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자가 EX급 방어기를 각성함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술규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07 02:24
최근연재일 :
2024.08.16 20:5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582
추천수 :
50
글자수 :
63,057

작성
24.08.12 20:50
조회
47
추천
5
글자
13쪽

7화

DUMMY

레벨 7.

한 과장은 놀라자빠졌고.

연구소장도 유례없는 경우라며 팔딱.

사실 제일 기겁한 건 준혁이었다.


‘막노동만 뛰던 내가 레벨 7의 초인?’


인생 역전.

로또 한방.

아니 각성 한방이었다.


연구소장 왈-


[측정하자마자 레벨 7이 나온 경우는 내 경력을 통틀어 최초요. 내 보증하리다.]


-라면서 펄쩍거렸다.

초인 연구 관련 국내 최고 권위자의 반응이 저랬다.

얼마나 대단하길래?


국제초인연합이사회.

(United Nations Awaken Council).

대격변 이후 창립된 국제기구다.

국가 간 힘의 논리는 여전히 유효했다.

레벨 9의 초인은 과거 핵무기급 가치.

이에 따라 상임이사국과 비상임이사국이 나뉘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우습게도 기존 강대국들만이 레벨 9의 초인을 보유했다.


우리나라는 초인 강대국과 거리가 멀었다.

그래도 비상임이사국 지위는 확보.

매화의 홍지연을 비롯해 총 3명의 레벨 8의 초인을 보유 중이었으니.


‘레벨 9가 나오냐 마냐의 싸움.’


레벨 9는 전 세계를 통틀어 10명이 채 안 되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있었다.

현존하는 레벨 9 초인들.

이들은 모두 초기 측정 레벨이 7이었다는 점이다.


‘연구소장님이 경악할 만했네.’


국내에서 레벨 측정은 7까지 가능했다.

그랬기에 준혁의 공증서에도 최소 레벨 7이라고 표기되었던 것이다.


레벨 8부터는 준핵무기급 초인으로 간주.

국제초인연합이사회(이하 AC) 주관하에 레벨 8, 레벨 9의 측정이 가능했다.

레벨 10은 전세계에서도 나온 적이 없다.

사실상 레벨 9가 측정 가능한 범위의 최대치라고 봐야 했다.


‘그래서 저러는 건가.’


매화 길드장과의 계약대로.

그녀의 길드원들과 5급 균열 인근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하나 같이.


“그쪽이 정말 레벨 7이요?”

“흐흥. 우리 길드장님도 각성 직후엔 레벨 5였을 텐데.”

“길드장님도 참. 우리가 못 미더운가. 왜 외부 인력을 끌어와서는.”

“이 기생오래비 같은 사람이 와이번을 때려눕혔다고?”


불만 섞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시기인지 질투인지 모르겠지만.


특히나 장광철이라고 했나.

이번 공략의 팀장을 맡은 중년 아저씨.

다부진 체격과 달리 쫑알쫑알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거, 폐 끼치지 않게 조심하쇼. 적자생존이 기본인 건 잊지 말고.”


애써 담담한 척.

5급 균열에 당도할 때까지 무시했다.

그런데 하필 도착 직후.

균열 내 던전으로 향하는 게이트 주위에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각종 방송국 취재진이었다.

이를 본 매화 길드원은 예상했다는 반응이었다.


“후훗. 역시 내 인기가 어딜 가지 않는군.”

“뭐래, 다혜 언니 더위 먹었어? 언니보단 파릇파릇한 나한테 관심 두는 거거든?”

“꼴랑 3살 차이면서.”


자기들끼리 아웅다웅하는 모습.

이 틈에 매화 길드장이 전해준 저들의 프로필을 읽어봤다.


레벨 6 장광철 팀장, 52세, 말 많음.

레벨 6 이다혜 26세, 공주병 말기.

레벨 5 연소율 23세, 공주병 말기2.

레벨 5 하재민 20세, 잼민이.


뭘 이렇게까지 해주나 싶었지만.

돌이켜 보니 되게 세심한 배려였다.

미리 확인해 두지 않았다면 진즉에 탈주했을지도.


“누가 뭐래도 날 보러 온 거겠지. 난 고작 스무 살인데 레벨 5라고? 그러니까 누나들은 뒤로 빠지시지.”


째릿.

찌릿.


두 여자가 동시에 잼민이, 아니 하재민을 노려보았다.


‘관종들이 따로 없네. 난 이목이 쏠리면 눈을 얻다가 둬야 할지도 모르겠던데.’


원래 이렇게 열기가 뜨거운가.

균열 공략이 확실히 주목받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암만 봐도 개인 한 명, 한 명에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매화’라서가 아닐까.


잠시 안일하게 생각하던 순간.

마이크로 무장한 취재진이 다가왔다.

하재민은 보자마자 신이 났는지.

기자가 묻기도 전에 거들먹거렸다.


“네네, 제가 그 입대 영장 나오기도 전에 레벨 5의 경지에 다다른-”

“강준혁님!”

“엥? 저요?”


훅 들이미는 마이크.

당혹스러움을 표하기도 전.


“이번 공략의 핵심이 된 심정이 어떠십니까?”


원래 기자 소속 정도는 밝히지 않나.

그리고 애초에 공략의 핵심이라니.

매화에서 공략하면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려 했거늘.


‘PPT 발표도 못 하는 사람한테 무슨.’


짧은 의구심이 마저 자라나기도 전.

곧 왜 저리 다급히 질문을 던졌는지 알게 됐다.


‘으어억, 자, 잠깐.’


우후죽순 피어나는 마이크 꽃.

기다란 마이크 스펀지들이 물밀듯이 밀려 들어왔다.

제각기 한마디라도 뜯어내려는 승냥이 떼처럼 보였다.


“레벨 9의 잠재력을 지녔다고 들었는데 한 말씀 해주십시오!”

“매화 길드원들을 통솔하는 리더 격으로 참여하신단 게 사실입니까?”

“공략권을 얻기 위해 대성 측과 치열했던 걸로 들었습니다. 그 중심부에 강준혁 초인님이···”


죄다 프레임 씌우려는 수작이었다.

어그로를 끌지 않으면 답변받기가 어려워서 그런가.

대답 한 번 까딱 잘못했다가 골로 가겠다.

뉴스 헤드라인에 온갖 잡기사가 범람할 기세.

가짜뉴스는 절대 안 된다. 지금도 이렇게 사람 피곤하게 구는데.


“질문하신 내용은 모두 사실무근입니다.”


굳이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있을까.

일언지하에 모든 잡소리를 일축하고는 자리를 떴다.


“가시죠.”


매화 길드원을 바라보며 재촉했다.

한시도 마이크 꽃다발에 머물고 싶지 않았으니까.

다만 준혁의 바람과 달리.

이를 주시하던 기자들은 재빨리 타이핑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강준혁 초인, 매화를 단숨에 던전으로 이끌다.]

[단숨에 호령하는 강준혁, 신성 초인이 되자마자 매화를 장악하다?]


·

·

·


준혁이 봤다면 딜리트 키를 연타했을 끔찍한 기사 내용이었다.


***


틱틱-

어떤 사내가 담뱃불을 붙였다.

이미 널브러진 담배꽁초만 두 대.

제법 오랜 시간 답답함을 달래는 중이었으니.

대성 길드의 김기태였다.


“후우.”


뿜어져 나오는 담배 연기.

그의 착잡한 심정을 대변해 주었다.


“고명식 그 개자식. 사람 새끼면서 어떻게 그딴 명령을··· 하아.”


대성길드장 고명식.

그가 김기태에게 내린 밀명.

짙은 한숨에 비해 지시사항은 간단했다.


[요즘 초인 사냥꾼인지 뭐시긴지 핫한 거 알지? 근데 5급 균열을 매화에서 가져갔어. 잘 버무리면 그림 하나 나올 거 같은데.]


고명식은 유유자적 난초에 물을 주었다.

그가 애지중지하는 해오라비난초.

꽃말은 ‘꿈에서라도 만나고 싶다.’란다.

대성의 성공을 일궈내겠단 강렬한 소망이 엿보였다.


고명식은 대성을 위해서라면.

김기태가 어떤 얼굴을 하든.

매화길드의 누가 죽어 나가든.

지독하리만치 상관없었다.

그의 커다란 성공이 가장 중했다.

자기 길드원보다, 누군가의 생명보다.


해오라비난초에 주던 물줄기를 멈추고는 말을 이었다.


[그리고 2팀장 자리가 제법 오랜 기간 공석이었지. 우리 기태는 똑똑하니까 무슨 말인지 금방 이해하겠지?]


세 번째 담뱃불이 꺼졌다.

사람으로서의 번뇌와 갈등.

대성 오너가의 일원이 되겠다는 목표.

상충하는 고민은 김기태를 더욱 괴롭게 했다.


‘내가 아무리 대성의 개가 되었다지만 이렇게까지 하는 게 맞는 걸까.’


꼬리에 꼬리를 다는 자문자답.

결국 장고 끝에 고심을 거두었다.


‘그래. 이건 내 욕심이 아니야. 어머니의 병환을 낫게 하기 위함이지.’


스스로 명분을 만들고.

마침내 합리화를 해냈다.

악마의 속삭임은 너무나도 달콤했다.


‘팀장 자리만 꿰차면 돼. 그러면 인생 핀다, 기태야. 게다가 여태 일을 벌였어도 심증만 있지, 물증 따위는 남긴 적 없었잖아?’


이제껏 해왔던 것처럼.

쥐도 새도 모르게 일을 벌이고.

사건이 조명되면 자본으로 은닉시키면 그만이었다.


그는 자기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다.

나쁜 사람은 본인이 아니라고.

최종 결정권자인 길드장 고명식이 짐승이라고.


눈이 멀어버린 김기태는 미처 몰랐다.

피해자 처지에서는 보이스피싱의 수금책도 개새끼라는 것을.


***


5급 균열 내 자리 잡은 던전.

동굴처럼 생긴 널따란 통로가 들어섰다.

좌우 벽면엔 횃불이 차례로 박혀 있다.

천장은 얼마나 높은지 종유석이 조그만 점처럼 보였다.

희한한 점은 우거진 수풀도 군데군데 자라나 있었다는 것이다.


‘동굴하고 나무가 같이 있을 수 있나.’


생전 처음 들어와 두 눈에 담은 환경.

마물 와이번을 조우한 적은 있었지만.

균열 게이트 안으로 들어와 던전을 몸소 겪어보는 건 처음이었다.

모든 게 생소하고도 새로웠다.


“아까 보니까 아주 유명인사 다 되셨더구만. 뭣 헐라고 우리 매화에 빌붙은 거요?”


톡 쏘는 게 간장게장 알러지 반응 같다.

후우, 그래도 참아야 한다.

띠를 둘러도 두 번은 더 두른 인생 선배니까.


“흐응. 이제 보니까 좀 잘생겨 보이는 거 같기도?”

“으음. 이번만큼은 다혜 언니한테 동의. 존나 박력 있었어.”

“날 취재하러 온 기자들이 뒤에 깔렸을 텐데, 대답 한 번 못하고 흐윽.”


그에 반해 나머지 길드원.

그들은 일견 호의적으로 돌아선 듯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왔다 갔다 하나 보다.

하재민은 김칫국에 더 입맛을 돋우는 것 같긴 했지만.


“다들 잡담은 그쯤 하지. 이틀 안에 클리어해야 한다는 목표를 그새 잊은 건가?”


한껏 엄숙한 분위기를 잡는 장광철.

베테랑 내음을 풍기는 외관은 리더다운 모습이긴 했다.

말이 많은 것만 제하면.


“동굴형 던전은 시야가 극도로 좁아지니 행동에 각별히 주의하도록.”


대단한 정보라도 알려주나 했는데.

기껏해야 당연한 사실을 으스대며 알려주는 격이었다.

아무리 초심자라지만 무시하는 건가.

초인이 아니어도 알아차릴 수 있다.

장님이 아닌 이상에야 쉽게 파악 가능한 일이었는데···.


퍼드드득-


“허억!”


돌연 박쥐 무리가 날아올랐다.

천장에 달라붙어 있던 대여섯 마리.

적은 수라 해도 동시다발적으로 급격히 저공 비행하니 놀랄 수밖에.


“꺄르르. 이 오빠 놀라는 것 좀 봐.”

“푸흡. 귀여운 구석이 있네?”

“나, 나는 어엿한 스무 살 성인. 저런 거에 놀라는 건 하수지!”


솔직히 좀 쪽팔렸다.

한껏 마음을 놓고 있던 게 원인이었다.

이제부터라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리.


“뱀파이어 뱃(Vampire Bat)이로군.”


장 팀장의 눈이 번뜩였다.

어딘가 살짝 들뜬 듯한 상기된 표정마저 보였다.


“저놈들은 일반 박쥐와 달리 땅바닥을 걸어 다닐 수 있고, 특유의 송곳니로 흡혈 공격을 감행해 들어오기에···”


주저리주저리 교육 방송을 튼 느낌.

길드원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인가.

가만 보니 아무도 장 팀장의 말을 듣지 않고 있었다.


“이번 공략 끝나면 휴가 좀 주려나.”

“다혜 언니. 뱀파이어 뱃한테 물리면 뱀파이어가 될까요? 아님 코로나에 걸릴까요?”

“소율아 달라붙지 좀 말자. 저리 떨어져 훠이 훠이.”


이다혜와 연소율이랬나.

저렇게 보니 한없이 다정한 자매 같기도.

반면에 하재민은 살짝 맛이 가기 직전 같았다.


“나, 나는 무섭지 않다. 마, 마늘이 어딨더라···.”


이들을 뒤로한 채.

오직 준혁만이 말 많은 한 과장의 강연에 귀를 기울이는 중이었다.


‘인제 보니 팀장 아저씨가 조금 안쓰러운 것 같기도.’


귀는 열고 있었지만.

동시에 최대한 어둠에 시야를 적응.

횃불이 있다곤 해도 한 치 앞 정도만 밝혀줄 뿐이었다.

사방 곳곳에서 어떤 마물이 튀어나올지 모를 일이다.


‘휴, 뭐가 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네.’


그렇게 암순응에 성공하던 순간.


드드드드-


“어?”


천장에 점처럼 박혀 있던 물체가 점점 커져만 갔다.

육안으로 외양이 뚜렷하게 보일 정도.

종유석이 몇 분 만에 자랄 일은 없었으니.

이건 마치 꼭 떨어지는-


“위험해요!”


콰과광-!


찰나에 벌어진 일.

반사적으로 두 팔을 뻗어 밀쳐 냈다.

저만치 앞서가던 장 팀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도미노처럼 쓰러졌다.

각자들 노닥거리에 한 눈이 팔렸기에 종유석을 못 본 탓이었다.


“꺄아아악!”

“뭐, 뭐야. 헉!”

“으으. 아오 아파라. 어?”


나뒹굴고 있는 세 개의 시선이 한 곳을 향했다.


뚝-뚝-


준혁의 오른팔 살갗이 움푹 파였고.

끈적이는 액체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 하하.”


족히 고층 아파트 뺨치는 높이의 천장.

간신히 직격타는 피했다.

종유석의 크기로 미루어 볼 때.

애초에 피하지 않았다면 형태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으깨졌을 터.


“괘, 괜찮아요?”

“세상에, 팔이 완전히···.”

“허어억···.”


단순히 쓰라린 통증에서.

점차 화끈거리는 고통으로 번져갔다.

악재는 원래 한꺼번에 온다고 했던가.


“제길, 준혁이라 그랬나? 미안하지만 돌볼 여유가 없군그래.”


조금 전 날아갔던 뱀파이어 뱃들이었다.

그런데 아까보다 친구들을 좀 많이 곁들인.


“전원 전투태세를 갖춘다!”


괜히 나섰나 싶다가도.

몸이 먼저 반응한 걸 어쩌랴.

악화된 상황이 적자생존의 세계임을 재차 인식시켜 주었다.

살려면 스스로 돌봐야 했다.


‘쓰읍, 드럽게 아프네. 근육이 찢어진 것만 아니기를.’


곧장 팔을 들어 상처를 확인하려던 찰나.


‘어?’


띠링-!


[각성 이후 최초의 희생정신이 감지됩니다.]

[특성 고유의 히든 능력치가 해금됩니다.]


·

·

·


[‘희생정신’ 포인트 10을 획득합니다.]


작가의말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하남자가 EX급 방어기를 각성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 11화 24.08.16 14 2 13쪽
10 10화 24.08.15 28 4 12쪽
9 9화 24.08.14 33 4 13쪽
8 8화 24.08.13 39 5 14쪽
» 7화 24.08.12 48 5 13쪽
6 6화 24.08.11 52 5 12쪽
5 5화 24.08.10 56 5 12쪽
4 4화 24.08.09 53 5 13쪽
3 3화 24.08.08 58 5 13쪽
2 2화 24.08.07 83 5 14쪽
1 1화 24.08.07 119 5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