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찐따인 내가 악마 왕의 환생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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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눈알
작품등록일 :
2024.07.08 18:26
최근연재일 :
2024.08.2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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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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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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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JOKER

DUMMY

*


“선생님! 괜찮으세요?”


한은영 선생님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 것을 본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그녀는

마치 발작이라도 난 듯이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하아... 아니. 안 괜찮아. 하나도.”


그녀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그 와중에도,

내게 자신의 연락처가 적힌 명함을

내밀었다.


“나는 여기서 더 움직일 수 없어.

하지만, 내 본체는 다른 안전한 곳에

있으니, 여기서 무사히 빠져나오게 되면

이리로 연락 줘.”


그녀는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 짜내듯이

품속에서 무전기를 꺼냈다.


“여긴 ‘마담 미스트’. 현재 임원급들은 모두 대피했나?”


무전기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은지,

한참을 지직거리다가 답신이 왔다.


“네, 여기는 A101 대원.

임원급들은 10분 전에 모두 대피 완료.

부장 포레스트, 차장 플레임은 사망.

과장 라이트닝은 아직 여기 남아서 대원들과 함께

[13F]에서 보낸 침입자들을 막는 중.”


“-마담 미스트, 혹시 분신체 상태이신지?”


A101 대원의 물음에,

한은영 선생님께서 숨을 몰아쉬며 답했다.


“그렇다. 이 몸은 곧 기능 정지할 것 같다.

하지만 내 본체는 따로 안전한 곳에 있으니

걱정 안 해도 됨.


라이트닝에게 연락 넣어서

대원들을 B-208 구역에 보내

‘타겟 8’을 구출하길 바람. 이상.

절대 놈들에게 넘기지 마라..쿨럭!”


“송신 완료. 라이트닝에게 보고 완료.

곧 라이트닝과 1개 분대가 그리로 갈 예정.”


답신이 오자, 선생님께선 피를 토하며

내게 당부했다.


“마도현, 네가 부디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절대 [13F]의 놈들과 엮이지 마ㄹ...”


그 말을 끝으로, 그녀의 분신체는 기능 정지되어

쓰러졌다.


나는 지금 이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라고 생각이 들던 그때, 심해수가 알려준 봉인해제 주문을 외우려 했으나,


저 멀리서 갑자기 번갯불이 번쩍이는 것이 보이자

일단 그만두기로 했다.


‘저게 과장 라이트닝인가.

일단 저 사람과 합류해서 무사히 탈출하는 게

낫겠지. 일단 벗어나서 생각해보자.’



그때, 시설 안에서 혼란을 일으키던

[13F]의 언더커버들과

밖에서 쳐들어온 [13F]의 군대가

합류하는 것이 보였다.


그들은 이곳에 내가 혼자 있는 것을 보고는,

곧장 나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여긴 1301중대. ‘타겟 8’ 포착 완료.

곧 모시고 복귀하겠음.”


갑자기 일이 이상하게 꼬이자,

나는 이 상황에서 어느 편에 붙어야 할지

순간적으로 고민했다.


그때, 라이트닝 과장으로 보이는

거한이 [13F ]무리와 교전하는 것이 보였다.


“저기 ‘타겟 8’이 있다! 이놈들은 내가 막을 테니,

대원들은 어서 저기로 가서 놈을 데리고 튀어라!”


그가 말을 마치기 무섭게,

그를 따르던 [선글라스]의 대원들은

일제히 나를 향해 달려왔다.


[13F]의 1301중대가 그들을 저지하려

각종 화기와 초능력을 써서 막으려 했으나,


번개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과장의 신비한 힘에

모두 저지되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나는 곧, [선글라스]의 대원들과 합류해

출구로 빠르게 달려갔다.


이제 막 이 지하시설의 출구로 다가가는 그 순간,


갑자기 어디선가 불꽃이 일더니

한 줄기 화염이 대원들을 덮쳤다.


“어딜 가려고! 이 벌레들아!

와하하하하! ‘타겟 8’은 우리의 VIP라고!!”



화염방사기를 다루는 백인 남자가

소리치며 계속해서 불을 뿜어대었다.


몇몇 대원들은 나를 감싸다 쓰러지고,

그나마 기동이 가능한 대원들이

나를 출구로 유도했다.


하지만, 곧 또 다른 [13F]의 무리가

대원들을 모두 제압하고는

내 앞을 막아섰다.


“이런 덜떨어진 놈들과 함께

어딜 가시려는 겁니까.


당신 친구인 ‘넘버 418’이 곧 올 겁니다.

그때까지 잠시 대기하시죠.”


그들은 굉장히 정중한 태도로 내게 말했지만,

어딘지 그 말투가 굉장히 고압적이었다.


“-‘넘버 418’? 그게 누구...”


내가 그렇게 묻는 순간,

몸이 지나치게 비대한 흑인 남성이

대답하는 대신 저 앞을 가리켰다.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자,

익숙한 실루엣이 보였다.


“시...심해수?”



나는 깜짝 놀라 그대로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


심해수 녀석은 나를 보자마자

굉장히 반가워하며 소리쳤다.


“마도! 드디어 다시 만났네!

역시 출동 전에 내가 들었던

우리 측 첩보대로

네가 여기에 끌려와 있었구나!

어쩐지 한은영 그 불여시가

너를 먼저 보내주더라구.

뭐, 그건 그렇고,

다친 데는 없어?”


녀석은 한달음에 내게로 달려온 다음,

자신의 동료들에게 소리쳤다.


“조나단! 마리우스! 녀석을 데리고 나가자!

이미 우리 쪽 동료들이 시설에서

빼돌릴 건 다 빼돌렸어. 중요인사들도 거의 제거했고.

임원급들은 전부 놓쳐버렸지만 말이야.

이제 더 볼일 없으니 빠르게 철수하자!”


그러자 화염방사기를 다루는 백인 남성과

마리우스라고 불리는 듯 보이는

몸이 지나치게 비대한

흑인 남성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내게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다소 어색한 억양의 한국어로 청하듯 말했다.


“자, 가시죠. 우리들의 왕, 아니.

이 세상의 왕이 될 분이시여.”


나는 뭐라고 대답할 새도 없이

그들에게 이끌려 출구를 향해 나갔다.


밖으로 나오니, 커다란 검은 군용 헬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들을 따라 거의 반강제로

그 기분 나쁜 물건에

탑승했고, 곧 심해수가 뒤따라온 동료들과

함께 헬기에 올라탔다.


‘젠장, 난 대체 누구 편에 붙어야 하지?

[선글라스]? 아니면 [13F]?

어느 쪽에도 붙고 싶지 않은데.’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방금 헬기에 탄 심해수 녀석이

내 어깨를 툭 치면서 말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이제 다 끝났어.

지금은 좀 혼란스럽겠지만...

곧 알게 될 거야.

어느 쪽이 '옳은' 건지.”


녀석은 그렇게 말하고는,

내 뺨을 어루만지더니

갑자기 달려들어 내게 입을 맞추었다.


그 광경을 본 [13F]의 녀석들은

굉장히 놀라워하면서,

자기들이 쓰기에 불편한 한국어보다

훨씬 더 편하게 쓸 수 있는 언어인

영어로 저마다 떠들어대었다.


“Hoo! What the hell?”


“Hey! No.418! How dare you do that?

He is our Lord! Hahaha! You Idiot!”


하지만 그들은 거친 말투와는 달리

뭐랄까, 상당히 흐뭇한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녀석은 그런 그들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붙잡은 채 한동안 놔주질 않았다.


녀석은 한참을 내 입술을 탐하더니,

곧 입술을 떼고 나서도

흥분한 듯 숨을 몰아쉬며

상기된 얼굴로 내게 말했다.


“갑자기 이런 곳에서

이런 말을 하긴 좀 그렇지만...,

이제야 슬슬 네가 남자로 느껴지기 시작했어,

마도. 이제 우리는 같은 배를 탄 동지야.

그리고 난 너를 모실 비서 같은 거라고 여기면 돼.

앞으로 우리 사이는 더 가까워질 거야.”


나는 녀석의 그 말에, 얼떨떨하면서도

녀석이 갑자기 그렇게 파고 들어오자,

나도 결국 남자인지라

그게 그렇게 싫지는 않았다.

솔직하게 말하면, 기분이 좋았다.

나, 이렇게 단순하고 생각이 없는 놈이었나.

분명, 심해수가 내게 딥키스를 하는 바람에

살짝 들떠서 판단력이 흐려진 걸까.


‘하... 이거. 큰일인데.

이놈들과 함께 가는 건 싫지만

심해수가 내게 이런 태도를 보이다니.

기분이 썩 나쁘진 않은데.’


나는 갖가지 감정이 교차하는 이 순간,

한은영 선생이 남겼던


-절대 [13F]의 놈들과 엮이지 마.


라는 말이 떠올라

다시 머릿속이 매우 혼란스러워졌다.


하지만 내가 두 조직 사이에서

갈등하며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할 새도 없이,

헬기가 이륙하며

내부에 살짝 진동이 왔다.


심해수는 묘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다가

재빠른 동작으로 내 팔에 주사기를 꽂았다.


“자, 피곤하지? 마도?

한숨 푹 자고 일어나면

우리 본부에 도착해 있을 거야.

그럼, 이따 보자고.”


나는 녀석이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는 것을

보자마자, 곧바로 정신을 잃어버렸다.



**


“크윽... 내가 겨우

이 정도 녀석들에게 당할 줄이야.

크하하하! 초능력도 쓸모가 없구만.”


나는 나를 향해 몰려드는

[13F]의 졸개들을

더는 버텨내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탄식했다.


이미 내 몸속으로 녀석들의 살상용 대검들과

대 초능력자용으로 특수 제작된 총탄들이

박혀 들어온 상태여서, 이제 내 삶의 종착역이

여기까지로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기랄, 내가 여기서 죽는 건 상관 없다만...

'타겟 8' 을 놈들에게 뺏길 줄이야... 분하구만.


그렇게 생각하니, 거의 다 죽어가는 와중에도

더욱 분노가 솟구쳐 올랐다.


“크크크, 내 임무는 실패했다만.

바퀴벌레 같은 네놈들이

내 시체를 밟고 복귀하는 꼴은

절대 못 봐주겠어. 각오들 해라!”


나는 남은 마지막 힘을 모두 짜내어,

내가 이 초능력을 얻은 이래

가장 센 출력의 번개를 몸에서 뿜어내었다.


‘분명, 이번 일격으로 내 몸도 더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겠지. 하지만...

마담 미스트의 본체가 아직 살아있으니

희망은 있다.’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아직도 내 번개를 버티고 서 있는

괴물 같은 놈들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그러자 놈들 중 가장 강해 보이는 녀석인

염동력 능력자가 나를 향해 손을 뻗어

더 이상 내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막았다.


젠장, 평소의 컨디션이었다면

이깟 것 쯤은 바로 풀어버리고

번개를 휘감은 주먹으로

녀석의 머리통을 수박처럼 쪼개 버릴 텐데.


나는 원통함에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도

내 모든 관절을 천천히 하나하나 세심하게

꺾어대는 녀석의 능력을 더는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땅바닥에 코를 박은 채 쓰러졌다.


녀석은 손을 탁탁 털며 내 등을 밟으며 소리쳤다.


“넌 적이지만, 아주 멋졌다.

아주 훌륭했어. 네놈 조직의 윗대가리들은

도망치기에 바빴는데 말이지.

다음 생에 만나면, 부디 우리 조직원이 되라고.”


녀석의 그 말에, 나는 피를 토하면서도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어 보였다.


“...하하하, 이런. 어디서 똥개가 짖어 대는군..

쿨럭...!”


나의 그 말에, 녀석은 심기가 뒤틀렸는지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이 자식이... 좀 치켜세워줬더니

천지 분간 못하고 기어오르는군.”


녀석이 양손을 공중에 대고 세 차례 휘두른 그 순간,

부서진 건물의 잔해들이 내 몸 위로 쏟아져 내렸다.


‘젠장. 난 좀 더 그럴듯한 최후를 맞을 줄 알았는데.

허무하군...’


나는 온몸이 부서져 가는 것을 아주 또렷하게 느끼며,

마지막 숨을 토해내었다.




***


“[선글라스] 한국 지부가 완전히 당했습니다.”


나는 침통한 표정으로 그곳으로부터 대피해온

임원급 인사들에게 보고를 올렸다.


쓰레기 같은 놈들. 그렇게나 강한 힘들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시설과 동료들을 버리고 자기들만 튀어와?


나는 계속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삼키며

최대한 정중하게 브리핑을 마무리하고는,

그 쓰레기 같은 녀석들에게 90도로 인사를 한 뒤


내 개인실로 돌아왔다.


나는 내 책상 앞에 놓여있는 명패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선글라스 한국 지부 대리,

한은영. 코드네임 마담 미스트.’


나는 깊은 한숨을 세 차례 토해내고는,

그 명패를 집어던졌다.


‘제기랄! 이제 마도...아니 ’타겟 8‘을 되찾아올

방법은, 뭐가 있지?’


나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로 손을 떨면서,

오랫동안 잠가두었던 나의 캐비닛을

열었다.


오래전, 금연하게 되면서

앞으로는 절대 열어볼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던

그 캐비닛 안에,

먼지가 소복이 쌓일 정도로

오랫동안 방치되어있던 담뱃갑 하나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그것을 꺼내 들고는,

담배 한 개비를 물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담배 끝에 빨갛게 불이 붙으며

구수한 연기가 사방에 퍼졌다.


“후-......”


나는 그것을 폐 속까지 깊게 빨아들인 다음

연기를 내뱉었다.


끊었다가 오랜만에 피우는 담배라 그런지

머리가 어지러웠다.


하지만 니코틴 덕분인지,

나는 곧 분노가 사그라들면서

아직 내 손에 남아있는 카드들은

무엇이 남았는지를 곱씹었다.


그러자 곧, 내게 남은 카드들은

단 하나밖에 없지만


그 단 하나 남은 카드가


모든 판을 뒤집을 수도 있는


‘조커’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나는 혼자서 중얼거렸다.


‘아직, 늦지 않았어.

다시 이 판을 뒤집을 비장의 수가

나에게 있으니까.’


나는 아직 모든 것이 끝난 게 아니야.

라고 계속 마음속으로 되뇌며


내 책상 한가운데 놓여있는

작은 액자를 들었다.


그 액자 속에는, 오래전 내가

금연을 결심하게 된 원인을 제공했던

그리운 옛 연인의 환하게 웃는 얼굴이

담겨있었다.


나는 조용히 그 사진에 입을 맞추며

중얼거렸다.


“선배.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되어서 미안해.

하지만, 덕분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모든 게 다 바로 잡히면

그땐, 정말로 금연할게.

거기서 지켜봐 줘.


내가 이 모든 것을 바로잡는 그 순간까지...”


나는 내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뜨거운 눈물을

손등으로 훔치며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내가, 모든 걸 바로잡겠어.

그러고야 말 거야.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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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놀이공원, 언더커버, 꿈, 납치 24.07.12 64 0 12쪽
5 휴식의 시간 24.07.11 71 0 11쪽
4 세열고 마도현 VS 동휼고 신태진 24.07.10 94 0 15쪽
3 변화 24.07.09 157 0 15쪽
2 터닝 포인트 24.07.08 156 0 12쪽
1 프롤로그 24.07.08 199 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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