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 한번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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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라떼
작품등록일 :
2024.08.10 23:16
최근연재일 :
2024.08.25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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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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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유민아 (3)

DUMMY

"이, 이번엔 왜 칼이냐?"


승호는 무딘 칼이었지만 날붙이라는 것에 대한 본능적인 압박감을 받으며 뒤로 주춤거렸고 진혁은 두 손으로 백야검을 잡고 자세를 잡았다.


"쫄지 마. 그래봤자 고블린이야. 그래도 긴장은 놓지 말고."


"어쩌란 거야."


승호는 투덜대며 긴장이 가득한 몸을 털어내고 가드를 올렸다.


[몬스터 소리 아니야? 뭐하냐? 빨리 안 찍어?]

[우리 덕배 초심 잃었냐?? 빨리 화면 돌려!]

[덕배야! 회귀자 형님 보여줘!!]

[알림-100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카메라 돌려라.]


덕배는 들려오는 후원 메세지에 가출했던 정신을 다시 부여잡고 바닥에 놓았던 카메라를 손에 쥐었다.


"형, 형님들! 저 덕배입니다!! 절대 놓치지 않고 찍겠습니다!!"


[믿었다 덕배!!]

[고블린 이잖아? 좆밥 아니야?]

[좆밥이면 니가 가서 잡아봐.]


"그 전에 100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리액션으로 제로투를!"


[미친새꺄! 그냥 찍어!!]

[추면 죽인다! 리액션 나중에 하고 빨리 돌려!]

[ㄹㅇ 감다뒤네 ㅋㅋㅋㅋ]


게이트에서 나온 고블린들은 주변을 둘러보다 가면을 쓴 그들을 바라봤다.


"이제야 여길 보냐?"


진혁은 가장 앞에 있는 고블린을 향해 달려들며 백야검을 휘둘러 고블린의 몸을 사선으로 갈랐다.


"기분 나쁜 감각이네···"


"그치? 나도 처음엔 그랬다."


이전 게이트에서 홉고블린을 반으로 갈랐을 때는 제정신이 아니었기에 그 감촉을 느낄 여유따윈 없었다.


만년의 기억이 있다 해도 처음으로 느낀 살아있는 생물을 가른다는 감각과 코 끝에 맴도는 피의 비릿함은 썩 기분 좋은··· 아니 절대적으로 불쾌한 감각이었다.


"케륵!"

"케르륵극!"


고블린들은 자신들의 동료가 베어지자 격분하며 진혁을 향해 달려들었다.


캉!


승호는 진혁을 향해 휘두르는 고블린의 칼을 글러브로 막았고 그러자 고블린의 녹슨 칼이 힘없이 부러졌다.


"이런 칼에는 종이도 안 잘릴 것 같은데? 썅! 괜히 겁먹었잖아!"


승호는 그대로 고블린들이 가득한 한가운데로 달려들며 주먹으로 무쌍을 찍기 시작했다.


"하아, 흥분하지 말라니까."


진혁은 한숨을 내쉬며 달려오는 고블린을 검으로 베어 넘겼다.


[양학 아니야? 고블린이 불쌍한데??]

[진짜 가슴이 웅장해진다!]

[근데 이거 방송 가능??]


덕배의 채팅창은 불같이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이것은 비단 채팅창에서 만이 아니었다.


"저게 가능해?"

"몬스터를 꼬맹이 다루는 듯이 하잖아?"

"왠지 의욕이 떨어지는데···"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겠지?"


가면을 쓴 회귀자 무리의 활약에 군인들은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환호를 내질렀고 헌터들은 자신들과 다른 경지의 그들에게 의욕을 잃은 이가 있는 반면 향상심에 의욕을 불태우는 이도 있었다.


'민아는 보여준다더니 뭐하고 있는 거지?'


[고양이 가면은 혼자 뒤에서 뭐함?]

[킹냥이 수준 ㅋㅋㅋㅋㅋ]

[현실 반영 미쳤고.]


진혁과 채팅창은 뒤에서 가만히 손 놓고 있는 고양이를 보며 의아해 했다.


"으음··· 이거 어떻게 한담?"


민아는 가면속에서 난감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며 고민했다.


"뭐하고 있는 거야? 준비하는 거라도 있어?"


진혁은 고블린을 베어 넘기고 뒤로 물러나며 민아에게 말했다.


"보여주려고 해도 이렇게 갑자기 앞으로 뛰어가면 무리라고요! 아직 에임도 잡기 어려운데."


"에임??"


민아는 진혁을 질책하듯 다그쳤고 그는 당황해 하며 앞에서 무쌍에 빠져들어 위험하게 웃고 있는 승호에게 외쳤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앞에 아무도 없으면 되는 거지? 승, 아니 곰아! 일단 뒤로 물러서!!"


[곰이라 부르는 거 실화임? ㅋㅋㅋㅋㅋ]

[뭐라 부르려다 멈춘 것 같은데 호칭 좀 미리 정해 놔라 ㅋㅋㅋㅋㅋ]


"곰? 나 부르는 거야? 알았어! 뒤로 빠질게 토끼야!!"


[토끼야! ㅇㅈㄹㅋㅋㅋㅋㅋ]

[앞으로 회귀자라 부르지 마셈. 토끼라고 불러 ㅋㅋㅋㅋ]

[그럼 회귀자 모든 게 강해도 가장 중요한 게 약한 거 아니야?? ㅋㅋ]

[너어는 진짜 ㅋㅋㅋㅋ]


승호는 큰일이 생긴 거 아닌가 생각해 급히 진혁이 있는 곳으로 물러섰고 고블린은 그를 따라 미친 듯이 달려왔다.


"이제야 할 수 있겠네요!"


민아는 옆으로 매고 있던 가방에서 장난스런 무언가를 꺼내 만족스런 표정으로 양손에 쥐었다.


"짜잔!"


"어! 그건 총··· 아니, 설마 비비탄 이야?"


처음 3초 동안 총으로 보였던 장난감 비비탄 총에 진혁은 가면 안에 표정이 숨겨진 게 다행이라 생각할 정도로 당황했다.


"몬스터한테는 총이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잖아! 그것도 비비탄이면!"


"잠자코 보시라고요!"


민아는 노발대발하는 진혁의 말을 끊으며 고블린들에게 비비탄을 조준했다.


탕! 탕! 탕!


절대 비비탄에서는 나지 못할 소리와 함께 달려오던 고블린의 미간이 비비탄 총알에 관통했다.


[몬스터한테는 총 안 통하는 거 아니었어??]

[역시 킹냥이 할땐 하네!]

[근데 저거 비비탄 아니야?? 총구가 주황색인데?]

[설마 비비탄이겠냐? 생각을 하고 말하셈]


이 장면에 놀란 건 진혁 역시 마찬가지였다.


"방, 방금··· 어떻게 한 거야?"


"어때요? 대단하죠?"


놀란 기색이 역력한 진혁의 반응에 민아는 뿌듯해 하며 말했다.


"대단하긴 한데, 아니, 그것보다."


"일단 저것부터 처리하자고요!"


탕! 탕! 탕!


[저 총 삽니다! 구매처 어디인가요?]

[저거 비비탄 맞는데? 다 찾아보고 옴. 아마 개조 한듯?]

[비비탄? 개소리 아님??]


"야, 총은 사용하지 못한다 하지 않았어?"


"그, 그랬지?"


승호는 그 광경을 벙쪄서 쳐다보는 진혁에게 다가가 말했다.


진혁이 민아가 총을 사용하는 걸 보고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에게 들어온 만년의 기억 속에선 처음 게이트가 나타나고 많은 연구자와 헌터들이 인간이 만든 최강의 무기인 총을 다루기 위해 무수한 노력과 연구를 했지만 그 누구도 이것을 사용할 가능성을 제시하지 못했었다.


"총을 사용하는 헌터라면 기억 속에서 당연히 알려져 있어야 했을텐데. 왜 알려지지 않았지?"


"그래? 그러면··· 원래는 죽었을 운명이었거나 비슷한 걸로 세상에 나오지 못한··· 뭐 그런 거 아니야?"


"죽었을 운명··· 그런가···"


진혁은 인류가 멸망하는 미래를 바꾸기 위해 전국의 아티팩트를 모으고 가면까지 쓰며 사람들에게 정보를 알리고 몬스터를 처치해왔지만 한켠에서 새어나오는 막연한 불안감은 항상 그를 심적으로 불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앞에 서있는 변화의 시작을 보자 진혁의 마음에 조금씩 고양감이 들기 시작했다.


"뒤에서 불길한 소리 그만하고 앞으로 나설 준비 해요! 챙겨온 비비탄도 이제 끝나간다고요!"


어느새 민아의 앞에는 비비탄에 쓰러져 시체의 탑을 쌓은 고블린이 한 트럭은 되어있었다.


"우와··· 살벌한데?"


"이래서 총을 사용하려고 그렇게 애를 썼었구나."


"어? 야! 저기 게이트에서 나오는 저거!"


진혁은 게이트를 가리키는 승호에게 가만히 있으라 손짓하고 검을 옆으로 빗겨 들며 앞으로 나섰다.


"타이밍 좋네."


[이제 보스 타임이네.]

[고양이 학살 미쳤다. 킹냥이 ㅇㅈ]

[보스 나오니까 토끼가 나오네.]

[토끼 ㅋㅋㅋ 토끼 팟팅!]

[아 씹! 어딜 버릇없게 회귀자한테 토끼라니! 아무튼 토끼 힘내!]


게이트에선 서울역 게이트에서 나왔던 홉고블린 보다 더욱 크고 험상 궂게 생긴 녀석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케르으륵!"


홉고블린은 마치 이미 죽은 부하들에게 화를 내듯 고블린들의 시체에 발길질을 하며 앞으로 걸어왔다.


녀석의 손에는 곳곳에 녹이 슨 자국이 있지만 결코 무뎌보이지 않은 흉폭한 칼이 들려있었다.


[와··· 개무섭네 ㄹㅇ]

[저게 앞에 있으면 바로 지릴 듯]

[덕배 괜찮음? 지리지 않았어?]

[체급 차이 지리는데 토끼가 이기려나?]


"후우."


진혁은 숨을 고르며 자신보다 머리 한 개는 더 커보이는 홉고블린의 앞에 섰다.


'크다··· 그냥 고블린에 비해 지능이 있는 녀석이었지? 마구잡이로 오진 않을 거야. 그래도 조심해서···'


게이트에서 나온 고블린들을 상대했을 때와 다른 공기 속에서 진혁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며 검을···


"아! 잠시만요!"


탕!


"역시 보스한테는 안 되나?"


민아는 총알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던 비비탄으로 홉고블린을 향해 쐈지만 이마에 패인 자국만을 남기고 힘을 잃은 채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케르으아악!!!"


홉고블린은 마치 미간에 콩알탄을 맞은 듯한 기분 나쁘게 아프고 따가운 충격에 소리를 내지르며 광분하기 시작했다.


"아··· 하하··· 죄송합니다. 될 수도 있었는데···"


민아는 목에 손을 올리고 멋쩍게 웃으며 아쉬워했다.


"야! 이 씨!"


진혁이 뒤를 돌아 민아에게 욕을 내뱉으려던 그 찰나의 순간 위에서 부터 홉고블린의 칼이 내려쳐 왔다.


"뒤에!"


승호의 다급한 외침에 진혁은 반사적으로 검을 들고 있던 팔을 위로 올렸다.


캉!


가까스로 막아낸 일격이었지만 광분한 홉고블린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흉폭한 칼을 두 손으로 쥔 채 마구잡이로 내리쳤다.


"케르으으걱!!!"


진혁은 이빨을 꽉 문 채 다른 손으로 검등을 받치며 다리가 땅에 박힐 듯한 무게 감이 느껴지는 홉고블린의 난타를 받아냈다.


[설마 밀리는 거임?]

[에이··· 설··· 설마···]

[ㄹㅇ 살벌하네. 토끼 이거 맞아??]


"왜 그렇게 맞고만 있어!!"


뒤에서 지켜보던 승호가 답답해 하며 소리쳤다.


'이 녀석이 지치지 않는 걸 어떻게 하라고!'


진혁은 지칠 줄 모르는 홉고블린의 타격에 몸이 저려오는 걸 느꼈고 지금의 실력으로 홉고블린의 칼을 빗겨내기 위해 살짝이라도 검의 방향을 바꾸는 순간 홉고블린의 칼이 자신을 내리칠 거란 걸 감각으로 알고 있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홉고블린의 타격이 먼저 끝날 것인가, 아니면 타격을 버티지 못하고 자신이 먼저 쓰러질 것인가.


'이대로 있을 수는 없어··· 이게 될 진 모르겠지만!'


계속되는 타격 속에서 무언가를 결심한 진혁에게 홉고블린의 무거운 칼이 내려쳐 왔고 진혁은 녀석의 일격을 받아냄과 동시에 손에서 검을 놓았다.


"지금!"


진혁은 타격에서 오는 힘을 이용해 몸을 빠르게 회전 시켰고 그대로 홉고블린의 얼굴에 뒤돌려차기로 정타를 꽂아 넣었다.


"케륵!"


관자놀이에 강력한 일격을 맞은 홉고블린은 옆으로 날아오르며 쓰러졌다.


[오오!!!!!]

[미쳤다! 저게 회귀자??]

[와 ㅅㅂ 거의 영화 보는 줄.]

[태권도 좀 했나??]


"아직이야!"


진혁은 곧바로 땅에 떨어진 백야검을 주워들어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려는 홉고블린의 다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케으으그각!!!!"


홉고블린의 비명과 같은 괴성은 주위에 있는 헌터들과 군인들의 등골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시끄러워."


진혁은 그대로 주저앉은 홉고블린의 목을 직선으로 베었다.


홉고블린의 목이 떨어져 바닥에 뒹굴어짐과 동시에 게이트가 일그러지더니 마치 블랙홀처럼 모든 걸 빨아들일 정도의 강력한 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채앵!


모든 고블린의 사체가 게이트에 빨려 들어가자 게이트는 그대로 소멸했다.


"휴우, 난 또 네가 지는 줄 알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승호가 다가왔다.


"저번에는 쉽게 처치했으면서 이번엔 왜 그렇게 힘들어한 거야?"


"저번엔··· 솔직히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안나. 제정신이 아니었기도 하고 이번엔 진짜 맨정신이었잖아. 진짜 무서워 죽는 줄 알았네."


진혁은 처음으로 마주한 이형적인 공포에 전투가 끝난 지금도 다리를 덜덜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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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화. 유민아 (3) 24.08.20 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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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6화. 서울역 게이트 (1) 24.08.15 13 0 14쪽
6 5화. 아티팩트 (3) 24.08.14 15 0 12쪽
5 4화. 아티팩트 (2) 24.08.13 16 0 11쪽
4 3화. 아티팩트 (1) 24.08.12 12 0 12쪽
3 2화. 만년의 기억 (2) 24.08.11 22 0 16쪽
2 1화. 만년의 기억 (1) 24.08.10 31 0 13쪽
1 프롤로그 24.08.10 42 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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