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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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새싹
작품등록일 :
2024.06.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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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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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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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재원이 주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통화음이 가고 전화가 연결되었다.


“어. 왜?”


“너 어디야?”


“나 3층에서 짐 챙기고 잠시 1층 편의점 내려왔어. 애들한테 먹을 거라도 사다 줄까 해서..넌 어딘데?”


“나 지금 5층에서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중이야. 2팀 팀장님이 2층에 지원이 보러 갔다고 해서 나도 가 볼려고.”


“지원이?”


“응. 2팀 직원분들이 그러는데 지원이가 어제 갑자기 그만두겠다는 문자를 보냈대. 짐 챙기러 오늘 왔길래 팀장님이 얘기 나눈다고 급하게 내려가셨고..”


재원의 말에 주민이 깜짝 놀라 물었다.


“지원이가 그만두겠다고 했다고? 진짜야?”


“어. 나도 그 얘기 듣는데 뭔가 이상해서 지원이 만나보려 하는 거야. 어. 엘리베이터 왔다. 나 지금 2층에 가니까 너도 얼른 올라와 봐.”


“어어..알았어. 물건 사서 바로 올라갈게.”


재원이 탄 엘리베이터가 잠시 후 2층에서 멈췄다.


재원이 내리자 마침 쉬는 시간 이였는지 복도를 지나가던 연습생들이 놀라 얼른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안녕하세요~”


아이들에게 미소 지으며 인사를 받아준 재원이 곧 얼굴을 아는 한 명을 붙잡고 물었다.


“혹시 2팀장님 오시지 않았어?”


“아! 오셨어요. 좀 전에 탈의실 쪽으로 가셨어요.”


“그래? 고마워~”


그 말에 인사를 하고 발걸음을 옮기며 주민에게 탈의실로 오란 메시지를 보냈다.


탈의실 문을 노크하고 기다리자,


“네. 들어오세요.”


2팀 팀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자 팀장과 고개 숙인 지원이 마주 보고 서 있었다.


“어? 재원이 네가 어쩐 일이야?”


“오랜만에 봬요. 팀장님. 저번에 수록곡 물어보신 거 생각이 나서 그거 의논 좀 하러 왔는데..여기 계신다는 말을 들어서요. 지원이도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재원의 인사에도 지원은 고개를 숙인 채 그대로 있을 뿐 이였다.


그 모습에 인상을 찌뿌린 팀장이 입을 열었다.


“이지원! 아무리 네가 그만둔다고 했어도 너보다 윗사람이 인사를 하면 대답은 해야 할 거 아냐? 너 진짜 왜 그래?!”


답답한 듯 큰소리를 치는 팀장의 말에 지원이 놀라 어깨를 움츠렸다.


그러다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선배님도..죄송..해요.”


잔뜩 주눅 든 아이의 목소리에 팀장은 깊은 한숨을 쉬었고, 재원은 깜짝 놀랐다.


밝고 명랑한 성격이라 항상 사람들의 중심에 있던 아이가 저렇게 주눅 든 목소리라니..


지난 몇 년 간 처음 보는 모습 이였다.


놀란 마음을 진정하고 재원이 다정한 목소리로 지원에게 물었다.


“지원아. 좀 전에 직원분들께 들으니 연습생 그만둔다고 했다며? 혹시 무슨 일 있니?”


그 질문에 몹시 놀란 지원이 고개를 들며 큰소리로 외쳤다.


“아니요!! 아무 일 없어요! 그냥..그냥 이제 연습생 하기 싫어서 그런 거예요!”


그 모습에 팀장과 재원은 깜짝 놀랐다.


갑작스런 외침도 그렇지만 숙이고 있다 든 지원의 얼굴이 자신들이 알던 모습이 아니 였으니까..


“너...”


팀장이 말을 잇지 못하며 지원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러자 지원이 놀라 고개를 다시 땅으로 쳐박았다.


재원은 지원의 모습을 다시 꼼꼼하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헐렁한 트레이닝복에 가려져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몸도 많이 말라 있었다.


“너..정말 무슨 일 있는 거 맞지? 무슨 일이야? 우리한테 말해봐. 어?”


재원의 다급한 물음에 지원이 고개를 마구 흔들며 대답을 거부했다.


그 위태로운 모습에 팀장과 재원은 할 말을 잃었다.


“똑똑.”


탈의실 안이 그렇게 숨 막힌 공기로 가득 찰 때 누군가 노크를 하였다.


“네..”


재원의 대답에 주민이 곧 문을 열었다.


인사를 하려다 이상한 공기를 감지한 주민이 얼른 탈의실 안으로 들어오며 문을 닫았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어..어..그래.”


뭔가 혼이 빠진듯한 팀장의 모습에 주민이 놀라 재원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재원 역시 굳은 표정으로 지원을 쳐다 보고만 있을 뿐 이였다.


그렇게 침묵만이 흐르고 잠시 후 재원이 팀장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팀장님. 지원이 저희가 좀 데리고 가도 될까요? 여기서 얘기해 봤자 입 안 열 것 같은데요.”


“하아..그래라. 지원이는 나중에 나랑 다시 얘기하자. 그럼 난 올라가 볼게. 일 얘기는 미안하지만 담에 하자.”


“네. 알겠습니다.”


“다음에 봬요.”


손을 들어 마른 세수를 한 팀장이 한숨과 함께 탈의실을 빠져나갔다.


그 모습을 보던 재원과 주민이 지원에게 다가갔다.


“지원아.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우선 나가서 형들이랑 얘기 좀 하자. 그만 두더라도 왜 그만 두는지는 알아야 할 거 아냐? 어?”


“그래. 여기 답답하니까 시원한 공기라도 마시면서 얘기하자. 응?”


둘의 말에도 지원은 망부석 처럼 굳은 채 입을 열지 않았다.


“얘기 하기 싫어? 그럼 하지 않아도 되는데..우선 여기서 나가기라도 하자. 너 그만 두면 우리랑 만나기 쉽지 않은데 마지막으로 너 맛있는 거라도 먹이고 보내고 싶어. 이런 형들 마음도 이해 못하겠어?”


주민의 다정한 말에 잠시 후 지원이 얼굴을 들었다.


아이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차 있었다.


그 안쓰러운 모습에 재원과 주민이 지원을 안아주었다.


둘에게 안긴 지원이 갑자기 서러운 듯 소리 없는 울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한참 동안 울던 지원이 어느 정도 진정된 듯 하자 주민과 재원이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좀 진정이 됐어?”


“네...”


“그럼 얼굴 좀 닦고 나가자.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아님 가고 싶은 데는?”


“없..어요.”


지원의 대답에 고민하던 주민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럼 형들 숙소 갈래? 거기라면 좀 편하게 있을 수 있을 텐데..가면 다른 멤버들도 있는 데다..하진이 조카도 볼 수 있어. 강아지도 있고.”


“그래. 집에 전화해서 오늘 형들 숙소에서 자고 온다고 말씀드려. 너 지금 상태로 가면 부모님들 너무 걱정하시겠다. 부모님께 전화해서 나 바꿔줘. 내가 허락 받을 테니.”


둘의 설득에 지원이 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을 꺼냈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재원을 바꿔주자 안 그래도 아들을 걱정하고 있었는지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허락이 떨어졌다.


“지원아. 짐 챙겨. 너 모자 있어? 눈이 부어서 모자 쓰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주민이 지원의 이름이 적힌 사물함 문을 열며 말했다.


“네. 있어요.”


커다란 가방에 사물함에 든 물건들을 넣는 걸 옆에서 도와준 주민이 얼른 가방을 뺏어 들었다.


“어? 제가..들게요.”


“아냐. 형이 들게. 별로 무겁지도 않은데 뭘. 넌 얼른 모자나 써.”


“그래. 다 챙겼으면 이만 가자.”


둘이 앞장서 탈의실을 나와 엘리베이터로 향하였다.


연습 시간인지 다행히 복도에는 사람들이 한 명도 없었다.


엘리베이터에 탄 세 사람은 곧 지하 주차장에 주차 된 차에 탑승하였다.


뒷좌석에 앉은 지원을 돌아보며 주민이 말했다.


“안전벨트 맸어?”


“네.”


“그래. 그럼 잠깐 쉬어. 숙소까지 2~30분 가야 하니까.”


“네..감사합니다.”


지친 지원을 배려해 두 사람 다 말을 하지 않고 운전에만 집중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숙소에 도착해서 현관 도어락을 열고 들어가자, 역시나 복돌이가 가장 먼저 뛰어나왔다.


“멍멍~!”


“아이고~ 복돌이 마중 나왔어?”


재원과 주민에게 와서 반갑게 인사를 한 복돌이 곧 낯선 인물이 있다는 걸 알고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다 지원에게 다가가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더니 꼬리를 흔들며 안아 달라 펄쩍펄쩍 뜀박질을 했다.


굳은 채 복돌이를 쳐다보고 있던 지원이 당황해 하며 재원과 주민을 쳐다보았다.


그 모습에 두사람이 웃음을 터트렸다.


“아하하~ 복돌이가 너 좋은가 보다~”


“그러니까. 얼른 안아줘~ 복돌이 안아 주는 거 엄청 좋아해.”


둘의 말에 복돌이를 쳐다보던 지원이 곧 조심스런 손짓으로 강아지를 들어 품에 안았다.


따뜻한 체온과 자신의 손을 핥으며 반갑다고 쳐다보는 까만 눈동자를 보니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떨어졌다.


그 모습에 주민과 재원은 안타까운 마음에 한숨을 삼켰다.


문 열리는 소리가 났는데도 들어오지 않는 사람들에 이상함을 느낀 멤버들과 세진이 현관으로 나오다 그 모습을 보았다.


“어? 쌈쫀들이 형아 울렸따!”


세진의 외침에 재원과 주민이 고개를 흔들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아냐!”


“그래! 세진아. 삼촌들이 울린 거 아냐~!”


당황한 재원과 주민의 모습에 지원은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웃음이 터졌다.


“큽..아하하~”


울다 갑자기 웃는 지원의 모습에 사람들이 놀라 쳐다보았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된 지원이 곧 눈물을 닦으며 세진에게 말했다.


“안녕? 네가 세진이지? 삼촌들이 형 울린 거 아니야. 그냥 형이 힘든 일이 있었는데..갑자기 안심이 되서..그래서 눈물이 난 거야.”


지원의 눈을 올려다 보던 세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끄럼 대써. 형 이제 갠차나?”


그 물음에 다시 울컥 눈물이 날 것 같았으나 지원은 꾹 참으며 대답했다.


“응..많이 좋아졌어.”


둘의 모습을 보던 하진이 지원에게 인사를 건넸다.


“지원이 오랜만이네? 근데 왜 이렇게 말랐어? 너 살 좀 쪄야겠다.”


“선배님. 안녕하세요. 오랜만 이예요.”


로이와 환도 인사를 건네며 지원의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그 따뜻한 환대에 지원은 정말 오랜만에 편안함을 느꼈다.


지원을 데리고 거실로 들어서니 이모님이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못 보던 학생이네? 근데 왜 이렇게 말랐어? 다이어트 한다고 굶은 거 아냐?”


“아이돌 준비하는 연습생 이예요. 오늘 자고 갈 테니까 이모가 맛있는 것 좀 많이 해주세요. 여기 있는 동안이라도 좀 먹이게요.”


“그래. 그럼 내가 오랜만에 솜씨 좀 발휘해야겠네.”


주민이 지원을 쇼파에 앉히며 물었다.


“우선 물이라도 한잔 마실래? 울어서 목마를 것 같은데..”


“네. 감사합니다.”


그 대화에 환이 얼른 주방으로 가서 물 잔을 가져다 주었다.


그걸 받아 든 지원이 꾸벅 고개 숙여 인사하고 물을 마셨다.


시원한 물이 들어가니 지끈 거리며 아프던 머리가 좀 맑아지는 느낌 이였다.


“2층에 손님 방 있거든? 오늘은 거기서 자. 욕실도 맞은편에 있으니까 편하게 이용하고. 옷이랑 속옷 있어? 없으면 우리꺼 줄게.”


“사물함에 있던 거 가지고 와서 괜찮아요.”


“그래. 그럼 저녁 먹기 전까지 올라가서 좀 쉬어. 환아. 네가 지원이한테 손님 방 좀 안내해줘.”


“알았어. 지원아~올라가자.”


환이 지원을 일으켜 세우자 로이가 짐 가방을 들어주었다.


세 사람이 2층으로 사라지자 그제야 하진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지원이는 갑자기 무슨 일이야? 거기다 쟤 얼굴 왜 저래?”


“모르겠다. 회사 갔더니 갑자기 그만두겠다고 했다고 해서 얘기 나눌려고 갔는데..애가 도저히 대화할 상태가 아니 여서 우선 데려 온 거야. 좀 진정되면 얘기해 봐야지.”


“현관에서 갑자기 울고 있어서 놀랬어. 나 지난 몇 년 동안 지원이가 우는 거 처음 봤어.”


“우리도 그래. 회사에서도 엄청 울었어. 애가 뭔가 큰일이 생긴 건 분명한데..뭔지 말을 안 해.”


“그래도 울어서 속이 좀 풀린 거 같으니까 다행이야. 처음에는 너무 위태로워 보였는데..”


재원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환과 로이가 거실로 내려왔다.


“지원이는?”


“씻고 좀 자라고 했어. 옷 챙겨서 욕실 들어가는 거 보고 내려온 거야.”


“그래. 수고했다.”


환과 로이도 지원에 대한 얘기를 듣고 우선은 아이를 그냥 쉬게 하자는 데 동의하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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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4회 +1 24.08.13 521 19 12쪽
43 43회 +2 24.08.12 529 18 12쪽
42 42회 24.08.11 546 19 12쪽
» 41회 24.08.10 544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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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회 24.08.06 562 19 13쪽
36 36회 +1 24.08.05 567 21 12쪽
35 35회 24.08.04 562 19 12쪽
34 34회 24.08.03 551 20 12쪽
33 33회 24.08.02 561 20 12쪽
32 32회 +4 24.08.01 570 19 12쪽
31 31회 24.07.09 580 20 12쪽
30 30회 +1 24.07.08 578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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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회 24.07.05 595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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