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소리 치는 혀를 잘라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이츠하크
작품등록일 :
2024.08.05 07:25
최근연재일 :
2024.09.16 21:27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388
추천수 :
64
글자수 :
97,062

작성
24.08.31 22:55
조회
16
추천
3
글자
7쪽

죽임을 당했다

DUMMY

목욕 물에 몸을 담궜다.


'아, 이런 생각하면 안 되는데."


순했던 사라와는 달리 레아의 눈은 다소 독기가 서려 있었다.

뭔가 무게 감도 무진장 부드러워 보였던 사라와는 달리 뭐랄까 좀 탱글이랄까 어느 정도의 단단함이 있달까 그랬다.


사실 목욕하러 그러니까 옷 벗으려 할 때부터 '나는 기다릴 테니까 너 먼저 씻어' 라는 말이 목 밖으로 나오기 일 보 직전이었다.

그런데 속이라도 안 좋은가 레아의 눈썹에 힘이 많이 들어가 보였고 얼굴 표정이 어딘가 많이 굳어져 있어서 이 말을 하기가 힘들게 느껴졌다.


사실은 그냥 레아랑 있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레아의 키는 큰 편이었다.

내 눈으로 보기에 170cm 정도로 보이니 분명 그 정도 할 것이다.

물이 몸에 닿는 면적이 전의 사람보다 넓은 것이 기분을 오묘하게 만들었다.


그녀를 보니 어느새 눈매가 부드러워져 있었다.


"무슨 할 말 없어? 이렇게 같이 있는데."

"어?"

"여기 보진 말고."

"으응."

이 여자, 그러니까 레아에게는 남자와의 관게에서 '위'가 더 중요한가 보다.

상대가 나이니까 별 문제 없이 참고 넘어가지만 다른 질 나쁜 놈이었다면 무서워하는 꼴을 보이고 말았을 텐 데.


허공을 보고 멍을 때리던 도중 뭔가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JMS라고 이 세계에 오기 전 원래 세계에 있던 사이비 종교였는데 거기서 신도들을 강간하는 교주가 여자들하고 목욕을 하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머릿속에 오버랩되어서 힘들었다.


아니다 상관하지 말자.

꼭 재림 예수여야만 여자들하고 목욕을 하는 건 아니지 않나.

기혼 남성들은 다 자기 마누라와 뜨거운 물 찜질 정돈 하지 않는가.

좀 깊은 관계를 가진 연인들도 그러지 않는가.

비록 난 레아와 친구 사이이긴 해도 말이다.


헤엄치는 소리가 들렸다.

물리 쿨럭 쿨럭 소리를 내는데 듣기에 나쁘진 않았다.

여기로 오고 있었다.

보지 말라면서 레아는 바로 내 옆자리까지 왔다.


뜸 들이다가 어렵게도 말 한 마디 내 뱉었다.

"무슨 생각해?"

"아무 생각 안 했어, 그냥 멍 때리고 있었어."

"이러는 거 오늘 만이야 너 혼자 기다리게 하면 죄책감 드니까 이러는 거야 다른 뜻은 없어."

"말 하지 않아도 알고 있어."

레아는 잠깐 미간을 찌푸리더니

"그럴 때는 그냥 네 라고 해."

"네~."

그냥 건성을 대답했다.


나는 다 씻고 나왔다.

레아도 속도 맞추어 씻어서 같이 나오고 했다.

옷도 갈아 입고 세탁도 다 하고 나니 다른 사라와 네요가 집에 들어왔다.


"우와 역시 홈 스윗 홈이다~."

"그러게~."

사라는 영어를 좀 하더니 소파 위에 풀썩 하고 누워버렸다.

네요도 따라서 누웠다.

사라는 눈동자를 굴려 나를 보더니

"어, 시온이 있었네~, 나랑 네요 오늘 힘들게 외출하고 왔으니까. 오늘 저녘은 나머지가 해."

'맞아 맞아."


말을 듣고 온 레아가 자신 있게 대답했다.

"아니~ 나랑 시온은 방금............"

"아니야 아니야. 레아 넌 다른 애들 하고 쉬어. 오늘은 모두의 저녁 식사 내가 차릴게."


".............."

레아는 말 없이 소파에 낮았다.

사라와 네요는 별 의미 없는 수다를 열심히 떨고 있었다.

계곡에서 봤던 비버가 귀여웠다는 이야기였다.

무슨 약초 이야기도 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맛있게 밥을 차렸다.

고추 떨어질 만큼 생각보다 요리는 힘든 작업이었지만 그래도 다 하고 나니 성취감이라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다들 그렇게 맛있지는 않은 모양이다.

별로 맛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맛없다고 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 어디인가.


"시온, 오늘 우리가 어디에 갔다가 왔는지 궁금하지 않아?"

"맞아, 궁금할 것 같은데."

네요는 사라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사라에게 의존하는 것처럼 보였다.


"당연히 궁금하지 뭔데 말해줘봐."

"그게 말이야. 오늘 우리 네요하고 나랑 같이 산속으로 탐험 갔다가 왔어."

"맞아 거기서 엄청 큰 두꺼비도 잡고 엄청 큰 파란 골렘도 잡고 늑대들도 죽였어."

"하하, 알 찬 하루였나 보네."


그렇게 계속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시온이 요리를 하고 있을 때에 네요와 사라가 하던 이야기의 반복이었다.

단어만 바꾸어서 어조만 바꾸어서 또 아까는 소리만 들었지만 지금은 표정과 표정들을 맞대고 서로 관찰하면서의 차이가 있었다.


식사를 끝마치고 양치도 하고 잠을 잤다.


꿈을 꾸었다.

내가 처음, 그러니까 죽은 이후에 처음, 그러니까 오토바이에 바퀴에 찢겨서 죽은 이후에 오게 되었던 그 장소에 난 있었다.

하지만 나 혼자였다.

그 인상 더러운 뚱떙이는 없었다.


꿈속이 꿈인 것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있었을 때에 위에서 하얀 광채를 내뿜는 여자가 백조의 날개가 달린 채로 내려왔다.

시온은 여전히 멍 하니 있었다.


여자는 바닥에 사뿐히 내려오고서 뭔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시온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여전히 멍 하니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멀뚱멀뚱 시온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자기 보이느냐고 재스쳐를 계속 취하면서 말이다.


"저, 여기에 또 왜 온 걸까요?"

"아~, 말 할 줄 아셨군요. 벙어리인 줄 알았어요."

"저, 이해할 수가 없어요."

"뭐가요."

"전 분명 마왕을 해치우라는 명령을 받고 이 세계에 갔는데 구체적인 마왕은 없고 추상적인 이상한 세계였어요."

"그랬군요."

"게다가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하나도 없었습니다. 고작 해야 여기에서 적응하려고 허우적 거리는 것이 전부였어요."

"뭐 다들 그렇죠 뭐."

"아, 다 그런가요."

"용사님은 보통 이 세계에 소환 된 사람이 거기에서 마왕이라던가...... 임무를 완수하는 경우가 몇 퍼센트나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1퍼센트라 말 하시려는 건가요."

"뭐 다 그렇죠 뭘요."


침묵했다.

시온은 이상한 상태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몸은 깨어 있어서 눈 앞의 상대방을 볼 수도 있고 대화도 나눌 수 있었지만 정신은 자고 있는 듯 했다.


"전에 있던 그 남자 분은 왜 안 오신 건가요?"

"아, 예? 그 사람이 말씀 드리지 않으셨나요?"

"네, 뭘요?"

"죽으면 다른 사람이 올 거라고."

"아, 네 들었어요. 하지만 전 죽지 않았는 걸요."

"네? 그럴리가요. 죽었다는 신호를 받고 저도 내려온 건데요."

"엥? 그럴리가."


눈 앞의 그녀는 소매에서 두루마리를 꺼내더니 다소곳이 펼쳐서 읽었다.

"여기에 목이 베여 사망했다고 적혀 있어요.............."

"엥?! 설마 그럴리가?!! 누가 죽였는데요??!!!"

"그 같은 파티로 있던 레아라는 사람이 죽였다는 데요?"

"엥?!!!"


"유감이네요. 시온 씨."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큰 소리 치는 혀를 잘라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매일 저녁 10시에 연재됩니다. 연재가 자주 늦어지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3 24.08.20 22 0 -
24 메이드 로그 24.09.16 3 0 11쪽
23 달의 망상 24.09.14 7 0 6쪽
22 산속 옹달샘 24.09.13 10 1 7쪽
21 아가씨 24.09.13 12 2 7쪽
20 기사가 되고 싶어요 24.09.11 15 3 11쪽
19 감옥 24.09.11 14 3 7쪽
18 듀오 24.09.10 14 3 7쪽
17 폭풍전야 24.09.06 16 3 5쪽
16 기사의 눈 24.09.04 15 3 9쪽
15 하얀 기사 24.09.03 17 3 6쪽
14 확신했던 거에요 아름다운 착각이었어요 24.09.02 16 3 12쪽
13 살아났다. 24.09.01 19 3 7쪽
» 죽임을 당했다 24.08.31 17 3 7쪽
11 금 화 두 개 24.08.30 18 3 11쪽
10 망상 깊은 밤 24.08.23 17 3 10쪽
9 주량의 한계를 돌파해! 24.08.23 20 3 10쪽
8 내가 어떻게 보이는 걸까 24.08.23 14 3 9쪽
7 나는 이제 잉여 인간이 아니다. 24.08.23 14 3 10쪽
6 번개는 베리어보다 강하다. 24.08.20 15 3 11쪽
5 파티 모집 끝 24.08.12 18 3 10쪽
4 여자친구 두 명 24.08.12 20 3 10쪽
3 마왕은 한 명이 아니었다. 24.08.10 18 3 11쪽
2 이 세계 특전의 성능 24.08.08 24 3 11쪽
1 이 세계에 가게 된 경위 24.08.07 32 4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