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 한번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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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라떼
작품등록일 :
2024.08.10 23:16
최근연재일 :
2024.08.25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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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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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유민아 (2)

DUMMY

진혁은 크게 한숨을 내쉬며 만세를 부르는 민아의 손에 쥐어진 고양이 가면을 빼앗았다.


"엇! 뭐··· 뭐예요!"


"이건 압수야."


"그래요··· 가져가세요."


민아는 상관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가방에서 고양이 가면을 하나 더 꺼냈다.


"?? 이것도 압수."


"그럼 하나 더."


"이, 이것도."


"하나 더···"


진혁은 몸을 휘청거리며 황당해 하더니 귀여운 고양이 가면이 끊임없이 나오는 가방을 통째로 빼앗았다.


"뭐가 이렇게 많아! 게다가 생긴 것도 다 다르잖아!"


"어떤 게 좋을지··· 고민 돼서··· 어떤 게 좋을까요?"


"전부 안 돼!"


민아는 뾰루퉁하게 입술을 내밀며 다시 노트북을 꺼내 들었다.


"안 받아주신다면 어쩔 수 없죠."


"스, 스탑!"


진혁은 재빨리 민아의 노트북을 닫았다.


"동, 동료로 받아주긴 하겠지만 어디까지나 인터넷에 관련한 부분 만이야. 마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몬스터들이랑 싸울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마."


진혁은 낮고 진지한 목소리로 민아의 병약한 눈을 보며 말했다.


"에이~ 설마 얘가 몬스터랑 싸우려고 하겠어? 너무 앞서나갔다."


승호는 대수롭지 않게 어깻짓을 하며 말했다.


"맞는데요?"


"뭐?"


너무 자신만만한 민아의 말투에 승호는 삐끗하며 자세를 흐트렸다.


"자, 저도 할 수 있어요."


"할 수 있다고? 뭘 할 수 있는데? 몬스터를 제대로 상대한 적도 없으면서 그 딴 소리 하지 마."


"오··· 회귀자 같은 말이다···"


진혁은 중압감이 느껴지는 낮은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했지만 민아는 겁먹기는 커녕 들은 말을 곱씹으며 마치 변태 같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으윽···"


진혁은 알 수 없는 불쾌감에 표정을 구기며 순간 뒤로 물러섰다.


"그, 그럼! 몬스터가 나오는 곳에 한번 데리고 가주세요! 그런 다음에 판단해주세요!"


"하지만 그건 너무 위험해. 이건 게임도 만화도 소설도 아니야. 죽으면 바로 끝나는 거라고!"


"어쩔 수 없죠··· 참고로 앞으로 5분 뒤에 제가 방어벽을 업데이트 시키지 않으면 방어벽은 바로 폭발될 거에요. 그러면 국정원에선 바로 여기를 알 것 같은데··· 어떻게 할까요?"


"국, 국정원?"


"네. 국정원에서 너튜브에 자료 요청을 보내고 어떻게든 단서를 찾으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너튜브에 가는 메일도 제가 다 막고 있지만··· 조금만 풀어두면 어떻게 될지···"


능청스럽게 다리를 꼬며 지어 보이는 옅은 미소는 마치 점점 도망칠 수 없는 구석으로 몰아넣는 악마의 미소 같았다.


"방금 전까지 소심했던 녀석은 어디 간 거야?"


승호는 풍겨오는 압박감에 팔을 앞으로 들며 뒷걸음질 쳤다.


"아, 아까는 긴장해서 그런 거고요. 그보다 어떻게 할 거예요? 네??"


민아는 대답을 재촉하며 소리를 높였다.


"아, 알았어···"


진혁은 식은땀을 흘리며 눈을 내리 깔았다.


"예이~"


승호는 고개를 숙인 채 분해하고 있는 진혁에게 다가가 귀에 속삭였다.


"우리··· 잘못 걸린 거 아니야?"


"하아··· 시발···"


"예에~~"



* * *



"지금이라도 못하겠으면 돌아가."


"싫은데요? 이미 말 끝난 거 왜 이러실까?"


"하아, 처음 봤던 그 소심한 녀석은 어디로 사라진 거야."


"그, 그때는 실물 영접으로 인한 떨림으로··· 그, 그리고 그땐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고 회귀자님을 찾고 지키느라 움직일 힘도 없었다고요."


민아가 진혁을 찾아온 지 이틀이 지나고 서울의 한 도로 위에 게이트가 발생했고 그들은 게이트 브레이크가 발생하는 지금을 노려 가면을 쓴 채 출입이 통제된 도로에 찾아갔다.


"그래도 한번 보자. 어떻게 할 진 모르겠지만 큰소리치는 이유가 있겠지."


"하아, 위험해도 안 도와줄 거니까 그렇게 알아."


"걱정하지 말라고요."


진혁은 여전히 못 미더워 했지만 민아는 작은 어깨를 피며 자신만만해 했다.


"정지. 정지."


도로의 출입을 통제하던 군인이 앞에서 다가오는 가면을 쓴 정체 모를 사람들을 수상해 하며 다가왔다.


"정지하십시오. 여긴 헌터 이외에 출입이 금지된 지역입니다. 헌터라면 자격증을 제시해주십시오."


진혁은 군인에게 헌터자격증을 제시하는 대신 백야검을 그의 목에 갖다 댔다.


"게이트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꼼, 꼼짝 마!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같이 근무를 서고 있던 다른 한 명의 군인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총을 꺼내 들어 진혁을 향해 조준했다.


진혁은 재빨리 가까이에 있는 군인의 옷깃을 잡고 자신에게로 끌어 검의 날 부분을 목에 대어 인질로 잡았다.


"총 내려놔. 그렇지 않으면 이 군인은 죽는다."


"이, 이찬호 병장님!"


진혁을 조준하던 군인은 잡힌 채 거의 울듯한 공포에 질린 후임 병의 표정을 보고 총을 아래로 내렸다.


'미, 미안··· 군인들아···'


군대에서 전역하지 얼마 되지 않은 승호는 곰 가면 속에서 측은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 이제 김순우 일병은 놓아줘!"


"그럴 수는 없지. 너는 이대로 우리와 같이 간다."


진혁은 인질을 놓아주지 않고 게이트에 다가갔고 그 모습을 발견한 군인들은 진혁에게 총을 조준하지도 못한 채 그가 가는 길을 뒤쫓았다.


"저 사람들은 뭐야?"

"어? 저 가면 그 사람 아니야??"

"회귀자가 왔다고??"


게이트 브레이크를 대비해 주위에 배치되었던 헌터들은 가면을 쓴 그들의 모습을 보고 웅성대기 시작했다.


"형, 형님들!! 지금 무슨 상황인지 아십니까?? 회귀자가 게이트에 왔습니다!!!"


그 중 방송을 하고 있던 시대착오적인 아프로 머리를 한 헌터 이덕배가 떡상각을 예상하며 흥분에 가득 찬 텐션으로 자신을 찍고 있던 카메라를 진혁에게 돌렸다.


[회귀자???? 이왜진??]

[역시 우리 회귀자 형님!! 믿고 있었어!!!]

[고양이 가면은 또 누구??]

[?? 근데 군인은 왜 잡고 있는 거임?]


회귀자가 나타난 사실이 순식간에 퍼져 그 방송은 사람들이 미친 듯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오오!! 새로 오신 형님들! 인사 오지게 박겠습니다!! 추천, 구독 부탁 드립니다!!"


[인사 같은 건 필요 없고 회귀자나 열심히 찍어]

[그거 그대로 가서 인사하면 100만원 후원함.]

[오! 미션 좋네! 가자! 가자!]


'100만원 후원? 풉, 지랄하네.'


덕배는 속으로 피식 웃으며 채팅을 깔끔히 무시했다.


[알림-100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못 믿어? 가서 인사하면 이번엔 200만원 쏨.]

[오오!! 큰손 왔다!!]

[덕배! 기회 놓칠 거야??]


"형님!! 감사합니다!! 바로 인사 박으러 가겠습니다!!!!"


덕배는 생전 받아본 적 없는 후원에 미칠듯한 흥분으로 머릿속이 비워져 그대로 가면을 쓴 회귀자 무리에 달려갔다.


하지만 다가갈수록 풍겨오는 위압감에 점점 다리는 느려졌다.


'뭐지? 이 사람은?'


진혁은 멀리서 자신을 향해 뛰어오는 아프로 머리를 한 괴상한 남자를 보며 당황했다.


"아, 안녕하십니까! 회귀자 형님!! 스트리머 덕배입니다!"


덕배는 터지기 일보 직전인 심장을 부여잡으며 허리를 숙였고 그 순간에도 프로정신을 잃지 않으며 카메라에 진혁의 모습을 흔들림 하나 없이 담았다.


[오오! 회귀자다!!!]

[이 새끼 진짜 하네 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군인은 왜 잡고 있냐고.]

[200만원 어디 갔냐?? 튀었냐??]

[알림-200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안 튀었다.]


"200만원 감사합니다! 형님!! 리액션 가겠습니다!!"


"꺼져."


진혁은 카메라를 바닥에 두고 리액션을 하려는 덕배의 엉덩이를 발로 찼고 덕배는 그대로 바닥에 슬라이딩하며 엎어졌다.


[ㅋㅋㅋㅋㅋㅋㅋ 머하냐 ㅋㅋ]

[발로 차였네 ㅋㅋㅋㅋ]

[바로 앞에서 리액션 하려는 클라스 미쳤네 ㅋㅋㅋ]


"뭐, 뭐 하는 짓이에요! 지금 리액션을 해야 또 후원이!"


덕배는 벌떡 일어나 진혁에게 침을 튀기며 말했다.


"근데 이 군인은···?"


그리고 정신을 차린 이제야 진혁에게 잡혀 있는 군인과 뒤에서 몰래 그를 조준하는 군인들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꼭 인질 같이 잡고 있네? ㄹㅇ 인질임?]

[어허! 우리 회귀자 형님의 깊은 뜻이 있겠지.]

[회귀자잖아. 저것도 다 우리의 미래와 관련이 있는 일 일거임.]


"그거, 지금 생방송 중인 건가?"


진혁은 덕배의 카메라를 가리키며 물었다.


"네. 너튜브에 덕배라고 검색하시면···"


"그건 됐고, 지금 몇 명이나 보고 있지?"


"지금이요? 지금···"


자신의 방송에 들어온 시청자 수를 확인하던 덕배는 순간 말을 잇지 못하고 격하게 턱을 떨었다.


"이, 이십만 명??"


'생각보다 유명한 사람인가 보네.'


그저 유명한 너튜버인가 생각했지만 진혁은 몰랐다. 그 시청자는 전부 자신을 보기 위해서 왔다는 걸.


'근데 지금 이 상황은 방송으로 보면 확실히 오해하지 않을까?'


자신이 생방송으로 송출되고 있다는 걸 깨달은 진혁은 덕배의 카메라를 보며 낮게 깐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헌터 자격증이 없다. 이전에 내가 올린 영상에서 말했다시피 내 정체는 들키면 안되기 때문에 게이트에 들어오기 위해선 이렇게 인질을 잡고 들어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럼 인정이지.]

[회귀자 프리패스 만들어라!!]

[어딜 회귀자의 길을 막아!]


"그리고 너."


진혁은 카메라를 보던 시선을 덕배에게 옮겼다.


"네?"


"장난칠 거면 여기서 꺼져."


생사가 오가는 상황에서 이런 위험 감각이 없는 사람은 가장 먼저 죽는다. 기억 속에 많은 경험이 있었기에 진혁은 강고하게 경고했고 덕배는 겁에 질린 얼굴로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회귀자 위엄 미쳤네 ㄷㄷ]

[덕배야 괜찮냐? 지린 거 아니냐?]

[난 집인데 지렸어.]


지직. 지즈직.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던 게이트에서 갑자기 파열음이 퍼지기 시작했고 주변에 보라색 스파크가 피어났다.


"게이트 브레이크."


진혁은 군인을 잡고 있던 팔을 풀어 뒤로 던졌고 이상 현상을 보이는 게이트를 향해 뛰었다.


뒤에서 진혁을 조준하던 군인들은 풀려난 김순우 일병을 확보하고 진혁이 아닌 게이트를 향해 조준을 바꿨다.


"저 가면의 남자는 일단 그대로 둔다. 그리고 헌터들이 밀려난다면 그때 사격을 개시한다!"


부대를 통솔하는 지휘관은 방금 진혁의 발언을 듣고 자신의 부하를 인질로 삼은 가면의 남자에게 약간의 희망을 품었다.


"야, 근데 저렇게 해도 되냐? 방송 하고 있던 거 같던데."


같이 뛰어가던 승호는 다리가 풀려 주저앉은 덕배를 흘깃 돌아보며 말했다.


"됐어. 게이트를 가볍게 여기는 것보단 낫잖아."


"근데 아까 말투는 왜 그렇게 했냐? 군대도 안 갔다 온 놈이 뭐뭐 한다. 뭐뭐 했다. 진짜 웃음 참느라 죽을 뻔했네."


"닥, 닥쳐. 회귀자 말투 생각하니까 그런 말투로 나오는 걸 어떻게 해."


게이트 앞에 도착한 그들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저렇게 앞에 있는다고?"

"좀 떨어져 있는 게 낫지 않아?"

"냅둬. 그만큼 자신 있나 보지."


다른 헌터들은 조금 더 떨어진 곳에서 게이트를 경계하고 있었다.


"근데 우리 왜 이렇게 앞에 있냐? 위험한 거 아니야?"


승호는 눈 앞에서 미친 듯이 스파크를 튀기는 게이트 앞에서 굳은 채 말했다.


"헌터라고 온 사람들이나 봐봐."


다른 헌터들의 손엔 야구 배트와 쇠파이프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둔기류를 들고 있었다.


"몬스터 나오면 저 사람들 중에 반은 죽어. 아티팩트라면 몰라도 저런 걸로는 생채기도 낼 수 없어. 진짜 재능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아직 무기에 마력을 담는 건 무리니까."


"하아, 전부 우리가 해야 된다는 거야?"


승호는 상황에 체념하고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경험치는 우리가 다 가져가잖아? 좋게 생각하라고."


"경험치?"


"몬스터를 처치하면 마석이 나온다고 했잖아. 게임으로 치면 경험치 아니냐?"


"그렇게 생각하니까 의욕이 생기는데? 저번에 못 주워간 마석들! 이번에는 다 쓸어가보자고!"


승호는 글러브를 맞부딪히며 의욕을 불태웠다.


"있잖아요. 헌터 자격증이 추적기라는 것도 아까 밝히는 게 낫지 않았어요? 그럼 그런 짓 다시 안 해도 될텐데."


가만히 있던 민아는 인질까지 잡아가며 안으로 진입하는 진혁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아 물었다.


"그걸 밝히면 헌터들이 국가에 대해 불신하게 될 거야. 그럼 이 나라는 빠르게 망하게 될 거야. 차라리 이게 나아."


"망하면 되지 않나? 난 회귀자 님만 있으면 되는데~"


"으윽···"


진혁은 다가오는 민아를 손으로 막으며 뒷걸음질 쳤다.


"언제까지 회귀자 님이라고 부를 거야?"


"부하 1호는 조용히 해요."


민아는 승호의 말을 가뿐히 무시했다.


"그래, 내가 너부터 죽인다. 몬스터들도 너에 비하면 귀엽지."


"어디 한번 해보세요~ 누가 먼저 죽을지 모르겠네?"


승호는 가드를 올리며 살기를 띄운 채로 민아를 노려봤고 민아는 그 모습을 가소로워 하며 피식 웃었다.


"저 씨···"


"케르륵, 르극"

"그극, 케그극"

"케켁"


승호가 혼신의 주먹을 뻗으려는 순간 게이트에서 괴이한 소리가 들려왔고 그 정체는 곧이어 게이트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나왔다."


서울역 게이트에서 봤던 초등학생 정도의 몸집에 녹색의 몸과 길게 뻗은 코를 가졌고 손에는 투박한 나무 몽둥이를 들고 있는 몬스터.


하지만 이번에 그들의 손에 들려진 건 몽둥이가 아닌 녹이 슨 투박한 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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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화. 인터넷 방송 (1) 24.08.25 6 0 13쪽
13 12화. 유민아 (4) 24.08.22 4 0 13쪽
12 11화. 유민아 (3) 24.08.20 5 0 12쪽
» 10화. 유민아 (2) 24.08.19 9 0 14쪽
10 9화. 유민아 (1) 24.08.18 6 0 12쪽
9 8화. 서울역 게이트 (3) 24.08.17 12 0 14쪽
8 7화. 서울역 게이트 (2) 24.08.16 11 0 12쪽
7 6화. 서울역 게이트 (1) 24.08.15 13 0 14쪽
6 5화. 아티팩트 (3) 24.08.14 15 0 12쪽
5 4화. 아티팩트 (2) 24.08.13 17 0 11쪽
4 3화. 아티팩트 (1) 24.08.12 12 0 12쪽
3 2화. 만년의 기억 (2) 24.08.11 22 0 16쪽
2 1화. 만년의 기억 (1) 24.08.10 31 0 13쪽
1 프롤로그 24.08.10 42 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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