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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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0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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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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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DUMMY

이혼(李琿). 성은 ‘이’요, 이름은 ‘혼’이다.

그는 모의고사만 보면 대한민국 0.1% 내의 성적을 올리는 영재 중 영재였다.

당연히 학교와 집, 주변에서의 기대가 컸다. 그리고 드디어 실력을 발휘할 수능 날이 다가왔다.

문제는 이혼이 시험 전날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 그래서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수능 고사장에 도착했다는 것.


“음······.”


하남에 살던 이혼. 남양주로 배정받았을 때부터 불길했다. 그런데 오늘 컨디션도 최악이었으니.


‘안 돼.’


그래도 졸린 걸 겨우 참고 집중력을 발휘했다.


‘할만하다.’


확실히 영재 중 영재라는 별칭이 틀리지 않았다. 이혼에게 매 교시에 맞닥뜨린 문항이 그리 어렵지 않았던 것.

단, 4교시의 필수 과목인 한국사 시간. 쏟아지는 잠을 간신히 물리치며 답을 골라 가던 이혼에게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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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다음 중 광해군에 관한 내용으로 알맞지 않은 것은?


① 임진왜란이 발발한 후, 세자에 책봉되었다.

② 즉위 후, 크고 작은 옥사가 끊이지 않았다.

③ 대동법을 전국으로 실시하였다.

④ 창덕궁과 창경궁 등, 무리한 토목 공사로 민심을 잃었다.

⑤ 명‧청 교체기, 중립 외교 시도는 인조반정의 명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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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3번이었다. 대동법은 전국이 아닌, 경기도만 시험적으로 실시하였기 때문이다. 분명, 이혼에게는 점수를 주기 위한, 누워서 떡 먹기 문제였다. 그럼에도 이혼은 기어코 수마를 이기지 못할 것 같았다.


‘안 되는데······.’


잠에 빠져드는 그 순간, 이혼은 억울했다. 그렇게 고생했던 지난 고등학교 3년의 세월은 바로 오늘 수능을 위한 것 아닌가. 이렇게 잠을 이기지 못하다니, 분통이 터질 수밖에.


‘안 돼! 정신 차려, 이혼!’


잠재의식 속의 자아가 이혼을 일깨웠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뜨고, 고사장 벽에 붙은 시간을 확인했다. 다행히 시간이 거의 흘러가지 않았다.

안심되기보다는 심장이 빨리 뛰었다. 잠을 이뤘던 찰나의 순간이 억겁의 세월처럼 느껴졌기 때문. 그리고 누군가의 인생을 깊숙하게 들여다보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또 다른 이혼이었다. 과거의 이혼이었다. 그리고 역사의 패배자이자, 쿠데타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인물이었다. 급기야 그는 후세에 혼군으로 평가받았다.


‘광해군······?’


어찌하여, 광해의 인생이 처음부터 끝까지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을 채우는 걸까? 이혼은 당황스럽고, 어지러웠으며, 혼란스러웠다.

이처럼 온갖 복잡한 심경이 머리를 꽉 채우니, 당장 수능을 볼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혼이 입술을 꽉 깨물었던 이유.

이번에는 자기도 모르게, 머릿속에서 여러 질문이 떠다닌다.

그 격동의 시대에서 광해가 몇 가지 선택만 올바로 했었다면? 또는, 제대로 된 사람들을 곁에 두기만 했었다면? 그 전에 아버지 선조가 세자 시절 광해를 불안하게 안 만들었다면?


‘그는 성군으로 후세에 이름을 남길 수 있었다······.’


괜히 광해의 생각에 전이되었다. 아쉽고도 후회스러웠다. 안타깝고도 서러웠다. 가슴이 아렸다.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였을까? 만약 광해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순간, 갑자기 아득해졌다. 동시에 멀고 먼 그곳으로 이혼의 정신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참 신기했다. 좀 전에는 그곳으로 향하려는 걸 어떻게든 붙들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빨리 가고 싶었다.


‘그래, 가서 한번 지켜보자.’


그때, 그 시절로······.

과거의 이혼, 과거의 광해가 살던 그 시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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