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라는 존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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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곰
작품등록일 :
2024.08.09 15:24
최근연재일 :
2024.09.13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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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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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한줌없는 (2)

DUMMY


소녀의 허공에 뻗은 손이 만들어낸 강렬한 연쇄 폭발은 남자가 입은 옷가지를 다 태워버리고


남자를 죽이기 과분할 정도의 위력이었지만


“ 뭐야 .... 아저씨 ? ”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은 채 주변까지 불태워 버리는 불구덩이에서 걸어 나오는 남자


“ ..... ”


도시의 거친 비로도 꺼지지 않는 불을 휘감은 채 천천히 걸어 나오는 남자의 모습은


지옥에서 도망친 망자와 같은 모습이었다.


몸 절반이 알 수 없는 기계 덩어리로 덕지덕지 붙여진 저 남자를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


“ 사이버 매크릭 장비? ”


공격에도 살아나온 그 남자의 몸을 보자


소녀의 앳된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


“ 용병이었나 봐 ? ”


당황한 기색을 감추기라도 하는 것일까 억지로 웃어보이는 소녀는 남자에게 소리쳤다


“ 나를 죽이라고 사주한 새끼가 있는 거냐고!!! ”


하지만 그녀의 물음에는 아무런 소리도 되돌아 오지않았다 .




6구역을 집어삼키기 시작한 굉음과 , 하늘을 뒤덮는 자욱한 연기만이 흘러나올 뿐


남자는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는 소녀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


그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처럼


남자의 오른쪽 기계 눈은 붉은 빛을 일렁거렸고


6구역의 짙은 어둠과 만나자


그것은 마치 귀신처럼 두둥실 떠다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


“ 잠깐.... 그 눈 ..... ”


남자의 눈은 도깨비불처럼 불길한 기운을 싣고 떠다니고 있었다 .


“ 치잇 ! ”


소녀는 다시 한번 자신에게 다가오는 남자를 향해 손을 뻗을려고 하는 찰나


“ ...뭐뭐야...? ”


그제야 눈치 채기 시작했다 .


자신의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소녀는 알수 없는 무엇인가로 잡힌 채 버둥거리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꼼작할수도 없었다 .


“ .... 이게 뭐냐고 !!!"


의문의 힘이 그녀의 몸을 사정없이 짓누르고


“ 끄아아아아!!!!!! ”


작고 말랑한 귀에서는


소름 돋는 낯선 여자의 얇고 비명소리가


[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 ]


온몸에는 벌레가 소녀의 몸을 올라타고 기어오르는 느낌이 느껴졌다 .


[ 사사사사삭 ]


갑작스러운 이상한 감각들은 그녀의 정신을 잘라버리고 붕괴시키기 시작했다 .


“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 ”


그녀가 가진 광기로도 , 살기로도 벗어날수도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 ,



“ 허억.....허억..... 대체 언제 .... ”


그저 남자의 불길한 붉은 빛을 뿜는 눈을 보았던 것뿐인데 그 무력감이 소녀의 몸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


“ 그냥 살기 위해서 그런 거야 ”


소녀는 정신력에 한계가 찾아온 듯 더러운 빗방울로 인해 잠겨버린 6구역 땅바닥에 쓰러져 얼굴을 빗물에 비비고


악에 바친 소리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남자에게 소리치기만 할 뿐


그 소녀는 전처럼 손을 뻗을수도 , 움직일수도 없었다 .


그 남자의 불길한 눈을 본 이후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


그저 더러운 땅바닥에 얼굴을 비비며 저 남자가 다가오는 것을 쳐다 보아야 했다 .



“ 거대기업이 자리 잡은 이 도시에서 벌레 같은 우리가 살아남는 하나의 방식일 뿐이라고 !! ”


빗물이 고인 웅덩이에 얼굴이 처박힌 채


소녀는 다가오는 남자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반항해보았지만


그럴수록 빗물에 비친 추악한 자신의 얼굴만 보일 뿐


그 남자는 멈추지 않고 소리를 지르고있는 소녀를 향해 자신의 발을 무겁게 내딛기전



그 순간


남자의 목소리가 이곳에 울려퍼지는 빗소리를 뚫고 소녀에게 향했다 .


“ 살아남는 방식 ? ”


소녀의 꺼지지않는 불은 계속해서 남자의 몸을 불태웠지만


그를 자극 한 것은 자신을 불태우는 소녀의 불도 , 불지옥으로 변해버린 6구역도 아닌


소녀의 말 한마디 였다 .



“ 사람들을 납치해 거대기업에 팔아넘긴게 살아남는 방식이라고 ? ”


그의 오른쪽 몸에 부착된 기계들은 온도를 버티지 못했는지 , 아니면 남자의 감정을 이해라도 한 것인지 새빨갛게 달아올라 남자를 더 고통스럽게 했지만



남자는 그저 소녀를 향해 무겁게 발을 내딛을 뿐이었다.



남자는 이해하지 못했다 .



저주받은 이 도시에서 거대기업붙어야 살아가는 현실을 , 타인을 해쳐서 까지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를



“ 어차피 똑같은 쓰레기들을 팔아넘긴 게 왜!! ”


빗물이 고인 땅바닥에 얼굴이 계속 비비며 버둥버둥거리는 소녀는 남자를 향해 목이 터질 듯 소리를 질렀지만


소녀의 얼굴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무력감과 형형할 수 없는 공포감으로 뭉개지고 있었다 .


“ ..... ” 


남자는 소녀의 무책임한 말에 자신의 이빨을 부실 듯이 꽉물었고


꽈득 거리는 소리가 남자 주위로 살짝 울려 퍼졌지만


[ 쏴아아아아 ]


빗소리에 파묻혀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



“ 너도 똑같은 사람일 뿐이야!!! ”


소녀는 남자를 향해 자신의 감정을 목을 긁어가며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는 듯 소리쳤지만


남자는 그 발악을 차갑게 무시했다 .


그저


자신의 감정을 자신의 발에 담았고 , 남자의 발은 빗물을 무심하게 밟을 뿐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



광기에 사로잡힌 처음 여자의 모습은 다시 볼수없었다 . 소녀는 겁을 잔뜩 먹은 채 다가오는 남자를 향해 소리치기만 할 뿐 이었으니까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 살아남는 방식이 강한 자에게 약한 자를 바치는 것이라면 ”


점점 다가오는 남자의 모습을 보자


소녀는 더 이상 말도 할 수가 없었다 .


온몸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기계장비로 잠식 된 채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남자는 더 이상 사람이라고 부를수도 없었으니까


슬픔을 연기하기 위해 몸을 부르르 떨던 소녀는 이제 연기할 필요가 없었다 .


왜냐하면 이미 남자가 만들어낸 공포로 인해 진심으로 떨기 시작했으니까


“ 더 이상 살아갈 가치가 없는 것이야 ”


남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지랑이처럼 흔들거리던 붉은 빛은 빠른속도로 이어져 빛났지만 쓰러진 소녀의 눈에는 작지만 강한 분노로 들어차 있는 하나의 도깨비 불만이 보일 뿐이었다 .



순식간에 소녀 앞으로 달려온 남자는


빠르지만


간결하게


소녀를


자신의 검으로


“ 너가 죽인 사람들의 비명을 들은 채 죽어라 ”



비스듬하게 그어버렸다 .



“ 시발...... ”


소녀한테서 나올 수 없는 욕설이 마지막 유언이 되었고 , 빗물이 가득한 6구역의 더러운 뒷골목은


소녀의 피가 서서히 퍼져나가


남자가 서 있는 곳까지


빨갛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



끈적거리는 소녀의 피 위에는 도시 아한의 더러운 빗방울 만이 떨어져 작은 파동을 만들뿐 .


자신의 목에서 새어 나오는 피를 막지 못한 채 내리는 비를 맞으며 차갑게 식어가는 소녀는 더 이상 소녀는 말을 하지 않았다 .



더 이상 소녀를 괴롭게 했던


낯선 여자의 비명소리와 ,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축 늘어진 소녀의 몸뿐이었다 .


멈출 기세도 없이 타오르는 불꽃의 파도로 덮쳐진 6구역


거대기업의 빌딩들이 내뿜는 밝은 빛으로 늘 어둠 속에서 살아가야 했던 패배자들의 6구역은


지금 이순간 만큼은 도시보다도 파괴적인 빛을 내며 타올랐지만


남자는 자신의 눈으로 저 하늘을 찌른 채 밝게 빛나는 도시만을 쳐다볼 뿐 , 다른곳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



남자는 생각했다 .


언젠가 저 거대기업을 무너뜨리겠다고


그리고


자신의 어릴 적 약속을 꼭 지키리라고



6구역의 격동이 끝나기 시작하자 하늘은 다시 한번 세차게 진동하며 물방울을 떨구었고


남자 몸에 붙어 끊임없이 불태우던 소녀의 불도 점점 그 힘을 잃어


내리는 비에 씻겨 내려갔다 .



모든 사람의 절망을 먹은 채 밝은 빛을 내뿜는 저 도시 ,


거대기업은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은 채 밑바닥 사람들의 처절한 삶을 그저 높은 곳에서 관망할 뿐



어떠한 도움도 주지 않았다 .



“ 모든 무기들을 내려 놓은 채 투항 해라!!! ”


하지만 자신들에게 위해가 가는 행동을 한다면 그들을 방관하던 저 자들도 이제야 내려와 제제를 가하는 것이다 .


“ 드디어 출동했나 사냥개들 ”


도시에서 가장 높게 치솟아 있는 거대기업의 빌딩을 쳐다보던 남자의 눈에


아한 경비단의 비행기가 주위로 빙그르 돌더니 남자에게 세찬 빛을 쏘아대었고 어둠이 가장 짙은 6구역에서


남자를 지금 이순간만은 가장 밝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


“ 당장 무기를 내려놓고 투항해 ”


구역에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경비단의 목소리가 남자를 위협했지만 남자는 그냥 서 있을 뿐이었다 .


그 순간


[ 보스 어떻게 할까 ? ]


남자의 오른쪽 메크릭 장비에서


누군가가 경비단이 온 것을 알아챈 듯 이 상황에 대해 남자의 의중을 물어 보았다 .


“ 다운 시켜 ”


[ 오케이 5초만 기다려 ]


무덤덤 하게 대답하는 남자


그의 귀에서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도 함께 들렸지만 늘 있던 일인 듯 무시했다 .


그 순간


마치 남자가 폭탄을 쓰는 소녀를 제압했던 거처럼


“ 크윽... ”


움직일수 없이 자리에 고정시키는 엄청난 압력이 그의 몸을 짖누르기 시작했다.



[ 아니 중력 장치 까지 가지고 왔다고 ? 오호... 흥미로운데 ? ]



이 상황이 놀라운지 감탄하기만하는 귓가의 목소리



“ 장난치지 말고 빨리 !!!!! ”


중력장치로 남자를 짓누르기 시작한 경비단은 움직이지 못하는 남자를 확인 하자 마자


비행기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와 제압된 남자를 체포하기 위해서 포위하기 시작했다 .

.

그들이 바로 도시를 수호한다는 거짓 사명을 가진 경비단들 이었다 .


피도 눈물도 없이


이 잔혹한 세상에서


더러운 권력 밑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존재



도시에 문제를 일으키는 놈들을 무참히 죽이는


징그러운 벌레 같은 놈들



경비단이 로프를 타고 지상에 내려와


중력 장치의 의해 움직이지 못하는 남자를 서서히 옥죄어 오기 시작했고


갑작스러운 압력에 움직이지 못하는 남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을 죽이기 위해 다가오는 벌레 같은 존재들을 쳐다보는 것이외에 남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


“ 도깨비불 ”


남자 코앞까지 다가온 경비단


빗물이 고인 땅바닥에서도 발자국 소리 없이 다가온 그들


“ 아한를 안전을 위협한 널 체포하겠다 . ”


남자에게 말 거는 경비단


그는 그들의 대장인 거 같았다 .


“ 체포 ? ”



“ ...... 왜 웃는 거지 ? ”


눈 밑으로 길게 상처가 난 경비단의 대장은 남자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


몸 절반을 사이버 메크릭 장비를 장착한 범죄자가


자신을 향해



“ 아한의 사냥개들아 ”


체포될 위험 속에서 웃음을 유지한채



“ 너희들이 하는 것은 체포가 아니지 않나 ? ”


자신을향해


“ 거대기업에 위협이 되는 존재를 죽이는 거지 ”


웃고 있었으니까




“ 아한의 주인께서 보자고 하신다 . ”


경비단의 대장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를 완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이 남자를 도시의 주인께 데려가는 것


그것이 이 도시를 수호한다는 경비단 대장에게 맡겨진 임무


“ 발버둥 치지 마라 어차피 너는 도망칠 수 없어 ”



지금 이 상황 그대로 였다면 . 이 남자의 말이 맞았을 것이다 .



하지만


“ 뭐야 ”


“ 대장 이상..... 합니.... ”



[ 콰지지직!!!! ]



6구역에서 울리는 괴상한 소리



남자를 가장 빛내주던 경비단의 스포트라이트도


그를 에워싸던 경비단들도


어느 한순간


아한에서 가장 밑바닥인 6구역의 어둠으로 빨려 들어갔다 .



[ 보스 다운 했어 ]



남자의 귀에서 소리가 들리자


남자를 구속했던 중력도 점점 약해지고


더 이상 그를 잡아둘 수 없을 정도로 나약해졌다 .


“ 전파 방해 장치가 ...!!! ”


경비단 대장이 이 상황을 알아챘을 때는 이미 늦은후 였다 .


경비단의 비행기도


아한의 사냥개인 그들도


점점 빛을 잃어 버리고 허우적 거리기 시작했다


“ 전부 투시경모드를!!!! ”


경비단의 대장이라는 직책은 허울만은 아니었는지 빛이 사라지자 그다음 대책을 명령 했지만


이미 늦었다.


[ 보스가 누군지 보여주라고 ]



그들을 향한 도깨비불이 도시의 사냥개들을 향해 불타오르기 시작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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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아코로카무이 24.09.12 5 0 12쪽
18 복수의 시작 ( 5 ) 24.09.11 7 0 11쪽
17 복수의 시작 ( 4 ) 24.09.10 8 0 11쪽
16 복수의 시작 ( 3 ) 24.09.08 8 0 10쪽
15 복수의 시작 ( 2 ) 24.09.07 8 0 11쪽
14 복수의 시작 24.09.05 9 0 11쪽
13 믿을수 없는 진실 ( 6 ) 24.09.04 10 0 10쪽
12 믿을수없는 ( 5 ) 24.09.03 10 0 10쪽
11 믿을수 없는 진실 ( 4 ) 24.09.02 9 0 12쪽
10 믿을수없는 진실 ( 3 ) 24.09.01 8 0 11쪽
9 믿을수 없는 진실 ( 2 ) 24.08.31 9 0 9쪽
8 믿을수 없는 진실 ( 1 ) 24.08.29 10 0 10쪽
7 렌 ( 3 ) 24.08.28 8 0 12쪽
6 렌 ( 2 ) 24.08.26 10 0 11쪽
5 24.08.23 11 0 10쪽
4 빛 한줌도 없는 ( 4 ) 24.08.23 10 0 14쪽
3 빛 한줌도 없는 (3) 24.08.21 15 0 13쪽
» 빛 한줌없는 (2) 24.08.14 19 0 13쪽
1 빛 한줌없는 24.08.09 4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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