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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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새싹
작품등록일 :
2024.06.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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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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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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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하진이 고민에 빠진 건 역시나 조카에 대한 것 이였다.


조카가 본다는 검은 구름에 대한 부분은 자신도 믿고 있었고 그게 조카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짧은 새에 너무 자주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인 자신도 나서서 해결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는데, 과연 어린 조카가 그 부분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옆에서 자신이나, 성준이 도와 주겠지만.. 두 사람 힘으로 조카를 지킬 수 있을지..


그리고 혹시나 자신이 옆에 없을 때 검은 구름을 본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런 생각으로 갑자기 머리가 아파왔다.


하진이 계속 생각에 빠져 있자 기다리던 세진이 하진의 옷자락을 잡고 흔들었다.


“쌈쫀~~”


조카의 목소리에 정신이 든 하진이 얼른 대답했다.


“아..미안해. 세진아. 삼촌이 잠깐 뭐 좀 생각하느라..근데 왜?”


하진의 말에 세진이 이마를 양쪽 손으로 누르며 말했다.


“쌈쫀 표정이 이러케 대써. 왜 그래?”


“아~ 삼촌 표정이 이상해서 그랬구나? 그냥 삼촌이 걱정이 많아서 그랬어.”


“꺽쩡?”


“응. 앞으로 우리 세진이를 어떻게 지켜줘야 하나.. 뭐 그런 거?”


하진의 대답에 세진은 어느 정도 삼촌의 속내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 어린 조카가 이상한 걸 자꾸 보니 걱정이 되겠지. 거기다 이번 일처럼 삼촌이 직접 알아 볼 수 없는 상황이면 더 그럴테고...역시 아군이 더 필요해. 그냥 비원 삼촌들한테도 말하는 게 좋지 않을까? 그 삼촌들 성격이면 내가 이상한 걸 본다고 해도 배척하지 않고 오히려 도와줄 것 같은데..거기다 같이 살고 있다 보니 언제까지 숨기기도 힘들테고..적어도 비원 삼촌들한테는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게 맞는 것 같은데...’


세진은 마음을 굳히고 하진에게 말했다.


“쌈쫀! 나 껌은 꾸름 보는 거 삐원 쌈쫀들한테 말하면 안대?”


“응? 비원 삼촌들한테?”


하진이 놀라 되물었다.


“웅! 쌈쫀들한테 말하고 또와 달라고 하자!”


“세진이..삼촌들한테 말해도 괜찮겠어?”


“웅~! 쌈쫀들 쪼은 사람드리야.”


하진 역시 고민해 보지 않은 건 아니였다.


세진의 비밀을 말해도 비원 멤버 형들이라면 믿고 지켜 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지만..


혹시나 싶은 생각에 망설인 것 이였다.


거기다 당사자인 세진이 싫어할 수도 있는 부분 이였고..


하지만 세진이 나서서 말하자고 하니 하진은 어느 정도 고민이 덜어지는 기분 이였다.


“그래. 그럼 이따 저녁에 이모님 퇴근하시면 그때 모여서 이야기 해보자. 알았지?”


“웅~ 쪼아~~”


세진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은 하진은 조카를 품에 안아 거실로 나갔다.


각자 방에서 쉬고 있던 멤버들은 어느새 나왔는지 쇼파에 모여 있었다.


“어? 하진이. 세진이. 둘이 방에서 뭐했어?”


“세진이 병원에 있을 때 알게 된 형이랑 잠깐 통화 했어.”


“아~ 그래?”


“형들은 쉰다고 하더니 왜 나와있어?”


“아..방금 철환 형 전화 왔는데 VTM 박환웅PD랑 내일 만나기로 약속 잡았대. 그 얘기 애들한테 해주느라고..”


재원의 말에 하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조만간 정확한 내용 알 수 있겠네.”


“그래. 내일 철환형이 내용 조율하고 나서 알려주기로 했어. 그쪽에서 서두르는 분위기라 빠르면 다음 달부터 촬영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렇게 빨리?”


“뭐..딱히 장소 섭외라던지 세트를 만든 다던지 그런 부분이 필요하지는 않을 거 아냐. 어차피 우리 숙소에서 찍을 텐데..”


“하긴 그것도 그렇네.”


멤버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갑자기 로이가 생각난 듯 손뼉을 치며 외쳤다.


“아~! 맞다!”


“왜 그래?”


“다음달 하니까 생각났는데...다음주에 어린이날 있지 않아?”


“아!!”


“헐~!! 그러네!”


로이의 말에 다들 놀라 소리쳤다.


“어린이날 챙길 일이 없어서 항상 그냥 지나쳤는데~~이제는 우리 세진이가 있네!!”


“그러니까. 와~~로이가 기억 잘했다!”


“네가 어쩐 일이냐? 간만에 기특하네~”


형들의 칭찬과 환의 장난스런 대꾸에 로이가 어깨를 으쓱하며 잘난 체를 했다.


“아하하하~~ 내가 좀 잘났지?”


으스대는 로이의 모습에 세진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어린이날이면 그냥 빨간 날 아냐? 내가 진짜 애도 아니고 어린이날이라고 해서 딱히 특별할 게 없는데..뭐..고아원에 있던 시절에는 괜히 부모님한테 선물 받은 학교 친구들 보면 부럽고 슬프고 그랬지만.. 지금은 모든 게 풍족해서 딱히 선물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그런데 삼촌들이 나보다 더 기대하는 것 같은 건 나만의 착각인가?’


그런 세진의 마음을 모른 채, 비원 멤버들은 이제 세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을 건넸다.


“세진아~~다음 주 어린이날인데.. 뭐 가지고 싶은 거 있어?”


“아니면 어디 놀러 갈까?”


“놀이 공원? 아님 동물원?”


“그날은 세진이를 위한 날이니까 세진이 하고 싶은 거 다하자~~”


“그래~ 맛있는 것도 먹고 선물도 사고..놀러도 가고~~”


신나서 한마디씩 하는 삼촌들의 모습에 세진이 한숨을 폭 쉬었다.


그 모습에 멤버들이 순간 멈칫하였다.


조용해진 삼촌들을 보며 세진이 입을 열었다.


“쌈쫀들! 까긴 오딜 가! 싸람들 마는 곳 까면 갠차나? 막 싸람들이 쌈쫀들 뽄다고 몰리면! 사고날 쑤도 있는데! 다들 끄거 몰라?”


조카의 호통에 비원 멤버들이 머쓱해하며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하...우리 세진이는 왜 이렇게 똑똑하냐?”


“그러니까..왠지 우리 어른이랑 애랑 입장이 바뀐 것 같지 않냐?”


“그러게..3살짜리한테 혼나니까 되게 민망하다..큼..”


로이와 환이 민망함에 입을 열었다.


결국 그 모습에 비원 멤버들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세진이 말이 맞다. 세진이 데리고 놀이동산이나 동물원 가면 난리 나겠다. 안 그래도 그날이면 평상시보다 사람 많을 텐데. 사고 날 수도 있겠어.”


“응. 그냥 어린이날이라고 하니까 왠지 그런데 가야 할 것 같아서 말한 거지..”


“그럼. 세진아. 어린이날 어디 안 가도 괜찮겠어?”


멤버들은 자신들 때문에 세진이 놀러 가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 멤버들을 둘러본 세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갠차나~ 끄냥 쌈쫀들이랑 집에서 노는 거 쪼아~ 글구 선물도 피료 업써!”


“어? 그래도 어린이날인데 선물은 받아야지~~”


“맞아~ 어디 놀러 가지도 못하는데 선물은 받아야지.”


삼촌들의 말에 세진이 고개를 흔들었다.


“아냐~ 나 진짜 피료 업써~ 똘이도 이꼬 쌈쫀들이 맨날 맨날 선물 사줘서 갠차나~”


“으이그~ 알았어.”


“그래. 대신 그날 우리 맛있는 거 많이 먹자. 알았지?”


“웅~ 쪼아”


멤버들은 세진에게 그렇게 말했지만 선물을 따로 준비할 생각 이였다.


세진과 처음 맞이하는 어린이날인데 선물이 없다니..안될 말 이였다.


서로 그런 눈빛을 주고 받은 멤버들은 세진이 없을 때 의논하기로 했다.



그날 저녁 7시.


멤버들이 세진과 식사를 하고 난 후 일해주시는 이모님이 퇴근을 하였다.


오전 10시부터 밤 8시까지 일을 해주시는데 오늘은 멤버들이 일찍 들어가시라고 등을 떠밀어서 1시간 일찍 퇴근을 한 것 이였다.


이모님이 가시기 전에 준비해준 과일과 차를 가운데 테이블에 두고 모두 쇼파에 둘러 앉았다.


저녁을 먹고 나면 멤버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게 일이라 평소와 다름이 없는 모습 이였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던 중 재원이 생각난 듯 이야기를 꺼냈다.


“원래 어제 이야기를 나눴어야 했는데, 다들 피곤해 하기도 하고 이모님도 있어서 이제야 말을 꺼내네. 우선 리더로서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재계약한 거 진짜 고맙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다들 서로 의지하고 믿으면서 재미있게 활동하자.”


재원의 진지한 말에 환이 어색해 하며 입을 열었다.


“아유~~ 우리 리더님~ 무슨 그런 말을 또 진지하게 하고 그러셔~~ 낯간지럽게..”


“아하하~ 재원이 저러는 거 뭐 이해해줘라. 하진이가 잠깐이나마 탈퇴니 뭐니 그런 말 한 후 혼자 속앓이 해서 그래.”


주민이 재원의 편을 들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하진이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해. 형들. 난 그냥 그게 팀에 폐 끼치지 않는 방법이라 생각해서 말했던 거야. 앞으로 내가 더 열심히 활동할게.”


“그래. 과정이 어쨌든 다들 재계약했으니 된 거지. 앞으로도 지금까지 처럼 활동 재미있게 잘 해보자.”


“그래.”


훈훈하게 이야기가 마무리 되어 가던 중 로이가 생각난 듯 물었다.


“이미 늦은 이야기긴 한데..대표님 우리한테 그렇게 지분을 넘겨도 괜찮으신 거 맞아?”


“어..맞다. 나도 그 생각 했었어.”


환도 그렇게 말하자 재원이 입을 열었다.


“뭐..대표님도 생각이 있으셔서 그런 거겠지. 기사에서도 그렇게 말했지만 우리 재계약하는 거에 그만큼 대표님이 진지하게 임하신 거라고 봐. 뭐..어제 법무팀 팀장님이 설명해주신 것처럼 어차피 우리 계약 기간 동안은 주식 팔 수 없기도 하고..나중에 주식을 팔고 싶다면 대표님께 우선 매도하는 조건이니까 뭐 대표님 경영권에는 크게 문제 없을 거라고 본다. 대표님이 우리 그만큼 생각해 주신 거니까 고맙게 생각하고 앞으로 활동 열심히 하자.”


재원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경영자 입장에서 자신의 지분을 남한테 넘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였다.


투자를 받는 경우도 아니고 소속 아티스트에게 계약금 대신 지분을 나눠준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만큼 강대표가 얼마나 비원을 아끼는지 알 수 있는 대목 이였다.


멤버들은 강대표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한번 느끼며 앞으로의 활동을 어떻게 할지 얘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멤버들이 한참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하아암~~”


복돌이와 놀다 같이 쇼파에 누워있던 세진이 하품을 하였다.


그 모습에 하진이 얼른 세진을 품에 안아 욕실로 향하였다.


세진을 씻기고 침대에 뉘여 잠자리를 봐준 하진이 잠시 후 거실로 다시 나왔다.


“세진이 자?”


“어. 침대에 뉘이자 마자 곯아 떨어졌어.”


“아까 낮에 복돌이랑 계속 뛰어 놀더니 피곤했나 보네.”


“응. 그런가 봐.”


“지금 몇 시지?”


“9시 좀 안됐어.”


“우리도 그럼 그만 각자 방으로 들어갈까?”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흩어질 것 같은 멤버들의 모습에 하진이 얼른 입을 열었다.


“저..형들..”


“어? 왜?”


“나 할 말이 있어.”


하진의 말에 일어 날려고 하던 멤버들이 다시 쇼파에 앉았다.


“무슨 말?”


주민이 묻자 로이가 끼여 들었다.


“맞다~! 세진이 어린이날 선물! 그거 의논 할려고 하는 거 아냐?”


“오~~깜빡했다. 세진이 없을 때 의논해야 하는데..”


“어? 그러고 보니 그렇네. 지금 의논해서 정하자. 그래야 주문을 하던지 아님 사오던지 하지.”


“맞아. 저번에 보니까 어린이날 인기 있는 장난감 같은 거는 오픈런 해도 구하기 힘들다고 하더라.”


“그럼 벌써 늦은 거 아냐?”


“그러게. 며칠 안 남았는데 인기 있는 제품 구할 수 있을려나 모르겠다.”


“검색 좀 해볼까?”


“그래. 요즘 남자애들이 좋아하는 게 뭐지?”


어느새 세진의 장난감을 검색한다며 바빠진 형들의 모습에 하진이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았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할 줄 알고 저러는 건지..


어이도 없었지만 그만큼 세진이를 친 조카처럼 챙겨주는 모습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저런 형들이라면 세진의 비밀을 말해도 걱정 없겠단 확신이 든 하진이 다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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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회 24.07.09 580 20 12쪽
30 30회 +1 24.07.08 578 19 12쪽
29 29회 24.07.07 575 18 12쪽
28 28회 24.07.06 589 22 13쪽
27 27회 24.07.05 595 20 12쪽
26 26회 24.07.04 602 2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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