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찐따인 내가 악마 왕의 환생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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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눈알
작품등록일 :
2024.07.08 18:26
최근연재일 :
2024.08.2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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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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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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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옥상에서의 싸움

DUMMY

*


“크크크크, 생각보다 남자다운 녀석이군.

아주 시원한 데가 있는데!”


태규성이 빠르게 내지른 주먹이

내 코앞까지 다가왔지만,

제1차 봉인이 해제된 탓인지

내 눈에는 녀석의 주먹이 실제보다 더 느리게 보였다.


내가 재빠르게 옆으로 돌아 피하자,

녀석은 재미있다는 듯 입꼬리가 올라갔다.


심해수는 내 싸움에 개입하지 않고 일단 지켜볼

생각인 듯 보였다.


태규성과 함께 온 저 두 명도 일단은

끼어들지 않고 팔짱을 낀 채 지켜보고 있었다.



다시 연달아 3차례 페이크로 잽이 들어오고,


이어서 4차례 빠르게 훅이 날아왔으며,


다음으로는 내 명치를 노리고 주먹이 낮게 들어왔다.


‘젠장, 이 녀석...복서인가.

김중석의 상위호환 같은 느낌이네.’


하지만 나는 그 주먹을 모두 피한 뒤,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순간, 내가 이 정도의 신체능력이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어 깜짝 놀랐지만,

나는 몸을 띄운 그 상태로 태규성을 향해

플라잉 펀치를 내리꽂았다.


-뻐어어어어억-!!


내 주먹은 정확히 태규성의 얼굴에 꽂혔다.


하지만, 녀석도 제법 반사신경이 좋은 편이라,

그걸 왼팔로 막아내었다.


“흐흐흐, 녀석. 제법인데.

그렇게 빠른 플라잉 펀치는

처음 봤다. 도약력도 장난이 아니군.

역시 소문이 과장된 게 아니었어.”


태규성이 만족스럽다는 얼굴로 다시 내게

코뿔소처럼 달려들어 압박해왔다.


녀석의 주먹은 굉장히 빠르면서도 묵직했지만,

그래도 잘 보면 피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었고,

스텝과 어깨의 움직임을 잘 관찰하고 있으면

녀석이 다음에 어떤 수를 꺼낼지 대강 예상이 되었다.


나는 녀석의 주먹을 피하며 다음엔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예상치 못한 로우킥이 들어왔다.


-퍼억!


녀석의 로우킥은 정확하게 내 종아리를 타격했다.


‘크윽...! 주먹질은 페이크였나.

그냥 복서인 줄 알았더니,

킥복서였던 건가.’


“자, 마도현! 이제 조금 패턴이 바뀔 거다.

잘 피해 보라고!”


녀석은 발과 주먹을 섞어 변칙적인 패턴의

공격을 마구 퍼부어대었다.


1차 봉인을 해제하기 전의 나였다면

이런 복잡한 공격을 막아내기는커녕

제대로 받아치지도 못한 채로 나가떨어졌겠지만,


지금의 나는 그 동작이 여유롭게 피할 수 있을 만큼

느리게 보였다.

그리고, 녀석의 공격패턴과 빈틈도 아주 잘 보이기 시작했다.


녀석의 원투 펀치가 나간 다음, 다음은 로우킥, 하이킥,

그리고 어퍼컷, 미들킥.

패턴이 뻔히 보였다.

나는 녀석의 공격을 피하거나 막아내다가,

빈틈을 발견하자 그대로 녀석에게

발차기를 날렸다.


그렇게 세게 날린 것 같지도 않은데,


내가 날린 발차기에 녀석은 땅바닥 위로 쓰러졌다.


“억! 젠장, 말도 안 돼.”


태규성이 숨을 몰아쉬며 머리를 감싸는 것으로 보아,

내 발차기에 나가떨어지면서

뒤통수를 살짝 땅에 박은 듯 했다.


그 충격이 꽤 컸는지, 녀석은 비틀거리며

중심을 잡지 못했다.


‘이건, 내가 봐도 더는 저 녀석이

싸울 수 있는 상태가 아니란 걸 알겠어.’


나는 교복에 묻은 먼지를 탁탁 털고는,

태규성에게 말했다.


“선배님. 이제 그만 하시죠.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습니까...”


나의 그 말에, 녀석은 크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그대로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재밌었다...마도현. 정말 너, 무서운 놈이구나.

다시는 너랑 싸우고 싶지 않을 정도로...하하하하!”


태규성이 그대로 드러눕자, 이번엔


녀석의 친구 중 비쩍 마른 양아치 녀석이

나를 향해 치고 들어왔다.

이름이...조...뭐시기라고 했던가.


“으하핫하! 규성이를 그렇게 바르다니,

소문보다 더 굉장한 놈이구만!

외모로만 판단하고 무시해서 미안했다.


나는 2학년 조기석이라고 한다!

잘 부탁한다고, 마.도.현.후.배.님!”



조기석이란 녀석이 나를 향해 달려들자,


이소룡 짝퉁처럼 생긴 전영훈이라는 녀석이

심해수에게 말을 건넸다.


“음, 이제 수가 딱 떨어지네.

근데 굳이...너랑 나는 싸울 필요 없지 않나?”


심해수가 쿡쿡 웃으며 답했다.


“마음대로 하세요. 저도 싸움은 마다하지 않는 성격이라.”


“크크, 여자애랑은 싸우고 싶진 않아.

아무리 내가 양아치라도 그건 좀 아닌 듯?”


“그럼 뭐...일단 관전하시든지.”


해수 녀석의 그 말에, 이소룡 짝퉁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기석이 내게 주먹을 휘두르며 파고 들어왔으나,


녀석은 비쩍 마른 외양답게 스피드만 빠를 뿐

공격은 별거 없었다.


나는 간단히 녀석의 공격을 흘려넘긴 다음,

빈틈 투성이인 녀석의 몸통을 향해 주먹을 수차례 퍼부었다.


“으..! 이 자식이.”


좀 타격이 먹혀들었는지, 녀석은 잠시 주춤했으나,

맷집만큼은 좀 되는지 곧 내게 미들킥을 날린 후

뒤돌아 하이킥을 날렸지만


태규성의 공격에 비하면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나는 녀석의 안쪽으로 파고 들어가,

녀석의 턱을 향해 손바닥을 날렸다.


-뻐억! 하는 소리와 함께

장타가 제대로 먹히자, 녀석은 그대로 뻗었으나,

다시 벌떡 일어나더니 주머니에서 연필을 꺼내었다.


“이런 씨... 넌 오늘 뒤졌다.”


맨손으로 안되니까 치사하게 저런 수를 쓰다니.

하지만 녀석이 꺼내 든 것이 나이프가 아닌,

연필이라 나는 내심 안도했다.


하지만, 연필이 파고 들어오는 궤적이 변칙적인

엇박자로 들어왔기 때문에 나는 좀 애를 먹었다.


그러다 보니 미처 피하지 못하고 팔과 어깨 쪽을

찍히고 말았다.


‘으... 이거 골치 아픈데.’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갑자기 전영훈이 난입해

조기석을 한 방에 보내버렸다.


“아, 진짜 조기석. 이 못 돼먹은 자식.

아무리 그래도 치졸하게 연필이 뭐냐, 연필이.

너무 영화를 많이 본 거 아냐?”


전영훈은 그렇게 혼자 중얼대다가

갑자기 씩 웃으며 내게 말했다.


“난 전영훈이라고 한다. 마도현.

네 소문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꼭 너랑 겨뤄보고 싶었다.

아직 싸울 수 있지?”



녀석의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슬슬 체력이 깎이기 시작한 터라

솔직하게 말하면 그만 싸우고 싶었으나,

해수 녀석 앞에서 쪽팔리고 싶지 않아

조금 허세를 부렸다.


해수 녀석은 그런 내 마음을 또 읽어냈는지

조용히 미소만 지으며 우리의 싸우는 모양을 지켜보았다.


-쉭! 하는 소리와 함께 홍콩영화에서 나올 것 같은

동작들이 나를 덮쳐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먹이 빠르고 정신없이 연타로 날아올 뿐,

위력은 약한 수준이라 그냥 맞고도 버티면서

개싸움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나는 전영훈과 주먹을 주고받으며

치열하게 접전을 벌였으나,

곧 녀석이 패턴을 바꾸어

절권도 스타일로

싸우기 시작했다.


“아도! 아도! 우와하!”


하는 이상한 소리를 질러대면서.


나는 그 녀석이 이소룡의 괴조음을

어설프게 흉내 내는 걸 보면서

속으로는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하도 녀석이 진지하게 싸움에 임하고 있던 터라

웃음을 꾹 참으며 응전했다.


녀석의 공격패턴은 앞발로 차기,

다시 상단 주먹. 중단 주먹. 하단 주먹 순으로

정형화되어있어서 상대하기는 그닥 어렵지 않았으나,


내가 방심한 사이 녀석은 자세를 잡더니,

그대로 1인치 펀치를 내 옆구리에 박아넣었다.


“후와아아아앗-! 와다아아아아-!”


녀석이 괴조음을 지르며 질러 넣은 그 공격은

우스꽝스러운 폼과는 다르게 굉장히 아팠다.



“크헉..!”


내가 그대로 고꾸라지자,

의외로 녀석은

더는 나를 공격하진 않았다.


“음, 좀 세게 들어갔네.

괜찮냐?”


녀석이 나를 일으켜 세워주며 말했다.


“좀...아프네요. 많이.”


“흐하하, 그래도 제법인걸.

이거 맞고 멀쩡하게 일어나는 놈들이

별로 없거든.

그건 그렇고,

뭐...더 할래?”


녀석의 그 말에, 난 고개를 저으며 대꾸했다.


“다음에 하시죠. 오늘은 좀 피곤하네요.”


“하하하하! 그래, 그래. 왠지 맘에 드는 녀석이군.

언젠가 다음에 또 겨룰 기회가 생기면

다시 한번 더 붙어보자고.

영화처럼 멋지게 말이야!”


녀석은 만족한 듯한 얼굴로

교복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내고는,

옥상 바닥 위에 쓰러진

조기석과 태규성을

한꺼번에 들쳐멘 채로 옥상을 내려갔다.

실로 놀라운 완력이었다.


한차례의 푸닥거리같이 정신없던 싸움이 끝나자,


가만히 뒤에 서서 지켜보고 있던

심해수가 내게로 다가왔다.


“고생했어, 마도. 근데 왜

전영훈이랑 싸울 때

‘엠 플레’를 쓰지 않은 거야?

그걸 꺼냈으면 네가 이겼을 텐데.”


해수 녀석의 그 말에, 나는 킥킥 웃으며 답했다.


“글쎄...그냥, 그걸 굳이 여기서 꺼낼 만큼 녀석들이

위협적이진 않았거든.

뭐랄까, 그 녀석들은 나한테 딱히 악의 같은 건 없었어.

그저 나랑 한번 붙어보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러자 해수 녀석이 한숨을 내쉬고는,

손바닥으로 내 어깨를 툭 쳤다.


“글쎄다. 다른 놈들은 몰라도

아까 그 연필 자식은 좀 악의가 있는 것 같던데.”



“그런가. 그럴지도... 하하하!”



우리 둘은 잠시 옥상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상하게 막판에 졌는데도

딱히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전영훈... 조금 멋있네.”


해수 녀석은

내가 혼자 그렇게 중얼거리는 걸 바라보며

킥킥 웃었다.


“무슨 소리야, 니가 훨씬 멋있어. 마도.”




**


“인천공항이라.. 오랜만이군.

뭔가 예전보다 훨씬 더 시설이 좋아졌네.”


내가 캐리어를 질질 끌며 그렇게 말하자,

마누라는 내 등을 찰싹 때리며 말했다.


“당연하지. 시간은 물처럼 빠르게 흘러가니까.”



“아야야, 당신은 좀 그 나쁜 손버릇을

좀 고쳐보는 게 어때?”


나의 퉁명스런 그 말에 마누라는 킬킬 웃으며

내 등을 떠밀었다.


“됐고요, 마두혁 씨.

거액의 의뢰까지 미루고 오랜만에

한국에 왔으니 좀 쉬었다 가자고.

6년간 연락도 못 했던

우리 아들내미. 도현이도 좀 만나서

얘기도 좀 하고.”


마누라의 그 말에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선글라스를 벗었다.


“그래... 도현이 그 녀석, 잘 지내고 있겠지?

걱정이로군. 아, 맞다... 그전에,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비밀창고에 넣어두었던 우리 물건부터 좀 챙기자고.”



나의 그 말에, 마누라는 조용히 웃어 보였다.


“당신이 잘 다루는 ‘그 무기’ 말이지?”


나는 어깨까지 늘어뜨린 장발을 뒤로 쓸어 넘기며 답했다.


“어어,

-굳이 비유를 들어 말하자면,

나의 두 번째 마누라 같은 물건이지.

첫 번째 마누라인 당신을 제대로 연주하려면 상당히 어렵지만,

그건 아무렇게나 연주해도 아주 좋은 소리가 나니까 말이야.”


내가 살짝 저렴한 스타일의 농담을 날리자,

마누라는 질색하며 내 엉덩이를 걷어찼다.


“아야! 당신, 지금 거 살짝 내 고환을 스쳐 갔는데,

일부러 그런 거지?!”


내가 공항 한복판에서 그렇게 소리치자,

마누라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내 어깨를 세게 툭 치고 지나간 다음

빠르게 앞으로 걸어갔다.


“하하하하! 뭐야, 내가 시끄럽게 떠들어서 창피해?

뭐 이러고 산 세월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나의 그 말에, 저만치 앞에서 먼저 걸어가던 마누라는

우뚝 멈춰 서더니

슥 뒤를 돌아보고는, 정확히 6초 후에

그대로 내 얼굴을 향해

날아 차기를 날렸다.


하지만, 나도 꽤 하는 놈이라

그 정도는 가볍게 피하면서,

그대로 마누라를 잡아 내 어깨에 들쳐업고는

공항버스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어우, 당신... 예전에 비해 꽤 무거워졌는걸.”


내가 히죽거리며 놀리자 마누라는

입술을 비죽 내밀며 대꾸했다.


“이건, 지방이 아니라 근육이라고!

근육량이 늘어서 무거워진 거야!”


마누라의 그 말에, 나는 킬킬 웃으며

답했다.


“어련하시겠습니까, 여왕님.

이제 버스 앞까지 다 왔으니 그만 내려드리죠.

저의 다부진 어깨에서.”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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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폭풍전야(2) 24.07.24 25 0 11쪽
16 폭풍전야(1) 24.07.23 34 0 14쪽
15 Fragile 24.07.22 32 0 12쪽
» 옥상에서의 싸움 24.07.21 31 0 12쪽
13 일상으로의 복귀 24.07.20 39 0 12쪽
12 제 1차 봉인 해제의 의식 24.07.19 38 0 13쪽
11 그랜드 마스터 체페슐 24.07.18 42 0 13쪽
10 각자의 시간 24.07.17 52 0 12쪽
9 [13F] 24.07.16 56 0 14쪽
8 JOKER 24.07.14 54 0 13쪽
7 두 개의 비밀 조직 24.07.13 61 0 13쪽
6 놀이공원, 언더커버, 꿈, 납치 24.07.12 64 0 12쪽
5 휴식의 시간 24.07.11 70 0 11쪽
4 세열고 마도현 VS 동휼고 신태진 24.07.10 93 0 15쪽
3 변화 24.07.09 156 0 15쪽
2 터닝 포인트 24.07.08 154 0 12쪽
1 프롤로그 24.07.08 198 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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