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찐따인 내가 악마 왕의 환생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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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눈알
작품등록일 :
2024.07.08 18:26
최근연재일 :
2024.08.2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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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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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두 개의 비밀 조직

DUMMY

*


“그래. 네가 아는 대로 나는

그 사람이 맞다. 하지만,

‘지금 네가 보는 이 모습’과

‘예전에 네가 봤던 이 모습’은

내 진짜 모습이 아니야.”



한은영 선생님의 그 말에, 나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진짜 모습이 아니라고?


“서, 선생님.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놀라서 말끝을 흐리는 내게, 그녀는

쿡쿡 웃으며 말했다.


“네 입장에선 당연한 반응이란다.

흠, 이걸 어떻게 말해 줘야 하나.

그래. 간단히 말하자면-.

분신술 같은 거지.”


“분신술이요?”


“그래. 분신술의 극의에 다다르면

살과 뼈, 그리고 온기를 가진 육체도

만들어낼 수 있다.

대강 그렇게 이해하는 게 편할 거야.”


그녀는 잠시 무언가를 고민하듯

생각에 잠겼다가, 손가락을 튕겨 딱 소리를 냈다.


“흠, 그래. 도현아. 선생님이, 아니 이젠 아니지.

여튼,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음, 놀라지 말고 잘 들으렴.”


그 말에 나는 그녀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잔뜩 긴장하고 있었는데, 곧이어 그녀에게서 들은

놀라운 사실에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놀랐다.



“네? 심해수가 선생님을 공격했었다구요?”


그녀는 마치 내 반응을 예상하기라도 한 듯,

차분하게 나를 진정시켰다.


“그래. 정확히는 내 본체가 아닌, 분신을 해친 거지만.

흠, 그래. 이 이야긴 여기까지 하고.

-자세한 건 일단 좀 걸으면서 얘기할까?”


그녀가 이제 그만 일어나서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자,

나는 천천히 철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그녀가 이끄는 대로 방을 나섰다.


“와!”


그녀를 따라 방 밖으로 나오자마자,

나는 탄성을 질렀다.


엄청난 규모의 시설과, 그 안에서 일하는 수많은 인력,

그리고 마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기기묘묘한 온갖 기기들은

물론이고, 거대한 회랑 형식으로 설계된 기묘한 이곳은

온통 은색이 살짝 섞인 흰색 도료로 칠해져 있었다.


“자, 이렇게 큰 지하시설은 처음 보지?

여긴, 음... 아, 뭐라고 설명을...

그래. 뭐, 대강 ‘비밀조직’인데.


우리 세상에 위협이 될 만한

괴상망측한 모든 것들을

막아내고, 때로는 아예 없애서

세상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는,


아아... 말로 설명하려니 어렵네.

그냥 대충, 특수한 기관...이라고 생각하면 돼.”


그녀가 잠시 한숨을 돌리며 덧붙여 말했다.


“좀 웃기게 들리겠지만,

우리 조직 이름은

[선글라스]야.


뭐, 네가 특정 장르의 영화 매니아라면

왜 이런 이름인지 이해는 되겠지.”



그 말에, 나는 뭔가 느끼는 바가 있었다.


“설마, 존 카펜터 감독의 영화, 화성인 지구정복에서

따온 이름인가요?”


나의 그 말에, 그녀는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답했다.


“푸하하하! 정답!

원제목은 ‘They Live’ 였을 거야, 아마.

거기 보면 특수한 선글라스가 나오지?

그걸 끼면 세상의 온갖 불편한 진실들을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게 되고 말이지.

꽤 옛날 작품인데, 용케도 알고 있네.”


그녀가 활짝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자,

나는 괜스레 얼굴이 붉어졌다.


그러자 그녀가 귀엽다는 듯 킥킥대었다.


“뭐, 아직 17세 소년이라 그런지

이런 자극에도 되게 약하구나.

킥킥킥, 한창 귀여울 나이지.”


그렇게 말하던 그녀가 갑자기 표정을 싹 바꾸며

다소 경박했던 방금까지의 톤과는 달리

낮게 가라앉은 진지한 톤으로 말했다.



“여하튼, 지금까지의 내 설명은 대강 이해했겠지?

내가 지금 설명하다 보니

약간 샛길로 샌 감이 있긴 하지만, 뭐. 좋아.

네가 대강 이해라도 했다면.

흠, 그런데 내 생각에는 말이지,

네가 지금 제일 의아하게

여길 만한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제법 눈치가 빠른 편인 나는 그녀의 말을

바로 알아듣고는, 이렇게 물었다.


“심해수 말이죠?”


그러자 그녀는 진지하게 무게를 잡던 태도를

곧바로 버리고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푸하하하! 역시 넌 눈치가 빨라서 좋네.

좀 머리 아픈 이야기가 될 테니

뭘 좀 먹으면서 하자구.”


그녀는 나를 그 시설의 내부에 있는 식당으로

데려가 간단한 식사와 음료를 사주면서

차분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야기의 요점은, 이랬다.


심해수는 [선글라스]의 요원이지만

동시에 이쪽 조직과 적대적인 포지션에 있는

또 다른 비밀조직인 [13F]의 멤버이기도 하다.


즉, 심해수는 결국 [13F]에서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선글라스]에 침투시킨, 첩자라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그 ‘어떤 목적’ 이란 건... ”


내 물음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악마 왕 [데이프로니]의 환생체인 너를

가까이서 감시하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널 자기네 조직으로 데려가 지들이 원하는 대로

요리조리 주무르려고 했겠지.”


“그런데 내가 세열고 보건교사로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

심해수 고 녀석의 입장에선 내가 장애물이었겠지.

그래서 살살 간을 보다가

더는 못 참고 날 공격했던 것이겠고.

이후에 자기네 조직원을

보건교사 자리에 앉혀서

널 세뇌하도록 만든 다음~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인형처럼

만들었겠지. 뭐 뻔한 거 아니야?”



설명을 줄줄 읊던 그녀는, 잠시 숨을 돌리기 위해

커피 한 모금을 홀짝거렸다.


“내 따분한 설명은 여기까지.

자, 그럼 물어보겠어.

너는 이제 어떻게 하고 싶은지.”



그녀의 훅 치고 들어오는 물음에 나는

크림 파스타를 먹다가 사레가 들려

콜록거렸다.


“콜록! 네? 뭘 어떻게 하고 싶냐니...

전 그냥 지금처럼 평범하게 살면서

학교 다니고 싶은데요.”


어찌 보면 17세의 청소년이 할 법한

지극히 당연한, 소박한 바람이었지만

나의 그 말에

한은영 선생님의 낯빛이 살짝 어둡게

바뀌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한숨을 푹 깊게 내쉬고는,

손바닥으로 탁자를 세게 내려쳤다.


-쾅!


분명히 이 정도로 탁자를 세게 쳤으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될

법도 한데, 희한하게도

아무도 우리 두 사람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냥 단순히 자기 할 일 하느라 바빠서 그런 걸까.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던 그때,

그녀가 내게 소리쳤다.


“야! 너는, 무슨 남자애가 다른 포부나 욕망, 꿈 그런 게

없니? 보통 남자, 특히 소년은 누구나 가슴 속에

야망을 품고 살아가는 거 아니야?!”



무슨 싸구려 드라마에 나올 법한 얘기를

열정적으로 읊는 그 기세에, 나는 살짝 기가 눌려

마음을 좀 진정시키기 위해

파스타랑 같이 시켰던 레모네이드를 들이켰다.



“선생님, 모든 보통의 남자들이 다 그렇게 살진 않아요.

아니 않는다기보단 못해요. 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네요.”


시니컬한 나의 그 말에, 그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아아아~! 정말 답답하네, 야! 마도현!

넌, 그렇게 특별한 힘을 갖고 있으면서

잘도 그런 평범하고 속 편한 소리나 하고

있단 말이지.”


“내가 너라면, 임마! 그 힘을 어어?

좀 더 우리 이웃들, 그리고 사회,

더 나아가 국가와 전 세계를 위해

썼을 거야!”


뭐라는 거야, 대체.

무슨 술주정 같은 말씀을.


나는 그런 와중에도 그녀의 말 속에 숨은 뜻을

알아차리고는, 내 나름대로 생각한 모범답안을

입 밖으로 꺼내었다.


“그래서, 선생님께선 제가 무슨

슈퍼 히어로라도 되어서

세상이라도 구하길 바라시나요?”



나의 그 말에, 그녀의 표정이 다시 밝게 바뀌는 걸 보니,

역시 내 예상이 그대로 적중했음을 느꼈다.


“그래! 도현아! 이제 좀 네가 내 마음을 헤아려 주는구나!

맞아, 선생님은 말이지, 네가 너의 능력을

겨우 길거리의 양아치 같은 애들과 싸우는 데에

쓰는 게 너무나도 안타까워.


그리고 그걸 네 맘대로, 막 쓰다 보면,

넌 어느샌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인간성이 흐릿해지고,

봉인되어있던 악마로서의 기억, 힘이

돌아오겠지.


그러면 넌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이미 ‘인간 마도현’이라기보단

네 전생의 모습, ‘악마 왕 데이프로니’에

가깝게 변할 테고.”


그녀는 잔뜩 열을 올리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네가 완전히 각성을 해버려서 너의 봉인이 모두 풀리면,

우리 조직도, 이 세상도 다 끝장나게 돼.”


“그러니까! 우리 조직에서

너의 능력을 적당히 통제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그렇게 해서 네가 자신의 힘을 남용해서

악마적인 각성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 건 물론이고,


너의 안에 숨겨진 그 무섭고도 엄청난 힘을

‘올바른 방향’ 쪽으로 ‘올바르게’ 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단 이야기야.

어떤 힘이든 결국엔 쓰기 나름이니까 말이지.”



지나치게 교과서적인 그 장황한 말에

전혀 마음이 끌리지 않아

나는 고개를 저으며 아직 접시에

남아있는 파스타를 포크로 돌돌 말아

입에 넣었다.

파스타가 부드럽게 목구멍으로

넘어가자, 나는 역시 이런 별 것 아닌

소소한 것에 행복을 느낀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후-, 모르겠어요, 이제 뭐가 뭔지.

전 그냥, 평범한 학생으로 있고 싶다구요!”


내가 그렇게 소리치자, 그녀는

벌떡 일어나 내 뺨을 후려쳤다.


-짜아악! 하는 소리와 함께

눈앞에서 순간 별이 번쩍였다.


“어떤 결정을 내리건 네 마음이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나약한 어린애처럼

징징댈 거야?

너는 너의 그 타고난 힘이 어떤 것인지

좀 더 명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어.”


그녀는 다시 한숨을 푹 쉬며 자리에 앉았다.


“넌, 그 힘이 아깝지도 않니?

지금은 아직 덜 다듬어진 무딘 식칼 수준이지만,

앞으로 네가 그걸 어떻게 다듬어서 쓰는가에 따라

명검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구.

뭐 그땐 그때 나름대로 제동장치가 있어야겠지만.”


그녀가 그렇게 말하며 커피잔을 집어들 때,


갑자기 시설 안에 침입 경보가 울려 퍼졌다.


“침입자 다수 발생! 비전투 인원은 모두 즉시 대피!

전투 가용 인원은 침입자들을 전부 사살하거나 제압할 것!”



-쨍그랑...!



그녀의 커피잔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


“젠장, 내부에 숨어있던 우리 쪽 언더커버들은

대체 뭘 한 거야?

제대로 일을 처리했으면 지금 경보가 울리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나의 그 말에, 동료인 마리우스가

동감을 표했다.


“크하하! 그러게. 언더커버의 역할은

유사시에 내부의 주요 타겟들을

아주 조용하고 신속히 처리하여

시설 내부에서 침투 경보가 울리지 않게 해서

아무도 언더커버들이 뭘 했는지 모르게 한 다음,

불특정 다수의 인력을 살상 및 인질로 잡아

시간을 끌도록-”


마리우스의 그 장황한 말에,

우리 조직인 [13F]의 2급 멤버인

넘버 418,


-본명은 심해수라는, 내 기준에선 좀 이상한 이름이었다.

나는 한국인이 아니었으므로.-


이라는 녀석이 끼어들어 말을 잘랐다.



“거, 그 자식 되게 시끄럽네.

지금이 왈왈왈 장황하게 이빨이나 털 때야?”


녀석은 유탄발사기와 기관단총을 들고는,

우리에게 소리쳤다.


“다들 정신 바짝 차려, 수다 떨 시간 있으면

당장 선글라스 본부 건물 안으로

치고 들어가라고.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를

모두 수행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니까.


AAA급 타겟들을 모두 사살하는 건 물론,

쓸만한 기재는 챙겨가고, 고급인력들은 생포해야 해.

아, 그리고-, 아주 운이 좋게도

현재 ‘타겟 8’이

이곳에 납치되어 끌려와 있다는

첩보가 출동 전에 들어왔었어.


녀석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존재니까

반드시 손에 넣어서 곱게 모셔가야 해.

다들 머릿속에 똑똑히 박아두라고.”


녀석의 그 말에, 마리우스는 아랫입술을 쭉 내밀며

시무룩하게 고개를 숙였다.


내 말에 동감해준 마리우스 녀석에겐 좀 미안하지만,

이건 저 심...아니 넘버 418의 말이 백번 옳았다.


아직 17세에 불과한, 나보다 한참 어린 애가

저렇게 올바르고 날카로운 판단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나는 그런 남다른 재능을 가진 넘버 418 녀석을

살짝 질투하는 마음이 올라오면서도,

동시에 녀석을 진심으로 인정하는

어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묘한 감정이

올라와 조금 당혹스러웠지만,


나의 그런 속내를 감추기 위해 일부러

호탕하게 웃으며 녀석에게 말을 건네었다.


“흐하하하하! 역시 넘버 418 너한텐

못 당하겠다니까. 저 녀석 말이 맞아!

여기서 이러고 이빨이나 털고 있을 때가 아니라,


당장 선글라스 본부 시설로 밀고 들어가자고!

이미 우리 쪽에서 심어둔 언더커버들이

난장판을 만들어놓고 있을 테니 말이야!”


나의 그 말에, 나머지 동료들이 모두 호응하며

선글라스 본부로 밀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애들 부리는 솜씨가 보통이 아닌걸, 조나단.”


넘버 418이 내 어깨를 툭 치고는, 본부 시설의 입구로

빠르게 달려갔다.


나는 내심 질투하면서도 동시에 진심으로 인정하는

동료의 그 칭찬에,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이

설레는 것을 느끼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무기인

화염방사기를 챙겨 본부 시설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자, 그럼 어디 불태워 보실까! 화끈하게!"


작가의말

뒷 내용과의 매끄러운 연결을 위해

일부는 수정하고, 대사를 추가했습니다.

아무도 관심 없겠지만 

그래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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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휴식의 시간 24.07.11 71 0 11쪽
4 세열고 마도현 VS 동휼고 신태진 24.07.10 94 0 15쪽
3 변화 24.07.09 157 0 15쪽
2 터닝 포인트 24.07.08 15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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