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좀 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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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30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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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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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자격 테스트 (4)

DUMMY

쿠과강!


석상이 이태남을 향해 커다란 메이슨을 내리쳤다.


저 육중한 몸과 둔기로 저리 빨리 움직이다니.

이태남이 메이슨을 들어 올리고 있는 석상을 노려봤다.

메이슨이 박혔던 자리엔 크고, 깊은 구멍이 파여있었다.


‘저거에 맞았으면, 지금쯤 파편이 되었겠는데?’


이태남이 석상이 든 메이슨을 힐끔거렸다.

지면을 내려친 탓에 메이슨엔 흙이 얼룩덜룩했다.


부웅!


이번엔 묵직한 무언가가 이태남의 정수리를 쓸었다.

간신히 피한 덕분에 직접 타격받지는 않았지만, 허공을 가르는 묵직함에 정수리가 얼얼했다.

이태남이 손으로 정수리를 감싸며, 시선을 돌렸다.


철컥.


제 덩치만 한 대검을 든 석상이 자세를 고치고 있었다.

중세 시대 갑옷을 두른 모습의 다섯 석상.

덩치는 족히 5미터는 되어 보였고, 각자 제 덩치에 맞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무기를 들고 있었다.

메이슨, 대검, 철퇴 등.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는 비주얼의 무기들이었다.


“저런 흉포한 새끼들을 어떻게 이기라고···.”


이태남이 눈동자를 옆으로 흘깃거렸다.

옆에선 시스템 창이 검붉은색을 발산하고 있었다.



[세 번째 조각 찾기]

땅을 지키는 거신병들을 처치하십시오. 모든 거신병들을 처치해야만 조각이 제공됩니다.


남은 시간 : 01:20:35



저것들을 쓰러뜨리라니.

이태남이 입 모양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이제 막 레벨 2가 된 사람한테 이런 미션을 주냐.


“이건 조각이랑 능력을 그냥 주기 싫다는···.”


불만을 표출하던 이태남이 말을 멈추고, 이를 악물었다.

그리곤, 젖 먹던 힘을 다해 지면을 박차, 뒤로 물러났다.

그가 뒤로 물러섬과 동시에 무거운 철퇴가 허공을 갈랐다.


‘조금만 늦었어도, 몸이 두 동강 났다.’


이태남이 아직 붙어있는 자기 허리를 쓰다듬었다.

허리 안쪽에서 거칠게 헐떡이는 폐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체력이나 몸에 무리가 갈 정도로 지친 건 아니다.

긴장한 탓이다.

이태남은 폐가 헐떡일 때마다 혈관 속 피들이 더 빠르게 움직이는 것도 느꼈다.


“후, 하. 후, 하.”


전신을 지배하는 긴장감에 이태남이 짧은 심호흡을 반복했다.

하지만, 침입자에겐 그럴 아량도 베풀어주기 싫은지.


쉭!


거신병 하나가 이태남을 향해 긴 창을 찔러댔다.

보기엔 좀 웃겼지만, 이태남은 간신히 허리를 옆으로 비틀어 피했다.


“숨 돌릴 틈은 좀 줘라, 새끼들아!”


이태남이 석상들을 향해 소리쳤다.

석상들은 귀가 있었지만, 제 역할을 하는 것 같진 않았다.


“하···. 말이 통했으면, 무작정 둔기를 휘둘러대지도 않았겠지···.”


이태남이 석상들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석상들은 어느새 또 공격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이태남은 자세를 낮추어, 석상들을 주시했다.


공격 패턴이 복잡하진 않다.

휘두르거나, 던지는 것이 전부인 단순한 공격 패턴.

그 단순한 패턴이 전부 빠르고, 위협적이라 문제지만.


이마에서 흘러내린 땀줄기가 이태남의 눈가에 흘렀다.

땀줄기에 눈이 따끔거렸지만, 닦을 여유가 없었다.

바로 앞 석상들이 당장이라도 달려들 기세를 연신 내뿜어대고 있기에.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이태남이 짧은 심호흡을 반복했다.

냉정하게 생각해 봤을 때, 기본 능력치로 저 덩치들을 이길 순 없다.

그렇다면 스킬을 활용해야 하는데.

이태남이 머릿속으로 자신이 가진 스킬들을 떠올렸다.


‘불 속성 브레스와 빛 속성 빛의 정화···.’


빛의 정화는 전투형 스킬이 아니다.

그렇다고, 사채업자들 상대할 때처럼 눈뽕으로 시야를 가릴 수도 없고.

이태남이 석상들과 눈을 마주쳤다.

귀도 제 역할을 못 하는데, 눈이라고 제 역할을 할 리가.


‘그럼, 남은 건 브레스 뿐인가···.’


브레스. 이태남이 가진 두 개의 스킬 중 유일한 전투형 스킬이다.

문제는 과연 유용할 것인가?

석상한테 불을 지펴봤자 데미지가 될 것 같지는 않으니.


“이런 건 스킬을 좀 더 확보했을 때, 진행했어야지.”


이태남이 시스템 창을 향해 일갈했다.

그와 동시에 메이슨을 든 석상이 빠르게 달려 들어왔다.


“이 새끼들 시스템에 뭐라 할 때마다 달려드는 거 같은데, 기분 탓인가?”


이태남이 석상의 움직임에 신경을 집중했다.

머리 뒤로 크게 젖혀진 팔. 그대로 내려치려는 거겠지.

이태남이 처음 공격 상황을 복기했다.

처음이야 본능적으로 피했지만, 피하기만 하면 끝이 나지 않는다.


-‘이런 게임은 공격을 피하면서, 몬스터의 허점을 노리는 거야.’


이태남의 머릿속에 어린 시절 기억이 스쳤다.

다크 소울 게임을 좋아하던 친구와의 기억.


그 친구의 집 벽면엔 다크 소울류의 게임 CD가 가득했다.

이태남은 그 친구 집에 자주 놀러 갔었다.

그 친구를 특별히 좋아하거나, 다크 소울류 게임을 좋아해서가 아니었다.

그냥 놀러 가면 맛있는 간식과 게임을 시켜주기 때문이었다.


-“천천히. 몬스터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피해. 그러면서 파고들 틈을 노리는 거야.”


친구는 기본 몬스터에게도 자꾸 죽는 이태남에게 운영 방식을 알려주었다.


-“다크 소울 게임은 정확한 타이밍에 파고들어서 공격을 찔러넣는 게임이야. 그러려면, 몬스터의 움직임과 패턴을 분석할 줄 알아야 해.”


이태남은 친구의 말을 따르기 위해, 컨트롤러를 고쳐 잡았다.

처음엔 공격을 피하는 데에만 5분을 넘게 쓴 것 같다.

고인물 친구 입장에선 답답했겠지만, 친구는 말없이 기다려 주었다.

귀여운 뉴비를 발견한 고인물처럼.


“핫!”


인고의 시간을 버텨내고, 이태남이 드디어 첫 공격을 성공시켰다.

정확한 타이밍에 들어간 공격은 몬스터를 그로기 상태에 빠지게 했다.


-“지금이야!”


흥분한 친구의 말에 이태남이 버튼을 연타했다.

연속 공격을 맞은 몬스터가 괴성을 지르며, 공중분해 되었다.

필드에 깔린 기본 몬스터. 경험치도 얼마 안 주는 ‘고작’ 기본 몬스터를 잡은 거였지만, 이태남은 짜릿한 쾌감을 맛볼 수 있었다.


‘정확한 타이밍에 정확하게 찔러 넣는다.’


이태남이 주먹을 고쳐 쥐었다.

석상이 온 힘을 실어, 메이슨을 내리쳤다.

이태남이 내리쳐진 방향을 읽고, 우측으로 움직였다.

그 상태에서 지면을 짚은 발에 힘을 주어, 몸을 앞으로 튕겨냈다.


“전력으로 때려주마!”


이태남이 세포의 움직임을 주먹으로 집중시켰다.

팔뚝과 손 근육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흡!”


콰광!


이태남의 체중을 실은 주먹이 정확히 석상의 옆구리를 찔렀다.

충격이 느껴지자, 석상이 몸을 휘청였다.

메이슨을 쥐고 있던 석상이 손이 느슨해졌다.


‘지금이다.’


이태남이 석상 옆구리에 박혀있던 주먹을 빼냈다.

옆구리에 생겨난 구멍에서 돌 조각들이 우수수 쏟아져 나왔다.

이태남은 구멍을 향해 다시 주먹을 내질렀다.


“때린 데 또 때리기 권법!”


이태남의 주먹이 정확히 구멍으로 향했다.

동그랗던 구멍 주위로 균열이 일기 시작하더니, 균열이 점점 석상의 허리를 감쌌다.


쩌저적!


석상의 허리를 휘감은 균열이 점차 벌어졌다.

균열이 벌어질수록 석상은 힘없이 비틀거렸다.

석상이 비틀거리며 일어나려던 찰나.


쿵!


허리가 부서진 석상이 지면에 얼굴을 박았다.

지면에 얼굴을 박은 석상은 미동도 없었다.


“자, 잡았···.”


기본 몬스터 하나를 처치한 이태남이 기뻐할 새도 없이.


부웅!


다른 석상이 이태남을 향해 철퇴를 휘둘렀다.

철퇴 공격을 이태남은 피했지만, 바닥에 쓰러졌던 석상은 피하지 못하고, 파편이 되어 공중에 튀겼다.


“이제, 너만 무기 있는 거 아니거든!”


이태남이 몸을 굴러, 바닥에 떨어진 메이슨을 잡았다.

돌로 만들어진 메이슨의 묵직함에 이태남이 잠시 허리를 주춤했다.


‘제대로 노리지 않고, 휘두르면 자세를 고칠 틈 없이 공격당한다.’


이태남이 메이슨을 양손으로 꽉 쥐었다.

철퇴를 휘둘렀던 석상이 자세를 고치고 있었다.


‘지금? 아니, 지금은 오히려 위험해.’


이태남이 석상들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자세를 고치는 석상 너머에서 도약을 준비 중인 석상이 보였다.

그 석상은 무릎을 굽히더니, 그대로 추진력을 얻어 뛰어올랐다.


슉!

쾅!


날아든 석상이 무기를 채 휘두르기 전, 이태남이 메이슨을 힘껏 퍼 올렸다.

메이슨이 반달을 그리며, 석상의 턱 밑을 가격했다.

얼마나 힘을 실었는지, 가격당한 석상의 머리가 몸을 떠나 멀리 날아갔다.


“허억, 허억, 허억···.”


이태남이 거친 숨을 내쉬며, 자세를 고쳤다.

다리가 떨렸지만, 주저앉을 수 없었다.

아직 세 개의 석상이 그를 죽일 듯이 노리고 있었으니까.

이태남이 자신을 노리는 석상들을 향해 손을 까딱였다.


“드루와···. 드루와 이 씨벌넘들아!”


이태남이 한껏 격양된 목소리로 석상들을 도발했다.

아까와 같이 혈관 속 피들이 온몸에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허나, 긴장이 아니다.

고양감, 흥분, 쾌감이었다.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감정이었다.


콰가각!


석상이 대검으로 지면을 긁으며 달려왔다.

메이슨을 쥔 이태남의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땀이 흐를수록 이태남은 메이슨을 쥔 손을 더 꽉 쥐었다.


부웅!

쾅!


어느새 다가온 석상이 대각선 방향으로 대검을 내리쳤다.

이태남이 몸을 피하자, 대검은 그가 들고 있던 메이슨을 분질렀다.

가격당한 메이슨이 두 동강 나며, 파편을 튀겼다.


부웅!


석상이 연속으로 대검을 휘둘렀다.

처음 겪는 연속 공격이었지만, 피하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퍼 올리는 연속 공격 덕분에 석상에게 많은 빈틈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태남이 부서진 탓에 날카로워진 메이슨의 끝부분을 석상에게 겨눴다.


“흐읍!”


메이슨은 정확히 석상의 목을 찔렀다.

갑옷과 투구로 무장한 석상의 신체에서 유일하게 노출된 부위.

그 부위를 정확히 파고들자, 석상이 기우뚱 뒤로 넘어졌다.


“끝나라!”


이태남이 쓰러진 석상의 목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콰직 거리는 소리가 두어 번 울리자, 석상의 꿈틀거림이 멈추었다.

이태남이 떨리는 주먹을 부여잡고 일어섰다.

떨리는 주먹 끝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빨리 덤벼, 힘드니까.”


이태남이 남은 두 석상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그러자, 제일 뒤에 있던 석상이 이태남을 향해 창을 던졌다.

창은 이태남의 심장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들었다.


콰직!

푸슛!


이태남이 몸을 구른 덕분에, 창은 그의 뒤에 있던 자동차에 박혔다.

자동차가 몸에 박힌 창을 통해 기름을 토해냈다.

그걸 본 이태남이 무언가 떠오른 듯, 자동차로 빠르게 발을 굴렀다.

그의 움직임과 동시에 다른 석상도 다가와 대검을 휘둘렀다.


슉!


힘껏 내리쳐진 대검은 자동차를 박살 내고, 꽂혀있던 창을 두 동강 냈다.


“너넨 이제 뒤졌다.”


이태남이 차에서 튕겨 나온 창을 빠르게 낚아챘다.


“브레스!”


이태남의 말이 끝나자, 창을 쥔 손에서 불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불줄기는 그대로 반 토막짜리 창을 휘감았다.


이태남은 옆에 있는 석상을 향해 타오르는 창을 휘둘렀다.

불길을 일던 창이 그대로 석상의 배를 뚫었다.

일반 창이었다면, 별 타격이 없었겠지만.

불길이 뚫리며 생긴 균열을 타고, 석상의 온몸을 휘감았다.

불에 휩싸인 석상이 몸을 휘적거렸다.

뜨겁다는 느낌은 없어도, 데미지는 꽤 되겠지.


이태남이 쓰러져가는 석상 위에 올라탔다.

배에 꽂힌 창을 뽑아 들었지만, 석상을 휘감은 불은 잦아들 기미가 없었다.

그대로 석상이 쓰러지기 직전, 이태남이 석상을 디딤돌 삼아 발을 찼다.

이태남의 목표는 남은 석상 하나.

아무런 무기도 들고 있지 않은 놈이었다.


“무기 반납하러 왔습니다!”


이태남이 경계하는 석상을 향해 창을 찔렀다.

불을 내뿜는 창이 석상의 머리에 꽂혔다.


쿵!


머리를 관통당한 석상이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모든 석상을 처치했습니다!]

[처치 완료 보상으로, 세 번째 조각이 제공됩니다.]



바닥에 쓰러진 이태남의 눈앞에 검은색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남은 시간 : 00:58:13


작가의말

9화 만에 제대로 된 액션씬이네요...

갈수록 더 맛깔난 액션씬을 쓸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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