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소리 치는 혀를 잘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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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하크
작품등록일 :
2024.08.05 07:25
최근연재일 :
2024.09.16 21:27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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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062

작성
24.09.0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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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살아났다.

DUMMY

"많이 힘드시겠어요."

"아, 그래도 오래 만난 사이는 아니라 괜찮은 것 같아요."

"화가 나지는 않으세요?"

"글쎼요. 이상하게도 화가 나지 않아요. 그 세계에서의 생활은 다 꿈같이 느껴지거든요."

"지금은 꿈 같이 안 느껴지시고요?"

"하하 당연히 지금도 꿈 같죠 하하."

"히히"


눈 앞에 있는 장난꾸러기처럼 짧게 웃으셨다.

그러고 보니 이곳은 정말 꿈 같은 곳이긴 하다.

처음에 뚱땡이가 있었을 적에는 하늘과 바닥이 온통 검은 검은 빛에 은은하게 안개가 깔려 있었는데 지금은 바닥은 검고 하늘은 검은 색과 하얀 색의 체크 무늬로 장식되어 있었다.

마치 체스 판처럼 말이다.

잘 못 들은 것이 아니다.

바닥이 아니라 하늘에 체스 판이 있었다.


"저기 천사 님."

"네 왜요?'

"왜 바닥이 아니라 하늘에 체스 판 같은 것이 깔려 있는 것이죠?"

"아, 그건 그냥 상징적인 거에요."

"무슨 상징이요?"

"저도 잘 몰라요. 그냥 모험가들을 이 세계에 보내는 건 사실 전쟁터에 죽으라고 보내는 거나 마찬가지 않아요. 그런 의미겠죠 뭐."

"하하 그럽니까. 그래도 이렇게 영혼 상태로 돌아오지 않아요.... 죽는다는 극단적이 표현까지는...."

"그래서 체스 판으로 표현한 거죠. 그냥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인 거라고."


하늘에서 제우스가 왕권을 잡으면 뭔가 땅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 난다 뭐 그런 느낌인가?


나는 뭔가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왜 저를 천사라고 하셨어요?"

"아, 그 날개가 있어서."

"아, 이거요?"

하얀 천사 님이 자기의 날개를 만져가면서 보여주며 말했다.

천사 님은 항상 눈을 착하게 뜨고 있었는데 그 눈동자와 흰자가 참 맑았다.


"네, 맞아요. 저 천사 맞아요. 그냥 장난 한 번 친 거였어요. 저 천사 소리 듣는 거 좋아하거든요."

"땅에 사는 여자들이 예쁘다는 소리 좋아하는 것 처럼요?"

"에이~ 그런 거 하고는 차원이 다르죠~ 예쁘면 자기 만족하고 남자들 기쁘게 해주는 걸로 끝나지만 천사는 권능도 많은 걸요? 땅에는 경외하며 섬기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렇군요."


서로 하하 호호 하며 웃고 장난 치고 있었다.

천사 님께서는 자리를 섬기는 사람에게 성공의 기회를 주신 적도 있었다고 했다.

정확히는 은행에서 해고 당할 위험에 처한 사람이 있었는데 천사 님께 열심히 기도하고 헌신하길래 잘리기는 커녕 오히려 여러 가지로 아주 잘 되어서 은행장이 될 수 있도록 도와 주신 적이 있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듣다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이런 건 천사가 아니라 신이 하는 일이 아닌가?

천사가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힘이 이 정도인데 신은 어느 정도이란 말인가.

하지만 나의 비루한 인생 속의 경험으로는..........

아니다.

과거는 돌아보지 말고 현실을 살자.

과거는 기억 속에 있고 기억은 보통 어느 정도 왜곡되어 있다.

해상도가 낮아서 해석에 따라 이러쿵 저러쿵 하기 때문이다.


"레아는 절 왜 죽인 걸까요?"

"그건 아마도 다른 나라의 첩자 일 거라 생각해서 죽인 것 같아요."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이해가 안 가요."

"그러니까

"그 세계에는 여러 국가들이 있어요. 그런데 윈도우 왕국 어느 귀족 가문이나 왕실에서 스파이인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죽인 거죠."

"아, 예."


그러니까, 윈도우 왕국에서 내가 다른 나라의 스파이일 것으로 착각해서 레아를 보내 죽였다는 말로 알아들었다.

하기야 나는 그 세계에 오자마자 드래곤을 무찔렀으니까 의심할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스파이나 간첩이 결국 그 나라의 고위직에 종사하게 되거나 심지어는 대통령이나 왕까지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 않은가.


"그럼 저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요?"

"아, 나도 참 이상한 말들이 많아졌네요. 저번에 저승사자가 와주었을 때에 잘 들으셨죠?"

"네."

"마왕을 물리치고 죽으면 다른 이 세계로 전생할 수 있는 특권이 주워진다고 말이예요."

"네 분명 들었어요."



하지만......

나는 내가 이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 줄 만 알았다.

막막하고 못 한다 못 한다 했어도 내심 결국에는 자신이 해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마음 속 한 구석에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감자기 인생이 끝나 버리다니.

아, 이전 이 인성도 그러했었구나.


그런데 그 돼지 직업이 저승사자였구나.

어쩐지 검은 색 옷을 입고 있더라

흑인이었으면 더 분위기가 오졌을 텐데.


"그게 이제 제가 설명을 해드릴 건데........."



"엇!"

갑자기 천사 님이 "엇!" 했다.

두루마리 글자가 적혀있는 곳 뒤편에서 반 투명하게 비치는 것을 보아서 아는데 갑자기 두루마리에서 글자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거기에는 사라가 소생술을 써서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온을 살려냈다고 적혀지고 있었다.


"어, 저 살아났다는 데요?"

"그러게요. 저도 이렇게 갑작스러운 경우는 처음이라."

"흠 그러 저 어쩌면 되죠?"

"돌아가시면 되요."


그리고 난 침대에서 누운 채로 누이 벌떡 하고 떠졌다.

몸이 벌떡 하고 일어났다는 것이 아니라 눈이 벌떡 하고 떠졌다는 이야기다.

정말로 그 느낌이었다.


옆에는 사라와 네요가 있었다.

"시온 일어났어?"

"시온 괜찮아!?"

둘이 거의 동시에 목소리가 귀에 울려퍼졌다.

사라는 여유롭게 웃으며 말해주고 있었고 네요는 엄청 걱정했다는 것이 보였다.

흠...... 나는 여기서 좀 많이 소중한 사람인 것 같다.


그리고 확실히 죽었다가 살아난 것이 느껴지는 게 지금 몸에 힘이 하나도 없다.

반 쯤 가위에 눌린 것처럼 몸에 힘이 하나도 없다.

"어, 고마워 살려줘서."

"어, 음... 고마워면 앞으로 잘해."

"네요 한테도 잘 해!"


"그런데 나 죽었을 때에 어떤 식으로 죽어 있었어?"

"그야 목이 베여 있었지."

"정말 참혹한 광경이었어."

"흠........."

시온은 자신의 목을 쓰다듬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레아와는 동굴 던전에도 같이 갔다가 오고, 동전도 나누어 가졌고, 같이 씻기도 했는데 그것들은 다 가짜인 시간들이었던 걸까?

아니다. 잊자 어차피 그녀는 내가 죽은 줄로만 알테니까.

아닌가.

어차피 또 모험가 생활하다 보면 그녀도 알 수 밖에 없겠군.


그 후로 약간 나도 모르게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한 동안 퀘스트를 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마음 속으로 목숨에 조금이라도 지장이 있을 것 같은 퀘스트는 하지 말아야지 했는데 그런 마음 가짐으로 있다가 보니 목숨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퀘스트조차도 하지 않는 자신만 마주하게 되었다.


하는 일 없이 집 안에서 농땡히 피우는 일상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갔다.


작가의말

제 소설을 읽어주신 당신!

정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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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메이드 로그 24.09.16 3 0 11쪽
23 달의 망상 24.09.14 7 0 6쪽
22 산속 옹달샘 24.09.13 10 1 7쪽
21 아가씨 24.09.13 12 2 7쪽
20 기사가 되고 싶어요 24.09.11 15 3 11쪽
19 감옥 24.09.11 14 3 7쪽
18 듀오 24.09.10 14 3 7쪽
17 폭풍전야 24.09.06 16 3 5쪽
16 기사의 눈 24.09.04 15 3 9쪽
15 하얀 기사 24.09.03 17 3 6쪽
14 확신했던 거에요 아름다운 착각이었어요 24.09.02 16 3 12쪽
» 살아났다. 24.09.01 19 3 7쪽
12 죽임을 당했다 24.08.31 16 3 7쪽
11 금 화 두 개 24.08.30 18 3 11쪽
10 망상 깊은 밤 24.08.23 17 3 10쪽
9 주량의 한계를 돌파해! 24.08.23 20 3 10쪽
8 내가 어떻게 보이는 걸까 24.08.23 14 3 9쪽
7 나는 이제 잉여 인간이 아니다. 24.08.23 14 3 10쪽
6 번개는 베리어보다 강하다. 24.08.20 15 3 11쪽
5 파티 모집 끝 24.08.12 18 3 10쪽
4 여자친구 두 명 24.08.12 20 3 10쪽
3 마왕은 한 명이 아니었다. 24.08.10 18 3 11쪽
2 이 세계 특전의 성능 24.08.08 24 3 11쪽
1 이 세계에 가게 된 경위 24.08.07 3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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