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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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새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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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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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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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그렇게 그 주의 주말이 지나고 어느덧 4월의 마지막 날 이였다.


여기저기 바삐 다니며 일 처리를 하던 철환이 오랜만에 비원의 숙소에 들렸다.


오늘도 역시나 철환을 가장 먼저 맞이한 건 복돌이였다.


“멍멍!”


꼬리를 흔들며 달려온 복돌이 반가움을 표현하며 철환의 주변을 뛰어다녔다.


“아이고~복돌이 잘 지냈어?”


복돌이를 번쩍 안아 든 철환이 복도를 지나 거실로 들어섰다.


“형. 왔어?”


“어서 와~ 어쩐지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


거실에 모여있던 멤버들이 철환에게 인사를 건넸다.


복돌이를 안은 채 쇼파에 앉은 철환이 고개를 돌려 여기저기 집안을 확인하였다.


“이모님 안 계셔? 세진이도 안보이네?”


그 말에 재원이 웃으며 대답했다.


“이모님 마트에 잠깐 뭐 사러 가셨어. 심심하다고 해서 세진이도 따라갔고.”


“아..근데 두 사람만 간 거야? 이모님 짐 들고 오실려면 세진이 챙기기 힘드실텐데..”


“큭큭..여기 안 보이는 사람 또 있잖아.”


주민이 키득거리며 대답했다.


그 말에 철환이 깜짝 놀라 물었다.


“설마 환이랑 로이가 따라갔냐?”


“어.”


그 대답에 철환은 순간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오는 듯 했다.


“하아..니네는 그 두 놈을 그냥 같이 보낸거고?”


철환의 타박 섞인 말에 하진이 얼른 대답했다.


“형들도 답답해서 따라 간 거야. 집 앞 가까운 마트 간 데다 평일 오전이라 사람도 별로 없을껄..거기다 둘 다 아주 꽁꽁 싸매고 갔으니 괜찮을 거야.”


“아아고~ 이 답답이들아. 가린다고 팬들이 못 알아 보냐? 팬들은 니네 실루엣만 봐도 안다고..”


“아하하~괜찮아. 가끔 우리끼리 마트 간 적 있었는데 별일 없었어. 우리도 다 생각이 있으니까 둘을 같이 보낸 거지.”


재원의 말에 철환이 나오는 한숨을 속으로 삼켰다.


‘아이고~~ 이것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자각도 없나..연예계 생활 한지가 몇 년인데 아직도 이렇게 어리숙하다니..이러니 내가 맘을 못 놓지..에휴~ 내 팔자야.’


걱정에 철환의 속이 새카맣게 타 들어 가는지도 모른 채, 로이와 환은 오랜만의 외출에 신이 난 상태였다.


지난주 회사에 갔다가 주아 누나 식당에서 밥을 먹었지만..그건 외출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둘은 차 안에 신나는 음악을 틀어 놓고 따라 부르며 집 근처의 대형마트로 향하였다.


“이모~~가서 장 볼 거 많아요?”


“식료품 좀 사야 해. 이것저것 사다 보면 1시간은 걸리겠지. 왜?”


“그럼 이모 장 보는 동안 우리는 세진이 데리고 마트 구경이나 할까 해서요.”


“뭐..그러던지. 내가 장 다 보면 너희한테 전화 할께.”


“알았어요. 세진아~ 마트에서 뭐 사고 싶은 거 있어?”


조수석에 앉은 로이가 고개를 돌려 세진에게 물었다.


“으으응~~업써.”


세진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럼 뭐 먹고 싶은 건?”


“쌈쫀~~업따니까.”


“왜애~~ 마트 가면 애들은 이것저것 사 달라고 하는 거 아닌가? 우리 세진이는 왜 이렇게 사 달라는 게 없지?”


“그러게. 나 어릴 때 맨날 마트 가면 엄마한테 과자랑 장난감 사 달라고 떼 써서 혼났던 것 같은데..”


“그러니까.”


로이와 환의 대화를 세진은 잠자코 듣고 만 있었다.


‘필요한 게 있어야 사 달라고 하지. 맨날 삼촌들이 택배로 옷이랑 장난감을 그렇게 주문하는데 내가 먼저 사 달라고 할 게 있냐고...거기다 할머니가 삼시세끼 밥부터 시작해서 간식을 그렇게 챙겨 주는데..’


전생엔 고아다 보니 항상 배고프고 결핍 된 삶 이였다.


고아원에서 식사가 나왔지만 적은 운영비로 많은 아이들을 먹여야 하다 보니 고기 반찬은 아주 가끔 나왔고 한 사람 당 먹을 수 있는 양도 적었다.


그것도 선생님들이 한눈파는 사이 힘 쎈 형들이 뺏어 먹기 일쑤였다.


성인이 되어 정착 지원금을 받고 고아원을 퇴소 하고 나서는 더 막막했다.


적은 돈으로 방을 구해 생활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다행히 아르바이트를 하다 만난 사람의 소개로 아인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하고 나서 조금 숨통이 트였다.


휴일 없이 일정치 않은 시간대에 일을 한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달마다 들어오는 월급과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비원 멤버들과 매니저 형들이 도영의 상황을 알고 이것저것 많은 신경을 써줬기에 가능한 일들 이였다.


비록 전생엔 일찍 죽었지만 지금 세진의 몸으로 살아가는 이 상황은 전생과 비교하면 천지 차이 였다.


지난 생과 마찬가지로 부모님이 없지만..그거를 만회할 정도로 사랑해주는 삼촌들이 있었다.


거기다 풍족한 환경은 세진이 부족함을 느낄 틈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세진은 뭔가를 사 달라고 떼를 쓸 필요성을 전혀 못 느끼는 상황 이였다.


세진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차가 대형마트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주차장은 한산한 모습 이였다.


“자~~도착했습니다~~”


환이 주차를 하고 외쳤다.


“와~~우리 여기 거의 1년 만에 오는 건가?”


“그러게. 예전에 밤에 야식 산다고 온 이후로 올 일이 없었네.”


“우선 내리자. 마스크 쓰고 모자 눌러 써라.”


“걱정하지 마. 너나 제대로 써.”


둘이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돌려 뒷좌석을 보았다.


“이모. 우리 내려요.”


“그래. 너네 마트 가서 세진이 손 꼭 잡고 다녀. 애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잃어버린다. 알았지?”


이모님이 로이와 환에게 당부를 했다.


“걱정마세요~ 저희 둘이 양쪽 손 잡고 다닐 테니까~”


“그래. 진짜 잘 봐야 한다! 알았지?”


“네~~!!”


둘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이모님이 차에서 내렸다.


로이와 환도 얼른 카시트에 앉아있던 세진을 내려주었다.


이모님이 입구에 있는 쇼핑 카트를 끌며 매장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에 로이도 쇼핑카트를 챙겼다.


“세진아~ 카트에 탈래?”


그 물음에 세진은 잠시 고민했다.


쇼핑 카트에 타면 재밌을 것 같긴 한데 잘못하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괜히 자신이 다치기라도 하면 삼촌들이 난리가 날 터였다.


“아니~안 탈래~~”


“어? 왜? 여기 아이들 많이 타던데? 재밌을 것 같지 않아?”


“으으응~~ 안대~ 위험해~”


세진의 대답에 로이와 환은 깜짝 놀랐다.


“와~”


“우리 세진이 진짜 왜 이렇게 어른스럽지?”


“그러게..진짜 말이 안 나오네.”


그 모습을 앞서 가던 이모님이 보더니 한마디 했다.


“그냥 태우지 마. 뉴스에 카트에 타다 다치는 아이들 많다고 하더라.”


“아? 그래요?”


“오~ 그럼 태우면 안 되지!”


“그래. 그냥 손잡고 다녀. 그럼 난 장 보러 갈 테니까 구경하고 있어. 끝나고 전화할게.”


“네. 알겠어요~~혹시 저희 도움 필요하면 전화 주세요.”


“그래. 알았어. 세진이도 삼촌들이랑 구경 잘하고 있어~ 할머니가 맛있는 거 많이 사 올 테니까. 알았지?”


“녜~~”


이모님이 카트를 끌고 마트 안으로 사라지자 환도 카트를 끌며 로이에게 말했다.


“로이 네가 세진이 손 꼭 잡고 따라와.”


“그냥 세진이 내가 안고 다닐게. 세진아~ 마트 안이 복잡할 수 있으니까 삼촌한테 안겨서 가자. 괜찮지?”


“웅~ 쪼아.”


세진의 대답에 로이가 얼른 세진을 품에 안았다.


“그럼 이제 들어가자. 식품 코너 쪽을 먼저 가야겠지? 요즘 신상 뭐 나왔는지 모르겠네. 구경하다가 맛있어 보이는 거 있음 좀 사 가자.”


“그래. 그럼 출발~~”


로이의 품에 안긴 세진은 마트 안에 들어가자 고개를 돌려가며 여기저기를 구경했다.


오랜만에 마트에 오니 구경할 게 너무 많았다.


“여기 오셔서 시식 하세요~~”


“국내산 삼겹살 지금 세일 중입니다~오늘만 행사해요~”


“이번에 새로 나온 제품입니다. 100% 국내산 재료로 만든 만두입니다. 지금 세일 중이니 하나 들여가세요~~”


식품 매장 쪽으로 들어오니 여기저기서 판촉 행사를 진행 중 이였다.


시식 코너 쪽에서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음식 맛을 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입에 군침이 돈 세진이 팔을 쭉 뻗어 시식 코너를 가르켰다.


“쌈쫀~~나 쩌기~~!!”


세진의 외침에 시식 코너를 본 로이와 환이 웃음을 터트렸다.


“아하하~그치! 역시 마트에 오면 시식이지!”


“우리 세진이가 잘 아네~세진이 뭐 먹고 싶어?”


삼촌의 물음에 잠시 고민한 세진이 곧 대답했다.


“다!”


그 대답에 둘은 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흐흐..그래~ 다 먹어보고 맛있는 거 있음 사자!”


“좋아! 그럼 시식 코너 먼저 돌아볼까?”


카트를 끌고 세 사람은 가장 가까이에 있던 만두쪽으로 향하였다.


찐만두를 반으로 잘라 종이컵에 담고 있던 시식 직원이 다가온 세 사람에게 만두를 하나씩 건네주었다.


“자~ 이거 드셔 보세요~ 100% 국내산 재료로 만든 만두입니다. 아이가 먹어도 좋은 재료들만 엄선해서 만들었습니다. 피가 얇아서 이렇게 쪄도 되고 아님 기름 둘러서 군만두로 튀겨 드셔도 아주 맛있어요~자! 우리 귀여운 꼬마 손님도 하나 먹어볼래?”


만두를 받아든 환이 컵을 세진의 손에 쥐여 주었다.


“자~ 세진아. 이거 찐만두야. 좀 뜨거울 수 있으니까 조심해서 먹어. 알았지?”


“웅!”


손에 쥔 조그만한 종이컵에서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왔다.


“후후~”


만두를 식히기 위해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고 세진이 입으로 바람을 불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주변 사람들이 웃으며 쳐다보았다.


“애기 볼 좀 봐! 귀여워!!”


“아이고~ 애가 너무 예쁘게 생겼네~”


주변 사람들의 소리에도 세진은 온 신경을 만두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웃으며 쳐다보던 환이 세진에게 속삭였다.


“세진아. 만두 다 식은 것 같은데..이제 먹어봐.”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 세진이 만두를 한입에 쏙 털어 넣었다.


촉촉하고 얇은 피와 고기, 야채의 조합에 세진은 곧 전투적으로 만두를 씹기 시작했다.


통통한 볼을 씰룩이며 만두를 다 씹어 삼킨 세진이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소리쳤다.


“마시쪄!!”


그 말에 로이와 환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던 사람들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아유~ 맛있어?”


“애기가 저렇게 맛있다고 하니 나도 한 봉 사 가야겠네. 여기 이 제품 맞죠?”


“저도 하나 주세요!”


세진의 먹방 덕분에 주변 사람들이 시식을 해보고 만두를 하나씩 카트에 담기 시작했다.


“네네! 이 제품 맞습니다~ 지금 행사로 2개 사시면 여기 500g 짜리를 하나 더 드리고 있으니 2개 들여가세요~~!”


신난 시식 직원이 사람들에게 만두를 건네며 외쳤다.


그 말에 사람들이 만두를 2봉씩 집어 들었다.


바쁘게 사은품을 사람들에게 챙겨 주는 직원의 모습에 로이가 환에게 속삭였다.


“와~세진이 짱이다! 사람들 엄청 사네.”


“그러니까..세진이 광고하면 장난 아니겠는데..”


둘이 얼떨떨해하며 대화를 나누는 사이 세진이 로이의 팔을 툭툭 쳤다.


“엉? 왜?”


“쌈쫀~ 우리도 만두!”


세진의 말에 환이 고개를 끄덕이며 직원에게 다가가 말했다.


“저희도 만두 2봉지만 주세요.”


바쁘게 움직이던 직원이 세진의 일행인걸 확인하고 환하게 웃음을 지으며 만두를 건네주었다.


“아유~~애기 덕분에 고맙게도 만두가 많이 나가네요. 여기 사은품 하나 더 받아가세요!”


“어..고맙습니다.”


감사인사를 하며 얼떨결에 사은품까지 더 챙겨 받은 환이 곧 로이와 세진에게 다가왔다.


“이거 세진이 때문에 만두 많이 팔렸다고 사은품 하나 더 챙겨주셨어.”


환의 말에 로이가 웃음을 터트렸다.


“아하하~세진이 덕분에 덤도 얻고 좋은데?”


“하하~그러게.. 이것도 색다른 경험이네.”


지금껏 팬이라고 사람들이 선물을 주는 경우는 있어도 이렇게 만두를 덤으로 얻는 건 처음이라 로이와 환은 얼떨떨하면서도 재밌었다.


그렇게 만두를 시작으로 세사람은 마트 시식 코너를 하나씩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진이 맛있다고 할 때마다 사람들이 카트에 그 제품을 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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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회 24.08.06 562 19 13쪽
» 36회 +1 24.08.05 567 21 12쪽
35 35회 24.08.04 562 19 12쪽
34 34회 24.08.03 551 20 12쪽
33 33회 24.08.02 561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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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회 24.07.09 580 20 12쪽
30 30회 +1 24.07.08 578 19 12쪽
29 29회 24.07.07 576 18 12쪽
28 28회 24.07.06 589 22 13쪽
27 27회 24.07.05 595 20 12쪽
26 26회 24.07.04 602 2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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