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 한번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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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라떼
작품등록일 :
2024.08.10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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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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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아티팩트 (2)

DUMMY

그들은 미리 챙겨간 커다란 가방에 흑야검과 백야검을 넣었지만 손잡이 부분이 들어가지 못하고 튀어나와 사람들의 싸한 시선을 받으며 서울에 있는 한국대병원으로 돌아왔다.


"오는 동안 신고는 안 받았겠지?"


승호는 검을 넣은 가방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렇··· 겠지? 식칼이면 몰라도 이런 건 장난감이라고 생각했을 거야."


진혁은 자신 없게 말했지만 누가 봐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검이었기에 사람들은 이상하다고만 생각했지 위협적이라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겠지?"


"그럴 거야."


비록 오가는 길이 힘들었어도 제대로 된 아티팩트를 얻은 둘은 긴장 풀린 웃음을 쏟아냈다.


"뭐가 그렇게 즐거우세요?"


침대 위의 쪽지를 발견하고 환자가 없어진 줄도 몰랐냐며 위에서 한 소리 들은 간호사가 피곤과 우울함으로 가득한 얼굴로 뒤에서 나타났다.


"우왓!"

"시발! 깜짝이야!"


"지, 지금 욕하신 거에요??"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내뱉은 승호의 욕에 간호사는 당황하며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이 되었다.


"아, 아뇨! 그 쪽이 갑자기 나타나셔서 저도 모르게."


"죄송합니다. 제 친구가 아직 철이 없어서···"


진혁은 키득거리며 승호의 머리를 손으로 눌러 고개를 숙이게 했다.


"쪽지 하나 남겨 두고 대체 어디 갔다 오신 거에요? 제가 여기 담당이라 말도 없이 없어지시면 제가 힘들어 진다고요."


간호사는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말하다 순간 코를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근데 이거 무슨 냄새에요? 혹시··· 술 드셨어요?"


"아."


오는 길에 간단하게 막걸리에 전을 먹고 온 진혁과 승호의 몸에서는 막걸리 냄새가 은은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뭐, 뭐하시는 거에요! 환자가 술 드시면 안 되는 거 몰라요?? 게다가 깨어나신지 얼마 되지도 않으셨으면서! 자꾸 이러시면 보호자한테 말씀드릴 거에요!"


"자, 잠깐만요!"


간호사는 말하면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고 진혁은 급하게 손바닥을 뻗었다.


"간호사님 말대로 저는 5년 동안 잠들어있다 이제 막 깨어났어요."


진혁은 갑자기 무거운 분위기를 잡으며 말했다.


"며칠 전만 해도 고등학생이었는데 지금은 성인이 되어있어요. 제가 어떤 마음인지 아세요?"


"그, 그게···"


먹먹한 목소리로 말하는 진혁을 보며 간호사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새끼 이거···'


승호는 그런 진혁을 경멸과 존경이 섞인 눈빛으로 바라봤다.


"이러면 안 되는데, 정말 살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성인이 되면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면서 살아가는 의미를 찾고 싶었어요. 그러면 안 되는 건가요?"


"그···"


간호사는 위로의 말을 건네려 했지만 진혁은 틈을 주지 않았다.


"저도··· 살고 싶어요···"


"크헙!"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들썩이는 진혁의 모습에 간호사는 감정이 벅차올라 두 손으로 입을 막고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이··· 이번에는··· 봐드릴게요··· 다음에 나가고 싶으실 때는 말하고 나가세요··· 이렇게 말 없이 나가지 말고요···"


간호사는 멈추지 않는 눈물에 훌쩍 거리며 말했다.


"네··· 죄송해요···"


진혁은 울먹이는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간호사는 눈물을 쏟으며 병실에서 나왔다.


"야, 갔다."


"갔냐?"


진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씨익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와, 이 새끼 완전 선수네? 연기는 어디서 배웠냐? 내가 널 몰랐으면 나도 속았을 뻔했네."


"이 정도는 기본이지."


진혁은 강원도에 오가며 지친 듯 침대에 엎어져 누웠다.


"야! 비켜. 넌 체력 좋잖아. 내가 누워야겠다."


"밑에 보호자 침대 있잖아. 거기 누워."


"밑에 침대도 있었네?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가야겠다."


승호는 밑에 있는 보호자 침대를 꺼내 누웠다.


"근데 너 검은 좀 쓸 줄 아냐? 기억 속의 여자가 백야검을 얻었단 거 보면 그 여자가 검을 썼던 거지?"


"맞아. 근데 어떤 느낌인지는 알겠는데 해봐야 알 것 같아."


진혁은 검을 사용하는 기억만 가지고 있을 뿐, 그것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용할 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근데 어디서 하냐?"


"그러게. 너도 연습해야지."


"어떻게 하냐? 나 검은 아예 처음 잡아보는데?"


"나도 실제로 경험하는 건 처음이야."


"그럼 처음 하는 사람끼리 잘해보자."


"음··· 시발 말이 이상한데?"


"나도 말하고 나서 깨달았다."


둘은 같이 웃음을 터뜨리며 밤새 그 동안 못했던 시덥잖은 이야기를 나눴다.



* * *



"이렇게 잡고 하라고?"


"그렇게 짧게 잡으면 어떻게 하냐? 좀 더 길게 잡아야지."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갖가지 이유로 완공되지 못한 공사 현장의 내부.


진혁은 흑야검을 잡은 승호의 자세를 봐주고 있었다.


"이렇게?"


"그래. 근데 왜 이렇게 자세가 어정쩡하냐? 분명 이게 맞는데? 그대로 내려쳐봐."


"후웁."


"으음···"


몇 번을 자세를 고쳐주며 정석의 자세를 취해도 승호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어색하기만 했다.


"너 그냥 검이랑 안 맞는 거 아니야? 그런 사람들도 있거든. 태생적으로 검이랑은 안 맞는 사람이."


"그러는 넌 얼마나 잘하는데!"


"글쎄, 한번 해볼까?"


우선 승호의 자세를 봐주기로 하여 아직 한번도 검을 들어본 적 없는 진혁은 두근거리는 심장의 소리를 들으며 백야검을 뽑아 들었다.


진혁은 백야검을 들자 주위가 고요해지는 느낌이 들어오더니 웃음기 하나 없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처음 잡았는데 몇 년은 사용했던 것 같이 손에 익은 느낌이야."


말로 표현 못할 감각을 느낀 진혁은 혼자 중얼거리더니 곧이어 완벽한 형태의 상단세를 취하고 검을 내려쳤다.


검이 멈춘 허공에서 순간 바람이 갈라지는 듯한 환상이 보이는 듯 했다.


"미··· 미친 사기캐 자식. 너도 검은 오늘 처음 잡는다면서!!"


승호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진혁에게 소리쳤다.


"그러게. 분명히 처음인데. 검을 드니까 뭔가 확신이 들었어."


"무슨 확신?"


"검을 쓸 수 있다는?"


"에휴."


승호는 한숨을 내뱉으며 흑야검을 진혁에게 던졌다.


"뭐야? 왜 던져?"


진혁은 반사적으로 날아오는 흑야검을 받아내며 말했다.


"난 검은 안 쓸란다. 그것도 네가 써."


"왜? 삐졌냐? 얼마 해보지도 않았잖아. 더 하면 너도 할 수 있겠지."


"그거 말고 난 마법으로 갈 거야."


"마법?"


"역시 판타지 하면 마법이지! 검을 쓴다고 해서 너보다 잘 쓸 것 같지도 않고."


승호는 약간의 씁쓸한 표정을 보이며 말했다.


"너도 하면 가능하다니까. 그리고 마법만 사용해서는 안돼. 마법이 없어도 몸을 지킬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진혁은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라면서 다시 검을 주려 했지만 승호는 완강하게 받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뭐 없냐? 마법을 쓸 수 있게 하는 아티팩트 같은 거?"


"없어 새꺄! 있었으면 그것부터 챙기러 갔지!"


"하아, 어쩔 수 없나··· 내가 생각해도 검은 진짜 안 맞는 것 같은데."


"그만 꿍얼거리고 이거 받···"


진혁은 검을 다시 건네려다 무언가 생각난 듯 그 상태로 멈췄다.


"왜 그래? 뭐 생각난 거라도 있어?"


승호는 순간 기대감이 가득 찬 눈으로 바라봤다.


"아니, 마법 관련 아티팩트는 아닌데 너 학교 다닐 때 복싱 하지 않았었냐?"


"복싱? 하긴 하지. 지금은 안 다니지만 가끔 생각나면 한번씩 다니고."


순식간에 팍 식어버린 기대감에 승호는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말했다.


"그럼 주먹으로 가는 거 어때? 별로 필요하지 않아서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주변에 복싱 관련된 아티팩트를 얻는 곳이 있어."


"복싱으로? 음··· 나쁘지 않은데? 검 보다는 익숙할 테니까."


승호는 팔짱을 끼고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지금 바로 갈래? 방향이 잡혀야 연습이 가능할 테니까."


"복싱이라··· 그래! 그걸로 가자!"


자신의 아티팩트가 생긴다는 기대감이 부푼 승호는 진혁을 재촉하며 외쳤다.



* * *



"여기에 아티팩트가 있다고?"


"어, 그런데 왜?"


"아니, 뭔가···"


승호는 이상함을 느끼며 말을 머뭇거렸다.


"뭔가··· 평범하지 않아?"


지금까지 영안실과 산 깊숙이 있는 폐가에서 고생하며 아티팩트를 얻었던 승호는 평범하게 생긴 복싱 체육관 앞에서 왠지 모를 허탈함을 느꼈다.


"평범하면 좋지. 들어가자."


"그, 그래."


진혁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며 체육관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오세요!"


체육관에 들어오자 몬스터는 맨손으로 가볍게 때려잡을 듯한 거구의 관장이 밝은 미소와 함께 둘을 반겼다.


"처음 오신 것 같은데 등록 하시려고요?"


"죄송한데, 안에 좀 둘러봐도 될까요?"


진혁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양해를 구한 뒤 체육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 뭐 찾으시는 거라도 있으신가요?"


"야. 야."


승호는 빤히 쳐다보는 관장의 시선에 부담감과 압박감을 느끼며 진혁을 툭툭 쳤다.


"아! 저거."


진혁은 찾는 것을 발견하고 다량의 글러브가 놓인 선반에서 유독 낡아 보이는 하나의 글러브를 가리켰다.


"여기 등록하면 저거를 얻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살 수 있나요?"


"저 글러브가 아티팩트야? 그냥 평범해 보이는데?"


승호는 글러브를 보며 실망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작게 말했다.


"저걸 달라고요?"


관장은 다짜고짜 찾아와서 구석에 먼지가 쌓인 채 방치된 글러브를 달라는 생뚱맞은 상황에 당황해 하며 말했다.


"네, 등록은 이 친구가 할 거에요. 물론 계산도."


"야, 임마!"


진혁은 승호의 등을 밀며 앞으로 나서게 했다.


"등록은 이쪽에서··· 근데 저건 왜 찾으시죠?"


등록을 안내하려던 관장을 아무리 봐도 생뚱맞은 상황에 의아해 하며 그들에게 물었다.


"저 글러브 모델이 갖고 싶었던 건데 지금은 단종이 돼서 얻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이렇게 체육관을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실례였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이 새끼, 이거 말이 아주 청산유수네."


승호는 즉석에서 말을 잘도 지어내는 진혁을 경이롭다는 눈빛으로 보며 중얼거렸다.


"흐음···"


관장은 상황에 대해 잠시 고민을 하다 순간 재밌는 생각이 난 듯 입꼬리를 올렸다.


"그냥 줄 수도 있지! 그런데 나랑 스파링을 해서 이기시면 줄게. 아니면 둘 다 여기에 등록하거나."


"정말요? 그럼 해야죠!"


진혁은 관장의 호쾌한 제안을 받아들이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이 친구가!"


물론 승호의 등을 밀며.


"야! 왜 내가 해!"


승호는 뒤돌아 진혁에게 미쳤냐는 얼굴을 하며 작게 소리쳤다.


"네가 해야지. 내꺼 얻으려고 온 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지금까지 복싱 해왔다면서 너라면 할 수 있어!"


"그게 가능하겠냐!"


"스파링 이잖아~ 설마 죽기야 하겠어?"


진혁은 여유롭게 웃으며 승호를 자연스럽게 링이 있는 곳으로 밀었고.


"안 올라와?"


관장은 이미 스파링 준비를 마치고 링 위에 올라가 있었다.


"하아··· 너 언젠가 죽인다."


승호는 이 다짐을 꼭 이루겠노라 가슴에 새기고 미칠 듯이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링 위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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