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인터넷 세상을 지배한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인프피아재
작품등록일 :
2024.08.19 10:45
최근연재일 :
2024.08.27 10:11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220
추천수 :
0
글자수 :
75,924

작성
24.08.21 08:32
조회
15
추천
0
글자
10쪽

3. 사이버 갓의 시작 그리고 심판

DUMMY

세상의 모든 만물에는 원형이 있다.

인간이 사용하는 인터넷의 원형 ‘넷 호라이즌’

그리고 그 권능을 사용하는 ‘사이버 갓(GOD)’


넷 호라이즌.

녀석은 내게 신의 자리를 제안했다.


인생을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 단 하나.

그것을 조금이라도 빨리 이루기 위해.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녀석의 제안을 받아드렸다.



*

*

*



<10년 전, 어느 날.>


“오빠는 공부 잘해서 좋겠다···.”

“뭐래?”

“좋지? 다들 오빠 부러워하잖아···.”

“부러워해?”

“응.”

“참나. 글쎄···?”


천재.


신발주머니를 들고 다니던 아주 어린 시절부터, 사람들은 나를 천재라 불렀다.


누구라도 부러워하는 눈빛,

누구라도 기대하는 눈빛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눈빛은 따스하지 않았다.


그저, 그들의 눈동자에서는 시기와 질투가 비치고 있었다.


.

.

.


사실 수락이란 표현은 적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강제로 수락 당했다는 표현이 정확했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담아내는 ‘넷 호라이즌’

그리고 그 공간을 다스리는 신.

귀찮지만, 녀석의 제안은 내게 필요했다.


알겠다는 내 말에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던 ‘넷 호라이즌’


녀석은 활짝 웃으며 내게 말했다.


“자! 수락한 기념으로 같이 놀아볼까?”

“놀아?”

“응. 일종의 오리엔테이션이라고 할까나?”


뜬금없이 오리엔테이션이라니,

어처구니없었지만,

그래도 흥미는 있었다.


나는 다시 의자에 앉아 반대편에 앉아 있던, 녀석을 바라봤다.


“오리엔테이션? 뭔데 그게?”

“아까 우리가 대화하던 거, 그거 이어서 해보자.”

“아까?”


내 말에 녀석은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오른손 검지를 펴, 내게 보였다.


“응. 악인을 괴롭히는 방법 말이야.”

“아.”


악인을 괴롭히는 방법.


좀 전에, 내가 녀석에게 물었던 것.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곳에서 한 아이를 괴롭히던 아이들.

집단 따돌림 그리고 학교폭력.


그것을 목격하고 아담에게 물었던 말이다.


아담?

순간, 궁금했다. 그래서 녀석에게 물었다.


“근데, 아담은 뭐야? 넷 호라이즌, 네가 아담이야?”

“아담?”

“응.”


녀석은 다시 손가락으로 머리를 배배 꼬며 내게 말했다.


“아니야. 아담은 일종의 인공지능. A.I.야. 자아는 있지만···. 그저 내 정보의 일부랄까?”

“그래? 네가 아담은 아니라는 거지?”

“응. 아니야.”


넷 호라이즌.

꼬마는 팔꿈치를 테이블에 올려 양손으로 턱을 괴더니 내게 물었다.


“아니. 그래서···. 오빠는 어떻게 괴롭히고 싶어?”

“악인?”

“응.”

“나도 모르지. 그래서 너한테···. 아니, 아담한테 물었잖아.”

“아. 그래도···. 생각해 본 거 있어?”


여자 꼬마 아이 모습을 한, 넷 호라이즌.

녀석은 어느 때보다 설레는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글쎄···. 똑같이 괴롭히는 거?”

“쳇. 재미없어.”

“···.”


내 대답에 녀석은 입을 삐쭉거렸다. 그리고.

“인간들이 말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이거 말하는 거지?”

“어 맞아. 그거야.”


녀석은 다시 손가락으로 머리를 배배 꼬았다.


“뭐, 그건 인간들의 옛날 생각이고, 요즘에는 안 그러잖아?”

“뭐, 그렇지. 인간들이 지켜야 할 법이 있으니깐.”

“법?”


녀석은 눈을 끔뻑거리며 내게 물었다.


“어. 개인적인 복수가 아닌, 법으로 심판 하니깐.”

“···.”


내 대답을 듣고 있던 넷 호라이즌이 아무 말 없었다. 그때.


“크큭···. 크하하하!!”


가만히 내 이야기를 듣던, 녀석은 어깨를 들썩 거리며 웃었다. 아니, 비웃음에 가까웠다.


“뭐야? 뭐가 그렇게 재밌어?”

“아···. 법으로 심판 한다는 게 웃겨서.”

“그게 왜···?”


내 물음에 녀석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내게 말했다.


“그 심판을 하면 말이야···. 있던 일이 없어져?”

“그건 아니지?”

“그래? 그럼, 피해 받은 사람에게 위로가 되거나, 가해자가 진심으로 반성하는 거야?”

“그건···. 경우에 따라 다르지.”


내 말을 듣던 넷 호라이즌은 다시 한번 크게 웃었다.


“헤헤헤! 그게 재밌어서. 경우에 따라 다르면, 무슨 이유로 서로 지켜야 해?”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죄는 존재하지만,

위로와 반성이 없는 세상.

모순된 세상이었다.


하지만,


어쩌면 인류를 대표한 내가, 인간이 아닌 녀석에게 이렇게 무시당하니 어딘가 기분 나빴다.


“그래도 법을 지키는 분위기가 인간에게 유리하지. 누구도 지키려 하지 않는다면, 질서와 정의가 무너질 테니깐. 지금보다 더 혼란스러워질 거야.”

“그래? 그럼, 오빠도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

“뭐, 우선은 그래.”


녀석은 다시 웃음기 없는 얼굴로 내게 물었다.


“그게,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하잖아?”


녀석의 물음에 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뭐, 인간은 계속 정답을 찾아가는 존재니깐, 틀린 답이더라도 정답에 가까운 걸 선택해야 하지 않겠어?”

“헤헤. 그런가?”


무표정했던 녀석의 표정은 다시 미소를 띠었다.


“뭐, 그건 그렇고···.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어?”

“뭘?”


녀석은 다시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커다란 스크린에 아까 내가 마주한 상황이 나타났다.


“아. 이거···. 방법용 CCTV 있잖아? 거기에 찍힌 거야. 제대로 보이진 않지만.”


최대한 예쁜 단어를 골라가며 녀석에게 항변했지만, 저 상황을 다시 보자니 명치 부근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뜨거워졌다.


심판자.


넷 호라이즌의 신이 된다면, 녀석들을 내 뜻대로 심판할 수 있었다.


그때였다.


“아. 오빠, 아까 재밌는 말 하던데? 약한 것도 죄다?”

“···.”

“그것도 진심이야?”


녀석의 물음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진심은 아니었어.”

“그래?”

“어. 귀찮은 일에 끼어드는 건, 싫거든···. 그래서 둘러댄 거야.”


권한 그리고 힘.

두 가지가 없었을 때 이야기였다.


하지만,

넷 호라이즌의 능력을 손에 쥔다면, 이야기는 달랐다.


“그러면 지금은?”

“···.”

“헤헤. 나도 생각이 있긴 한데···. 인간들 삶에 직접 관여할 수 없어서 말이야···.”

“직접 관여할 수 없다고?”

“응.”


녀석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 그래서 신이라는 존재가 필요한 거야?”

“아. 그건 아니야. 내가 필요한 건 아니고···. 뭐, 순리대로 그렇게 됐다고 이해하면 돼.”


난해한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음. 그러니깐, 오빠가 넷 호라이즌의 신이 된다면, 오빠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소리야.”

“내 마음대로?”

“응. 내가 낄 문제가 아니라는 거지.”


녀석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스크린이 있는 방향으로 뒤돌아섰다.


“넷 호라이즌의 신. 그게 된다면, 나의 모든 능력을 사용할 수 있어. 인터넷이나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된 모든 정보. 그리고 그걸 조작할 수 있는 능력. 그게 지금 오빠에게 있다면, 어떻게 하고 싶어?”


녀석의 물음에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들겼다. 그리고.


“모든 정보?”

“응. 나랑 연결만 되어 있다면, 뭐든지.”

“그렇다면···. 핸드폰도 가능하겠네?”

“맞아. 전원이 켜져 있고, 인터넷이나 와이파이에 연결되어 있다면 가능하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스크린 앞으로 걸어갔다.


“영상···. 커뮤니티에 올려버리자.”

“오. 인터넷 게시판 말하는 거야?”

“어.”


내 말을 듣던 넷 호라이즌은 스크린 화면을 확대했다.


“근데···. 이거 화질이 별로라···.”

“아니. 저거 말고.”

“엥? 그럼?”


옆에 있던 녀석이 나를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도 알잖아. 자기들끼리 핸드폰으로 영상 찍었잖아.”

“오!”

“그거···. 볼 수 있지?”

“잠깐만.”


꼬마는 다시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스크린에는 핸드폰으로 촬영된 영상이 나왔다.


최신 스마트폰 덕분인지 몰라도, 교복에 붙은 명찰 이름이 보일 정도로 화질이 좋았다.


“좋네. 이걸 나이트&나이트 게시판에 올려줘.”

“나이트&나이트?”

“어.”

“차라리 언론사에 뿌리는 게 좋지 않아?”

“그러면 모자이크나 음성변조 하겠지···. 수위 조절이 필요하니깐.”

“아. 그러니깐···.”

“응. 이대로 게시판에 올리자. 맞고 있는 애···. 얼굴은 지워주고.”


내 말에 녀석이 이리저리 눈을 돌렸다. 그러자, 피해자 여학생의 얼굴만 모자이크 됐다.


“근데, 왜 나이트&나이트 게시판이야?”

“아. 거기에 미친놈들이 많거든···. 그리고.”

“그리고?”

“그중에는 넷 호라이즌의 존재를 아는 녀석들도 몇 있을 거야.”

“아하!”


내 말에 녀석은 손뼉을 쳤다.


“그래. 넷 호라이즌 자료 원본은 누구도 삭제할 수 없지.”

“그렇다는 건?”

“계속 남아 있는 거지, 그 누가 언젠간 필요할 때 쓸 수 있고.”

“이야. 역시···. 똑똑하네?”

“똑똑은 무슨···.”


잠시 후.

창 하나가 띄워졌고 [OK] 버튼이 보였다.

그때, 옆에 있던 넷 호라이즌이 내게 물었다.


“아직···. 애들이잖아. 오빠의 선택으로 더 어긋나면 어떻게?”


녀석의 물음에 오른손 검지 손톱을 만지작 거렸다. 그리고.


“인간을 통제할 수 있는 건, 결국 두려움이야. 애석하게도 요즘은 누구에게도 두려움이 없어. 아까, 인간의 법을 옹호했지만, 우린 그걸 지키는데 관심이 있기보다, 결국... 유리하게 이용하는 데에만 관심 있지. 누군가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해. 조금이라도 어리면 어릴수록 좋을 거야.”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지?”

“후회 같은 거 하지 않아.”

“이제, 돌이킬 수 없다?”


녀석의 물음에 고개를 숙이고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래···. 신, 내가 될게.”

.

.

.


[OK] 버튼이 눌렸다.


“자. 오늘부터, 신지민 당신은.”

“···.”

“넷 호라이즌을 다스리는 신. 사이버 갓입니다.”


.

.

.


눈을 다시 떴을 땐, 꺼져버린 모니터의 검은 화면이 보였다.

시야는 흐릿했고 조금 어지러웠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고개를 흔들던 그때.


.

.

.


[띵동-]


누구도 찾아올 일 없는 우리 집.

방 안에 초인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오늘부터 인터넷 세상을 지배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9 18. 세 번째 테스트 - 살인사건을 예측하고 막아라 (3) 24.08.27 6 0 10쪽
18 17. 세 번째 테스트 - 살인사건을 예측하고 막아라 (2) 24.08.26 8 0 8쪽
17 16. 세 번째 테스트 - 살인사건을 예측하고 막아라 (1) 24.08.26 6 0 10쪽
16 15. 세 번째 테스트의 시작 24.08.25 9 0 8쪽
15 14. 수상한 물건 24.08.25 6 0 9쪽
14 13. 두 번째 테스트 - 뺑소니범을 잡아라 (3) 24.08.24 7 0 10쪽
13 12. 두 번째 테스트 - 뺑소니범을 잡아라 (2) 24.08.24 7 0 8쪽
12 11. 두 번째 테스트 - 뺑소니범을 잡아라 (1) 24.08.23 9 0 7쪽
11 10. 두 번째 테스트의 시작 24.08.23 10 0 9쪽
10 9. 첫 번째 테스트 -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라 (3) 24.08.22 10 0 11쪽
9 8. 첫 번째 테스트 -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라 (2) 24.08.22 9 0 10쪽
8 7. 첫 번째 테스트 -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라 (1) 24.08.22 12 0 8쪽
7 6. 아담 그리고 첫 출근 24.08.22 10 0 10쪽
6 5. 사이버 갓(GOD) 그리고 테스트 24.08.21 13 0 8쪽
5 4. 욕망 그리고 지혜의 수행비서 24.08.21 12 0 11쪽
» 3. 사이버 갓의 시작 그리고 심판 24.08.21 16 0 10쪽
3 2. 딥웹보다 더 깊은 곳 - 넷 호라이즌과 만남. (2) 24.08.20 18 0 10쪽
2 1. 딥웹보다 더 깊은 곳 - 넷 호라이즌과 만남. (1) 24.08.20 22 0 10쪽
1 프롤로그 (0) 24.08.19 31 0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