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 한번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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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라떼
작품등록일 :
2024.08.10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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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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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아티팩트 (1)

DUMMY

"강원도는 잘 가고 있냐?"


진혁은 음료수를 마시며 지금 쯤 강원도에 갔을 승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니, 아직 출발 안 했는데 이제 곧 가려고. 너도 같이 갔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네."


"난 다리가 안 움직여서 못 간다니까. 혼자 빨리 갔다 와. 그래야 다른 곳에 있는 아티펙트도 모으지."


"맞아. 그래야지. 근데 지금 내가 뭔가 이상한 걸 보는 것 같은데. 꿈을 꾸고 있는 건가?"


"갑자기 뭔 개소리야? 꿈은 강원도 가는 버스에서 많이 꿔."


진혁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니, 침대에 누워있어야 할 새끼가 자판기에 기대서 음료수를 마시는 것 같아서."


"뭐?"


순간 표정이 굳어지며 소름이 돋은 진혁은 천천히 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 곳엔 내부가 꽉 찬 커다란 가방을 매고 전화를 받고 있는 승호의 모습이 보였다.


"워우! 깜짝이야! 어우, 왔으면 말을 하지. 왜 안 가고 여기 왔어?"


진혁은 차분하게 천천히 뒷걸음질을 치며 말했고 승호는 잘만 움직이는 진혁의 다리를 무표정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야 이 개새끼야!!"


"야! 아니야! 아니라고!!"


승호는 진혁에게 달려들었고 병원 복도 안에서의 추격전이 벌어졌다.


"또 두 사람이에요?!"


얼마 가지 못하고 간호사로 인해 끝나버렸지만···


"한번만 더 그러시면 보호자한테 연락할 거니까 주의해주세요."


둘은 병실 안으로 들어가 침대에 걸터앉았다.


"다리는 어떻게 된 거냐?"


승호는 꼼지락거리는 진혁의 다리를 유심히 보며 말했다.


"나, 나도 몰라. 아침에 일어나니까 갑자기 움직이는 걸 내가 어떻게 설명하냐? 기억이 들어오면서 신체도 좋아지는 그런 전개인가? 아무튼 의사도 이거 보고 기적이라 하더라고."


진혁은 본인도 어이없다는 웃음을 지으며 승호의 가방을 쳐다봤다.


"근데 너 어디 이사가냐? 강원도 한번 갔다 오는데 가방에 뭐가 그렇게 잔뜩 들은 거야?"


"자취방 내놓고 네가 말했던 주식 풀매수 했다. 이런 건 빨리 사야지."


"뭐? 그게 하루 만에 가능해?"


"보증금 덜 받겠다 하니까 바로 해주던데?"


"갈, 갈 곳은 있냐?"


"같이 일하는 형 집에 얹혀서 지내기로 했어. 짐은 일단 여기 두려고 왔지."


"넌 진짜 미친놈이다. 대단한 새끼."


진혁은 엄지를 치켜들었다.


"근데 어머니는 어디 계시냐? 인사 한번 드리려고 했는데."


승호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엄마? 여행 갔어."


"여행? 너 깨어난 지 3일 밖에 안 되지 않았냐? 근데 지금 여행을?"


"탈룰라 하지 말고 새꺄. 이제 다리도 움직이는데, 5년 동안 아무 데도 안 가셨다 하니까 세상 망하기 전에 여행 한번 갔다 오시라고 내가 억지로 보낸 거야."


진혁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잘했다."


"엄마지만··· 불쌍하잖아. 나 때문에 5년 동안···"


승호는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옷을 하나 꺼내 눈물을 머금으려는 진혁을 향해 던졌다.


"솔직히 어머니 계시면 허락 안 하실 거니까 나 혼자 갈려고 했는데, 지금은 허락 안 맡아도 괜찮겠네. 빨리 옷 입어."


"그냥 너 혼자 가면 안되냐?"


"그럼 나도 안 가지."


"하아, 그래···"


진혁은 한숨을 쉬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자! 근데 옷 빤 거지?"


"너보다 깨끗해. 새꺄."


진혁은 승호가 준 옷으로 갈아입고 침대 위에 간호사를 위한 금방 돌아오겠다는 쪽지를 올려둔 뒤 모자를 깊숙이 눌러 쓰고 몰래 병원에서 나왔다.


"근데 어제부터 그 간호사한테 좀 미안하긴 하다."


승호는 어제부터 자신들을 위해 소리치며 고생하시는 간호사를 생각하며 말했다.


"뭐 어때? 세상을 구하려는 건데."


"우와. 소름 돋았다. 중2병 같아."


"나 아직 정신은 고등학생임. 아저씨야."


"그럼 넌 아직 술 먹지 마."


"어? 그렇네? 나 이제 술 먹을 수 있구나! 야! 강원도 가서 술 한번 먹자!"


"고등학생이 술은 무슨 술이야?"


"마실 거임. 사주셈."


"아! 그딴 말투 쓰지 마!"


둘은 서로의 말에 키득 웃으며 강원도를 향했다.



* * *



"여기가 기억 속에서 봤다는 그 곳이야?"


"맞음. 여기서 저 길로 올라가면 됨."


"하아, 알았어, 알았어. 이따 술 사줄 테니까. 그 말투 그만해 새꺄."


강원도에 오는 내내 음슴체를 쓰는 진혁을 한 대 쥐어 팰까 생각하던 승호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원도 왔으니까 막걸리 어때? 아니, 삼겹살에 소주를 마실까? 아니면 치맥??"


진혁은 크으~ 하며 술 마시는 흉내를 냈다.


"술 마실 생각에 신났네. 근데 이제 어떻게 가야 되냐? 버스도 여기까지가 끝이고 설마 저 길을 걸어 가야 하거나 그런 거냐?"


"뭔 소리야. 택시 타고 가야지. 로드뷰에 뜨는 곳인데 택시가 안 가겠냐? 그리고 내 기억 속에서도 여기에 차 많이 다녔었어."


"근데 차가 많이 다녔으면 기억 속에서는 거기서 검을 어떻게 얻었냐? 누가 먼저 안 가져가고 계속 거기 있었던 거야?"


"아무리 몬스터가 나온다고 해도 누가 폐가에 들어가겠냐?"


"그렇긴 하겠네."



10분 후.



"택시 언제 오냐?"


"기다리면 오지 않을까?"


"스마트폰으로 불러봐."


"이미 해봤는데. 주변에 택시가 없어서 안 된다네."



30분 후.



"택시 안 오는 거 아니야? 그보다 차가 한 대도 안 지나가는데?"


"아냐, 올 거야. 난 5년 간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있던 적도 있는데 이걸 못 기다리냐?"


"그래, 곧 오겠지."



1시간 후.



"야."


"왜?"


"그냥 걸어가자."


"그래."


둘은 한참을 기다렸지만 차 하나 눈에 보이지 않음에 포기하고 포장이 잘 된 산길을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이렇게 포장이 잘 된 길에 왜 택시가 한 대도 안 오는 거지?"


"이상하다. 기억 속에서는 여기에 차가 꽤나 많이 다녔는데."


둘은 현 상황에 대해 투덜대며 길을 올라갔다.


"여긴 자동차 안 와. 도로도 이제 막 깔렸는데 이런 시골에 오긴 누가 와?"


위에서 내려오던 할머니가 둘의 얘기를 듣고 슬며시 말을 흘렸다.


"아."

"아."


스쳐지나가는 말이 귀에 박혀버린 진혁과 승호는 순간 자리에 멈춰 섰다.


"괜히 시간 낭비했잖아! 이 새꺄!!"


승호는 혹시 몰라 가져온 삼단봉을 주머니에서 꺼내며 진혁을 죽일 듯이 쫓아갔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았겠냐고!!! 그리고 그건 대체 어디서 나온 거야!!"


진혁은 생명의 위험을 느끼고 전속력을 다해 뛰기 시작했다.


"헉. 헉. 헉. 야··· 너 체력이 뭐 이리 좋아···"


더는 뛰면 죽을 것 같은 승호가 멈춰서 숨을 헐떡거렸다.


"내가 원래 체력이 좋잖아. 이 정도에 숨차서 되겠냐? 넌 운동 좀 해야겠다."


"깨어난 지 삼일 밖에 안 됐으면서 말이 안 되잖아. 헉. 헉."


"그건··· 그렇네?"


꽤나 많이 뛰었지만 숨 하나 차지 않고 멀쩡한 진혁은 자신의 몸을 둘러보며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아까 병원에서 신체가 강화되는 전개라고 한 거 진짜 아니냐?"


"그냥 장난으로 말했던 건데··· 진짠가?'


"사기캐 자식. 너 다 해먹어라."


"다 해 먹으려고 가는 중이잖아."


"헉. 헉. 그래. 힘드니까 그만 하자."


승호는 삼단봉을 집어넣고 진혁의 부축을 받으며 길을 올랐다.


"여기냐?"


"여기인데···"


1시간 정도 길을 올라갔을 때 스마트폰으로 봤던 풀숲 안 폐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너 먼저 들어가라."


"음··· 그냥 내일 다시 올까?"


산골이라 그런지 해가 빨리 졌기에 주변은 어두컴컴해지기 직전이었다.


"왜? 쫄리냐?"


"어. 겁나 쫄린다. 넌 안 쫄리나 보지? 어디 있는지 알려줄 테니까 네가 가서 가져와라."


"자랑이냐?"


"자랑이다."


진혁은 자신의 나약함을 가슴 펴고 자신 있게 인정했다.


"기억 속에 다 있다면서! 그럼 별로 안 무서울 거 아니야!"


"기억 속에선 내가 아니잖아! 그리고 기억 속에선 낮에 왔었다고! 그 여자도 밤에 왔으면 고개 절레절레 저으면서 다시 돌아갔을걸?"


"하아, 그래서 안 갈 거냐?"


승호는 한숨을 쉬며 폐가를 손으로 가리켰다.


"가긴 가야지··· 시바! 그래! 가자!!"


"가자!!"


둘은 서로 어깨를 잡고 폐가로 발을 내딛···


"그냥 내일 올까?"


으려다가 말았다.


"하아, 작작 좀 해! 새꺄! 이게 만화나 웹소설이었으면 질질 끈다고 욕 먹을 전개라고!"


"갑자기 뭔 개소리야! 그런 게 왜 나와!"


"몰라! 새꺄! 게이트 열리고 몬스터 나온다는데 여기가 만화나 웹소설 세계인지 어떻게 알아!"


승호의 말을 들은 진혁은 어두운 하늘을 올려다봤다.


"작가 이 개새끼야!! 뭔 이딴 전개를 넣어!! 우리도 사람이야 이 새꺄!!"


"갑자기 뭐하냐?"


"만화나 웹소설 세계 아니냐면서, 이렇게 하면 작가가 생각하는 게 있어서 전개 바꾸거나 그러지 않겠냐?"


"그렇네? 작가 이 개시발새끼야!! 만년의 기억은 얼어죽을! 회빙환이 아니면 새로운 줄 아냐? 어쭙잖은 창의력 발휘하지 말고 차라리 회빙환을 해! 이 개호로새끼야!!"


승호는 하늘을 향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뱉어냈다.


"뭐 바뀌는 거 없냐?"


"딱히 없는 것 같은데?"


"에휴, 그냥 들어가자."


"그래, 소리 지르니까 긴장도 다 풀렸다."


소리를 지르며 공포를 떨쳐낸 둘은 스마트폰으로 라이트를 비추며 풀숲을 헤치며 나아갔다.


"여기 들어가면 검은 어디에 있냐? 빨리 그것만 갖고 나오자."


"그···"


진혁은 머뭇거리며 말하기를 망설였다.


"어딘데? 또 천장에 있거나 그런 거야? 그런 건 아니지? 누가 검을 천장에다 둬?"


"이젠 말 안 해도 척이네."


"에이, 썅."


승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주먹을 꽉 쥐었다.


"이번엔 네가 올라가라."


"알았다. 알았어."


꽉 쥔 주먹을 지켜본 진혁은 두 손을 펼쳐 진정시키려는 듯 워워~ 하며 말했다.


"그럼 연다."


끼익-


"와~ 소름. 문 여는 소리도 무섭냐."


승호는 문 여는 소리에 몸을 한 번 떨며 말했다.


스마트폰 라이트로 비추어진 폐가 안은 말 그대로 폐가였다.


바닥 밑천장이 다 뜯어지고 창문은 전부 깨져 있었으며 의미 모를 쓰레기들과 장식품들의 잔해가 난장판을 이루고 있었다.


"여긴 뭐 하는 곳이었냐?"


"골동품을 수집하는 취미를 가진 사람의 집이었어. 근데 그 사람이 세상을 뜨면서 유가족들이 이것저것 다 버리고 간 거지."


"골동품? 근데 여기에 왜 검이 있냐?"


"천장에 넣어둔 걸 그 사람들이 어떻게 찾겠냐? 못 찾고 그 안에 계속 방치된 거지."


진혁은 구석에 놓여진 낡은 의자를 찾아 밟고 올라가며 말했다.


"기억 속에 있는 사람은 영안실에 있는 반지도 그렇고 지금 이것도 그렇고 다 어떻게 찾았대?"


"사령의 반지는 그걸 갖고 있던 동료가 말해줬고 여기는 기억의 주인이 적한테서 도망치다가 우연히 숨어들었던 곳인데 천장에 있는 이 틈을 발견했었어."


진혁은 천장에 인위적으로 벌어진 틈을 발견하고 그 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있냐?"


"어, 있어. 음? 근데 뭐지?"


"왜? 뭔데?"


"이거 하나가 아닌데?"


진혁은 천장에서 흑색의 검 한 자루와 백색의 검 한 자루를 꺼내 내려왔다.


"두 자루나 있네?"


"그러게? 기억 속에는 하얀 거 하나밖에 없었는데. 못 알아채고 두고 간 건가?"


"오~ 개이득이네!"


"하나 너 가져라."


"와! 미쳤다 이거."


진혁은 흑색의 검을 건넸고 처음으로 진검을 만져 본 승호는 조심스럽게 검집에서 검을 뽑았다.


"근데 뭐라 적혀있는데?"


승호는 검신에 새겨진 한자를 발견하며 말했다.


"기억 속에선 내꺼는 백야검이라 적혀있었으니까 그건 검은색이니 흑야검 아니야?"


"그런가?"


"한자 공부 좀 해라. 나보다 5년은 더 살았으면서 그것도 모르냐?"


"살면서 한자를 쓸 일이 뭐가 있다고. 뜻이 뭔데?"


"···"


진혁은 아무 말없이 검을 돌려가며 바라봤다.


"나가자. 그냥."


"그래··· 근데 술 사줄 거야?"


"사주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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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화. 아티팩트 (1) 24.08.12 1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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