무작정 참여하지 않기에는 괜히 아쉬웠다.


“플레이어님이 퍽이나요? 안 그래도 ‘엘리시온’이 모든 시야를 동원해서 지켜볼 텐데, 괜히 참여했다가 눈에 띄기라도 하면 어쩌시려고요!”


주드는 결국 뼈만 남은 치킨의 잔재를 집어 던지며 버럭버럭 소리를 질렀다.

정한은 못내 아쉬웠지만, 이번만큼은 주드의 말을 들어주기로 했다.

어쨌든 이번에 자신 때문에 주드도 나름 고생을 했으니까.


*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규태가 정한과 진호가 포함된 몇몇 사람들을 사장실로 불러 모았다.


“결투 오픈한다는 거 다들 봤지?”

“······?”

“업무 때문에 부른 게 아니셨습니까?”


박상철 부장이 황당하다는 듯 되물었다.


“이 조합으로 무슨 일?”


그러고 보니 모여있는 인원들이 모두 길드원이었다.


“길드 쟁도 있더라. 그래서 우리도 참가할 건지 말 건 지 민주적으로 투표해서 정하려고.”

“그러면 부사장님이랑 이 차장도 부르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부사장이랑 장인어른은 찬성이고 이 차장이랑 장모님은 반대. 그래서 여러분들의 의견을 들어보려고 이렇게 모였습니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규태가 자연스럽게 그들의 의견을 대변했다.


“전 찬성이요! 길드 쟁 왠지 재미있을 거 같아요.”


진호가 바로 손을 번쩍 들었다.


“전 결정 나는 대로 따르겠습니다. 제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닌 거 같아서요······.”

“저는 윤 과장님이 하자는 대로 하겠습니다!”


김민규 사원이 바로 기권 표를 던지자, 박 부장이 이때다 싶어 정한에게 제 표를 양도했다.


“정한아 너는? 참고로 나는 반대다.”

“그러면 상황 좀 지켜보고 하지? 무작정 먼저 해본다고 좋은 것 같진 않던데.”


정한은 당장이라도 찬성표를 던지고 싶었지만, 눈앞에서 주드가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오케이. 좋아. 찬성 세 표, 반대 다섯 표. 다들 그렇게 알고 계시고, 상황 바뀌면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해산!”


그렇게 일단락되는 줄 알았던 길드 전쟁은 결국 규태의 바램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화요일 저녁.

새로운 공지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떠올랐다.


[서버 ‘지구’의 길드 숫자가 일정 수치 미만으로 채널 별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길드 전쟁이 서버 통합으로 이루어지며 모든 길드는 자동으로 참여가 결정됩니다.]


“이러면 투표한 의미가 없는데······.”


정한을 끌고 흡연실로 나온 규태가 좌절하며 벽을 짚었다.


“형수는 좋아했겠네.”

“말도 마라. 어제저녁에 이거 가지고 얼마나 놀렸는지 아냐?”


규태는 지난밤을 회상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결투나 전쟁은 죽는다고 진짜 죽는 건 아니니까. 그냥 게임이라고 생각해. 형 게임에서는 쟁 잘만 했잖아.”

“이건 진짜 고통이 느껴지잖냐. 그럼 죽는 것도 진짜 같을 거 아니야.”


게임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으면 조금 편하련만.

몬스터들과의 전투에서든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든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물론 진짜 현실을 두고 현실적이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도 우스운 일이었지만.


규태의 반응과는 달리 의외로 주드는 그렇게 참여하길 바라지 않았던 것 치고는 꽤 태연한 태도를 보였다.


“뭐, 이렇게 될 걸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거든요. ‘엘리시온’치고는 너무 빠르게 일을 진행한다 싶더라니······. 어쩔 수 없죠. 대신 절대 원래 실력을 발휘하시면 안 돼요. 아예 처음부터 떨어지는 게 최선이긴 하지만······.”

“형님! 이제 10분 남았습니다!”


한쪽에서는 주드가, 또 다른 쪽에서는 진호가 떠들어대는 통에 정한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리고,

타이머가 0이 됨과 동시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엘리시온’이 서버 ‘지구’에 새로운 컨텐츠를 업로드합니다.]

[지금부터 서버 ‘지구’에 결투 및 전쟁 서비스가 오픈합니다.]

[서버 간의 전쟁은 일주일 후 오픈합니다.]

[즐거운 모험 되시길 기원합니다.]


전 세계 모험가에게 공통적인 알림창이 떠오르고, 정한과 진호처럼 길드에 가입되어 있는 모험가들을 위한 알림창이 연이어 생겨났다.


[모험가님은 길드에 소속된 모험가입니다.]

[길드 전쟁이 끝날 때까지 다른 결투 및 전쟁 참여가 불가능합니다.]

[상대 길드 매칭 중······]

[길드가 매칭되었습니다.]

[대기실로 입장합니다.]

[승리를 기원합니다.]


서버 전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데다가 아직 순위가 매겨지지 않은 상태라서인지 매칭은 굉장히 빨리 되었다.

그리고 길드 ‘아레나’의 모든 길드원들이 동시에 대기실로 소환되었다.


규태와 희주가 결혼할 때 한번 봤던 희주의 부모님과, 박 부장의 가족들까지.

길드의 인원이 모두 다 모이니 스무 명 남짓한 사람이 모였다.

정한은 그들의 레벨을 빠르게 훑어봤다.


의외로 가장 레벨이 낮은 사람은 박 부장의 아내로 36레벨이었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데?’

“아직 모르는 거예요! 상대 팀의 레벨을 보고······.”


애석하게도 주드의 바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상대 길드가 1인 길드였던 데다가 레벨마저 38레벨이었다.


“······.”

‘······ 내가 나설 필요도 없겠는데?’


정한이 주드에게 속으로 말을 건네기 무섭게 뒤에서 불덩이가 쏘아져 나갔다.

희주의 마법 공격을 받은 상대방이 순식간에 재로 화해 사라졌다.


[승리!]

[축하합니다.]

[순위가 561위 상승합니다.]

[현재 순위 1,650위]


무언가를 해보기도 전에 길드원들은 모두 허무하게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정한과 진호도 소환된 지 10분도 안 되어 집으로 다시 돌아와 있었다.


“형님? 방금 뭐였습니까?”

“그러게. 나도 잘 모르겠다.”

“아니, 이렇게 허무하게 끝날 거면 하루에 몰아서 해도 되겠는데요?”

“이 다음부터는 쉽지 않겠지. 다들 한번 이상씩은 이긴 사람들 일 거 아니야.”

“그래도 어지간히 올라간 다음 아니면 쉽겠는데요?”


진호가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며 길드 전쟁의 순위 창을 확인했다.

순위는 계속해서 조금씩 상승하고 있었다.


조금 전 상황을 본 주드도 차마 할 말이 없는지 조용히 정한의 방에 놓인 제 쿠션 위에 몸을 뉘었다.

그리고 그 후로 5번이나 더 길드 전에 참여했지만, 모두 비슷한 수준이었다.

최종적으로 길드 ‘아레나’의 순위는 561위로 마무리했다.

그것도 박 부장의 아들이 아직 13살이라 길드전은 11시까지만 하는 것으로 합의를 봐두었기 때문이었다.


길드원 모두에게 당혹감을 안겨준 첫 길드 전쟁이 그렇게 막을 내렸다.

진호는 길드 전쟁이 끝난 뒤 개인 결투를 좀 하다 잔다며 방으로 먼저 들어갔다.

홀로 덩그러니 거실에 남은 정한은 결투 순위 화면을 열어봤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냥 누구인지 확인만 하려고 열은 화면에서 정한은 순위권에 있는 모험가들의 기본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순위와 함께 모험가의 레벨과 직업, 전투력이 수치로 표시되어 있었다.

직업마다의 순위까지 따로 나뉘어져 있을 정도였다.


‘1등이 72레벨 마법사라니. 나는 절대 하면 안 되겠는데?’


새로운 화면을 이것저것 눌러보던 정한은 이윽고 업적 상점까지 열어보게 되었다.

업적 상점에는 다양한 아이템들이 있었는데, 주로 PVP 관련 무기와 방어구들이 많이 있었다.


‘대인용 무기랑 방어구가 있으면 나쁘지 않겠는데?’


정한은 얼마 전에 마주했던 적색 모험가들을 떠올렸다.

아마 무기가 있었다면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었을지도 몰랐다.

만약 공격받게 된다 해도 훨씬 안전할테고.


“그런 거라면 다음 퀘스트 보상 때 옵션을 추가해 드릴 테니까 제발. 이번 첫 시즌만은 좀 얌전히 계시면 안 될까요? 저 걸리면 진짜 소멸당할지도 모른다고요!”

“알았어. 알았어.”


정한은 거의 울먹이고 있는 주드를 달래며 업적 상점을 닫고 잠자리에 누웠다.


[도움말 : PVP용 무기와 방어구는 업적 포인트로만 구매할 수 있습니다. 결투나 전장에 참여만 해도 업적 포인트를 받을 수 있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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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Lv. 7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1) 24.08.22 9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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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Lv. 68 산적 소탕 (4) 24.08.18 91 2 11쪽
68 Lv. 67 산적 소탕 (3) 24.08.15 91 2 11쪽
67 Lv. 66 산적 소탕 (2) 24.08.13 94 1 11쪽
66 Lv. 65 산적 소탕 (1) 24.08.11 97 2 11쪽
65 Lv. 64 대규모 업데이트 (3) 24.08.08 110 2 11쪽
64 Lv. 63 대규모 업데이트 (2) 24.08.06 115 1 11쪽
» Lv. 62 대규모 업데이트 (1) 24.08.04 123 3 11쪽
62 Lv. 61 서해 2인조 (4) +1 24.08.01 128 1 11쪽
61 Lv. 60 서해 2인조 (3) 24.07.30 128 1 11쪽
60 Lv. 59 서해 2인조 (2) 24.07.28 141 2 11쪽
59 Lv. 58 서해 2인조 (1) 24.07.25 151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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