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먹주작겜 빌런 독재자의 세계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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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주
그림/삽화
아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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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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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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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중국 관리자 리하오란 (2)

DUMMY

한우현은 회귀 직전까지도 고민했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은 유지되어야 해. 이건 중국 정부 행적의 호오와는 별개의 문제야.”


그 수뇌부인 공산당 따위야 어떻게 되든 알 바 아니었다.


그 공장과 막대한 인구가 쏟아내는 생산품들이 제대로 세계의 무역 구조에 남아있어야 했다.


하지만 중국에는 원한을 가진 이들이 많다. 그 자신의 인구도 너무 많다.


내부의 적도, 외부의 적도 거대하다.


그것들 모두를 한우현 혼자서 제어할 수는 없었다.


무수한 원자재를 내뱉는 중국의 무역을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하려면, 자체적인 방어 세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한우현에게 전적으로 협조적이어야 했다.


협조를 넘어, 복종하고 조아려야 했다.


“누구에게, 어떻게?”


그 주도권은?


중국 공산당에 넘겨준다고 해도, 공산당이 플레이어들을 잘 다룰 수 있을까? 공산당이 한우현의 말을 잘 들을까?


가장 강한 중국 서버 플레이어 대표를 선발한다면, 공산당이 그들의 대표성을 인정할까? 플레이어와 싸운다면?


그에게 도움을 준 것은 역시나 라일리 그레인저가 남긴 말들이었다.


-아, 중국에도 실력이 있었던 플레이어들이 많았는데요···

-어차피 이제 와서는 죽은 사람들 얘기를 해서 뭐하나.

-다른 가능성을 생각해 보자는 거죠. 만약 그 플레이어들을 좀 더 일찍, 모을 수 있었다면···

-한국 플레이어들도 인성이 하나같이 예술적인데, 중국이라고 다를 거 같지는 않다만.

-한 명 있었잖어요. 중국의 마지막 공격대장.

-원소군주? 그 지독한 인간 불신론자를 말하는건가.

-신기한 사람이었죠. 그렇게 일반인도, 플레이어들도 싫어했으면서. 결국 중국 최후의 공격대를 모아 레이드를 시도했으니.

-어쨌든 실패한 사람이지.

-그래도 통솔력은 확실했죠. 남은 중국의 플레이어 모두가 그를 따랐었으니까요.

-아닌 놈들을 죄다 죽여서 그렇게 만든 거잖아.

-아잇! 그게 요점이 아니잖아요!


한우현은 라일리의 마지막 말을 회상했다.


-한국어도 할 줄 알고, 통솔력도 있고, 책임감도 있고, 일반인과 플레이어 모두에게 중립적인 회의론자···

-뭐, 말 하는 꼬라지는 별로였지만 결과적으로 그리 나쁜 놈은 아니긴 했지.

-저라면, 과거로 돌아간다면, 중국에서는 가장 먼저 그를 찾을 것 같네요.


“리하오란. 공청단 칭화대학 부위원장을 역임했지?”


공청단은 한 때 중국 공산당의 3대 세력이었다.


한 때라는 말은, 지금은 아니라는 뜻이다.


공청단共青团. 태자당太子党. 상하이방上海帮.


각기 노력, 혈통, 실무를 상징하는 거대한 세 개의 세력.


1억 당원의 중국 공산당이라는 거대한 괴물을 떠받치는 인재들의 집단.


그러나 현 중국 주석에 의해, 공청단과 상하이방 출신들은 대부분이 한직으로 밀렸다.


이제 중국 공산당은 순혈 공산당 최고위 간부들의 자제인 태자당 위주로만 돌아간다.


“좆 같지 않나? 부모 혈통만 믿고 너희들을 몰아내 버린 태자당 종자들.”


그것은 리하오란의 가장 큰 역린이었다.


한 때 중국 공산주의 청년단의 제일 가는 충성단원이었던 이를, 완전히 반대로 뒤집어버릴 정도로.


”하긴 상하이방도 퇴물이 되었는데 공청단 따위가 뭘 할 수 있었을까 싶다마는.”


서서히 리하오란의 눈에 빛이 돌아왔다.


광기, 질투, 분노, 증오로 가득 찬 빛이.


“...너는 나에 대해서, 아주 잘 안다. 너무 잘 안다. 외국인이 알 수 있을 정보가 아니다.”


이어서 리하오란은 중얼거렸다.


“나는 그리 중요한 사람도 아니다. 게임과 현실 모두에서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


한우현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너무 긁었나?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뒤이은 말에 그 마음이 다시 놓였다.


“왜 나를 선택했는지 묻지 않겠다. 너는 나에게 바라는 게 있고, 내 능력을 인정해 줬다.”


리하오란은 옷 매무새를 정리하고, 헝클어진 머리를 가다듬었다.


“지금의 나는 약하고, 능력도 없다. 하지만 달라질 것이다.”


노골적인 욕망. 출세와 권력에 대한 욕망.


그것이 리하오란의 두 눈에 넘실거리고 있었다.


“네 말을 듣는 대신, 네 힘과 권위를 빌려주어라.”


순간, 한우현은 기시감을 느꼈다.


레벨 자체는 훨씬 낮았건만, 그와는 관계없는 인간 자체의 의지에서 나오는 힘을.


“그 길드에 전적으로 충성한다. 대신 힘을 줘라. 책임을 줘라.”


지금 한우현은 방구석 탕핑족 리하오란이 아닌, 중국의 마지막 공격대장 리하오란을 느꼈다.


“나는 중국에서 가장 강한 플레이어가 아니다. 현실에서 중요한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


한우현은 웃었다.


아주 만족스럽게.


“훌륭하다. 우리 길드 또한 너를 실망 시키지 않겠다.”

“[길드창].”

“나 리하오란. 캐릭터 네임 원소군주元素领主. 루시드에 가입하겠다.”

“환영한다. 중국 관리자.”


한우현은 두 번째 길드원을 영입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것도, 첫 번째 길드원보다 훨씬 의지 있어 보이는.


앞으로 생각이 바뀔지는 몰라도, 지금은 훨씬 충성스럽고 필사적이기까지 한.


“모름지기 집단의 수장이라면, 자진해서 충성을 서약한 이에게 그 대가를 줄 의무가 있지.”

“대가? 바라지만, 아직은 아니다. 나는···”

“일단 받도록. 너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길드의 목적을 위해 필요한 것이니.”


다시 한 번 한우현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처음부터 그에게 주기로 정해 놓았던 아이템을.


“[극한 레벨 승급의 비약]. 12개. 모두 마셔라.”

“이건, 한국 서버의 단종 아이템이 아닌가? 대체 단종 아이템을 얼마나···”

“레벨 290은 되어야 너의 대장 노릇에 힘이 실리겠지.”


리하오란은 모든 면에서 완벽한 인재였다. 하나만 빼면.


바로, 본신의 레벨이 조금 낮다는 것.


레벨 278은 객관적으로 그다지 낮은 레벨은 아니었다. 세계 랭킹 1만 명 내에 들 정도니.


하지만 중국 전역을 관리할 자의 레벨로는 좀 부족했다.


[극한 레벨 승급의 비약]은 오래 전, 만렙이 300이 아니라 200이었던 시절에 나온 아이템이었다.


-와, 하루 종일 사냥을 해야 레벨 업 할까 말까인데 이거 하나로 레벨 업?

-근데 가격이 너무 비싼데···

-난 시간이 더 소중해.

-잘 모르겠다. 10만원은 좀.


그래서 그 당시에는 그렇게 까지 가치가 높지 않았다.


하지만 패치로 인해 만렙이 300까지 오르며 그 가치는 어마어마하게 올랐다. 비록 레벨 290 이상에는 쓸 수 없도록 패치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전까지는 유효했으니.


운영진도 그를 인지했기에, 다시는 그 아이템을 내지 않았다.


현실에 게임이 되고 나서는 더욱 더 가치가 높은 아이템이었다.


-이 [극한 레벨 승급의 비약]은 일반인을 플레이어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아이템이야.

-하지만 유의미한 전투력을 가지려면 일반인 한 명에게 250개는 써야 해.

-존재하는 모든 비약을 다 마시게 해도 부족하군.

-이것만 양산에 성공한다면···


단순히 경험치를 얻는 배율을 높이는 축복 아이템들과는 달랐다.


경험치와 레벨 자체를 ‘조건 없이 직접적으로’ 올리는 유일한 아이템이었으므로.


미국 정부가 플레이어를 양산하기 위해 그 아이템을 수배했다.


전 세계에 73개 밖에 남지 않은 그 아이템이 결국 모조리 미국 정부의 손에 들어갔다.


10개의 비약이 연구소에서 증발했지만, 결국 재현에 실패했다.


엄밀히는 아예 실패한 것은 아니었지만, 거의 무의미한 결과였다.


남은 비약은 미국 정부의 대변자였던 라일리 그레인저가 보관하게 되었다.


-라일리! 위험해! 어서 나와!

-안 돼요! 조금이라도 더! 이것도, 이것도···


정확히는, 미 국방부가 제 9 사도에게 무너졌을 때 라일리가 황급히 챙겼다.


그마저도 다 챙기지도 못했다. 건진 것은 겨우 서른 개 남짓. 회귀 후로 가져 온 것도 그게 다였다.


하지만 충분히 지금 쓸 가치가 있었다.


"정말로 내가 이걸 마셔도 되나? 세상이 게임이 되었다면, 이 아이템은 길드장의 생각보다 훨씬 가치가 클 수도 있다."

"알고 있다. 그 모든 걸 토대로 판단한 거다."

"...길드에는 대체 아이템이 얼마나 많은 것이지?"

"네가 지금 생각한 모든 것을 합친 것보다 더."

"···."


원소군주 리하오란은 그만큼 중요한 플레이어였다.


리하오란은 본신의 레벨과 스킬로 중국의 마지막 공격대장이 된 것이 아니었다.


무수한 플레이어들에 대한 설득, 강요, 토론, 정치···


그를 따르는 모든 플레이어와 일반인들이 납득할 수 있는 완벽한 논리 구조의 판결.


그리고 선을 넘은 플레이어와 일반인들에 대한 확실한 처단.


모든 지도와 결정에 대한 확실한 근거와 증거.


리하오란보다 훨씬 강하고, 레벨이 높은 플레이어들도 그의 리더십을 인정하게 된 이유였다.


"그러니, 마셔라."

"길드··· 어떤 이들인지 모르겠지만, 놀랍다. 그냥 아이템이 많은 게 아니라, 이런 걸 막 가입한 나에게."

"걱정 마라. 합리적인 투자이니."

"합리적···."


그랬던 그가 레벨이라는 유일한 약점마저 극복하게 된다면.


어떤 집단을 조직할 수 있게 될까?


한우현은 기대되면서도, 살짝은 두렵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그럼, 이제 너에게 루시드 길드장으로서 첫 번째 임무를 주지.”


하지만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을 먹어라. 아래서부터. 플레이어들을 앞세워.”


회귀 전, 끝내 중국의 모든 빌런 플레이어들을 척살하는 데에 성공했던 마지막 군주.


리하오란은 은원을 결코 잊는 인물이 아니었다.


준 만큼 받고, 받은 만큼 준다.


그것이 바로 '정상화'라고 믿는 원칙주의자.


“지금부터 너는 루시드 길드의 중국 지부장이자, 공청단을 대표하는 위원장 플레이어다.”


그러니 베풀고, 믿는다.


“할 수 있겠나?”


리하오란은 입이 찢어져라 웃었다.


“크, 크크큭. 크하하하!”


미친 듯이 웃었다.


“아주, 아주 마음에 드는 명령이다.”


“하겠다. 아니, 하고 싶다!”


"어떠한 원칙도, 도덕도 없는 나라다. 기꺼이 정상화의 원칙을 세우겠다! 우리 플레이어가 주도하는!"


그러면서 그의 뒤틀린 이상론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바숑디把兄弟. 한우현 너는 이제부터 내 의형이다.”


바숑디把兄弟. 그 뜻은 의형제. 형제보다도 오히려 높게 쳐 준다는.


중국 꽌시에 있어서 최고봉의 단계.


“좋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협조를 구하지.”


한우현은 이제 다음 할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품 속에서 이그드라실 홈페이지에서 뽑은 중국 서버의 랭킹 정보를 꺼냈다.


그 중에서도, 미래에서도 유명했던 플레이어. 그리고 마지막까지 리하오란을 따랐던 플레이어들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아는 놈이 있나?”

“캐릭터 정보는 둘째 치고, 대체 현실에서의 신상을 어떻게?

"세계 최강의 길드라면 기본이지."

"으음... 몇몇은 안다. 하지만 다는 아니다.”


다 알 필요는 없었다. 가장 중요한 플레이어 10명만 처리하면 된다.


“위치는 내가 아니, 지금 바로 찾아가지.”

“알겠다. 최단 경로를 짜자면... 이게 좋겠다. [차원 관문]!”


원소술사는, 마법사 계열 직업이다. 따라서 공용 스킬인 차원 관문이 있다.


리하오란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의도를 파악하고, 할 일을 했다.


한우현은 그것도 마음에 들었다.


"가자."

"길드장은, 계획성이 정말 철저하군..."

"기본이지."


작가의말

작 중에서는 재미를 위해 태자당과 공청단 사이의 관계를 좀 더 험악하고 단순하게 설정했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복잡합니다. 2024년 현 시점에서는 태자당이 실제로 우세를 점한 것도 사실이지만 이것 만으로 중국 공산당 내부의 정치적 현황을 완전히 설명하기에는 어렵습니다. 태자당과 공청단 모두 단일 세력이 아니라 다양한 세력이 치열한 이전투구를 하는 거대한 그룹들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소설은 중국 정치 소설이 아니기에 고증에 살짝 일치하지 않는 장면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양해 해주시길 부탁 드리겠습니다.


재밌게 보셨다면 선작와 추천, 덧글을 부탁드립니다. 언제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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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다시 한국으로 (1) +12 24.08.15 2,365 105 13쪽
13 미국 수호자 라일리 그레인저 +4 24.08.14 2,371 111 12쪽
12 동남아시아 관리자 응우옌 바오 쯔엉 & 엘리자 나바로 & 첸 헨드릭 +5 24.08.13 2,428 112 14쪽
11 중국 관리자 리하오란 (4) +7 24.08.13 2,542 1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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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북한 관리자 최윤 (2) +13 24.08.09 3,310 121 15쪽
6 북한 관리자 최윤 (1) +8 24.08.08 3,592 125 16쪽
5 회귀자 한우현 (3) +9 24.08.07 4,080 12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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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회귀자 한우현 (1) +15 24.08.05 5,514 15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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