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 한번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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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라떼
작품등록일 :
2024.08.10 23:16
최근연재일 :
2024.08.25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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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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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인터넷 방송 (1)

DUMMY

"야! 야!! 일어나봐!!"


"왜!! 무슨 일인데!!!"


억지로 마석을 먹인 다음 날, 승호는 자고 있던 진혁을 급하게 깨웠다.


진혁은 다급한 소리에 벌떡 일어나 비몽사몽한 표정을 지으며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것도 경계할 건 없었다.


"잠깐, 이거 어디서 왠지 본 적 있는 것 같은 장면인데?"


"뭔 소리야? 아무튼 이거 봐봐."


승호는 아직 정신을 못 차리는 진혁에게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하나 보여줬다.


"이거··· 이거 우리잖아??"


"그 때 네가 발로 찼던 스트리머있잖아. 덕배. 그 사람이 편집해서 올렸나 봐."


"음··· 근데 이거··· 너튜브에 올릴 수 있냐? 검열 안 당해?"


진혁은 몬스터의 선혈이 낭자하는 참담하고 고어한 영상을 보며 당연한 의문을 표했다.


"너 아직 몰랐냐? 이번에 너튜브에서 헌터튜브라고 새로 플랫폼 만들었잖아. 이런 영상들 올릴 수 있도록."


"헌터튜브? 그러고 보니까 로고가 미묘하게 다르네."


전세계적으로 단연 최고였던 동영상 플랫폼인 너튜브에서 만든 만큼 헌터튜브에는 이미 전세계 많은 헌터들의 영상이 올려져 있었다.


"아침부터 시끄럽게 무슨 난리에요?"


방금 자다 깬 듯한 민아가 다크서클이 내려앉은 눈을 비비며 방문을 열었다.


"야! 이거 봤어?"


승호는 진혁이 보고 있던 스마트폰을 뺐어 민아에게 보여줬다.


"아~ 이거요? 어제 올라와서 말해주려 했는데 다들 그냥 자고 있더라고요."


"이미 봤어? 그럼 이제 이 녀석을 어떻게 할까?"


"뭘 어떻게 해?"


갑자기 열을 올리는 승호를 보며 진혁은 당황하며 바라봤다.


"야! 지금 이 사람 우리 허락 없이 찍어서 올린 거잖아. 그리고 지금 조회수 봐! 천만 조회수라고! 그렇게 돈 버는 건데! 좆같지 않아??"


"음··· 생각해 보니 그러네??"


"그치? 확 그냥 찾아가서 계정 삭제해버릴까 보다!"


"계정 삭제로 돼? 저 아프로 머리를 다 잘라버려야지!"


"찾아가게요?"


민아는 자신의 방으로 가서 무언가 적힌 종이를 가져와 진혁과 승호에게 건넸다.


"그럴 줄 알고 어제 그 사람 신상 다 뽑아 놨어요."


"아···"

"어···"


아주 세세한 신상이 적힌 종이를 받은 둘은 벙찐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아··· 그냥 장난이었지."


"설마··· 진짜 찾아가겠어?"


막상 멍석을 깔아주니 잔뜩 움츠러든 둘은 멋쩍게 웃기만 했다.


"그래요? 그것 때문이 아니어도 한번 찾아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찾아가라고? 왜?"


진혁의 물음에 민아는 틀어져 있는 영상을 다시 처음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저도 처음엔 조금 불쾌했는데 보다 보니까 촬영도 잘하는 것 같고 편집도 깔끔해서 회귀자님의 행보를 알리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듣다 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굳이 그게 필요할까?"


진혁은 영상을 멈추며 말을 이었다.


"나는 유명해지고 싶은 생각도 없고 내 행보를 알릴 생각도 딱히 없어. 그냥 인류가 멸망하지 않게 노력할 뿐이야."


그는 이미 마력에 대한 사용법을 사람들에게 알렸고 자신의 신상이 노출될 위험이 완전히 배제된 것이 아니었기에 굳이 사람들에게 노출 되면서 까지 유명세를 얻을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


"괜찮지 않아?"


승호가 뭐가 문제냐며 태연한 투로 말했다.


"넌 그냥 유명해지고 싶은 거잖아."


"뭐, 그것도 있긴 하지만··· 댓글 아직 안 봤지? 거기 댓글 봐봐."


"댓글?"


진혁은 댓글창을 열어 수많은 언어로 이루어진 댓글을 보기 시작했다.


[회귀자님이 있어서 편안하게 밤을 보낼 수 있어요. 정말 감사해요!]

[ㄹㅇ 존재 만으로 안심이 되는 듯.]

[회귀자님 없었으면 벌써 아포칼립스 영화 한편 찍었지.]


"영상을 보는 걸로 사람들이 안심을 느낀다고 하는데 영상 올리는 것도 좋지 않아?"


"이··· 이게 사람들의 반응이라고?"


"지금 보고 있잖아."


사람들의 진심이 담긴 댓글에 순간 울컥한 감정을 느낀 진혁은 고개를 살짝 숙였다.


"야, 우냐?"


"시끄러워."


"회귀자님이 우는 장면··· 이건 귀하네요."


"카메라 내려."


"쳇."


생각을 정리한 뒤 진혁은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그래, 한번 해보자."


"다 울었냐?"


"닥쳐."



* * *



"정말 엄청났다니까요? 영상으로는 다 못 담죠!! 그걸 직접 봤어야 하는데 크으~"


[나도 헌터 자격증만 있었으면 거기서 직관 했을텐데 아쉽]

[ㄹㅇ 직접 보고 싶다. 덕배 운 미쳤었네.]

[알림-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찍을 거지?]


"후원 감사합니다 형님! 다음에도 찍어야죠!! 회귀자 형님이 언제 나타날진 모르겠지만 게이트 나타나며 바로 존버 타겠습니다!"


[ㅋㅋㅋㅋㅋ 운 어디까지 갈지.]

[근데 말도 없이 올렸다고 회귀자한테 연락은 안 왔냐?]


"에이~ 회귀자 형님이 저 같은 사람 신경이나 쓰겠어요? 온다면 오히려 좋죠!"


[ㄹㅇㅋㅋ 오면 그게 포상이지]

[알림-10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리액션 한번 가자!]


"앗! 형님! 10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바로 리액션 가겠습니다!"


덕배가 의자에서 일어나 캠을 올리고 리액션으로 춤을 추기 직전 갑자기 시청자들에게 송출되던 방송 화면이 어두워졌다.


[뭐야? 끊긴 거임?]

[타이밍 보소. 먹튀아냐? ㅋㅋㅋ]

[갑자기 끊겼네. 정전이라도 남?]


"뭐야! 갑자기 왜 이래?"


덕배는 당황해 진땀을 빼며 순식간에 화면이 나가버린 컴퓨터 모니터와 본체를 두드렸다.


"에이 시발! 한창 후원 잘 터지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가버리는 게 뭐야!"


틱.


"뭐야, 정전이야?"


갑자기 나가버린 전등에 덕배는 움찔 놀라며 후레쉬를 켜기 위해 스마트폰을 들었다.


투둑. 툭.


"뭔, 뭔소리야??"


창문 쪽에서 들려오는 소리.


이건 마치 누군가 억지로 창문을 여는 듯한 소리 같았다.


툭. 저벅. 저벅.


이건 더 이상 상상이 아닌 누군가 들어온 게 분명했다.


덕배는 후레쉬를 켜지 않고 숨을 참은 채로 조심히 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뭐야 씨발! 대체 뭔 상황인데!! 아무튼 지금은 저쪽도 안 보일 거니까 소리 내지 말고 문으로 가자.'


띠리리링.


"에이 씨발!"


"이봐!"


신이 버린 듯한 타이밍에 울려버린 전화 벨소리에 덕배는 문 쪽으로 달렸다.


"씨발! 씨발! 씨발!!!"


거친 호흡과 함께 욕을 내뱉으며 문에 다다른 덕배는 미끄러지는 손가락으로 도어락 해제 버튼을 눌렀···


쾅!


덕배의 바로 옆으로 누군가의 손이 그가 빠져나가려는 문을 강타했다.


"에이! 씨발! 나도 헌터라고!!"


덕배는 깜짝 놀라 바닥에 자빠질 뻔했지만 주먹을 움켜쥐며 언뜻 보이는 실루엣을 향해 형편없게 휘둘렀다.


당연히 맞을 리 없는 주먹은 허공을 갈랐고 그 틈에 누군가의 손이 덕배의 어깨를 잡아 아래로 짓눌렀다.


"대, 대체 누구세요! 살려주세요!"


덕배는 눌려지는 힘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은 채 겁에 질려 문에 바짝 기댔다.


"강, 강도라면 이렇게 엎드려서 가만히 있을테니까 털어갈 거 다 털어가세요!"


"이봐, 진정해라."


"네, 네, 네!"


이빨까지 덜덜 떠는 덕배는 손에 들려진 스마트폰을 놓쳤고 스마트폰의 화면으로 나온 불빛은 자신을 위협하는 누군가를 비췄다.


"회, 회귀자···?"


현재 인터넷에서 회귀자의 토끼 가면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기에 단순한 강도라 생각할 수도 있었겠지만 영상을 편집하면서 그의 목소리와 체형 등을 수십 번을 넘게 돌려 봤던 덕배는 눈 앞에 있는 존재가 회귀자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진정해라."


"네, 네!! 그··· 회귀자님이 어떻게 여기에···"


"크흠."


진혁이 헛기침을 하니 품에 있던 스피커에서 민아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름 이덕배. 부친은 이상득 모친은 신현숙."


"네?"


"한솔대 기계과 졸업 후 1년 간의 회사 생활 뒤 퇴사. 그 후 스트리머로 전전긍긍한 생활을 유지하는 중."


"자, 잠깐만요!"


"현재 통장 잔고는 아직 후원금이 입금 되지 않아 15만원 3700원, 통장의 비밀번호는 2758."


자신의 신상을 차근차근 말하는 여성의 목소리에 덕배는 말로 표현 못할 공포를 느꼈다.


틱.


신상에 대한 낭송이 끝난 뒤 곧바로 꺼졌던 전등이 다시 밝게 켜졌다.


"죄, 죄송합니다!"


"따라와라."


진혁은 바닥에 머리를 박으며 조아리는 덕배의 앞에 책상 위에 놓여진 카메라를 두며 말했다.


"네? 어, 어딜···"


조아리던 덕배는 슬쩍 고개를 들었지만 아무 말 없이 내려다 보는 가면 속 묵직한 눈빛에 재빨리 카메라를 집고 일어섰다.


"가, 가겠습니다!"


도망치느라 엉망이 되어버린 방을 뒤로 하고 덕배는 진혁의 뒤를 따라 건물 밑에 준비된 차에 올라탔다.


"어? 그쪽들은···"


운전석에는 곰 가면이 있었고 조수석에는 고양이 가면이 타고 있었다.


"출발하자."


"네?"


갑자기 납치 당하는 듯한 상황에 덕배의 심장은 가슴 밖으로 튀어나오려 하고 있었다.


'뭐야? 왜 아무 말도 안 해? 내가 올린 거 들킨 건가? 그래서 죽이려는 거 아냐? 증, 증거인멸??'


극단적인 상상을 펼치던 덕배에게 진혁이 입을 열었다.


"너에게 제안할 게 있다."


"제, 제안이요?"


도망가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꺼내어진 예상 못한 말에 적어도 죽지는 않겠구나 싶어 덕배는 하늘을 향해 미친 듯이 마음의 감사를 다했다.


"너한테 안 좋은 제안은 아니야. 이번에 우리 영상으로 떡상을 했지?"


"아! 죄송합니다! 당장 지우겠습니다!"


"아니, 그럴 필요는 없다. 제안이라는 게 그거에 대한 거니까."


"네? 어··· 저기 근데··· 듣기 전에 뭐 하나 여쭤봐도 될까요?"


"뭐지?"


"왜 그러고 있으신 건가요?"


덕배는 자동차가 출발하면서 계속 궁금해 했던 진혁이 천장 손잡이를 양손으로 꽉 잡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맞아. 편하게 있어."


운전을 하던 승호가 불만 있는 투로 말했다.


"난, 난 이게 편하다."


'면허 딴 지 일주일 밖에 안 된 녀석의 실력을 뭘 믿고.'


게이트가 발생하면 이동 수단이 필요하다 여겼기에 승호가 면허를 따긴 했지만 아직 진혁은 그를 전혀 믿지 못했다.


"크흠, 아무튼 너는 우리의 전담 카메라맨이 돼라."


"네··· 네???"


덕배는 잘못들은 건가 귀를 손으로 툭툭 쳤다.


"다시 한번···"


"카메라맨이 되라고. 스트리머라 해야 하나? 우리가 하는 일을 방송으로 내보내고 편집해서 헌터튜브에 올리면 된다."


"가, 감사합니다!!"


덕배는 이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앉은 채 몸을 조아렸다.


"그, 그래. 계약서."


진혁은 좁은 공간에서 난데없이 조아리는 행동에 당황하며 조수석에 앉은 민아에게 손을 뻗었다.


"네~ 계약서랑 펜이요."


"여기에 싸인을···"


계약서가 진혁의 손에 닿기도 전에 가로 챈 덕배는 계약서의 내용도 보지 않고 바로 싸인을 갈겼다.


"여기 있습니다!"


'이제 나도 부자다! 월 천이 뭐야? 월 억도 가능하다고!'


"풉! 제가 이럴 줄 알았다고 했죠?"


조수석에서 웃음을 참지 못한 민아가 키득거리며 말했다.


"그러게. 이렇게 바로 싸인 할 줄은 몰랐는데."


"??"


덕배는 이해가 되지 않은 상황에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우며 멀뚱히 눈만 꿈뻑거렸다.


"이야~ 우리 덕배씨 자선 사업가였네. 고마워요. 고마워."


능청거리는 승호의 말에 덕배는 아차! 하는 표정으로 계약서를 살펴봤다.


'뭐지? 자선 사업가? 그럼 수익 문제인가? 어딨지? 수익 부분이··· 여기 있다! 수익 분배가···'


"모, 모든 수익이··· 9 대 1??? 게다가 내, 내가 1??"


덕배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해당 부분을 짚었다.


"저, 저기··· 이 부분에 여기···"


"그거 맞는데?"


'이, 이런 양아치 새끼들!! 그래, 계약서가 이거 하나 뿐이니까 이걸 찢으면···'


덕배는 슬쩍 계약서를 찢으려 손을 모았다.


"아, 그건 마력의 계약서라고 찢거나 계약 사항을 불이행하면 넌 자동적으로 죽게 될거야. 물론 이 사실을 발설해도 마찬가지고."


당연히 거짓말이었지만 회귀자의 프레임을 가진 진혁의 말은 결코 거짓말 같지 않았다.


"아··· 아아··· 아아···"


모든 걸 잃은 듯한 상황에 머리가 터져버린 덕배는 결국 손을 떨군 채 정신을 잃었다.


"히··· 히히···"


꿈속에서는 행복한 상상을 누리며···


"기절한 거야? 근데 저 사람 웃는데?"


"냅둬. 좋은 꿈이라도 꾸나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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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화. 인터넷 방송 (1) 24.08.25 6 0 13쪽
13 12화. 유민아 (4) 24.08.22 4 0 13쪽
12 11화. 유민아 (3) 24.08.20 5 0 12쪽
11 10화. 유민아 (2) 24.08.19 8 0 14쪽
10 9화. 유민아 (1) 24.08.18 6 0 12쪽
9 8화. 서울역 게이트 (3) 24.08.17 12 0 14쪽
8 7화. 서울역 게이트 (2) 24.08.16 11 0 12쪽
7 6화. 서울역 게이트 (1) 24.08.15 13 0 14쪽
6 5화. 아티팩트 (3) 24.08.14 15 0 12쪽
5 4화. 아티팩트 (2) 24.08.13 16 0 11쪽
4 3화. 아티팩트 (1) 24.08.12 12 0 12쪽
3 2화. 만년의 기억 (2) 24.08.11 22 0 16쪽
2 1화. 만년의 기억 (1) 24.08.10 31 0 13쪽
1 프롤로그 24.08.10 42 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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