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먹주작겜 빌런 독재자의 세계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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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주
그림/삽화
아카루
작품등록일 :
2024.08.0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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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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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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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회귀자 한우현 (2)

DUMMY

-치익


차분히 생각하기 위해 냉장고에 있는 콜라를 땄다.


그의 취향은 레몬과 라임을 반반 즙을 짜 만든 수제 콜라였지만, 지금 그런 짓거리를 할 여유까진 없었으니.


그냥 입에 털어 넣었다.


"···당도 조절이 좀 별론데."


어쨌든, 10년 만에 마신 진짜 콜라.


좀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다시 보자. [상태창]."


-지지직


"···곤란한데."


눈살을 찌푸렸지만, 그렇다고 오류가 난 듯한 상태창이 돌아오는 건 아니다.


"설마 능력치의 변동이나 손실이 있을 수 있다는 게, 상태창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단 뜻이었나?"


하지만 한우현은 얼굴을 구기기는 했지만, 그렇게까지 큰 위기감을 느끼지는 못했다.


상태창은 말 그대로 플레이어의 정보를 나타내는 정보창이었을 뿐. 플레이어 능력의 근원이 아니다.


즉, 딱히 없다고 해서 전투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다.


"능력치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직접 시험해서 확인하면 되겠지."


아무래도 지금은, 다른 것부터 확인해 봐야 할 듯 했다.


"[인벤토리].”


또 다른 변동이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 인벤토리를 열었다.


인벤토리는 다행히 별 다른 문제가 없었다.


“골드, 아이템. 회귀 직전과 완벽히 같다. 좋아, 계획에 지장은 없어.”


한우현은 라일리 그레인저와 함께 가장 마지막까지 활동했었던 공격대원이었다.


따라서 공격대의 후원자였던 미국 정부가 만들거나 수집한 모든 아이템들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미국 정부와 전 세계가 멸망하고 나서 그 아이템들은 조금씩 소모되었지만, 여전히 많았다.


라일리가 죽고 나서는 무수한 빌런 플레이어들도 사냥했다.


그들이 다른 플레이어들을 배신하고 협박해서 얻은 귀중한 아이템들도 쓸어 담아 가지고 왔다.


[ 현재 보유 아이템 수 : 193,274,728개 ]


“더럽게 많긴 하군.”


그 모든 아이템들이 인벤토리에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


[ 현재 보유 금괴 수 : 20,182개 ]


“[금괴] 1개.”


한우현의 중얼거림과 함께 밋밋한 모양의 큼직한 금덩이 하나가 그의 손 위로 떨어졌다.


10kg짜리 금괴.


게임 내에서는 중급 제작 재료였던, 그리고 대장장이 시스템이 삭제되고 나서는 단종 되었던 잡템.


현실의 금과 완벽히 같은 물질이기에, 그 쓸모를 깨달은 한우현이 회귀 전 20년에 걸쳐 아드득 바드득 긁어모은.


“현재 기준으로 금의 kg당 시세가··· 1억 정도.”


2만 개의 금괴.


무게를 합치면 200톤.


개인이 들고 있다고 생각하기에는 믿을 수 없는 금액이자,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규모의 현물 자산.


“많다. 아주 많지만··· 계획대로면 아주 넉넉하지는 않아.”


한우현은 음울하게 읊조렸다.


몇십 조 원 어치의 금을 가진 사람이 내뱉은 전망이라고 보기에는 미친 소리였다.


뛰어난 자본가나 금융사에게 주어진다면 미국 정부도 휘청이게 만들 수 있을 만한 규모의 황금.


그것이 부족하다니?


하지만, 계획대로라면 부족한 것이 맞았다.


“전 세계를 아우르는 플레이어들의 지배 집단을 만들고, 뒷받침할 무수한 전문가들을 고용하고 육성하고, 빌런들은 모조리 찍어 누르고, 전 세계 각국 정부의 주권을 휘두르고, 게임 아이템 자원과 연구에 투자하고, 세계 무역 구조를 유지하고...”


그의 광기에 들어찬 눈빛이 침잠했다.


“그 모든 걸 보스들이 던전에서 기어 나오는 두 달 내로. 내가, 다 해야 한다. 나만이 할 수 있다.”


회귀자의 광기.


멸망을 경험한 자의 의지.


그것이 황금의 탐욕에 매몰되지 않고, 무감하게 그 가치와 쓸모를 냉정하게 판단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회귀 자체에 뭔가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했던 우려들에 비하면,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아.”


과거와 미래의 무수한 아이템들도 모조리 성공적으로 가지고 왔다.


세계가 멸망하는 과정과 필요한 지식 그리고 정보들도 완벽히 숙지하고 암기했다.


능력치도 시험해 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회귀 전의 그와 비교해서 터무니없이 약해진 느낌은 아니다.


좋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아주 좋다.


"그럼 이제 가볍게 테스트를 해 보자."


중얼거린 한우현은 온 몸에 빛을 끌어올린다는 심상을 떠올렸다.


“흡···!”


-우우웅


이내 전신에 초월적인 기운이 흐르며 육체가 강화되었다.


“능력치는 거의 그대로인데··· 스킬도 시험해 봐야지. [절대 방어]. 만렙 스킬은 오류 때문인지 조금 불안정하고. 이건 적당히 잘 조정하면 괜찮아."


온 몸에 빛나는 방어막 같은 스킬을 유지하던 한우현이 다시 눈살을 찌푸렸다.


"이런 젠장. 포스가 완전히 바닥났잖아. 이 정도면··· 초기 수치인 100? 빌어먹을···."


한숨을 푹 쉰 그가 다시금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다시, 처음부터··· 그래. 후우···."


원 수치에 비하면 어처구니 없는 수치로 떨어진 포스. 당연히 회귀 전과 비교하면 약해졌지만.


“포스는 그래도 억지로 끌어올리면, 100의 수준은 아니다.”


그 떨어진 수치보다는, 꽤나 높이 운용할 수 있었다.


“체감 상 섬세하게 하면 300··· 단기적으로는 500? 최대인 2000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낮지만.”


극한까지 다다른 포스의 운용 경험과 능력.


그것이 한우현이 능력치 한계를 초월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해 주었다.


“하지만 이대로면 플레이어나 보스를 상대로 한 장기전은 불가능하다. 단기전으로는 이길 수 있어도···.”


포스는 주 스탯 능력치만큼 중요한 절대적인 강함의 지표는 아니다.


하지만, 그 다음으로 중요한 능력치다. 제어, 균형, 순환, 회복, 안정성 등을 나타내니까.


"잘 조절하면서 싸워야겠어."


괜찮다.


당장은, 당장은 무력이 중요하지 않다.


“보스 최초 격파 보상은 어지간하면 모조리 독식 해야겠어. 그거야 어차피 계획 범위 내고.”


거기다가 플레이어 각성 후 한 달 정도까지는 레벨이나 능력치, 포스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막 각성해 스킬들을 겨우 겨우 따라하는 것이 당분간의 게임 폐인 출신 플레이어들.


그들은 20년에 걸쳐 무수한 실전에서 온갖 기교와 힘의 운용을 완전히 통달한 그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상황 정리는 끝났어."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아직은 플레이어 모두가 잠들어 있을 때지만, 곧 그들이 하나 둘 일어날 테니까.


그리고 변한 자기 자신의 상태를 자각할 것이었다.


자각할 뿐 아니라, 그 능력으로 무언가 큰 일을 벌이려고도 할 것이었다.


그것부터 막아야 했다.


"하지만 일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금은방부터.”


급전이 필요했으니까.


대충 집안에 굴러다니는 넝마 같은 츄리닝을 걸치고 집을 나섰다.


자취방이 경기도 북부라, 다행히 종로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


24시간 운영하는 곳 중 가장 큰 금은방.


거기 들어가기 직전, 발걸음을 멈췄다.


-서울 24시 감자탕! 원조 할머니 손맛!


국밥집. 원래는 전혀 좋아하지 않았던 음식이었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눈길이 이끌리는 곳.


국밥은커녕 한국 음식 자체를 마지막으로 먹어 본 것이 10년도 넘었다.


포션 외의 음식을 입에 담은 기억도 5년 전이 마지막이다.


너무나 유혹적인 간판.


"···낭비할 시간이 없어."


이미 한우현은 과거로 돌아왔다.


음식 따위는 일을 모두 마치고 나면 원 없이 먹을 수 있다.


게다가 플레이어가 되기 전 라면과 치킨만 처 먹던 예전과 달리.


지난 10년 간, 한우현은 미국에서 최고 중요 인물로 대우받았다.


그 대접으로 인해 그의 입맛도, 당연히 잘 먹지 못했던 세계 멸망 이후와는 별개로 극도로 높아진 상태.


메마르고 멸망한 세계에서 훌륭한 음식에 대한 갈증은 극도로 높아져 있었다.


어차피 플레이어는 양분을 필수적으로 섭취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어지간한 고급 음식이 아니면 입에도 대지 않게 되었고.


즉, 아무거나 잘 먹는 입이 아니게 되었다.


그러니 어차피 저런 곳의 국밥은 먹어 봤자 그다지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오는 길에, 할 일을 다 끝내고 나서..."


그렇게 추억의 갈증을 참고, 금은방에 들어갔다.


-딸랑


"안녕하세요."

"Hello... Nice to meet."

"시간 없으니 빠르게 갑시다."

"아니, 한국어 잘 하시네..."

“금괴입니다. 24K. 10kg짜리 골드바 2개요.”

“2, 20키로를 바꾸신다고요? 지금?"


테이블 위에 놓은 금괴를 본 금은방 주인의 눈이 탐욕에 물들었다.


"...그런데 인증 마크가 안 찍혀 있는데. 그, 인증서는 없습니까?”

“없습니다. 안 됩니까?”

“안 되는 건 아닌데, 이러면 확인해야 할 게 많고 세금 문제도 복잡해져서···”


한우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오래 걸립니까?”

“지금은 직원들이 별로 없어서, 아무래도 내일 아침까지는···”


이럴 시간이 없다.


힐긋 시계를 본 한우현은 좀 손해를 보기로 했다.


“세금 다 떼고, 최종가를 시세의 90%로 쳐 주십시오.”

“...네? 90퍼요?”

“대신 지금 당장. 절반은 달러로, 절반은 위안화로 해 주십시오.”


주름살이 자글자글한 금은방 주인의 눈이 경악으로 퍼졌다가 잦아들었다.


“···대체 출처가, 아니, 아니지.”

“됩니까?”

“음···”

“그럼 다른 가게로.”


진짜 그럴 마음은 아니었다.


아무리 종로라고 해도, 새벽인 지금 운영하는 24시간 금은방은 많지 않으니.


구태여 다른 가게에서 또 실랑이를 하느니 그냥 더 깎을 생각이었다.


“에헤이, 잠깐, 잠깐만. 성격이 뭐 이리 급하셔.”


어차피 금괴는 많았다.


지금은 급전이 필요했기에 이렇게 어설프게 처분하는 것일 뿐.


겨우 몇 억 원에 일희일비 할 필요가 없었다.


“됩니까?”

“됩니다, 되고 말고요. 달러, 위안화요? 잠시만요, 외화는 따로 가진 친구가 있어서. 깨우면 바로 올 겁니다. 10분, 아니 5분만 기다려 주시죠.”

“하나 더. 3억은 원화 수표로 됩니까?”

“...이거, 나중에 조사 들어오면 저희가 비밀 보장은 못 해드립니다.”

“그런 거 필요 없습니다. 괜찮습니다.”

“그러시다면야···”


다행히, 굳이 더 협상할 필요가 없었다.


순식간에 15억 원에 달하는 달러와 위안화를 가방에 짊어진 한우현은 인천으로 향했다.


-쏴아


바닷가에서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를 들으며, 구글 지도를 켰다.


뒤이어 중국과 서해, 한반도를 확대했다.


"서울에서 베이징까지의 거리는 952km. 여기서 그 인근 바다까지의 거리는 800km. 1시간, 아니 30분이면 충분하겠군."


플레이어로서의 첫 활동을 시작할 때다.


"[캐릭터 프리셋], [보스용]."


순식간에 다 해 츄리닝만 걸친 그의 의복이 코스플레이어처럼 휘황찬란한 갑옷으로 탈바꿈했다.


"플레이어의 서버별 능력과 수만 보면, 국가의 중요도 순서는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미국."


다시 한 번 계획을 점검했다.


"미국은 알아서도 잘 돌아가는 나라니... 지금은 보류. 가장 중요하고 강한 한국 플레이어들은 너무 많고, 독립적이고, 인성과 사회성이 특히나 파멸적이지. 처음부터 모으기는 어려워."


한우현은 지도 위의 지점을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이었다.


"중국을 규합하고, 동남아시아 일대를 점령해서 전 세계 서버의 통합 길드를 선포하는 것이 최선이야."


만약 그의 목표가 그냥 빌런들을 죄다 없애서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었다면, 이렇게 어렵게 갈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저 회귀 전, 유명했던 빌런들을 찾아가 전부 암살해버리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보스 몬스터라는 것들이 곧 세상에 나온다.


그것들은 탱커로 설계된 성기사 직업인 한우현이 혼자서 잡을 수 없다. 공격력이 뛰어난 다른 플레이어들의 집단. 즉 공격대가 필요했다.


그러니, 빌런들을 처단하는 것을 넘어 그들을 복종시킬 필요성이 있었다.


그의 음울한 눈빛이 구글 지도에 떠오른 태극기를 경멸스럽게 내려다보았다.


"한국은 그 다음, 마지막이야. 세계 길드의 권위를 내세워 가입을 대세인 것처럼 밀어붙인다."


그가 해야 할 일이 많았다.


“가자, 베이징으로."


한우현의 몸이 순식간에 인간의 의식 영역을 초월한 속도로 가속하였다.


작가의말

작중 금은방의 시스템과 체계는 작중 전개를 위해 의도적으로 약간의 과장이 더해졌습니다. 실제로 인증서가 없는 금괴의 경우, ‘공식적으로는’ 저렇게 쉽게 거래하기 어렵습니다.


재밌게 보셨다면 선작, 덧글과 추천, 좋아요를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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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청와대 탈환 (2) +3 24.08.23 2,112 106 12쪽
21 청와대 탈환 (1) +6 24.08.22 2,160 101 16쪽
20 한국 관리자 김재승 & 차정훈 (4) +6 24.08.21 2,155 105 12쪽
19 한국 관리자 김재승 & 차정훈 (3) +4 24.08.20 2,137 108 13쪽
18 한국 관리자 김재승 & 차정훈 (2) +4 24.08.19 2,151 106 13쪽
17 한국 관리자 김재승 & 차정훈 (1) +3 24.08.18 2,200 10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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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다시 한국으로 (2) +8 24.08.16 2,281 10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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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북한 관리자 최윤 (1) +8 24.08.08 3,588 12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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