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서버 최강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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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댬
작품등록일 :
2024.06.01 23:27
최근연재일 :
2024.09.08 06:20
연재수 :
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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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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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Lv. 77 서버 전쟁 (3)

DUMMY

Lv. 77 서버 전쟁 (3)


던전을 빠르게 클리어하고 나온 다섯은 회사로 향했다.


“주말에도 출근이라니······. 추가 수당 주시는 겁니까?”


진호가 과장되게 몸부림치며 괴로워하자, 규태가 어이없다는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야. 네가 일하러 왔냐? 놀러왔지?”

“와. 형님. 방금 그 말, 진짜 악덕 사업주 같았어요.”

“너 진짜 주말에 출근 해볼래?”


규태가 진호의 목에 팔을 두르고 헤드락을 걸었다.


“아악! 아파요. 아파! 저 이거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합니다?”

“허······. 내가 호랑이 새끼를 키웠네. 호랑이 새끼를 키웠어!”


규태는 그렇게 말하며 진호를 풀어준 손으로 제 가슴을 퍽퍽 내려쳤다.

사장실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다섯은 대충 배달 음식으로 저녁을 때우고 기다리는 그들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서버 전쟁이 곧 시작됩니다.]

[서버 전쟁에 참여를 신청하신 모험가께서는 안전한 곳에서 서버 전쟁을 준비하시기를 바랍니다.]

[00:10:00]


*


두 번째 서버 전쟁이 시작됐다.


첫 번째 서버 전쟁에서는 ‘지구’ 서버가 먼저 입장했다면, 이번에는 반대였다.

이미 상대 서버의 입장이 끝난 상황.

서버 ‘지구’의 인간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전쟁터에서 눈을 뜬 정한의 눈에 보이는 건 온통 초록색인 세상이었다.

첫 번째 전쟁터가 황무지였다면, 이번엔 밀림이었다.

정한은 제 키보다 높이 자라있는 거대한 풀들을 보며 난감한 듯 얼굴을 찌푸렸다.


[서버 전쟁이 곧 시작됩니다.]

[00:05:00]


홀로그램으로 된 글자가 떠오르고 초읽기가 시작되었다.


‘일단 아무나 빨리 찾아야 하는데······.’

-동쪽, 서쪽으로 각각 한 명씩, 동남쪽에 두 명 이렇게 있습니다!


웬일로 시키지도 않았는데 주드가 나서서 일행의 위치를 중계했다.

정한은 의외라고 생각하면서도 일단 서쪽을 향해 내달렸다.


-여기서 왼쪽입니다. 앞에 나무를 지나서 11시 방향이에요!


이쯤되니 정한의 마음속에 의구심이 피어올랐다.


‘이 녀석이 이렇게 협조적일 리가 없는데?’


정한이 걸음을 멈췄다.


-거기서 오른쪽입니다. 앞에 나무에서 아홉 시 방향이에요!


정한은 이미 멈춘지 오래지만 머릿속을 통해 들어오는 목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왔다.


-이제 왼쪽으로 가시면 돼요!


정한은 머릿속의 목소리가 알려준 길을 머릿속으로 되새겼다.

목소리가 알려준 길을 따라가면 도착하는 곳은 결국 출발지였다.


‘하. 넌 누구지?’


정한의 목소리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


정한이 눈치를 채자마자 머릿속을 통해 들려오던 목소리가 끊어졌다.

동시에 치지직 거리는 소리와 함께 다급한 주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어 님! 플레이어님! 들리세요? 플레이어님!

‘뭐야, 너?’

-플레이어님! 휴. 제 목소리 안 들리셨어요? 왜 대답을······.


정한이 주드의 말을 가로막았다.


‘너, 조금 전까지 뭐 하고 있었냐?’

-네? 무슨 말씀이세요?


주드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정한에게 되물었다.


‘네 정체를 밝히기 전까진 나한테 말 걸지 마.’

-······ 호오? 제법이구나.


순식간에 들려오던 목소리가 바뀌고 주변의 풍경이 흑백으로 변했다.

주드의 목소리에 정한 자신의 목소리가 섞인 듯한 목소리.

정한은 절로 불쾌해지는 기분을 속으로 삭이며 양손에 단검을 불러냈다.


-그리 경계할 필요 없다. 나는 ‘아스포델의 들판’의 사도들을 관리하는 선지자니까.


여전히 불쾌한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


‘나에게 접근한 이유가 뭐지?’


사방에서 정한과 주드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열세 번째 사도의 플레이어를 한번 보고 싶어서 찾아왔을 뿐이다. 그대의 서버에서 워낙 예상치 못한 일이 많이 생겨서 말이지.


정한은 말없이 허공을 노려봤다.

세상은 흑백으로 변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타이머는 착실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 경계할 것 없다. 오늘은 그냥 보러 온 것뿐이니까. 이런. 벌써 시간이 다 되었군. 다음에 또 보자. 열세 번째 사도의 플레이어여.


사라졌던 색이 돌아옴과 동시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서버 ‘코바루스’ 와 서버 ‘지구’의 서버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코바루스 vs 지구]

[승리를 기원합니다.]


‘젠장. 벌써 시작해 버렸군. 주드!’

-네! 플레이어님!

‘진짜 너냐?’

-엥? 뭔 소리세요? 그럼, 제가 저지 또 누가 있나요?


주드의 반응을 보니 선지자라고 하는 녀석이 왔다간 걸 전혀 모르고 있는 눈치였다.


‘파티원들의 위치 확인할 수 있어?’

-음. 일단 근처에는 없어요. 오. 이번엔 ‘코바루스’ 서버네요? 이 녀석들은 할 만하실 거예요. 약하거든요.

‘역시.’


정한의 판단이 정확했다.


‘이 녀석이 나한테 도움이 될 일을 자진해서 할 리가 없지.’


덕분에 주드의 흉내를 내는 선지자라는 녀석을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었지만, 그뿐이었다.


선지자라는 녀석 때문에 괜히 시간을 허비한 정한은 빠르게 수풀을 헤치며 제 일행을 찾아 나섰다.

미리 파티를 맺어둔 덕에 일행을 찾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정한이 시간을 지체해서인지 일행들은 한곳에 모여있었다.


“야 왜 이렇게 오래 걸렸냐? 네가 제일 먼저 올 줄 알았는데.”

“아, 잠깐 아는 사람을 만나서.”


사람도 아니고 알고있지도 않았지만 정한은 대충 둘러댔다.


“그래? 그럼 같이 오지 그랬냐. 우리 어차피 한 자리 남잖아.”

“그쪽도 파티가 있더라고. 그나저나 상대편은 뭔지 봤어?”

“아니. 상대편 진영으로 가야 하는 거 아니야?”

“나도 모르지. 저번이랑 맵이 다르니까.”


정한의 말에 규태는 왠지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일단 여기 계속 서 있지 말고 움직이자. 뭐 적을 봐야 싸우지.”


정한은 오른쪽 위에 떠올라 있는 지도를 보며 상대편 진영을 향해 천천히 이동했다.

지도라고 해봐야 자신의 위치밖에 나오지 않는 지도였지만 없는 것보단 나았다.


“그래도 오늘은 오래 살아있을 수 있겠는데요?”

“그건 상대방도 마찬가지겠지.”


부스럭.


정한의 육감이 아주 작은 소음과 함께 인기척을 잡아냈다.

그가 오른손을 들어 올리자, 일행들의 움직임이 멈췄다.


“잠깐.”

“왜 그러냐?”

“근처에 적이 있다.”


잠시 숨을 죽이고 기다리자, 인간의 언어가 아닌 이질적인 언어의 대화가 들려왔다.

전쟁 시스템이 제공해 주는 번역 버프 덕에 알아들을 수는 있었지만, 결코 인간의 언어는 아니었다.


‘셋인가?’


정한은 풀숲 위로 떠오른 게이지 바를 보며 상대의 위치를 확인 할 수 있었다.


‘레벨은 칠십 초중반이군. 해볼 만하겠는데?’


규태 일행에게는 힘겨운 상대일 수 있지만, 진호와 정한에게는 그들이 평소 사냥하던 몬스터들보다 낮은 레벨이었다.

정한이 검지를 입술 위에 가져다 대고는 은신으로 몸을 숨겼다.


바닥에 깔린 축축한 낙엽들이 완충제 역할을 해 준 덕에 발소리를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스머프?’


눈앞에 나타난 적들을 보며 가장 먼저 떠올린 생명체였다.

그도 그럴 게 녀석들은 작은 키에 선명한 파란색 피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생김새는 스머프보다는 고블린에 가까웠다.

커다란 매부리코에 요정처럼 뾰족한 귀와 부리부리한 눈.

고블린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그들에게는 커다란 뿔이 미간 사이에 돋아나 있다는 것 정도였다.


-이 녀석들은 코바룬이라고 하는 종족입니다. 고블린과 비슷하지만, 조금더 요정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네요.

‘요정치고 너무 못생긴 거 아니야?’

-핼로 포터에 나오는 집 요정과 비슷하게 생기지 않았나요?


정한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자유를 찾은 도비를 떠올리고는 수긍했다.


‘그건 그렇군.’


코바룬들은 주변을 경계하며 천천히 정한의 곁으로 다가왔다.

정한의 코앞까지 도착한 코바룬이 커다란 코를 벌름거리며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이질적인 냄새가 난다!”

“킁킁. 네 몸에서 나는 냄새 아니냐?”

“아니다! 낯선 냄새다. 이런 냄새는 처음 맡아보는데?”


팔을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숨죽인 채 적을 기다리던 정한의 칼이 번뜩이며 상대를 향해 날아들었다.


휙-.

푹!


“그르륵. 그륵.”


목에 칼이 박힌 코바룬이 피거품을 문 채 버둥거렸다.


“적! 적이다!”

“그룬이 당했다!”


코바룬들은 정한을 공격하기보다는 비명을 지르며 부산스럽게 주변을 뛰어다녔다.

그 소리를 들은 진호와 규태 일행이 뛰어왔다.


‘뭐야, 이 녀석들? 왜 공격을 안 해?’

-요정이랑 가까운 녀석들이니까요. 요정들은 원래 평화를 사랑하고 싸움을 싫어하거든요.


주드의 설명에 정한은 괜히 찝찝한 마음이 들었다.


‘꼭 내가 어제 그 녀석들이 된 기분인데······.’


그렇다고 상대를 처치하는 것을 멈추지는 않았다.

전쟁이란 원래 그런 거니까.

죽이는 자가 있으면 죽는 자가 있기 마련이다.


나머지 녀석들까지 모두 죽이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녀석들의 저항이라고 해봐야 고작 움직임을 잠깐 멈추게 하거나 공중에 떠오르게 하는 게 전부였으니까.

정한은 칼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이 녀석들은 쉬운데요?”

“그러니까. 경험치도 엄청 쏠쏠한데? 몹인가?”

“그건 아닐걸요. 다른 서버잖아요. 그럼, 저희 같은 거 아니에요?”

“그런 거 따지기 시작하면, 규태 형 또 사냥 못 한다.”

“헙.”


진호가 제 입을 자기 손으로 틀어막았다.


“가자. 아직 점수 한참 더 올려야 돼.”


정한을 선두로 그들은 빠르게 장소를 벗어났다.


*


“코바루스라면······. 코바룬 인가? 쉬운 상대가 걸렸군.”


도현은 두 자루의 장검을 든 채 지도에 떠오른 붉은 점을 향해 여유롭게 걸어갔다.

오크룬을 대면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최대한 많은 업적 포인트를 얻어내기 위해선 가능한 상대를 많이 죽여야 했다.


“날 너무 원망하지 마라.”


그의 검들이 불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뒤로 이어지는 학살.

코바룬들은 제대로 된 비명 소리도 내지 못하고 그의 칼에 처절하게 쓰러졌다.


“음?”


도현은 자신이 있는 장소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위치에 있는 붉은 점이 빠르게 사라지는 것을 보며 고개를 모로 꺾었다.


“아직 이 정도로 올린 사람은 없을 텐데. 파틴가?”

“저쪽 말하는 거냐? 흠······. 네 명이군.”


사도의 말에 그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지도상으로 봤을 때, 이대로 사냥하다간 저쪽 파티와 마주칠 가능성이 컸다.


“굳이 귀찮은 일을 만들 필요는 없지.”


도현은 이미 한차례 사람들에게 둘러싸이는 바람에 사냥이 늦어졌던 것을 기억해 내고는 몸을 돌렸다.


[도움말 : 전쟁에서 승리하면 공헌도에 따라 업적 포인트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일등에게는 많은 양의 업적 포인트와 상품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이왕이면 일등을 노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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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 77 서버 전쟁 (3) 24.09.08 37 0 11쪽
77 Lv. 76 서버 전쟁 (2) +1 24.09.05 49 1 11쪽
76 Lv. 75 서버 전쟁 (1) 24.09.03 61 2 11쪽
75 Lv. 74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5) 24.09.01 64 2 11쪽
74 Lv. 73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4) 24.08.29 67 2 11쪽
73 Lv. 72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3) 24.08.27 83 2 11쪽
72 Lv. 71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2) 24.08.25 86 2 11쪽
71 Lv. 7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1) 24.08.22 92 2 11쪽
70 Lv. 69 산적 소탕 (5) 24.08.20 93 2 11쪽
69 Lv. 68 산적 소탕 (4) 24.08.18 90 2 11쪽
68 Lv. 67 산적 소탕 (3) 24.08.15 91 2 11쪽
67 Lv. 66 산적 소탕 (2) 24.08.13 94 1 11쪽
66 Lv. 65 산적 소탕 (1) 24.08.11 97 2 11쪽
65 Lv. 64 대규모 업데이트 (3) 24.08.08 110 2 11쪽
64 Lv. 63 대규모 업데이트 (2) 24.08.06 115 1 11쪽
63 Lv. 62 대규모 업데이트 (1) 24.08.04 122 3 11쪽
62 Lv. 61 서해 2인조 (4) +1 24.08.01 128 1 11쪽
61 Lv. 60 서해 2인조 (3) 24.07.30 128 1 11쪽
60 Lv. 59 서해 2인조 (2) 24.07.28 141 2 11쪽
59 Lv. 58 서해 2인조 (1) 24.07.25 151 3 11쪽
58 Lv. 57 사소한 변화 24.07.23 140 4 11쪽
57 Lv. 56 시스템 오류 (3) 24.07.21 149 3 11쪽
56 Lv. 55 시스템 오류 (2) 24.07.18 155 3 11쪽
55 Lv. 54 시스템 오류 (1) 24.07.16 165 4 11쪽
54 Lv. 53 붉은 바위의 도시 페트라 (6) 24.07.14 179 3 11쪽
53 Lv. 52 붉은 바위의 도시 페트라 (5) 24.07.11 185 3 11쪽
52 Lv. 51 붉은 바위의 도시 페트라 (4) 24.07.09 198 4 11쪽
51 Lv. 50 붉은 바위의 도시 페트라 (3) 24.07.07 199 5 11쪽
50 Lv. 49 붉은 바위의 도시 페트라 (2) 24.07.05 208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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