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프롤로그.
밤하늘의 수많은 별.
서울에서라면 절대 볼 수 없을 아름다운 하늘을 한 사내가 올려보고 있었다.
매혹적인 이야기나 가슴 뛰는 신화를 하나씩 품고 있을 저 수많은 별들.
그러나 하늘을 바라보는 사내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얼굴 한 그득 보이는 저 감정은 절망이라 보는 편이 좋으리라.
한참을 멍하게 하늘을 올려보던 사내가, 털썩 주저앉아 멍하게 제 몸을 훑었다.
분명 처음 보는 옷이었지만, 낯설지가 않았다. 아니 옷뿐만이 아니었다. 그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그러했다.
“하, 시발. 이거 꿈이지?”
대뜸 욕지거리를 중얼거린 남자가 세차게 제 뺨을 후려쳤다. 얼얼한 아픔이 마치 미련한 짓은 그만두라 말하는 것 같았다.
“젠장! 이런 건 소설에서나 나오는 거잖아!”
그렇다. 남자가 보는 풍경은 그가 지난 20년간 미친 듯이 매진해 왔던 게임, ‘무림협객전’ 의 인트로에서 설명하던 그것이었다.
남자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그가 화를 참지 못해 주먹을 내려치는 순간, 온몸의 근육들이 꿈틀거리며 가히 용력이라 부를 만한 힘이 대지를 향해 내려꽂혔다.
쾅—!
흙먼지가 크게 일며 땅바닥이 움푹 파여나갔다.
남자의 얼굴에 당혹감이 떠올랐다.
불현듯 남자가 요즘 열심히 실험하고 있던 캐릭터가 떠올랐다. 최근에서야 새롭게 발견한 이스터에그. 덕분에 혹시나 하는 실험 정신과 예능감이 맞물려 도전하고 있던 그것.
내공 만능 게임에서 모두의 외면을 받았던 외공 몰빵 특성 백호지체(白虎肢體)를 이용한 캐릭터였다.
사방신 중 백호의 정기를 이어받아 태산도 뽑는 용력에 감각의 예리하기가 야생의 맹수와 같은 백호지체였지만, 토납법이나 운기조식을 통해 내공을 모을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져 게임 출시 후 20년 동안 외면받아온 그 캐릭터였으니 육체 성능이야 말해 뭐해.
다만, 내공 만능 게임에서의 외공 몰빵은 답이 없었으니. 오죽하면 백호지체장애라 불리는 특성이었다.
허나, 남자는 그 장애 특성에서 새로운 희망을 본 것이다. 계산대로만 된다면 단순한 밸붕을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차오르데.
아니, 어느 덕후가 그걸 안 해보겠냐고.
문제는 그 핵심 조각을 얻기가 쉽지 않았던 탓에 골을 싸매고 있던 차였는데.
“하···.”
하필이면 그 캐릭터로 빙의한 것이다.
사건이 그러했으니, 분통이 터질 수밖에.
“이렇게 된 이상. 내가 그걸 꼭 찾고 만다!”
한다면 하는 남자 강대한, 방년 35세.
그렇게 최애 게임 속으로 빙의했다. 좆망 특성을 찍고서.
- 작가의말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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